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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사진작가 이시우 ⓒ민중의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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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우 작가의 평화를 주제로 한 작품들이 총망라된 전시회가 열리고 있어 주목된다. 이씨는 현재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수감중이다.
이시우 사진전은 지난 달 27일부터 서울 종로구 평화박물관 건립추진위원회 평화공간 SPACE*PEACE에서 열리고 있다.
이 달 14일까지 열리는 이 사진전은 '국가보안법에 갇힌 표현과 창작의 자유'라는 테마를 담아 이시우 작가의 구속 이전과 이후의 과정들, 언론보도, 주요 법정 쟁점들에 관한 자료들도 선보이고 있어 이시우 구속의 문제점과 대책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번 사진전에는 총 14점의 사진이 전시 중이다. 이와 함께 '비무장지대의 사색','민통선 평화기행','끝나지않은 전쟁 대인지뢰'와 같은 출판물이 함께 비치되어 있어 관람객은 이시우 작가의 작품을 모두 만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특히 전시공간 사이 구석에 비치된 이시우 작가 사건경과 파일과 언론에 비친 이시우 작가의 이야기들은 사진전 못지 않은 의미를 담고 있다. 이 자료들은 이시우 작가에게 처한 현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이 사회를 객관적으로 돌아보게 하는 성찰의 의미도 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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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 "평화란 당신에게 무엇인가" "난 이시우라는 사람을 잘 몰라요. 그저 오래 전에 아주 단편적으로나마 신문에 소개된 기사를 통해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만 알았지. 얼마 전에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수감되어 있다는 소식을 다시 신문을 통해 알게 되었어. 소리소문 없이 영어의 몸이 되는 것을 보니 굉장히 외롭게 싸우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 그런데 아는 사람이 이 사진전을 보고 와서 내게 이야기를 해주더군. 그래서 나도 시간내서 와 본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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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를 바라는 아이들의 마음 ⓒ민중의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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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년 전 우연히 신문에서 보았던 이시우'에 대한 어렴풋한 기억들을 더듬으며 박물관을 찾은 한 '노년의 관람자'(그는 올해 77세의 고령으로 자신을 이렇게 불러달라고 했다)는 관람평을 묻자 친절하게 대답해 주었다. '노년의 관람자'는 차분하고 또렷하게 자신의 감상을 들려주었다. "이런 발표의 자리가 자유롭게 주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군요. 매우 밀도 높고 좋은 작업들인데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던 것 아닌가 싶어요. 그동안 극히 단편적인, 토막 정도의 상식으로는 이 분의 모습을 이해할 수 없었는데, 여기와서 보니 윤곽이 잡히는 것 같아." 그는 "사진이 순수하고, 밀도가 진하고 자신의 생각을 분명히 전달하면서도 서정성을 잃지 않은, 하나의 예술로서 갖춰야 할 중요한 점들을 놓치지 않고 있어 대단한 공력을 갖춘 예술가인 것 같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몇 줄의 글이지만 대단한 시적 감흥이 다가와. 또 농축된 작가의 사상성도 엿볼 수가 있어. 여러 다방면의 재능을 갖춘 사람이야. 문장이나 사진, 그 어떤 것이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기 위해 뒷받침하는 것들의 깊이가 놀라울 뿐이야." "나는 작가의 시선이 가리키고 있는 것은 전 세계가 지금의 시대에 천착해야할 가장 본질적인 문제라고 생각하네. 바로 평화의 문제인 것이지. 참혹했던 전쟁이 정전이라고 하는 휴전상태로, 글쎄 54년이 넘었으니 반세기지 아마. 그동안 방아쇠라도 당길 것 같으면 언제라도 전쟁이 터질 수 있는 비정상적인 상황이었지. 이것은 세계에 대한 위협이기도 한 것이야. 그러니 한반도에 살고 있는 동시대 지성인으로서 이 문제에 천착하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 이것을 많은 사람들이 잊어버리고 사는 것을 이런 분이 자신의 작업을 통해 일깨워 주는 것이 아닌가 싶어."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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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옥에서 빨리 나오세요, 이시우 아저씨"ⓒ민중의소리 |
전시장 안에는 관람객들이 써놓고 간 글들이 벽면에 부착되어 있다. 아이들의 서툰 글씨와 어른들의 휘갈긴 글씨체가 알록달록한 메모지 만큼이나 각양각색. 이 중에는 전국연합 오종렬 상임의장의 글도 눈에 띈다.
