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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개정안] 2028 총선 승리를 위한 3대 전선과 입체적 설계 — 공유부선거연대가 이기는 길
이원영 (국토미래연구소장, 시민인권위 공동위원장)
2026-07-05
백낙청 교수가 제창한 '변혁적 중도의 실용성'과 이병권 인문연구가가 경고한 '전투적 민주주의를 통한 극우 토양의 해체'. 두 지성이 던진 화두에 화답하며 필자는 앞서 '공유부개혁연대(제1축)'와 '민치설계(제2축)'라는 두 바퀴의 로드맵을 제안한 바 있다.
이제 담론을 넘어 냉정한 현실 정치의 한복판으로 들어갈 시간이다. 법을 바꾸지 않으면 설계도는 종이 위의 떡에 불과하며, 국회 기득권의 자물쇠를 열려면 거대 정당의 가장 아프고 절박한 곳을 찌르는 입체적인 선거 전술이 필요하다.
그 핵심은 세 가지 전선—'영남권의 결집', '수도권·충청권의 입법 딜레마 유도', 그리고 '호남권에서의 정책 정면 승부'에 있다. 차근차근 살펴보자.
1. 천막 정치의 종말과 설계 없는 개혁론의 함정
역사를 돌이켜보자.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권 모두 광장이 건네준 거대한 기회를 받아 집권했다. 그러나 반복적으로 구조 개혁을 완결하지 못하고 좌절했다. 이재명 민주당 정권도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이유는 단순하다. 대리인은 위임받는 순간부터 구조를 바꿀 유인을 잃기 때문이다. 구조를 바꾸는 것은 자신의 권력 기반을 스스로 허무는 일이기 때문이다. 고양이에게 생선 가게를 맡기는 구조 자체가 문제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정치적 주역들은 수없이 바뀌었는데 불판은 여전히 그대로다. 셀프 입법 특권은 공고하고, 공천 파동은 4년마다 반드시 되풀이된다. 많은 지성들이 변혁적 중도나 전투적 민주주의를 외치며 개혁 과제들을 제시하지만, 그 역시 결국 "국회가 해야 한다", "정부가 해야 한다"는 대표제의 구조에 갇혀 있다.
국회의원들이 스스로 자신의 기득권을 허무는 선거제도를 바꾸어줄 것인가.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는 오랜 속담처럼, 기득권을 스스로 내려놓지 못하는 양당 체제를 바로잡을 주체는 결국 유권자뿐이다. 다가오는 2028년 총선은 이 공고한 양당 독점 체제에 균열을 내고, 다당제 연합정치라는 새로운 운동장을 강제로 깔아버릴 결정적 기회다.
2. 제1축 — 공유부선거연대: 밖에서 제도를 밀어붙이는 힘
그 돌파구는 기본소득당, 녹색당 등 진보적 가치를 내세우는 모든 군소 정당들의 과감한 연대에 있다. 그러나 연대에는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뭉치는 기치와 이기는 제도다.
뭉치는 기치 — 공유부(Common Wealth)
공유부는 진보 진영이 오랫동안 추구해온 가치들의 가장 거대한 교집합이다. 토지 불로소득의 사회적 환수와 시민배당, 탄소·환경 자산의 공공 관리, 빅테크가 독점하는 데이터의 사회적 공유. 이것은 단순한 재분배가 아니다. 소수가 독점해온 사회적 부를 공동의 자산으로 되찾아 시민에게 돌려주는 미래지향적 프레임이다. 우리 사회 극우 포퓰리즘의 토양을 말리는 핵심 역시 이 공유부의 약탈을 막는 데 있다. 토지 불로소득이 소수에게 집중되고 청년이 아무리 노력해도 앞 세대처럼 살 수 없는 구조—이 불평등의 뿌리를 뽑아야만 정치가 정상화된다.
이기는 제도 — 순위투표제(STV)와 위성정당 금지
아무리 훌륭한 연대도 현행 선거제도 아래서는 구조적 함정에 빠진다. 한 표만 찍는 단기명 방식에서는 진보 후보가 여럿 나서는 순간 표가 갈라지고, 사표가 두려운 유권자는 거대 양당으로 회귀한다. 제도 자체가 연대를 처벌하는 구조다.
