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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스 슈밥의 제4차 산업혁명 썸머리
현재 인류는 지금까지 아무도 미리 내다보지 못할 정도의 빠른 기술혁신에 따른 ‘제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고 있다.
기존의 일하는 방식이나 소비 형태뿐 아니라 생활방식 전반에 걸친 혁명적 변화가 가속화되는 시대에 들어서 있는 것이다.
인공지능과 로봇, 빅 데이터와 클라우딩, 3D프린팅과 퀀텀 컴퓨팅, 나노, 바이오기술 등 거의 모든 지식정보 분야에 걸친 눈부신 속도의 발전이 제4차 산업혁명을 이끌고 있다.
n 제4차 산업혁명, 창의적인 능력을 갖춘 사람들이 승자
l 인류는 지금까지 아무도 미리 내다보지 못할 정도의 빠른
기술혁신에 따른 ‘제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고 있다. l 기존의 일하는 방식이나 소비 형태뿐 아니라 생활방식 전반에 걸친
혁명적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l 인공지능과 로봇, 빅 데이터와 클라우딩, 3D프린팅과 퀀텀 컴퓨팅, 나노, 바이오기술 등 거의 모든 지식정보 분야에 걸친 눈부신 속도의 발전이 제4차 산업혁명을 이끌고 있다.
l 이미
여러 직종에서 기계적인 단순 반복 업무나 정밀한 육체노동은 자동화 되었다.
l 컴퓨터에
의한 연산력이 눈부시게 성장해감에 따라 곧 다른 여러 업무도 자동화될 전망이다. l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빠른 시일 안에 변호사,
재무분석가, 의사, 기자, 회계사, 보험판매자,
사서와 같은 다양한 직업군 역시 부분적으로 혹은 전면적으로 자동화가 이루어질 것이다. l 현재의 지식정보 관련 기술혁신 속도를 고려할 때 지금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동이 사회에 나와 갖게 될 일자리의 거의 70퍼센트가 현재 존재하지도 않는 전혀 새로운 일자리가
되는 시대가 올 것이다. l 다른
한편으로 노동시장은 전문적 기술이라는 제한된 범위로 더욱 편중될 것이고, 전
세계적으로 연결된 디지털 플랫폼과 시장은 소수의
’스타‘들에게 지나치게 큰 보상을 주게
될 것이다. l 이렇게
새로운 트렌드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면,
저숙련 노동력이나 평범한 자본을 가진 사람들이 아닌, 새로운
아이디어와 비즈니스 모델,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혁신이 주도하는 생태계에 적응할 수
있는 창의적인 능력을 갖춘 사람들이 승자가 될 것이다. l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기술혁신의
진보 때문에 노동자들은
지속적으로
적응해나가며 새로운 능력을 배우고 다양한 네트워크에 접근할 수 있는 능력을 구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l 제4차
산업혁명은 인류에게 엄청난 혜택을 제공하는 한편, 그에
상응하는 과제도 안겨줄 것이다.
l악화일로의 불평등은 매우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다.->노동자와 자본가 사이 부의 격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l 제4차 산업혁명의 수혜자는 이노베이터, 투자자, 주주와 같은 지적물적 자본을 제공하는 사람들이 될 것이다.
l 이런 상황에서 노동자들은 향후 평생 동안 실질소득을 높일 수 없다거나 자녀와 후손이 자신보다 더 나은 삶을 누리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과 함께 절망에 빠질지도 모른다.
l 일부 소수의 사람들에게 혜택과 가치가 집중되는 현상이 가중되는 이유는 플랫폼효과(platform effect) 때문이다.
l 디지털 기업들은 이 효과를 사용하여 폭넓은 상품과 서비스로 구매자와 판매자를 연결시키는 네트워크를 창출해 규모수익의 증대를 누릴 것이다.
l 플랫폼효과(platform effect)는 시장을 지배하는 강력한 몇몇 소수 플랫폼으로의 집중현상을 초래할 것이다.
