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경 강의】
3. 얼마나 사랑하기에
- 천수천안 관자재보살 광대원만 무애대비심 대다라니 계청 (2)
千手千眼 觀自在菩薩 廣大圓滿 無碍大悲心 大陀羅尼 啓請
그러면 지금부터 관세음보살의 공덕을 칭송하는
구체적인 게송의 내용을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계수관음대비주(稽首觀音大悲呪)
원력홍심상호신(願力弘深相好身)
천비장엄보호지(千臂莊嚴普護持)
천안광명변관조(千眼光明遍觀照)
맨 처음의 <계수관음대비주>를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관세음보살의 대비주에게 머리를 숙여 귀의한다.'는 뜻이 됩니다.
여기서 <대비주>는 앞에서 이야기 했듯이
<신묘장구대다라니>를 이르는 말입니다.
『천수경』에서 대다라니는 다름 아닌 관세음보살의 자비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대비주와 관세음보살은 둘이 아닙니다.
관세음보살이 곧 대비주이며,
대비주는 바로 <신묘장구대다라니>를 일컫는 말이니
이 세 가지를 함께 붙여서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관세음보살은 <원력홍심상호신>을 가진 분입니다.
이 말은
'관세음보살의 원력은 넓고 깊으며, 그 모습은 너무나 원만하다'는 뜻입니다.
흔히 자기 자신만을 위해서 마음을 쓰는 것을 욕심이라고 하고,
높은 차원의 지혜를 가지고
타인을 위해서 마음을 쓰는 것을 원력이라고 합니다.
원력도 부처님이나 관세음보살처럼 차원 높은 원력을 가져야 합니다.
관세음보살의 원력이란 모든 중생들의 고통을 다 해결해 주고
그들의 소원을 다 들어주겠다는 자비심 입니다.
그래서 관세음보살은 천의 손과 눈이 되었으며
그 마음은 그 누구보다도 깊고 넓습니다.
『법화경』의 「보문품」에는 '홍서심여해(弘誓深如海)'라는 말이 나옵니다.
이것은 바로 관세음보살의 원력을 표현한 말인데
'큰 서원의 깊이가 마치 바다와 같다'는 뜻입니다.
또한 관세음보살의 상호는 32상(相)과 80종호(種好)로 표현됩니다.
이것은 주로 부처님상을 말할 때 사용하지만
문수·관음·보현·지장불보살님께도 해당됩니다.
상(相) 종호(種好)는 육체적으로 나타나는 아름다운 모습뿐만 아니라
형이상학적으로 길상(吉祥)한 모습을 모두 갖춘 것을 일컫는 말입니다.
상과 종호를 합해서 상호라고 하는데,
이러한 상호를 갖춘 몸이 바로 관세음보살입니다.
다음으로 <천비장엄보호지>는
'천 개의 팔로써 장엄해서 우리를 널리 보호하고 감싸준다'는 말입니다.
여기서 천비(千譬)는 천수(千手)와 같은 뜻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천 개의 팔로써 중생들의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고통과 소원을
다 해결해 주고 들어 주려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바로 장엄입니다.
우리가 흔히 목걸이나 귀걸이로 몸을 장식하듯이
관세음보살은 천 개의 손으로 모든 것을 다 감싸줄 수 있는
자비심과 지혜와 원력으로 장엄하고 있는 것입니다.
관세음보살상을 보면 산호, 진주, 마니, 자거 등
온갖 진귀한 보석들로 치장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외형적인 치장은 관세음보살이 보석을 좋아해서
그렇게 요란하게 한 것이 아니라
바로 중생을 향한 자비심의 상징입니다.
관세음보살의 자비심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려고 하다 보니
그렇게 밖에 표현할 수 없는 것입니다.
<보호지〉라고 하는 것은 '널리 보호하여 감싸준다'는 말인데
<호지〉라는 낱말과 함께 우리가 알아 두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정법호지(正法護持)'라고 하는 말입니다.
요즘 세상에는 종교도 많고, 그 가르침만이 최고라고 하는 진리도 많고,
모두들 자신의 주의주장만이 옳다고들 합니다.
이러한 시대에서 우리는 참으로 옳은 것을 잘 분별할 줄 알아야 합니다.
또한 그 많은 것 중에서 불법이 정말 값지고
귀중한 가르침이라는 확신이 섰을 때는
그것을 잘 지키고 보호함은 물론 남에게도 전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불교에서는 흔히 공양이란 말을 잘 씁니다.
부처님께서는 경전의 곳곳에서 공양이란 말을 많이 했습니다.
예를 들어 등불, 초, 향, 꽃, 과일, 음식, 약, 의복 등
무엇엔가 이바지하는 온갖 것을 공양이라고 합니다.
그런 것들도 물론 좋은 공양이지만
부처님께서 무엇을 제일 좋은 공양이라고 여기실까를
한번 생각해보는 것이 바람직한 공양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일 것입니다.
우리가 손님을 청해서 공양을 대접한다고 할 때도
그 사람의 성향이나 취미, 식성을 잘 고려해야
진정한 공양을 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좋은 대접입니다.
마찬가지로 부처님께 공양을 올릴 때도
자기가 좋을 대로 생각해서 공양을 올리지는 않았는지
한번쯤 반성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제일 좋아하는 공양은 바로 법공양이라고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보현행원품」에서 많은 공양을 나열했지만
그 가운데서 제일은 법공양이라고 명시 하셨습니다.
법공양이란 좁게는 경전을 출판하여 보시하는 것도 해당되지만
진정한 의미는 정법을 호지하는 것입니다.
정법을 호지하는 것은 바로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깨닫고 실천하는 것입니다.
부처님의 은혜에 보답하는 길은
여러 가지 물질적인 공양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부처님의 가르침이 담긴 법을 전하여
중생으로 하여금 본래의 참모습을 깨닫게 하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정법을 호지하는 일은 참으로 중요한 일입니다.
정법을 호지하는 방법 중에서도 법을 펴는 일은
그 무엇보다도 시급하고 귀중한 일입니다.
불교에 대한 올바른 사상과 견해가 섰다면
그것을 잘 지킴은 물론 이웃과 사회에 불법을 통한 이익과 행복을 펴는 일에
좀 더 희생적으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물질적으로 남에게 베푸는 일도 좋은 일이지만
정법에 대한 확신을 갖고 남에게 정신적인 삶의 질을 높여 주는 것보다
바람직하고 값진 일은 없습니다.
그러한 법공양을 통해 지혜의 눈이 뜨이고 마음의 문이 열려
자신 속의 무한한 가치를 발견한다면
그것보다 더 보람 된 일은 없을 것입니다.
불자라면 누구나 진리의 가르침을 잘 보호하여
기회 있을 때마다 남에게 베풀고자 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다음으로 <천안광명변관조>는
'천 개의 눈으로 빛을 내어 널리 두루 관찰하여 비춘다'는 말입니다.
관세음보살은 중생을 어여삐 여겨 천개의 손으로 이끄시고,
천개의 눈으로 관찰하여 자비를 펼치고 계십니다.
우리는 이러한 관세음보살의 광명을 앉아서만 받을 것이 아니라
관세음보살의 자비를 배워서 우리도 관세음보살처럼 살도록
능동적인 마음자세를 가져야 할 것입니다.
부처님이나 관세음보살처럼 지혜와 자비로써 베풀 수 있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그분들의 은혜에 보답하는 길이며,
또 그분들이 우리에게 원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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