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서북부 타클라마칸 사막.고비사막.몽고 고원 등을 저기압이 통과할 때 흙먼지가 상층으로 불려 올라가면서 발생한다.
.
공중의 흙먼지는 5.5㎞의 고도에서 강한 편서풍을 타고 동쪽으로 이동,3~5일 후 우리나라를 통과한다. 때론 일본.하와이를 지나 미국 서부 지역까지 날아가기도 한다.
.
최근 황사가 자주 발생하는 것은 중국 서부 내륙 지역이나 네이멍구(內蒙古)지역이 사막이 됐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
중.일 환경보호센터는 95~2000년 중국 허베이(河北)와 네이멍구에서 80만㏊ 초원과 삼림이 파괴돼 더 심한 황사가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90년대 이후의 과도한 개간.방목.땔감 채취도 원인이다.
.
피해 및 방지대책
한번 황사가 발생하면 동아시아 상공은 약 1백만t의 먼지로 뒤덮인다. 이 가운데 한반도엔 15t짜리 덤프트럭 4천~5천대 분량인 4만6천~8만6천t정도가 쌓인다.
.
이때 중금속.유해물질 농도는 평상시 ㎥당 50~70㎍(마이크로그램, 천분의 1㎎)에서 1천㎍ 이상으로 치솟는다. 이에 따라 눈병과 기관지염.천식 등 호흡기 환자가 급증한다. 또 기존 질환이 악화돼 사망자가 늘기도 한다(한국과 일본의 황사에 산화질소나 이산화황 같은 오염물질이 섞이는 것은 중국 베이징 부근에서 이들 오염물질이 황사에 합쳐지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
이달 초 미국 뉴욕대학은 ㎥당 미세먼지가 연평균 10㎍ 증가하면 폐암 사망자가 8%나 는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황사는 또 농작물 성장을 방해하며 정밀기계에 손상을 주고 반도체 생산공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
황사를 막는 데는 시간이 걸려도 조림(造林)을 통해 사막화를 방지하는 게 최선이다. 중국 조림부도 지난 20일 5백억위안(약 8조2천억원)을 들여 10년간 베이징에 4백16만 ㎢의 숲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
◇중국은 사상 최악 피해
사상 최악의 황사 '폭풍'은 이미 대륙의 6분의 1을 뒤덮었다. 홍콩 문회보(文匯報)는 21일자에서 "18일부터 시작된 황사 폭풍으로 베이징(北京).네이멍구(內蒙古).산시(山西) 등 8개 성(省).시(市)가 피해를 봤다"고 전했다. 중국 신화(新華)통신은 "황사로 1백40만㎢가 넘는 지역과 1억3천만명이 피해를 보았다"고 말했다.
.
하늘이 황색으로 변한 수도 베이징의 하늘은 20일 어두컴컴했고 사무실마다 먼지가 쌓였다. 환자가 속출했고 정전(停電).열차 탈선.항공기 운항 중단 등 피해도 잇따랐다.
.
일본도 지난 6일 나가사키(長崎)시에서 황사가 처음 관측된 이후 17일 전역에 황사 현상이 빚어졌다.
.
황사 피해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서울의 황사 발생일수는 1999년 6일에서 2000년 10일, 지난해 27일로 늘었다.
.
또 연평균 발생 일수도 61~90년 2.6일에서 90~2001년엔 8.8일로 커졌다. 99년 이후에는 황사가 봄뿐 아니라 1월과 12월에도 발생하는 등 계절을 가리지 않고 있다.
.
특히 올해엔 황사의 진원지인 중국 북부지역에 높은 기온과 가뭄이 계속돼 예전보다 큰 피해가 우려된다.
.
.
***황사 대처 요령
.
① 콘택트 렌즈를 빼고 안경을 쓴다.
.
② 출입문.창문을 닫아 먼지 유입을 막는다.
.
③ 외출 후 돌아와 손발을 씻고 양치질을 한다.
.
④ 운동.등산 같은 격렬한 실외 활동을 피한다.
.
⑤ 실외 활동시 마스크.안경 등을 착용한다.
.
⑥ 강풍이 부니 시설물 관리에 신경쓴다.
.
⑦ 황사가 지나간 후 집 안팎을 물청소한다.
.
황토색 하늘, 매캐한 냄새, 썰렁한 거리.
.
최악의 황사(黃砂)에 시민들의 일상생활도 커다란 영향을 받았다. 시민들은 외출을 꺼려 대도시 도심은 휴일처럼 한산했고, 반면 병원은 호흡기.안과 환자로 붐볐다. 학교에선 체육 등 야외 학습이 일제히 취소됐고 야외 놀이시설이나 건축 공사장은 사실상 일손을 놓다시피했다.
.
음식점.유흥업소가 밀집한 서울 명동.종로.강남역 일대도 평소보다 찾는 이들이 크게 줄었다.
.
◇붐빈 병원.약국=서울 강남구 L안과에는 황사가 시작된 20일부터 눈병 환자가 평소보다 30% 가량 늘어 하루 1백50여명이 찾았다. 간호사 신혜은(33.여)씨는 "환자 대부분이 황사 알레르기로 눈이 충혈되거나 가려움증을 호소했다"고 말했다.
.
서대문구 미근동에서 약국을 하는 박난희(42.여)씨는 "하루 10개도 안나가던 마스크가 오전에만 50개 정도 팔렸다"며 "황사가 더 계속된다기에 50개를 추가 주문했다"고 말했다.
.
◇야외 학습.놀이 중단=서울 구룡.윤중.휘경.동교초등학교와 이화외국어고 등 상당수 학교는 운동장에서의 체육수업을 모두 취소했다.
.
또 점심시간에 바깥 출입을 통제하기도 했다.
.
압구정초등학교 김광수(金光洙)교감은 "전교생에게 안내방송을 통해 황사의 피해와 대비요령 등을 알렸다"고 말했다.
.
봄맞이 각종 이벤트를 준비했던 롯데월드에는 이날 평소의 절반에 불과한 3천여명만 입장했다. 경기도 용인의 에버랜드측도 "평소의 60% 수준인 4천여명밖에 찾지 않았다"고 밝혔다.
.
◇작업장에도 영향=정밀 부품 제조업체 등에서는 공기 중에 떠나니는 황사 입자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부산했다.
.
지난해 황사 때 인쇄회로기판(PCB)의 불량률이 평소보다 세배나 높아졌었다는 컴퓨터 부품제조업체 K사(서울 구로동) 관계자는 "황사입자가 전자회로에 달라붙어 미세한 전류의 흐름을 방해한 것으로 분석돼 창문을 닫고 작업할 수 있도록 공기청정기 10대를 들여놓았다"고 말했다.
.
강남구 역삼동에서 다세대 주택을 짓고 있는 H건설측은 "인부들이 절반 넘게 출근을 안 해 오늘 작업 예정량을 재조정하고 일찍 끝냈다"고 말했다.
.
◇도시락 특수=북적이던 식당가가 한산했던 반면 회사 구내 식당이나 배달 위주의 식당들은 바빴다.
.
종로구 혜화동 M한식점은 평소보다 다섯배 가까이 늘어난 1백여건의 배달주문이 들어와 종업원 8명 전원이 '철가방'을 들고 뛰었다.
.
영등포구 여의도의 도시락 전문점 꽃돼지 주인은 "오전부터 주문이 밀리면서 평소의 3백개보다 2백여개가 늘어난 주문량을 맞추느라 온 가족을 총동원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