l 소비자에게는 높은 가치와 합리적이고 저렴한 가격이라는 명백한 혜택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l 부와 힘이 소수에게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공동혁신에 대한 개발성과 기회를 보장하고, 디지털 플랫폼의 혜택과 위험성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l 디지털 플랫폼은 개인은 물론 전문 분야까지 폭넓은 환경을 변화시켜, 개인과 기업 간의 장벽을 낮추어 부의 창출을 촉진시킬 것이다.
l 온디맨드(공유)경제는 플랫폼 구축과 기초자산 보유 중 무엇이 더 가치가 있는가? 근본 질문을 던질 것이다.
n 제4차 산업혁명, 휴먼 클라우드와 독립형 노동자의 등장 필연적
l 오늘날 온디맨드(공유)경제는 일과 사람의 관계, 그리고 노동을 포함한 사회적 구조와 사람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l 휴먼 클라우드(human cloud) 방식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고용주가 점차 늘어나고 있으며, 전문직 활동은 구체적 업무와 개별적 프로젝트로 나뉘어져 세계 곳곳의 잠재 노동자가 등록된 가상의 클라우드에 업로드 될 것이다.
l 새로운 온디맨드(공유)경제에서는 노동자는 더 이상 전통적 의미가 피고용자가 아닌, 특정 업무만을 수행하는 독립형 노동자(independent worker)가 될 것이다.
l 휴먼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얻게 될 가장 큰 이점은 바로 자유(일하거나 일하지 않을 자유)와 전 세계적으로 연결된 가상 네트워크로 인해 노동 공간에 대한 구속력에서 완벽히 벗어날 수 있다는 사실이다.
l 일부 독립적 노동자는 휴먼 클라우드가 굉장한 자유와 낮은 스트레스, 높아진 직업 만족도라는 이상적인 시스템을 제공한다고 밝히고 있다.
l 휴먼 클라우드는 인터넷 연결만 가능하다면 누구나 기회를 얻을 수 있고, 전문 인력의 부족현상을 해결 할 수 있다.->그러나 휴먼 클라우드(human cloud)는 새롭고 유연한 직업혁명의 시초인가? 아니면 새로운 저임금 노동착취의 시작인가?의 근본적인 물음을 던질 것이다.
l 우리에게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변화하는 노동력과 진화하는 노동의 본질에 걸 맞는 새로운 형식의 사회계약과 근로계약을 만들어야 한다.
l 노동시장의 성장을 저해하지 않고, 노동자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일할 수 있는 선택권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휴먼 클라우드가 노동력 착취로 이어지지 않도록 감시해야 한다.
l 만약 이런 노력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제4차 산업혁명 때문에 직업의 미래는 어두워질 것이다.
n 제4차 산업혁명에 부합되는 창조적인 공유금융 플랫폼 구축이 매우 중요
l 인재주의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기업들이 경쟁력 확보를 위해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새로운 개념이다.
l 인재가 전략적 우위의 주요한 형태이기 때문에 조직의 구조적 특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할 것이다.
l 유연한 계층 문화와 직원의 성과를 측정하고 보상하는 새로운 방식, 그리고 능력 있는 인재를 영입하고 유지하는 새로운 전략이 기업의 성공을 좌우하게 될 것이다.
l 성공하는 기업이 되려면 계층적 구조에서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협력적 모델로 점점 바뀌어야 한다.
l 이를 위해 기업은 업무에 대한 데이터와 의견을 지속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분산된 팀과 원격근무자, 역동적인 공동사업이 균형을 이루어 잘 어우러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l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금융산업 역시 파괴적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l P2P 플랫폼이 금융산업의 진입장벽을 허물고 있으며, 계속해서 참여자의 거래비용을 낮추고 있다.
l 블록체인도 금융산업의 운영방식을 혁명적으로 변화시키면서 거래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전망이다.
l 투자자문 역할을 해주는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과 애플레케이션은 거래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면서 온라인을 통해 투자자문 서비스와 포트폴리오를 제공할 것이다.
l 그러나 금융산업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는 거래비용의 획기적인 인하 또는 편리함 보다도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디지털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전체 수익을 합리적으로 셰어 하는 창조적인 공유금융이 더 중요할 전망이다.
l 제4차 산업혁명에 부합되는 창조적 디지털 금융플랫폼(*펀드+보험+자산운용+투자자문 등 복합적 금융비즈니스 구조 및 복합적 수익셰어 시스템) 구축이 매우 중요하다.
