정책연구2023 가을호(252호)한국형 바칼로레아(KB) 교육정책
– 한국형 바칼로레아의 필요성과 교육방향
강충인(미래교육자, 교수)
빅데이터 챗GPT로 세계교육 시장이 급변함에 따라 창의적 교수학습 방법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으며, “바칼로레아”라는 단어가 알려지고 있다. 이에 한국형 바칼로레아의 필요성과 방향을 알아 보고자 한다.
바칼로레아 교육이란 무엇인가?
1808년 나폴레옹 1세는 새로운 교육제도로서 미래인재 발굴과 육성을 위한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교육으로 철학자, 종교지도자, 각 분야 전문인사 등으로 구성된 팀에 의하여 바칼로레아 교육을 만들었다. 이는 이후 프랑스에서 시작된 논술형 대학 입학 자격 시험으로 확산되었다. 바칼로레아 교육의 근본은 철학적 사고를 바탕으로 과학적 관찰 능력과 수학적 분석능력을 키워 공학적 설계와 기술적 사고력을 키우는 STEM 교육이다.
바칼로레아(Baccalaur′eat)는 프랑스 공화국 중등 과정 졸업 시험으로 며칠 동안 계속 시험을 치른다. 한국처럼 제한된 시간 내에 집중적으로 암기한 하나의 정답을 쓰는 시험이 아니다. 50% 이상의 점수를 받으면 일반적인 국공립 대학 입학 자격이 주어지며 절대평가 방식이다. 또한 논술 및 철학 시험이 필수다. 철학・논술 시험문제는 학생뿐만 아니라 전 국민의 관심사로 현직 교사들이 문제를 낸다. 한국이 교수 중심으로 출제하는 것과는 다르다. 매년 학생들에게 필요한 주제를 많은 토의를 통해 선택한다. 수능과는 다르게 깊이 생각하고 문제를 풀어야만 한다.
바칼로레아는 세 가지 영역인 ① 일반 바칼로레아(baccalaur ′eat g ′en ′eral), ② 전문 바칼로레아(baccalaur′eat professionnel), ③ 기술 바칼로레아(baccalaur′eat technologique)로 나누어져 있으며 영역마다 전문화된 커리큘럼으로 구성되어 있다.
바칼로레아 철학 논술문제의 예시는 다음과 같다.
• 스스로 의식하지 못하는 행복이 가능한가?
• 우리가 하고 있는 말에는 우리 자신이 의식하고 있는 것만이 담기는가?
• 예술 작품은 모두 인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가?
• 우리는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만을 진리로 받아들여야 하는가?
• 권리를 수호한다는 것과 이익을 옹호한다는 것은 같은 뜻인가?
• 무엇이 내 안에서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를 말해 주는가?
• 정의를 위해 폭력은 정당화되는가?
이처럼 바칼로레아 교육방식이나 논술은 각자의 생각과 의견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한국 논술 문제 형식과는 차이가 있다.
IB(국제 바칼로레아)는 1968년 스위스 제네바를 기반으로 설립된 비영리 교육재단(IBO)으로, 프랑스 바칼로레아 교육을 기반으로 제네바에 거주하는 유네스코 직원 자녀들의 대학입학을 위해 만들어졌다. 고등학교 과정으로 출발하여 3살부터 19살까지의 학생들에게 초급과정, 중급과정, 고등과정(취업계, 진학계) 3가지 교육 프로그램으로 확산되었다. 국제 바칼로레아(IB) 교육은 창의적・논리적 사고와 다양한 경험을 통한 균형 잡힌 인재, 자기주도 학습 능력을 강조한다. 전 과목의 시험이 정형화된 정답이 정해지지 않은 서술형, 논술형으로 사고력을 키우는 교육이다.
국제 바칼로레아(IB) 교육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 지식의 이론(TOK: Theory of Knowledge)
교실에서 배운 지식과 밖에서 얻은 경험을 스스로 질문하고 분석하며 지식이 학습되는 과정을 배우는 융합 교과 과정으로 진행된다. 바칼로레아 교육은 시대에 적합한 생활 지식을 강조한다.
