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이먼 시점으로 써보았습니다.
- 웨이웨이의 임신 소식으로 인한 사이먼의 갈등에 대해 써보았습니다.
웨이웨이가 임신을 했다.
이게 무슨 소리지...두 사람이 언제 그런 관계를 맺었던거지... 이제 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웨이퉁이 아빠가 된다니...그것도 사랑하지도 않는 여자와의 아이... 웨이퉁은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어떻게 이 일을 해결 하지... 하지만 이런 걱정도 잠깐이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화가 나서 아침 식사 자리 중에 웨이퉁과 큰 소리로 싸우고야 말았다. 부모님이 미국으로 오신 이 후 결혼식 준비에, 피로연 준비에 쫓아다니면서 쌓였던 웨이퉁에 대한 서운함이 ‘임신’이라는 말에 분노로 바뀌어 감정이 폭발해버렸다.
그 순간은 웨이퉁 부모님도 보이지 않았다. 부모님이 알아들을 수도 없을테니 말이다. 홧김에 싸웠지만 서로에게 상처만 만들 뿐 아무것도 해결되는 것은 없었다. 웨이퉁 말처럼 애초에 웨이웨이와 위장결혼을 부축인 것은 나였다. 난 웨이웨이의 처지도 딱하고 웨이퉁이 더 이상 부모님께 결혼에 대해 시달리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제안을 한 것일 뿐이었는데 일이 커지고 말았다.
웨이퉁과 내가 싸우는 말을 듣고 웨이웨이까지 언성을 높여 화를 냈다. 두 사람 모두 나를 원망하는 것 같았다. 내가 그 제안을 하지만 않았으면 일이 이렇게 흘러가게 되지 않았을텐데...위장 결혼만 하면 문제가 해결 될 줄 알았는데 갈수록 더 엉켜가는 것만 같다.
부모님이 오시기 전으로 돌아가고 싶다. 그 때는 웨이퉁과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는데... 웨이퉁이 여전히 나를 아끼고 챙겨주지만 부모님의 관심은 온통 웨이웨이에게로 향해서 점점 그 모습을 보는 것도 지쳐간다. 부모님에게 나는 그저 웨이퉁과 함께 사는 외국인 친구, 타국에서 지내는 아들을 잘 돌봐주는 고마운 친구로 친절하게 대하실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듯하다. 그래서 내가 있어야 할 자리에 그녀가 있는 것도, 내가 한 음식을 마치 그녀가 한 것처럼 음식을 차리고 그런 그녀를 칭찬해주고 예뻐해주시는 부모님을 볼 때면 그녀에게 질투가 난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내가 해줄 수 없는 것을 웨이웨이가 웨이퉁 가족에게 채워주고 있는 것이 부럽다.
나도 그의 가족이 되고 싶은데...
나는 이런 모든 서운함과 지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친구와 함께 오랜만에 클럽에 갔다.
지금의 현실을 피하고 싶었다. 집에 있는 웨이퉁 부모님과 웨이웨이, 웨이퉁까지도 보고 있기 힘들고 불편했다. 그래서 일부러 친구에게 부탁해 나를 데리러 와 달라고까지 해서 밖으로 빠져나왔다. 하지만 집을 나와도 그 생각에서 벗어나질 않았다. 나는 마음을 달래기 위해 계속 술만 마셔댔다. 그런 나를 보고 내 친구들은 나를 위로해주고 기분을 전환시켜주려고 애썼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우리 세 사람의 관계는 어떻게 되는 거지? 아무리 생각을 해도 답이 나오지 않는다. 이 순간에도 웨이퉁이 보고 싶다. 시간이 늦었는데 자고 있겠지 하는 생각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웨이퉁은 내 방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얼마만에 웨이퉁을 내 방에서 마주하게 된건지... 웨이퉁도 많이 지친 듯한 모습이다. 그런 그를 보고 위로하고 싶어진다.
그런데 이런 내 마음을 모르는 웨이퉁은 내게 어디 갔다왔는지, 누구랑 있었는지, 뭘 했는지 꼬치꼬치 묻기 시작했다. 웨이퉁이 나에게 여자친구가 생겼냐고 묻는다. 순간 나를 의심하는 웨이퉁에게 화가 났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거지? 자기가 웨이웨이와 남녀 관계를 맺었다고 해서 나까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우리 사이가 왜 이렇게 변해 버린거지? 서로를 믿지 못하는 사이가 되어 버린 것인가? 수많은 생각이 지나갔다. 웨이퉁과 더 이상 대화를 하면 싸움이 되어버릴까봐 웨이퉁을 나가라고 했다.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해버렸다. 혼자 있고 싶다고 나가달라고...
웨이퉁이 나가고 혼자가 된 나는 그 동안의 일을 되돌아 보았다. 웨이퉁의 부모님께서 웨이퉁에게 결혼을 재촉하시는 편지, 위장결혼 제안 후 부모님의 갑작스런 미국행, 웨이퉁과 웨이웨이의 결혼식, 부모님의 소원 끝에 성대하게 치러진 결혼피로연까지...그리고 웨이웨이의 임신...모든 일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다. 웨이퉁은 현실을 부정할지 몰라도 웨이퉁의 부모님께서 바라시는대로 정상적인 한 가족이 생겨났다. 웨이웨이와 웨이퉁을 보시며 너무도 기뻐하시던 부모님 모습이 생각났다. 부모님을 실망시켜드리지 않기 위해서는 이대로 웨이퉁과 나와의 관계는 비밀로 묻은 채 내가 웨이퉁 곁을 떠나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없이 잘 지낼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그 동안에 웨이퉁과 행복했던 시간들이 떠올랐다.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다시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그렇게 나는 잠이 들었다.
첫댓글 서운함이 분노로 변함. 사건의 순서가 바뀌지 않았나? 맞춤법: 부추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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