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시분양 아파트 분양가는 주춤한 반면 주상복합아파트와 수도권 인기 택지지구 아파트 분양가는 치솟고 있다. 특히 수도권 택지지구는 건설업체들 이 싼 값에 아파트 용지를 매입했음에도 불구하고 분양가를 마구 올리는 실정이다.
주택업계 관계자는“대지비와 마감재에 따라 분양가가 천차만별이지만 땅 값을 뺀 건축비의 평당 분양가는 300만원 이하가 보통”이라며 "최근 분양되는 주상복합아파트나 택지지구 아파트의 분양가는 지나치게 부풀려져 있다."고 시인했다.
●고삐풀린 주상복합아파트 분양가
서울지역 주상복합아파트 분양가는 평당 1500만원을 넘어섰다. 최고급 마감재를 사용하며 고품격 주거문화를 선도한다는 구실로 분양가가 올 초보다 평균 200만∼300만원 가량 올랐다.
장희순(張喜淳)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의 강력한 투기억제 대책으 로 반사이익을 챙기는 주상복합아파트가 최근 분양가 인상의 주범”이라고 지적했다.
롯데건설이 최근 분양한 서울 잠실의 ‘롯데캐슬골드’의 평당 최고 분양가 는 무려 2000만원선이다.지난달 서울 종로 수송동에서 분양된 ‘로얄팰리스 스위트’의 평당 분양가는 1300만원선.또 인근 내수동에서 분양한 한진중공 업의 ‘광화문베르시움’은 평당 1480원대다.
지난 5월 서울 광진구 구의동에서 분양된 ‘구의현대 13차’의 평당 분양가 는 900만∼960만원.지난 7월 같은 지역에서 나온‘강변현대하이엘’은 평당 최고 분양가가 1300만원까지 치솟았다. 한강 조망권을 감안해도 2개월새 최고 400만원 가량 비싸졌다.
우정건설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분양한 주상복합 아파트도 마찬가지. 지난 6월에 공급된 ‘우정에쉐르’는 평당 1200만원선.그러나 지난달 나온‘우정에쉐르Ⅱ’는 1300만원으로 4개월 사이에 평당 100만원 정도 올랐다.
대우건설이 지난 3월 강남구 도곡동에서 분양한 ‘대우디오빌’의 평당가는 880만∼900만원이었지만 지난 9월 강남구 논현동에서 분양한 ‘마일스디오빌’은 1200만원을 넘었다.
이같은 분양가 고공행진은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 전매가 가능한 주상복합아파트로 몰리면서 건설업체들이 너도나도 값을 올려 분양에 나섰기 때문이다.
●택지지구 분양가 뻥튀기 여전
건설업체들은 경기 용인죽전지구에 이어 인천 삼산·원당 등 인기 택지지구에서도 과다 분양가로 여전히 폭리를 취하고 있다.
지난달 인천 삼산지구에서 분양된 ‘신성 미소지움’의 평당 분양가는 570 만원선. 지난해 9월 주택공사로부터 아파트 용지를 평당 264만원대에 분양받은 것를 감안하면 건축비가 평당 300만원이 넘는다.
이보다 4개월 앞서 평당 272만원으로 아파트 용지를 매입한 서해종합건설이 평당 540만원으로 분양한 것에 비하면 40만원이 더 비싼 셈이다. 특히 인천 삼산지구는 지난해 주택공사가 아파트 용지를 분양할 때 미분양이 발생, 각종 할인혜택이 주어졌었다.
인천 원당지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인천시가 토지구획사업으로 평당 170만 원대에 저렴하게 분양했다. 그러나 건설업체들은 이곳이 영종도 경제특구와 맞물려 신주거지로 떠오르자 분양가를 점점 비싸게 매기고 있다.
LG건설이 지난 5월 원당지구에 분양했을 때는 평당 분양가가 420만원대 수준이었다. 그러나 한달 뒤 대림산업은 평당 440만원선으로 올렸다. 오는 11일부터 청약접수를 받는 동문건설의 ‘굿모닝힐’은 평당 분양가가 490만원대이다. 6개월새 평당분양가가 70만원 가량 올랐다.
최근 교통 인프라 문제로 사업승인 신청이 반려됐던 경기 용인동백지구도 분양가 인상 조짐이 보인다.1차 동시분양에 나선 건설업체들은 사업승인이 상당기간 지연되면서 당초 예상 평당분양가보다 100만원 가량 오른 650만원대를 고려중이다.
그러나 동백지구 아파트 용지는 토지공사로부터 전용면적 18∼25.8평은 270 만원대, 25.7평 이상은 300만원선에서 가계약을 맺은 상태다. 이에 따라 동백 지구의 평당 건축비도 350만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부천 송내지구에서 분양된 주공 아파트의 평당 최고분양가는 544만원. 인접지역인 인천 삼산지구에 분양한 주공아파트보다 13%이상 비싸다. 주공 관계자는“송내지구는 주거환경개선지구로 원주민에게 지급하는 보상비가 예상외로 많아졌기 때문에 분양가 인상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