◼︎ 에세이 작성(EE: Extended Essay)
학생들이 자신이 관심 있는 주제를 스스로 선택해 조사하여 4,000자 내외의 에세이를 작성한다. 한국의 논술은 각자가 주제를 선택할 수 없으며 주어진 주제에 이론적 비판을 잘해야 한다. 에세이 작성과 논술 작성은 기본요소는 같지만 작성 과정에서 다르다.
◼︎ 창의력, 활동, 봉사(CAS: Creativity, Action, Service)
교과 과정 속 학습이 아닌 외부 활동을 하며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고 협력하는 방법을 배운다. 봉사활동에 있어서도 학생들의 견문을 넓힐 수 있는 사회 참여 봉사활동이 이루어진다.
◼︎ 언어(모국어), 외국어(제2외국어), 수학, 과학, 인문·사회, 예술 등 총 6가지 영역의 수업
학생들의 관심과 능력에 따라 각 주제에서 상위 레벨과 표준 레벨을 선택할 수 있다. 상위 레벨은 총 240시간(2년), 표준 레벨은 150시간(1년)을 이수해야 한다.
빅데이터와 챗GPT 시대, 세계 교육의 방법과 방향은 무엇인가?
첫째, 교과서 중심의 교육 탈피, 프로젝트 중심 문제해결 교육으로의 전환이다. 챗봇이 일반화되는 정보시대에 세계교육은 프로젝트 중심으로 다양한 주제에 의한 시나리오를 작성하며 문제해결 사고력을 키우고 있다.(PBL 학습)
둘째, 빅데이터 기반 문제해결 정보교육으로의 전환이다. 방대한 인터넷 정보에서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정보교육이다. 사실정보와 거짓정보를 구분하고 사실정보를 문제해결 정보로 수집하고 분석하는 능력을 키운다. 수집된 정보를 과학 원리와 수학적 분석으로 구분하여 새롭게 설계하고 기술적 해결방법을 팀별로 작성함으로써 빅데이터를 적용, 응용, 활용한다.(STEAM 요소)
셋째, 주입·암기식 교육 탈피, 체험 중심 교육으로의 전환이다. 수집·분석된 정보를 팀원이 협력(협업)하여 문제해결을 위한 대화와 토론을 통해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창작활동을 하고 문제해결 사고력을 키운다.(MAKER 활동)
한국형 바칼로레아(KB) 교육은 어떻게 해야 할까?
바칼로레아 교육을 한다면 교육방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교사는 주입·암기식 교육의 지식 전달자가 아니라, 학습을 유도하고 지원하며 학습을 촉진시키는 멘토로서 기능하여, 교육의 방향을 학습자 중심 교육방식으로 바꿔야 한다. 철학적 사고를 바탕으로 관찰·분석하는 방법과 설계하고 기술을 습득하는 교육을 해야 한다. 교사 중심에서 학습자 중심으로 전환해야 생각을 꺼내는 교육이 가능하다. 교과서 중심에서 실생활 중심으로 빅데이터를 통해 주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바꾸고, 암기교육에서 이해교육으로 하나의 답 평가방식에서 다양한 사고력 평가방식으로 바꾸면 된다.
IB의 학습자 중심 교육, 효과적인 교수학습 방법 개발, 국제적 문제에 대한 이해와 참여, 심화주제 탐구 등 4대 영역으로 구성하여 객관식 평가보다는 논술형 사고력 교육으로 프로젝트 중심의 문제해결 능력을 키워야 한다. 창작교육으로 빅데이터 기반의 팀에 의한 협업의 대화, 토론 교육으로 아이디어를 창출시켜야 한다.