□제4차 산업혁명의 특징
제4차 산업혁명의 큰 특징은 과거에 인류가 경험했던 어느 산업혁명에 비해 더욱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 눈부시게 빠른 속도로 진전될 것이라는 점이다.
현재의 지식정보 관련 기술혁신 속도를 고려할 때 지금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동이 사회에 나와 갖게 될 일자리의 거의 70퍼센트가 현재 존재하지도 않는 전혀 새로운 일자리가 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많다.
이러한 시대를 대비해 우리 모두가 해야 할 일이 많고 시급하다는 것을 누구나 쉽게 상상할 수 있다.
특히 교육 분야의 전면적 개혁의 필요성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다.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 낼 수 있는 창의력을 갖춘 인재와 새로운 일자리에 맞는 능력을 지닌 인재를 기존의 교육제도와 방법 그리고 교육 내용으로 길러낼 수 있겠는가?
그리고 기존 노동자들을 위한 수시의 훈련 재훈련을 위한 제도도 마련되어야 하며, 노동시장 유연성 확보와 함께 적절한 사회안전망도 구축되어야 한다.
제4차 산업혁명은 이미 시작됐다.
현재 우리가 맞닥뜨린 흥미로운 여러 과제 가운데 가장 강력하고 중요한 문제는, 새로 등장한 과학기술 혁명을 어떻게 이해하고 만들어 나갈지에 관한 것이다.
이는 인류의 변화를 수반한다.
오늘날 우리는 삶과 일, 인간관계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혁명의 문 앞에 서 있다. 그 규모, 범위 그리고 복잡성을 미루어 볼 때, 제4차 산업혁명은 과거 인류가 겪었던 그 무엇과도 다르다.
우리는 이 새로운 혁명의 속도와 깊이를 아직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수십억 인구가 모바일 기기로 연결되어 유례없는 저장 및 처리 능력과 지식에 접근성을 가지게 될 때 발생할 무한한 가능성을 상상해 보라.
혹은 인공지능(AI), 로봇공학, 사물인터넷(loT), 자율주행자동차, 3D프린팅, 나노기술, 생명공학, 재료공학, 에너지 저장기술, 퀀텀 컴퓨팅(quantum computing)등 폭넓은 분야에서 새롭게 부상하는 과학기술의 약진을 통해 이루어질 믿기 어려울 정도의 엄청난 융합은 또 어떠한가?
이러한 혁신의 대부분은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물리학, 디지털, 생물학 분야의 경우 기술융합을 기반으로 서로의 분야를 증폭시키는 발전의 변곡점에 이미 도달해 있다.
□인류역사상 처음 맞는 거대한 변화의 시작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등장과 기존 시스템의 파괴, 그리고 생산과 소비, 운송과 배달 시스템의 재편으로 산업 전반에 걸쳐 거대한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사회적으로는 일과 소통하는 방식, 그리고 자신을 표현하고 정보를 교환하며 즐길 거리를 누리는 방식에서도 패러다임의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공공의 목표와 가치를 반영한 공동의 미래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서로 이해를 공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과학기술이 우리와 후손들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우리가 몸담고 있는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인류적 맥락은 또 어떻게 바꿀 것인지에 관한 포괄적이면서도 전 지구적으로 공유하는 시각을 가져야 한다.
