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언제 보아도 초가을 배추처럼 싱싱했다.
싱싱하기로야 지금 팔월 말의 바다보다는 사월의 바다가 월등할 것이다.
그러나 늦여름 바다는 속이 꽉 찬 통배추처럼 포만감을 주며 난나에게 다가왔다.
그 바다에는 때때로 멀리 어디론가 가고 있는 기선이 보였다.
난나는 은빛 기선의 선장이 되는 꿈을 꾸기도 했다.
정채봉, <초승달과 밤배>, 까치, 1999
선생님께서 다니셨고
소설 속 난나가 다닌 충무초등학교...
이제 선생님과 난나가 바라보고
꿈꾸던 바다는 매립되고,
학교도 폐교가 되어 수풀 속에
모습이 가려졌지만...
그래도 배추처럼 싱싱한
꿈의 바다를 그려 봅니다.
첫댓글 초가을 배추처럼 싱싱한 바다를 그려봅니다!
황명숙 선생님, 좋은 글, 사진 찾아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