여기는 검찰청 앞 촛불문화제 터인데 날이 어두워지니까 잘 보이질 않네. 젊은 친구들이 시우 동지의 작품이라면서 19장의 사진작품을 게시해 놓았는데 이게 말이야. 흑백이어서 그런지 동지의 뜻과 마음이 비쳐 보이질 않아요. 저 참혹한 살상의 현장과 분단의 아픔 가운데에도 제비꽃, 민들레꽃,할미꽃, 진달래, 개나리, 코스모스, 들국화 딱 한 떨기씩 웃고 있을텐데 어둠 속 흑백사진에서 보이질 않네 그려.
존경하는 동지여, 힘내시라는 말 당치도 않아요. 동지가 보내주는 힘의 샘물이 보이지 않는 길을 따라 내 혈관 속으로 스며들어오는데 어찌 동지더러 힘내라 할 수 있겠나, 동지의 사랑하는 아내 김은옥 님이 여러 사람 앞에서 말일세. 이시우의 '살인미소'가 운명을 결정했다면서 모두를 부럽게 했다네. 참 좋더군. 자넨 안 좋은가. 자, 동지여 기꺼이 가세. 막는 것 산이거든 무느고 가세. 막는 것 바다거든 가르고 가세. 자주 통일 민중해방 만세 부르며 달려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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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연합 오종렬 상임의장의 자필 메모 ⓒ민중의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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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벽 좌측에는 이시우 작가에게 사람들이 남긴 메모들이, 우측 벽에는 문정현 신부의 친필 기원문이 걸려있다. ⓒ민중의소리 |
벽면 맞은 편에는 이시우 작가의 책들과 문정현 신부가 친필로 써 준 '폐지한다던 국보법 철폐 평화활동가, 사진작가 이시우 석방'이라는 글 귀의 액자도 걸려 있다.
이시우 작가의 친필 서명이 들어간 '민통선 평화기행'과 '비무장지대의 사색' 각각의 책에는 알 듯 모를 듯, 쉽게 와닿지만 결코 흘려버릴 수 없는 그의 몇 줄 글이 들어 있기도 하다.
"물 댄 논마다 달빛이 가득 교교한 것은 달이 아니라 달빛이다. 2007.6.22." - 민통선 평화기행 -
"바다를 보고 나면 물을 말하기 어렵다. 207.6.25." - 비무장지대의 사색 -
이 책들은 각각 12,000원, 10,000원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수익금은 이시우 석방을 위한 지원활동 기금으로 쓰인다.
