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길.......선암호수와 신화마을
매주 금요일 저녁에 하는 달팽이 프로를 자주 보고 있다.
혹 약속이 있어 못 볼때에는 일요일 아침 재방송으로 보려고 노력할 만큼
관심이 많아졌다.
달팽이 카페에서 사진과 정보를 보면서 시청자들 자발적으로
일요일마다 걷는 모임을 하고 있는 것에 자꾸 관심이 가고, 나도 걷고 싶어졌다.
드디어 2월말 지인 두사람과 달팽이길 걷는모임에 참석해 같이 걷기로 했다.
출발 전날 경주 1박2일 MT를 갔던 남편도 달팽이길을 함게 걷겠다고
경주에서 약속장소로 오기로 했다.
그날은 선암호수와 신화마을을 가기로 해서인지
21명이나 참석을 했다.
얼굴도 모르면서 달팽이를 같은 시간에 시청하고 있다는 것만으로 모인 사람들은
각자 소개를 하고 간단한 스트래칭을 한후 출발을 했다.
선암호수에는 눈부신 햇살을 받아 호수 물결이 반짝 반짝 빛나고 있었다.
호숫가에 한가로이 헤엄치는 오리떼를 보니 참 평화로웠다.
조금 걷다보니 매화나무에 몽글몽글 꽃망울이 맺혀 있었다.
선암 호수공원 여기 저기 봄이 찾아 와 있었다.
어릴적 버들피리 불던 버드나무엔 새순이 돋아 있었고,
조금 더 자란 매화나무엔 꽃도 피어나 있었다.
호숫가에 만들어져 있는 나무다리를 건너자
사랑의 자물쇠라는 팻말이 있는 나무계단이 있었다.
연인들이 사랑의 맹세글과 함께 자물통에 빨강 파랑 하트를 붙여 놓았다.
아주 많은 연인들이 왔다갔을 사랑의 자물쇠 계단을 지나 오솔길을 걸어가니
아주 작은 축소형 성당과 교회,그리고 사찰이 나타났다.
사찰 옆에 많은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모여 있어 다가갔더니 소원바위라며
돌을 세우는 사람은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했다.
나도 소원바위를 세워보고 싶은 욕심에 돌을 잡고 힘을 주었다.
돌은 너무 무거워 움직이는 것도 힘들었다.
마음을 모우고 단 한가지 소원만 속으로 빌며 정성껏 돌을 움직였다.
처음에는 전혀 말을 듣지 않던 무거운 돌이 한참 만에 움직이기 시작했고,
어느순간 돌을
세울것 같은 느낌이 들어 천천히 손을 떼기 시작했다.
정말 얼떨결에 나는 돌을 세웠다.
정말 소원을 이룬것처럼 떨림과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야음 번개시장을 지나 신화마을 입구에 도착하니 동화마을에 온듯했다.
아기고래와 분홍고래가 벽에 살아 있었고,
암각화를 옮겨놓은 벽에는 선사시대 고래가
춤을 추고 있었다.
음악골목엔 8분음표와 16분음표가 무지게 색깔과 함께 춤을 추고 있어
근방 음악이 흐르고 가수가 나올것 같은 행복한 마음이 드는 골목이였다.
가수가 꿈인 남편은 음악 골목에서 한참 머무르다 나비골목에서 포즈를 취했다.
날마다 똑같은 일상에서 벗어나 동화가 있는 신화마을에서
주인공이 되어보고 있었다.
나도 나비 그림이 그려진 벽화를 보며 윤도현의 “나는 나비“를 생각했다.
요즈음 좋아하게 된 노래이다.
언젠가 나도 작은 애벌레에서 나비가 되어 날아오르는 날이 있으리란 꿈을 꾸면서
다음 골목으로 갔다.
자전거 뒤에 아름다운 여인을 태우고 달리는 남자가 아름답다
우리가 살아가면서도 혼자 갈수는 없다.언제나 함께 갈 때 아름답다.
달팽이길도 혼자 걷는다면 외롭고 쓸쓸한 길이 되겠지만 ,
함께 걷는다면 아름다운길이 될것이다.
첫댓글 재미나게 잘 읽었습니다 글빛님^^*
달팽이 프로에 참여 하신 후...감상문...같아요
덕분에 벽화도 잘 구경하고요 또...저는 자물쇠 달린 사진이 눈에 확 들어와서
다음에 저도 가서 열쇠 꼭 달아놓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