이러한 변화는 매우 심오하여, 인류 역사상 지금보다 더 엄청난 가능성 혹은 잠재적 위험성을 수반한 시기는 없었다고 말할 수 있다.
여기서 우려하는 것은 결정권자들이 지나치게 전통적 선형적 사고에 얽매이거나 혹은 단기적 문제에 매몰되어 우리의 미래를 만드는 파괴와 혁신의 힘에 대해 전략적으로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학자와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들을 여전히 제3차 산업혁명의 연장선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그와는 현저히 구별되는 제4차 산업혁명이 현재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뒷받침할 만한 세 가지 근거가 있다.
◎속도 : 제1~3차 산업혁명과는 달리, 제4차 산업혁명은 선형적 속도가 아닌 기하급수적인 속도로 전개 중이다.
이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다면적이고 서로 깊게 연계되어 있으며, 신기술이 그보다 더 새롭고 뛰어난 역량을 갖춘 기술을 만들어냄으로써 생긴 결과다.
◎범위와 깊이 : 제4차 산업혁명은 디지털 혁명을 기반으로 다양한 과학기술을 융합해 개개인뿐 아니라 경제, 기업, 사회를 유례없는 패러다임 전환으로 유도한다.
무엇을 어떻게 하는 것의 문제 뿐 아니라 우리가 누구인가에 대해서도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시스템 충격 : 제4차 산업혁명은 국가 간, 기업 간, 산업 간 그리고 사회 전체 시스템의 변화를 수반한다.
이 혁명의 근본적이고 글로벌한 특성은 모든 국가와 경제, 부문, 개인이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학문적, 사회적, 정치적, 국가적 그리고 산업적 경계를 아우르는 다양한 이해관계자 간의 협력에 관심과 에너지를 투자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농업혁명 이후, 18세기 중반부터 일련의 산업혁명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인간의 노동력이 기계의 힘으로 옮겨가는 엄청난 변화가 일어났다.
이는 다시, 오늘날 강화된 인지력이 인간의 생산성을 증대시키는 제4차 산업혁명으로 진화하고 있다.
1760~1940년경에 걸쳐 발생한 제1차 산업혁명은 철도건설과 증기기관의 발명을 바탕으로 기계에 의한 생산을 이끌었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까지 이어진 제2차 산업혁명은 전기와 생산라인의 출현으로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했다.
1960년대에 시작된 제3차 산업혁명은 반도체와 메인프레임 컴퓨팅(1960년대), PC(1970년대와 1980년대), 인터넷(1990년대)이 발달을 주도했다.
그래서 우리는 이를 컴퓨터 혁명 혹은 디지털 혁명이라고도 말한다.
제4차 산업혁명은 단순히 기기와 시스템을 연결하고 스마트화 하는 데 그치지 않고 훨씬 넓은 범주까지 아우른다.
유전자 염기서열분석에서 나노기술, 재생가능에너지에서 퀀텀 컴퓨팅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거대한 약진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모든 기술이 융합하여 물리학, 디지털, 생물학 분야가 상호교류 하는 재4차 산업혁명은 종전의 그 어떤 혁명과도 근본적으로 궤를 달리한다.
과거의 산업혁명보다도 제4차 산업혁명에서 출현하는 신기술과 광범위한 혁신은 더욱 빠르고 폭넓게 확산 중이지만, 지구촌 곳곳에서는 아직도 과거의 산업혁명이 지속되고 있다.
세계인구의 17퍼센트가 아직 제2차 산업혁명을 경험하지 못한 상태다.
아직도 전기를 사용하기 어려운 사람이 약 13억명에 이른다.
제3차 산업혁명 역시 마찬가지다.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이 넘는 40억명은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들 대부분이 개발도상국에 살고 있다.
제1차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기계부품인 축(spindle)이 유럽 이외의 지역에 보급되는 데 120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반면 인터넷이 전 세계에 확산되는 데는 10년도 채 걸리지 않았다.