이 함정을 깨는 열쇠가 순위투표제(STV)다. 유권자가 후보에게 1, 2, 3순위를 매기고 1순위 후보가 당선권에 못 들면 그 표가 죽지 않고 2순위로 살아서 이사 가는 방식이다. 2025년 뉴욕 시장 선거에서 무명에 가까웠던 조란 맘다니가 열 명이 난립한 예비선거를 뚫고 당선된 비밀이 바로 이것이었다. 사표의 공포가 사라지는 순간, 군소정당들의 공존은 아름다운 패배가 아니라 실제로 이기는 전략이 된다.
그리고 비례대표에서는 위성정당 금지가 필수다. 2020년 더불어시민당, 2024년 더불어민주연합의 반복을 막지 않으면 아무리 훌륭한 연대도 민주당의 하청으로 흡수된다. 위성정당 금지 없이는 공유부선거연대의 비례 공동 명부가 의미를 잃는다.
그러므로 공유부선거연대의 첫 번째 공동 강령은 자명하다. 위성정당 금지 입법화 + 순위투표제 도입. 연대 없이는 제도를 바꿀 수 없고, 제도를 바꾸지 않으면 연대는 이길 수 없다.
이 매력적인 판을 깔아줄 추진 주체로 종교계 진보 지도자들(스님, 신부, 목사, 교무)이 전면에 나선다면 그 파괴력은 배가 될 것이다. 종교계가 가진 무소유, 상생, 생명 존중의 가치는 공유부 개혁의 정신과 완벽히 부합한다. 권력을 탐하지 않는 원로 지도자들이 앞장설 때 선거공학적 야합이라는 오해가 사라지고 시대적·도덕적 결단이라는 정당성이 생긴다.
3. 현실 정치의 바둑판을 흔들 3대 전략적 전선
국회 기득권의 자물쇠를 열려면 거대 정당의 가장 아프고 절박한 곳을 찌르는 입체적인 선거 전술이 필요하다.
① 영남권 전선: 세 지역의 차별화
영남은 하나가 아니다. 대구·경북(TK), 부산·경남(PK), 울산·창원의 전략이 각각 달라야 한다.
대구·경북은 공유부선거연대가 당선을 노릴 수 없다. 그러나 전략적 의미가 없는 것이 아니다. TK에 후보를 내는 것 자체가 "우리는 특정 지역의 정당이 아니라 전국 정당"이라는 메시지다. 토지배당 공약의 전국성을 선언하는 상징 지역구다.
부산·경남은 민주당 약세 지역구 집중 공략이다. 민주당이 2등을 하는 지역구에서 공유부연대가 진보표를 결집하는 전략이다. 포항의 탄소국경세(CBAM) 위기나 구미 국가산단의 RE100 붕괴 위기는 노동 구호를 넘어 '기후·산업 공유부 배당'이라는 우리의 알맹이가 가장 절실하게 먹힐 토양이다.
울산·창원이 핵심 전략 지역이다. 울산은 현대자동차·현대중공업의 대규모 노동자 집단이 공유부선거연대의 핵심 지지층이다. 진보당 윤종오의 울산 북구처럼 이미 검증된 진보 기반이 있다. 울산 동구·북구에서 민주당과의 STV 단일화 또는 독자 출마로 2~3석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다. 창원 성산은 노회찬이 지켰던 그 자리다. "노회찬이 외쳤던 선거제도 불판교체를 공유부연대가 잇는다"는 서사가 강력하다. 여기서 당선되면 전국적 파급력이 생긴다. 기대 의석: 영남 3~7석.
이곳에서 야권 표가 갈라지면 필패라는 위기감을 지렛대 삼아, 민주당에 순위투표제(STV) 단일화 경선을 강제해야 한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모바일 온라인 시스템을 통해 1순위(공유부 연대), 2순위(민주당)로 표가 흐르는 STV 경선은 사표 심리를 완벽히 지우고 야권 표를 100% 흡수하는 최강의 무기다.
② 수도권·충청권 전선: 위성정당 폐지법 관철과 STV 단일화
2024년 총선에서 수도권·충청 경합 지역구 93곳 중 5%포인트 미만 초경합 지역이 39곳이었다. 이 39곳이 공유부선거연대의 가장 강력한 레버리지다.
공유부선거연대가 이 초경합 지역구에 독자 출마하면 진보표가 갈라져 민주당이 진다. 반대로 STV 단일화를 하면 공유부연대 지지자의 2순위 표가 민주당으로 흘러들어와 민주당이 안전하게 이긴다. 민주당 입장에서 선택은 명확하다. STV 단일화를 받아들이면 초경합 39곳을 지킬 수 있고, 거부하면 그 중 상당수를 잃는다.