이시우 작가의 첫 공판은 이달 4일부터 이시우 작가의 첫 재판은 이달 4일 오전 11시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 22부에서 열린다. 이시우 작가에게는 국가보안법 상 자진지원, 금품수수, 회합, 신, 찬양, 고무 등의 혐의가 적용되고 군사시설보호법 위반, 해군기지법 위반, 군용항공기지법 위반 등이 적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화사진작가 이시우 석방대책위'는 4일 오전 10시에 기자회견을 갖고 재판이 끝나면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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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각역에서 조계사 방향으로 걸어가는 길. 우측에 있는 작은 골목을 눈여겨 보아야 한다. ⓒ민중의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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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박물관 약도. 조계사 쪽으로 가는 길에 보면 작은 골목을 통해 들어가야 한다. 방심하면 지나치기 쉽상이다. ⓒ민중의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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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를 향한 모색, 사색과 실천을 통해 만들어진 그의 작품들 이시우는 1967년에 충남 예산에서 태어났다. 중학교 때 서울로 전학온 뒤로는 한 해에 두번 씩 방을 옮기는 어려운 생활을 살았지만 도서관의 책들을 닥치는 대로 읽을만큼 자신에게는 '호사스러운' 시절을 보냈다. 신구대학 사진과에서 공부를 하다가 공단거리와 통일운동의 장을 오가면서 '사진은 사치'라고 결론 내린 이 작가는 1987년 6월항쟁을 겪으면서 민주화 운동에 투신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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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뢰와 살'이라는 챕터에서 이시우 작가는 의족과 인간의 신체가 조화되지 못하는 불화를 보았다. ⓒ민중의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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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1993년 그가 속해있던 운동단체가 해산되면서 그는 다시 카메라를 다시 잡게 되었다. 그리고 "세계를 사색하고 다시 사색하기 위한 도구"로서 카메라는 15년간 결코 그의 손을 떠난 적이 없었다. 1999년 인간사랑에서 펴낸 이시우 작가의 사진시집 '비무장지대의 사색'은 작가가 5년 여에 걸쳐 비무장지대를 돌면서 촬영해 얻은 예술혼의 결정체이다. 비무장지대를 돌면서 "이 곳을 '세계평화문화지대화'하자"고 주장하기도 했던 이 작가는 사진 뿐만 아니라 시 속에도 자신의 혼을 담아 보는 이의 마음에 감동을 깃들게 한다. 지역과 분단을 넘어 세계를 지향하는 이 작가의 넓은 안목은 지뢰표지판, 철조망, 폭격으로 뼈대만 남은 노동당사, 총탄이 뚫고 지나간 벽들, 그 속에서 펼쳐지는 아득한 들과 산맥들을 펼쳐보이며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워 준다. 같은 해 한국교회여성연합회에서 펴낸 이시우 작가의 사진집 '끝나지 않은 전쟁 대인지뢰'는 "지뢰는 분단을 먹고 자란다. 끝나지 않은 전쟁을 먹고 자란다"는 작가의 섬뜩한 고백처럼 충격적인 이미지와 글들이 작품의 주를 이루고 있다. '지뢰와 땅','지뢰와 살','지뢰와 지역','지뢰와 피해자들','지뢰와 운동','THE MAN AND LANDMINE'으로 7개 챕터로 구성된 이 책에서 작가는 사진과 글을 통해 탁월한 분석적 능력을 십분 활용하면서도, 특유의 서정적 이미지를 고수함으로써 전쟁으로 고통받는 산자들의 아픔을 조심스럽게 드러내고 있다. 독자는 월남의 지뢰피해자들과 다를 것 없는 한국인이 동시대에 공존하고 있음을 깨닫는 순간, 전쟁의 공포가 지속되는 삶의 현장과 우리가 결코 괴리되어 있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2003년 창비에서 펴낸 '민통선 평화기행'은 이시우 작가가 10년간 두발로 민통선 곳곳을 누비며 기록한 사진과 글의 총집합체로서 수필로 분류되는 비교적 장문의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이시우 작가는 평화기행 길잡이로서의 자상함과 평화사진작가로서의 예리한 관찰을 통해, 냉전과 분단의식을 부추기는 '안보관광'의 폐해를 지적하고 있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짧은 시에서 뿐만 아니라 장문의 글에서도 손색이 없는 이 작가의 예술적 재능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또한 사진과 시라는 영역보다 한층 구체화된 작가의 사상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또 하나의 즐거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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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람객은 총 14점의 액자 사진을 볼 수 있지만 슬라이드 영상과 그동안의 출간물을 통해 이시우 작가의 모든 작품을 만날 수 있다.ⓒ민중의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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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라이드는 전시실 사이의 비좁은 틈에서 상영된다. 벽 면에 자리잡고 있는 책장에는 이시우 작가 구속의 문제점과 대책 등에 관해 알 수 있는 자료가 준비되어 있다. ⓒ민중의소리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