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인의 맨발
- 전홍준 시인
목필균
드문드문 전해오는 시는 늘 배경이 암막 커튼이었다
빛을 차단한 그 시인의 시에는 눈물마저 말라있었다
그의 시는 늘 맨발이었다
맨발 위에 찬 서리가 내리고
그 시린 발등에 인간애를 뜨겁게 부어도
불의에 서슬 퍼런 깃발을 내걸고 시위해 보아도
그냥 외롭더라
자기 닮아서 소신껏 성모마리아 곁으로
떠난 딸을 향한 그리움은
여름날 아스팔트에 맨발로 서 있어도 뜨겁지 않아서
누구라도 함께 커피를 마셔도
술잔을 부딪쳐 보아도
공감으로 충만한 것은 순간순간뿐이더라고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 주기를 바라지 마라’
수도승의 마음 규칙 하나를 붙잡아본다
<시작 노트>
새벽에 이외수 시인의 시를 읽으며, 전시인의 시가 늘 맨발로 자갈밭을 걷는 수도승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품 하나에 온힘을 기울여 쓰는 전시인의 시에 비해 제 시는 너무 가볍지 않을까 하는 반성도 하면서요...
실례가 될지 모르지만 그냥 그대로 옮겨 봅니다.
첫댓글 성마르다 는 어휘를 사전에 찾아보면, 도량이 좁고 느긋하지 못하고 신경질적이다 라고 나와 있습니다. 저를 표현하는데 이렇게 적확한 언어가 없습니다. 그기에 더해 위선적이고 독선적이기까지 해서 주변이 적막공산입니다.
물론 시에는 이미 중독이 말기라서 헤어날 수는 없습니다. 이게 시냐고 뒤에서 손가락질하는 것을 알고는 있습니다. 쓰레기를 양산하지 말고 여생을 편히 지내라는 고언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시에 이미 빙의가 되었으니...
시의 수도승!
제가 추구하고 싶은 꿈을 선생님은 제촉을 하시는군요. 능력이 일천한 것을 잘 알면서 말입니다.
하여튼 감사합니다.
전홍준 시인님의 무게 있는 시를 부러워하는 제 마음이 담겨있기도 합니다..전 늘 미숙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