수도권 지역별로도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 서울 강북 진보 벨트(노원·도봉·강북·은평·마포)는 민주당 단일화 협상 1순위다. 경기 서부 안산·시흥은 반월·시화 공단 노동자 밀집 지역으로 공유부 노동 공약이 직접 먹힌다. 경기 남부 수원·용인·화성은 반도체 클러스터 지역으로 AI·데이터 공유부 특화 공약이 유효하다. 세종시는 전국에서 가장 젊고 고학력인 도시로 기본소득·데이터 배당에 가장 친화적인 유권자 구성이다. 기대 의석: 수도권·충청 3~5석.
단 몇 백 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는 이 지역들에서 민주당에게 걸어야 할 조건은 하나다. 위성정당 폐지법(방지법) 확약이다.
위성정당을 법으로 원천 금지하라는 요구는 민주당 개혁파와 지지층의 부채의식을 자극하는 압도적 명분이다. 지역구는 공정한 STV 경선으로 깔끔하게 정리하되, 위성정당 금지 입법 확약을 얻어내어 완전 연동형 비례대표제 공간을 확보하는 실리적 상생 모델이다.
③ 호남권 전선: 위성정당 금지 거부 시 독자 출마 압박
이 모든 협상의 성패를 좌우할 궁극의 지렛대는 민주당의 정치적 안방인 호남에 있다. 거대 정당은 자신들의 안방이 안전하다고 느낄 때만 바깥에서 위성정당 같은 야바위 짓을 벌인다.
협상 구조는 명확하다. 민주당이 위성정당 금지 입법을 확약하면 호남에서 단일화한다. 그러나 위성정당 금지를 거부하면 호남에서도 독자 출마하여 1대1 정책 정면 승부를 벌인다. '토지·농업 공유부 배당'과 '추첨숙의형 시민의회 자동회부'라는 고도의 정책을 들고 민주당의 안방을 격렬하게 뒤흔든다.
호남에서 공유부선거연대가 당선되기는 어렵다. 그러나 5~10%의 표를 가져가는 것만으로도 민주당에게 강력한 신호가 된다. "우리 안방에서도 표가 새고 있다"는 공포가 생기는 것이다. 특히 민주당 내부 개혁파를 자극한다. "위성정당을 또 만들면 호남도 안전하지 않다"는 내부 압박이 친명 일색의 당 지도부를 흔들 수 있다.
"호남에서 전면전을 벌여 독점 매너리즘을 심판받을 것인가, 아니면 국회에서 위성정당 폐지법에 도장을 찍고 수도권·충청권에서 협력할 것인가." 이 양자택일의 프레임 앞에 민주당 지도부의 셈법은 완전히 무너질 수밖에 없다.
대민주당 협상의 완결된 구조
세 전선을 종합하면 공유부선거연대의 대민주당 협상 카드가 세 층위로 완성된다.
첫째, 요구: 위성정당 금지 입법화 + STV 도입.
둘째, 당근: 수도권·충청 초경합 지역구 39곳 STV 단일화. 민주당이 잃을 수 있는 20~25곳을 지켜준다.
셋째, 채찍: 위성정당 금지 거부 시 호남 독자 출마. 민주당 안방에서 표를 가른다.
이 세 층위가 동시에 작동할 때 민주당은 협상을 거부할 수 없다. 수도권·충청에서 잃고 호남에서도 흔들리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하려면 위성정당 금지와 STV 단일화를 수용하는 것이 민주당에게도 최선의 선택이 되기 때문이다.
4. 제2축 — 민치(民治)설계: 안에서 새로운 구조를 짜는 힘
선거 연대가 밖에서 기득권 구조에 균열을 내는 동안, 안에서는 새로운 구조를 짜는 민치 설계가 작동해야 한다.
그 첫 번째 설계가 추첨숙의형 시민의회다. 아리스토텔레스가 갈파했듯 선거는 귀족주의의 원칙이고 추첨은 민주주의의 원칙이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나 아일랜드의 사례처럼, 무작위 추첨으로 뽑힌 평범한 시민들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숙의할 때 대리 정치의 함정을 피할 수 있다.
여기에 시민의회 자동회부 제도를 심어야 한다. 국민 10만 명 이상의 청원이 모이고 국회가 6개월 안에 착수하지 못하거나 1년 안에 결론을 내지 못하면 자동으로 시민의회가 소집되어 해당 사안을 심의하는 구조다. 재량이 아니라 시간이라는 객관적 기준이 발동 조건이 될 때, 셀프 입법의 자물쇠를 시민이 직접 여는 열쇠가 생긴다.
