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악산(月岳山)기행문"(67)
09.12.23. 예당 류재호

필자와 함께..
금년한해도 벌써 끝자락에 와있습니다.
지난한해동안 사계절을 음미하며웅장하고도 장엄한 전국명산을 50여회에걸쳐 주유(周遊)하며 산이주는미감(美感)의 매력에 흠뻑취해서 희희락락 함박웃음지으며 땀방울로맺은사랑과 우정이 더욱 돈독해졌고. 우리산사랑가족 모든분들의 건강을 지켰으며 너무나 즐거웠고 소중한 추억들을 듬뿍 간직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제가 연재하고있는 기행문이라는 졸고(拙稿)도 어언 70회가 가까워지고있는데 그간회원님들의 분에넘치는 극진한 사랑과 뜨거운 격려에행복했고 감사합니다.
모쪼록 09년. 기분좋게 마침표를 찍으시고 밝아오는 경인년(庚寅年)에도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를바람니다.
지난주에는 예술의전당에서 전시된 제22회 명륜서학회전에들러 감칠맛나는 먹의 묘법과 자유스러운필치. 농담과윤갈(潤渴)이 조화를 이루어생동감을 자아내는 청고고아(淸高古雅)한 주옥같은 글들을감상했다.
특히 우리산사랑가족 회원님들의 거송.이병국회장님의 심의(心意) 깊은글과 우석.박몽룡 아우님의 대담한결구와 힘있는운필의 필력을 느꼈으며 아운.조정규여사님의 섬세한 필치도돋보였다. 우리모두 축하의박수
를 보냅니다.
지난16일 정기총회때 우리회원모두 이병국회장님을 재 추대하여 선출하였으니 우리회원 모두의 책무도큼니다. 옛말에 동기상구(同氣相求:뜻이맞는 사람들은 자연히 한데뭉친다.)라는 말이있듯이 서로화합하여 내실있는 산악회가 되도록 협조하고 노력합시다.
이름만큼이나 아름답고 장엄하게솟아 누어있는 여자의 형상을닮은 월악산이 이해가 가기전아쉬운듯 우리를초대하여 그품에안기고 포옹하기위해 우리산사랑가족 40여명은 8시출발 10시상모면 뫼악동에서 하차하여 북바위봉을 오르기시작한다.
월악산은 1984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산이높고 험악하여 국내 5대악산중 하나로꼽힌다.
달이뜨면 주봉인 영봉(靈峰)에 달이걸린다하여 “월악”이라 불리며 밝은달은 음(陰)의기운. 즉 여성을상징한다고하며. 달을관장하는 신들은 거의 여성이다.
그리스신화에서는 아르테미스가 달의여신이며 우리나라에서는 ‘항아선녀’ 혹은‘월궁항아’로불린다. 조선때의 고전소설 ‘숙향전’ 을보면 숙향은 원래 월궁항아를 모시던 천상에서 잘못을저질러 인간세상에서 다시태어난 것으로 설정되어있다. 또한 서쪽의 송계계곡은 구한말명성황후가 피신을위해 별궁을짖던중 일본낭인에게 시해되면서 중단되었다는 이야기도있다. 문화유적으로는 신라진평왕 9년(586)에 창건한월악사가 신라경순왕의 제일녀인 덕주공주가 13M의 거암에 마애미륵불(보물406호)을 조성한후 덕주사로 개칭된 천년고찰이있며,
월악산 난간머리 희미한저달아/
천년사직한이서린 일천삼백리너는아느냐/
아바마마 그리움을 마애불에심어놓고/
떠난우리님을/
월악산아 월악산아 말좀해다오/ (생략)...
이는 대중가수 주현미가부른 ,‘월악산’ 이라는 노래도있다.
오늘은 겨울산행이라 위험이많아 부봉인 북바위봉(772M)을 오르기로했다.
단숨에 북바위봉에오르니 시야가흐려 영봉과수리봉이 희미하게보인다.주위를둘러보니 살포시 내려않은 겨울풍경이 고요함과 적막감이일며 한폭의수묵화다.거봉과소봉이 사이좋게 오락가락하고 섬섬옥수로지어주신 어머니의 바느질많큼이나 정교하고도 아름다운 경치가 능선따라 펼쳐지고있다. 하산길은 북바위를지나 물래방아휴게소로 내려간다.
북바위쪽을 바라보니 이마가훤하다 하얀넙적바위가 떡하니박혀있다.벌거벗은 겨울이라 바위의 색채가더욱밝다. 그뿐인가 크고작은 바위들이 우당탕탕 솟아있어 금방이라도 근육을풀면서 일어설듯하다.
하산길은 바위와 노송들의 군락이 잘어우러져 자연미의 극치를 이루고있다. 겨울소나무의 색깔은 투박하면서도 더욱정감이간다.
휘어진 솔가지며 몸퉁굽이마다 용트림을하듯 우람하게뒤틀려 뻗어오른붉은솔의몸은 사악한기운을 제압하고 푸른솔잎은 생명의 창조와 번영을뜻한다.
수백수천의 다양한 곡선들의만남 헝크러짐은 자연의 선이며 우주적인 미학이담겨있다.
이런 노송들을 한참바라보노라면 송노가청운(松老加淸韻:소나무는 늙을수록 더욱맑고 운치가있다.)이라는 글귀가 생각난다.
우리네도 나이들면서 이렇게살면좋겠다.
오래도록 마음속에 보석으로 남을만한 3시간의 산행을마치고 물래방아 휴게소로 내려와 와룡교(臥龍橋)를건너 주차장에도착. 천하일미인 동태국으로 하산주를들고 귀가길에 충주 수안보에들러 이찍귀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