교사는 멘토로서 단순한 암기식 교육을 넘어, 학습자의 생각을 꺼내어 문제해결 사고력을 키우는 프로젝트 학습(PBL)으로 학생들의 이해를 높여야 한다. 어디에 어떤 정보가 있는가를 파악하고 필요한 정보를 수집·분석하여 자기 정보로 만들어 내는 능력이 사회, 기업, 국가의 경쟁력을 창출시키는 미래교육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한국 학교 일부에서 실시하고 있는 미래교육 방법을 체계적으로 보완하면 창의성이 뛰어난 한국인의 특성을 살려 학생들의 참여도를 높이고 동아리 활동처럼 자유롭게 각자의 잠재적 창의성을 발굴하고 개발할 수 있다. 교육방법과 방향을 조금만 바꾸면 한국형 바칼로레아(KB)를 전국적으로 실시하여 4차 산업혁명 빅데이터 챗봇 시대에 적합한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빅데이터, 챗GPT 시대에 적합하게 교육과정에 유럽, 미국의 선진 교육 방식을 도입하여 한국 현실에 적합한 한국형 바칼로레아(KB)를 만들 필요성이 있다. 세계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PBL 학습이나 STEM, STEAM의 융합교육, 만들면서 이론이나 방법을 습득시키는 MAKER 등의 3가지 교육을 한국 교육과정에 적합하게 만들면 한국형 바칼로레아(KB) 교육이 된다. 바칼로레아 교육에 의한 철학적 사고력, 과학적 관찰력, 수학적 분석력, 공학적 설계력, 체험적 기술력을 지금의 교육과정에 적용하면 한국형 바칼로레아가 된다.
한국형 바칼로레아는 성공할 수 있다!
한국 전통의 서당식 문답교육이 있다. 서당 선생님을 존경하는 자세부터가 서당식 문답교육의 시작이다. 교사의 권위가 학생과 교사 사이의 신뢰를 높여 교육의 질을 높이는 유일한 방법이다. 바칼로레아 교육은 인성을 기본으로 출발한다. 교사에 대한 존경심이 없다면 교육은 형식이 된다. 안내자 없이 여행하는 것처럼 학생은 헤매게 된다.
서당 선생님은 답을 가르치기 전에 스스로 찾아오도록 문답식의 사고력을 키웠다. 철학적 사고를 바탕으로 스스로 생각하도록 만든 것이 서당교육이다. 선생님이 학동들의 생각을 긍정적으로 인정하며, 문답을 통해 모두의 생각을 존중하던 교육방식이 바칼로레아 철학교육과 같다. 존중을 통해 사물의 이치를 관찰하고 분석하면서 자연을 이해하는 것이 사고력 교육이다. 상대 의견을 존중하는 자세로 문제해결력을 키운다.
정답이 없는 사고력 교육은 바칼로레아 교육의 특성이고 한국 전통, 서당교육의 핵심이었다. 주어진 문제보다는 스스로 문제를 찾아 해결하는 관찰과 분석, 설계와 기술을 찾아내는 교육이다. 18세기 바칼로레아 교육의 특성을 한국 전통 교육방식과 융합하여 빅데이터를 적용, 응용, 활용하여 문제해결 사고력을 키울 수 있다.
미래교육은 사회적 기반이 중요하다. 학교 틀을 깨고, 교과서 틀을 깨고, 교사 중심의 교육 방식 틀을 깬 빅데이터 정보사회에서는 인터넷망, IT 기술, 코딩, 프로그램 개발 등의 사회적 기반이 미래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시대다. 미래인재는 지식재산권 시대에 필요한 인재발굴과 육성에 달려 있고,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터넷망과 IT 기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빅데이터 기반의 다양한 코딩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한국형 바칼로레아(KB) 교육의 철학, 과학, 기술, 공학, 예술, 수학 등의 미래교육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 누구나 학력 차이에 관계없이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잠재적 창의성을 키워 사회에 필요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으며 취업과 창업을 해결하는 인재가 될 수 있다.
한국 교육현실에 적합한 한국형 바칼로레아는 부분적으로 이미 시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