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를 향해 사방팔방으로
팔을 뻗고 있는 저 나무를 보라
주름살투성이 얼굴과
상처 자국으로 벌집이 된
몸의 이곳 저곳을 보라
나도 저러고 싶다 한 오백년
쉽게 살고 싶지는 않다
나무처럼 길손의 그늘이라도
되어주고 싶다.
* <길에 관한 명상> -이외수-
길은 떠나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돌아오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다.
인간이 길을 만들기 이전에는 모든 공간이 길이었다.
인간은 길을 만들고 자신들이 만든 길에 길들여져 있다.
그래서 이제는 자신들이 만든 길이 아니면 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나의 인간은 하나의 길이다.
하나의 사물도 하나의 길이다.
선사들은 묻는다.
어디로 가십니까. 어디서 오십니까
그러나 대답할 수 있는 자들은 흔치 않다.
때로 인간은 자신이 실종되어 있다는
사실조차도 모르고 길을 간다.
인간은 대개 길을 가면서 동반자가 있기를 소망한다.
어떤 인간은
동반자의 짐을 자신이 짊어져야만 발걸음이 가벼워지고
어떤 인간은
자신의 짐을 동반자가 짊어져야만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길을 가는 데 가장 불편한 장애물은
자기 자신이라는 장애물이다.
험난한 길을 선택한 인간은
길을 가면서 자신의 욕망을 버리는 일에 즐거움을 느끼고
평탄한 길을 선택한 인간은
길을 가면서 자신의 욕망을 채우는 일에 즐거움을 느낀다.
전자는 갈수록 마음이 너그러워지고
후자는 갈수록 마음이 옹졸해진다.
지혜로운 자의 길은 마음안에 있고
어리석은 자의 길은 마음 밖에 있다
아무리 길이 많아도 종착지는 하나다 .
* <소와 염소의 대화>
소가 염소에게 그랬대요.
" 쬐끔한게 건방지게 수염은?
또 그 뿔은 뭐람? "
그러자 아기 염소가 뭐라그랬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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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쳇, 아저씬 부끄럽지도 않아요?
그 덩치에 아직도 '엄마,엄마' 하게..."
"사람에겐 일이 필요합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휴식도 필요합니다.
기계도 쉬지 않고 쓰기만 하면
쉬 마모가 되어 고장이 나게 됩니다.
기계를 오랫동안 잘 쓰는 비결은
적당히 사용한 후 적당히 쉬게 하고
때 맞춰 기름도 쳐주는 것입니다(최원현, 기다림의꽃)."
이 소형 태풍이 지나가면
이제 더위가 한 풀 꺽이려는지...
좋은 주말되세요....
♬ Wilco - How To Fight Lonliness
* 음악 안 들리시면 아래 사이트에 등록하시어 참조
첫댓글 버얼써 가을기운이 완연합니다^^ 외동딸님! 어떤 인간이라는 대목에 가슴이 찔리는 기분이 드는 것은 왜 일런지요? 올 가을엔 우리 모두 시인이 되어 봅시다^^
이번 태풍은 지긋지긋한 더위를 식혀주는 반가운 태풍이었습니다. 소화데레사 자매님 올리신 우쿵 같은 글이 저에게 힘들어 하는 현실을 잠시 내려놓고 쉬게하는 휴식을 주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