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이 되면 여러 종류의 매미가 산속에서 때로는 도심의 가로수에서 웁니다. 어쩌면 우리가 매미가 운다고 표현하는 것은 잘못된 표현일 것입니다. 사람들은 주변의 뭇 곤충들이나 새들이 소리를 내면 곧장 운다거나 노래한다고 말합니다. 새나 벌레가 목놓아 울고 있더라도 기분 좋은 사람은 노래로 들을 것이고, 즐겁게 노래하고 있더라도 슬픈 사람은 울음소리로 들을 것입니다. 말하자면 사람의 기준으로 표현한 다는 것이지요. 분명한 것은 곤충과 같은 동물들에게도 노래와 울음, 그리고 속삭임도 있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다시 매미에게로 말을 돌려야 겠습니다. 일년 중 우리나라에서 매미를 볼 수 있는 시기는 종에 따라 시기는 조금씩 다르지만 대략 6월에서 9월까지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매미종류는 꽃매미, 털매미, 말매미, 참매미, 유지매미, 소요산매미, 애매미 등이 있습니다. 이들은 종에 따라 크기가 다릅니다. 숲속에서 우는 시기도 시간도 다릅니다. 우는 시간은 대체적으로 일조시간에 영향을 받는 듯합니다. 매미들의 면모들을 잠깐 보겠습니다.
털매미는 몸길이가 20-25mm이고, 날개 끝까지는 35-40mm 정도인 작은 매미입니다. 날개는 흑갈색이고, 도시 주변이나 산야에서 가장 흔하게 분포하고 있습니다. 성충은 때때로 사과나무에 모여들어서 과실에 피해를 주기도합니다. 성충은 집단적으로 시끄러울 정도로 합창을 하는 습성이 있고, 불빛이 있으면 밤에도 웁니다. 말매미는 몸길이가 40-45mm이고, 날개 끝까지의 길이는 60-70mm정도의 대형입니다. 경작지나 산야에서 흔히 눈에 뜨입니다. 성충의 울음소리는 우렁차고 보통 6월 하순부터 9월초까지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참매미는 몸길이가 33-36mm, 날개 끝까지의 길이는 55-65mm 정도이고, 주로 산야와 시골 마을 주변에서 많이 보입니다. 유지매미는 몸길이 34-36mm, 날개 끝까지는 50-60mm 정도이고, 산야의 산림지대에 흔히 분포하고, 시골 마을에도 날아듭니다. 애매미는 몸길이 28-35mm, 날개 끝까지는 40-48mm 정도로서 비교적 작으며, 산야와 마을 주변, 그리고 도서지방에 흔히 분포하고, 해발 600m이하에서 주로 활동합니다.
이 매미들의 애벌레들은 땅속에서 버드나무, 미루나무, 등 각종 활엽수의 뿌리를 흠집내어 수액을 먹고 삽니다. 성충인 매미는 침같이 생긴 주둥이로 식물의 입이나 줄기를 찔러서 즙을 빨아먹고 삽니다. 매미 성충의 수명은 불과 몇 주에 지나지 않아 매우 짧은 셈입니다. 이 짧은 기간에 이들은 짝을 만나 알을 낳아야 합니다. 암컷이 땅속에 낳은 알은 부화하여 애벌레가 되는데, 이 애벌레들은 종에 따라 땅속에서 무려 6년 내지 17년을 굼벵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갑니다.
올해 미국의 동부지역은 수조 마리의 매미 군단으로 인하여 놀라고 있습니다. 매 17년마다 이런 매미 떼 홍역을 치루고 있다고 하니까 1987년에 대량으로 부화하여 땅속에 있던 애벌레들이 올해 들어 매미로 우화한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 X종이란 이름이 붙은 최대 군단의 이 매미들은 약 20 일에 걸친 요란한 짝짓기 의식이 끝나면 이내 죽음을 맞게 될 것입니다. 이들의 자손 역시 알에서 깬 뒤 땅 속에 들어가 나무뿌리의 수액을 먹으면서 17년을 살다가 2021년 다시 지상으로 나와 미국의 대륙을 덮을 것입니다. 피할 수 없는 싸이클이라고 생각됩니다.
애벌레시기(유충기)를 지나 번데기가 되고 또 이로부터 탈피하여 성충인 매미가 되어야 할 때, 이들은 그야말로 땅속에서의 긴긴 세월을 마감하고자, 땅에서 기어 나와 일제히 나무 위로 기어오릅니다. 어두운 땅속에서만 살던 이들이 무슨 시계를 보고 이렇게 동시에 나오는지 알 수는 없습니다.
이들이 나무의 줄기나 잎으로 기어오르는 시간은 저녁 7시경으로서 이들을 잡아먹을 수 있는 모든 새들이 잠자기 시작하는 시간입니다. 만약 애벌레 떼들이 땅속에서 기어 나와 나무기둥이나 줄기를 처천히 기어오르는 것을 새들이 보게 된다면, 새들은 아마도 생애 중에 가장 멋있는 만찬시간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나무 기둥이나 줄기 또는 잎에 기어오르고 나서 우화할 자리를 잡으면 번데기로 되고, 곧이어 번데기의 등이 위아래로 갈라지면서 연한 몸을 한 예쁜 매미가 나옵니다.
이렇게 조심스럽게 나온 매미는 자신이 입고 있던 번데기 껍질이나 나무 줄기 등에 붙어 앉아 쉬면서 촉촉한 몸이 바르고, 날개와 몸이 굳어지기를 기다립니다. 그러다 보면 새벽 무렵이 되겠지요. 새들이 아침잠을 깨기 전에 이들의 몸은 완전해집니다. 그리고는 새들조차 놀랄 정도로 소리 높여 노래를 부르는 것입니다.
이들의 노래 소리는 소음이 많은 곳에서는 더 높여 노래를 부릅니다. 매미의 노래소리는 바로 그들끼리의 메시지이기 때문에 소음으로 방해받지 않으려고 더 높여 소리를 내는 것입니다. 도심에서의 매미소리가 요란한 것이 바로 이런 이유입니다.
매미의 생활사는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너무 이상해서 매미에게는 천적이 없습니다. 어느 새가 땅속에 있는 매미 유충이 나오기까지 17년간을 굶으면서 기다리고 있을 수 있겠습니까? 이들이 17년간의 땅속 생활을 마치고 나와서 안전한 시간대를 골라 기어나와 우화하여 날아가기까지의 이토록 치밀한 철저한 시간관리는 누가 가르친 것일까요? 이러한 일련의 모든 행위는 결국 유전자가 시키는 것인데, 누가 그 유전자를 설계를 하였겠습니까? 창조주 하나님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