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한국에서 개봉한 기네스펠트로 주연의 영화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註)를 보면
남자주인공은 최면을 당해 엄청나게 뚱뚱한 여자를 절세미인(기네스펠트로)으로
착각을 하고 사랑에 빠지는 것이 나옵니다.저는 경매컨설턴트 입문 하기전
모 인쇄업체에서 오랫동안 채권추심을 담당 하였고 그래서인지 몰라도
지금도 남들이 기피하는 공장임장이 저는 오히려 편안하고
'내겐 너무 이쁜 공장'으로 보입니다.
-------------------------------------------------------------------------
2008년6월경 마포경매회사로 수강생고객 문**사장님 소개로 신사 한분이
사무실로 찾아 오셨다.명함을 주셔서 읽어보니 모철강업체 정**전무님 이셨다.
전무님은 근무하는 철강업체가 자체 공장이 없어 임차를 하고 있는데
임대료도 비싸고 무엇보다 바이어가 직접 회사를 방문 하시면
보여드릴 생산 공장이 없어 영업에 지장이 많아 저렴한 경매로
수도권에 좋은 공장을 낙찰 받고 싶다며 정식으로 컨설팅 의뢰를 하셨다.
나는 즉시 전무님이 원하시는 조건의 공장 물건을 찾아 보니
마침 경기도 안성에 공장 두곳이 경매가 나와 임장하고 그중 한곳을 추천 드렸지만
투자 예산보다 가격이 높아 입찰을 포기 하셨고 경기도 이천과 여주 공장도
임장 하였지만 입지나 도로접근성이 떨어져 마음에 들지 않아
추천을 포기하여 휘발류 값만 계속 날리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2008타경6877 공장이 경매 나왔다.
물건은 경기도 화성시 양감면에 소재한 공장으로 토지만 296.45평에
건물이 186.733평 이었고 공장 앞에는 국도가 연결되어 도로 접근성도 좋고
감정가100% 첫회차 경매 이지만 가격도 시세보다 저렴한 395,940,500원 이었다.
나는 속으로 바로 이거다!하고 만세를 부르고 전무님에게 추천을 드렸는데
전무님도 직접 공장을 다녀 오신후 너무 마음에 들어 하셔서 입찰을 하시겠다며
정밀조사를 부탁 하셨다.나는 예전 인쇄업체(공장)근무 경험을 살려
나름대로 아래의 '공장경매물건 체크 리스트' 를 작성하여
공장경매물건체크리스트.hwp
전기료나 상하수도요금등은 미리 조사하여 파악해 두고 나머지 항목들은
공장 임장시 꼼꼼하게 확인 하기로 하고 다음날 화성시 임장을 나갔다.
공장에 도착하여 살펴보니 공장건물 앞에는 우천시 작업에도 전혀 지장이 없도록
별도로 천막 공사까지 해 놓았고 국도와 연결되는 곳 까지는 도로 포장까지 완벽하게 되어 있었다.