이 시민의회를 통해 토지배당, 데이터 배당, 탄소배당 같은 공유부 제도화를 설계하고, 대만의 오드리 탕이 보여준 디지털 민주주의 기술을 도입해 IT 직접 민치를 실현해야 한다.
제1축의 선거 연대가 주도세력을 조직하고, 제2축의 민치 설계가 그 주도세력에게 설계도를 건넨다. 도원결의의 세 사람이, 칭기즈칸의 19인이, 남태령의 응원봉이 같은 원리로 움직였듯—뜻으로 모이고 공감으로 결합한 자발적 결정체가 먼저 있어야 설계가 현실이 된다. 크리스 하먼이 경고했듯 설계도만으로는 부족하다. 기득권의 5천 년 저항 앞에서 조직적 주도세력이 있어야 한다. 그러한 조직을 결성해내는 체계적인 움직임이 가시화되면 그 자체로 국민의 신뢰를 얻는다. "당선시켜주면 일 쫌 하겠네"라는 신뢰. 그 신뢰가 또 하나의 핵심이다.
5. 원내교섭단체 20석 돌파와 보수 정치의 구조적 위축
이 입체적 전술이 성공한다면 원내교섭단체 기준인 20석 확보는 달성 가능한 목표가 된다.
현행 제도에서 민주당 단일화 협상이 성공할 경우 지역구 6~12석이 가능하다. 영남 3~7석(울산 2~3석 + 창원 성산 1석 + PK 1~2석)에 수도권·충청 3~5석이 더해진다. 위성정당이 금지된 완전 연동형 비례대표제 하에서 6~12% 득표 시 비례 4~9석이 추가된다. 합산하면 10~21석이다.
단, 산술 계산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위성정당 금지와 완전 연동형 비례라는 두 조건이 동시에 성사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2028년을 20석 달성의 선거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20석을 가능하게 하는 제도를 만드는 선거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2028년에 STV와 위성정당 금지를 쟁취하면, 2032년에는 구조적으로 20석 이상이 가능한 판이 깔린다.
가장 중요한 지점은, 이 20석의 확보가 야권 내에서 민주당의 파이를 빼앗아 오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오히려 보수 정당(국민의힘)을 구조적으로 위축시키고 고립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현행 선거 제도는 보수 정당이 영남권에서 45~50%만 득표해도 의석을 독식하는 왜곡된 운동장이다. 그러나 STV 경선과 위성정당 폐지를 통해 야권 표가 단 1%도 새어 나가지 않고 결집하게 되면, 과거 보수 정당이 야권 분열로 어부지리를 얻던 지역구들이 대거 야권의 영토로 편입된다. 나아가 무당층이 공유부 개혁이라는 대안 프레임에 반응해 투표장으로 나오면서 야권 진영 전체의 파이 자체가 커진다. 결과적으로 국회는 [민주당 + 공유부 연대] vs [보수 정당]이라는 '1.5 대 1'의 포위 구도로 재편되며, 보수 정당의 입지는 원내에서 극도로 축소될 수밖에 없다.
6. 결론ㅡ변혁의 시작을 향하여
종교계 지도자들이 대의명분의 주춧돌을 놓고, 그 아래 시민사회와 전문가 그룹이 실무적 역량을 결합하여 공유부의 사회적 회수 체계를 정교화한다면, 공유부개혁연대는 거대 양당의 기득권 담합을 깨는 전례 없는 캐스팅 보터로 우뚝 설 수 있다.
협상의 논리는 이미 완성되어 있다. 수도권·충청 초경합 지역구에서는 당근을 건넨다. "STV 단일화를 하면 39곳을 지켜주겠다." 호남에서는 채찍을 들어 보인다. "위성정당 금지를 거부하면 안방을 흔들겠다." 그리고 영남에서는 독자 기반을 쌓으며 협상의 체급을 키운다.
이제 아슬아슬한 천막 정치를 끝내야 한다. 2028년 총선, 영남의 STV 경선 불판과 호남의 정면 승부 채찍, 수도권·충청의 위성정당 폐지 입법 압박을 유기적으로 엮어내자. 밖에서 제도를 밀어붙이고 안에서 새로운 구조를 짜자.
'민치'를 짜고 '연대'를 실행해야 마침내 진정한 '민주'를 이뤄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