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푸드에 대한 비만 책임 논란이 거세지고 웰빙 바람과 더불어 건강을 중시하는 사회 풍조가 확산되면서 미국 등 선진국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패스트푸드의 매출이 떨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패스트푸드는 간편성과 경제성 등을 무기로 국내에서 여전히 폭넓은 지지층을 거느리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중.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식품영양재단의 2003년 조사결과에 따르면 대부분 패스트푸드와 탄산음료가 건강에 좋지 않다고 인식하고 있지만, 한 달에 2∼3회 정도는 패스트푸드를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급식영양과 주달래 영양사가 최근 열린 대한비만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한 `피할 수 없는 외식, 어떻게 할까? - 패스트푸드를 중심으로'란 연구보고서를 통해 패스트푸드의 문제점과 바람직한 섭취요령을 알아본다.
패스트푸드의 폐해는 일찍이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 체중 조절에 심각한 피해를 미친다. 패스트푸드를 많이 먹으면 에너지 과잉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
미국에서 심장건강 프로그램에 등록된 18∼30세 사이의 3천명을 대상으로 15년간 추적 관찰한 2005년 `카디아 스터디'(the CARDIA study) 결과에 따르면 패스트푸드를 주 2회 이상 먹는 사람은 주 1회 이하로 먹는 사람보다 체중이 약 4.5㎏ 더 증가했다. 또한 인슐린 저항성도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패스트푸드는 `정크푸드'라고 불리듯이 영양학적으로도 적절하지 못한 음식으로 평가받고 있다.
패스트푸드의 영양가 분석 결과를 보면 열량에 비해 다른 영양소가 상당적으로 낮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패스트푸드를 자주 섭취할 경우 동물성지방과 에너지, 식염의 과잉현상을 초래할 뿐 아니라 무엇보다 비타민이나 무기질 섭취부족 등 영양소 섭취 불균형을 야기할 수 있다.
더욱이 대부분의 패스트푸드는 튀길 때 쇼트닝을 이용하고 있어 심장병 등 각종 성인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트랜스지방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트랜스지방은 피 속의 나쁜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고 혈관을 깨끗이 청소하는 좋은 콜레스테롤은 감소시켜 혈관을 굳게 하고 좁게 만드는 등 심혈관계질환 발생 위험성을 증가시키는 해로운 물질로 알려져 있다.
감자튀김 1봉지(100g)에는 4.6g의 트랜스지방이 들어있으며, 이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하는 성인의 하루 트랜스지방 섭취 제한량(2.2g)의 2배가 넘는다.
이밖에 버거류 세트 메뉴는 염분 함량이 1천200㎎을 초과하는 경우가 많아 과다한 염분섭취 문제를 일으킬 수 있고, 나아가 탄산음료의 과다섭취는 치아와 뼈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패스트푸드> 굳이 먹으려면 이렇게 하라 연합뉴스 2006-04-21
패스트푸드가 나쁘다고 무조건 외면하라고만 할 수는 없는 게 현실이다.
서울대병원 급식영양과 주달래 영양사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또 꼭 먹고싶은 음식이라면, 차라리 패스트푸드에 대한 자세한 영양정보로 무장해 적절히 대처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바람직한 패스트푸드 섭취요령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세트 메뉴보다는 낱개로 따로 구입하는 게 좋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세트 메뉴를 주문할 경우 열량과 지방을 과다 섭취할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메뉴를 고를 때는 영양 균형을 고려해야 한다. 이를 테면 햄버거를 먹을 때 샐러드를 같이 시켜 무기질과 비타민을 보완하고, 콜라 대신 우유를 선택해 칼슘을 보충하면 균형 잡힌 식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패스트푸드 업체들이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제품의 종류와 영양소 함량을 공개하고 있으므로 구입하기에 앞서 미리 비교해보는 것도 좋은 메뉴 선택 방법이 될 수 있다.
또한 사이즈는 작은 것을 고르는 게 낫다. 사이즈가 클수록 열량과 지방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와퍼보다는 주니어버거를 선택하고, 후렌치 후라이나 어니언링은 스몰 사이즈로 고르며, 음료수도 제일 작은 컵으로 주문하는 게 바람직하다.
치킨이나 너겟 등도 개수가 적은 것으로 선택하도록 한다. 이와 함께 두꺼운 것보다는 되도록 얇은 것을 골라야 좋다.
빅맥 처럼 세 겹으로 된 햄버거보다는 두 겹 햄버거를 선택하고, 피자의 경우에도 두꺼운 것보다는 얇은 것을 고르는 게 좋다. 치즈 한 장이 추가되면 60㎉가 늘어나므로 속재료나 토핑은 추가하지 않는 게 좋다.
사이드 메뉴 중에서는 야채가 들어있고 소스는 적게 사용한 것을 선택하며, 콜라 대신 라이트콜라를 이용하고, 아이스크림과 아이스커피, 핫초코 등은 열량이 매우 높으므로 블랙커피나 맑은 차, 레몬레이드 등을 선택하는 게 좋다.
최근에는 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대부분의 주요 패스트푸드 업체들이 매출하락을 만회하기 위해 웰빙 메뉴와 프리미엄 메뉴를 선보이고 있는 만큼, 웰빙 메뉴를 선택하는 것도 바람직한 패스트푸드 섭취 방법의 하나가 될 수 있다.
주 영양사는 "비록 웰빙 메뉴라 하더라도 여전히 지방과 전체 열량이 과다한 것들이 많다"며 "패스트푸드는 어디까지나 패스트푸드이기 때문에 체중 조절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적절한 외식 메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