그리고 더욱 내가 마음에 들었던 점은 법원기록과 달리 공장이 점유자가 없는 공실 상태인 것 이었다.
내부에 일부 짐을 쌓아놓은 것도 알아보니 옆 공장에서 물건이 경매가 나온것을 알고 임시로 창고로
사용중 이었는데 옆 공장 주인은 만약 내가 낙찰을 받으면 즉시 짐을 치워주겠다고 약속 하였다.
조금(?)까다로운 공장 명도 문제까지 공실로 너무 쉽게 해결되니 나는 날아갈듯한 기분 이었고
현지 부동산중개업소를 통해 경매물건이 다른 공장보다 훨씬 저렴 하다는것도 재확인 하였다.
근처에 있는 면사무소에 들려 전입세대열람을 마치고 순두부찌개로 늦은 점심을 먹었다.
기분좋게 점심을 먹고 공장허가관계 확인차 화성시청을 가려다가 내겐 너무 이쁜(?)공장 얼굴이나
한번 더 보고 가려고 공장을 다시 갔는데 왠 인상이 험한(?)남자분이 공장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다.
순간 나는 직감적으로 '공장 소유주' 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인상이 험한 남자분을 향해 정중히 인사를 하고 물었다.
"저 혹시 이 공장 사장님 되세요?"
"네 그렇습니다만 누구시죠?"
"아 네! 저는 경매물건에 관심이 있어 서울에서 왔습니다"라고 했더니
공장 소유주는 뜻밖에도(?)반갑게 맞아 주면서 사무실로 안내 하였다.
사무실에는 사모님도 계셨는데 손수 커피까지 타주셔서 나는 오히려 황송(?)할 정도 였다.
나는 뜻밖의 환대에 의아해 하며
"사장님은 제가 경매나온 공장 보러 왔는데 기분 안 나쁘세요?"
하자 두분은 활짝 웃으시며
"아네! 조금전에 법무사님께 부탁하여 공장 경매를 취하 시키고 왔거든요...ㅎㅎㅎ"
헉~아니 뭐 이런 비빔밥 먹다 이빨 부러지는 소리를....^^;헐~~~~
알고보니 두분은 그날 아침 이미 경매를 취하 시켰는지도 모르고 멀리 서울에서 고생하며
임장나온 내가 안스러워 보여 그렇게 반갑게 환대를 하고 커피까지 타준 것 이었다.
나는 두사람에게 제대로 뒷 통수를 한대 맞은듯한 멍한 기분 이었다.
씁쓸한 마음으로 서울로 귀경 하는데 나의 마음을 아는지 소나기가 한바탕 세차게 지나갔다.
--------------------------------------------------------------------------------------
*후기:서울로 돌아와 정**전무님께 경매취하를 알려 드리고 다른물건을 수배 하였는데
마땅한 물건이 없었다.약 한달정도 지나서 적당한 물건이 나와 정**전무님께 전화를 하니
회사 자금사정이 어려워져 당분간 공장 입찰을 포기해야 한다고 하셔셔
나는 그렇게도 '내겐 너무 이쁜 공장'을 결국 손에 넣지 못하고 말았다.
---------------------------------------------------------------------------------------
註)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 (2002.2.22개봉/미국)

2010.08.16 FROM:러브정/정의덕
첫댓글
정님의 꼼꼼하게 일 하시는 분이라는걸 느낍니다....글 잘 읽었습니다...무더위 건강 조심하세요....^^
코스모스회원님의 텍스티콘 칭찬 댓글 감사 드립니다.코스모스님도 건강 조심하시구여....^^러브정/정의덕 올림.
이쁜공장이쁘게다가오는줄 알았더만 아쉽네요
막바지여름 건강조심하세요 

자수정회원님 오랫만의(?)댓글 감사 드립니다.막바지 여름도 잘 지내시구여....^^러브정/정의덕 올림.
러브정님...꼼꼼하게 임장기 올려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ㅎㅎ 건강하시고요..^^
쟈스민회원님 칭찬 댓글 감사 합니다.^^러브정/정의덕 올림.
웬지 첨부터 잘풀린다했시유.... 수고 하셨네여???
ceci회원님 댓글 고맙습니다.^^러브정/정의덕 올림.
공장 사진 보기에도 이뻐 보이네여~ 아쉽게 됫네요.잘 읽었습니다~
서윤아빠회원님댓글 달아 주셔서 고맙습니다.^^러브정/정의덕 올림.
공장임장이 다른건에 비하여 복잡할거 같은데....오히려 좋아하신다니 러브정님에 실력이 어느정도인지 가늠 됩니다.공장취하로 뒤통수 맞았지만 사장님 내외분의 따듯한 배려가 마음에 다가오네요.
저는 공장이 좋아서 꼭 낙찰을 받고 싶었는데 지금 생각해도 무척 아쉽습니다.강 도원회원님 댓글 감사 드립니다.^^러브정/정의덕 올림.
러브정님의 이런 저런 경험들이 있으셔서 경매의 고수가 되신걸로 판단됩니다. 예쁜 만큼 아쉬움도 많이 남기고 훌쩍 떠나버렸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굴비회원님 장문의 칭찬과 격려의 댓글에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더욱 노력하는 모습으로 보답하겠습니다.^^러브정/정의덕 올림.
양감이면 내고향인데...
아~ 그러세요? 정말 인연 이네여,.언젠가 오프라인에서도 한번 직접 뵙지여...여울이회원님 댓글 감사 합니다.^^러브정/정의덕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