그러나 제4차 산업혁명이 보다 더 효과적이고 응집력 있게 실현되는 것을 가로막는 다음 두 가지 사안이 우려된다.
첫째, 제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해 정치 경제 사회 체계를 재고해볼 필요성이 큰 데 반해, 전 분야에 걸쳐 요구되는 리더십의 수준과 현재 진행 중인 이 급격한 변화에 대한 이해력이 현저히 낮다.
그 결과 국가적, 세계적으로 혁신의 전파를 관리하고 혼란을 완화시키는 데 필요한 제도적 체계가 부족하거나, 최악의 경우 아예 부재하다는 것이 현실이다.
둘째, 제4차 산업혁명이 제공할 기회와 도전의 기틀을 형성하고 일관성을 갖춘, 긍정적이고 보편적인 담론이 부족하다.
다양한 개인과 집단에게 힘을 실어주고, 근본적 변화에 대한 대중의 반발을 방지하기 위해 이러한 담론은 반드시 필요하다.
□제4차 산업혁명 체제적 요인으로 심화되는 불평등
제4차 산업혁명은 인류에게 엄청난 혜택을 제공하는 한편, 그에 상응하는 과제도 안겨줄 것이다.
특히 악화일로의 불평등은 매우 심각한 문제다.
대다수의 사람이 소비자이자 생산자라는 특성으로 인해 심화될 이 문제를 단순 수치화 하기는 어렵다.
이처럼 혁신과 파괴는 우리 삶의 질과 복지에 긍정적, 부정적 영향을 모두 끼칠 것이다.
제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문제는 대부분 공급과 관련된 노동과 생산 부분에서 발생한다.
지난 몇 년간 대다수의 선진국 및 중국과 같이 빠른 경제성장을 이룬 나라에서는 국내총생산(GDP)에서 노동이 차지하는 비율이 상당히 하락했다.
하락분의 절반이상은 투자재의 상대가격이 크게 하락했기 때문인데, 이는 혁신의 발전으로 기업이 자본으로 노동을 대체하면서 발생한 현상이다.
그 결과 제4차 산업혁명의 수혜자는 이노베이터, 투자자, 주주와 같은 지적 물적 자본을 제공하는 사람들이다.
이에 따라 노동자와 자본가 사이 부의 격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자들은 향후 평생 동안 실질소득을 높일 수 없다거나 자녀와 후손이 자신보다 더 나은 삶을 누리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과 함께 절망에 빠질지도 모른다.
일부 소수의 사람들에게 혜택과 가치가 집중되는 현상이 가중되는 이유는 플랫폼효과(platform effect) 때문이다.
디지털 기업들은 이 효과를 사용하여 폭넓은 상품과 서비스로 구매자와 판매자를 연결시키는 네트워크를 창출해 규모수익의 증대를 누린다.
플랫폼효과는 시장을 지배하는 강력한 몇몇 소수 플랫폼으로의 집중현상을 초래한다.
특히 소비자에게는 높은 가치와 합리적이고 저렴한 가격이라는 명백한 혜택이 존재한다.
그리나 동시에 사회적 위험도 발생한다.
가치와 힘이 소수에게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공동혁신에 대한 개발성과 기회를 보장하고, 디지털 플랫폼의 혜택과 위험성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디지털혁명은 기존의 개인과 기관의 참여와 협업 방식을 완전히 뒤바꿔 새로운 접근법을 만들어냈다.
예를 들어 분산원장 방식인 블록체인은 거래기록과 승인이 이루어지기 전에 컴퓨터 네트워크 상에서 참여자들 공동의 검증을 받아야 하는 보안 프로토콜이다.
블록체인은 서로 모르는 사용자들이 제3의 관리나 중앙원장과 같은 중립적 중앙당국의 개입 없이 공동으로 만들어나가는 시스템이라 믿을 수 있다.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블록체인은 암호화된 보안으로 모두에게 공유되기 때문에 특정 사용자가 시스템을 통제할 수 없고, 참여자 모두에게 검증을 받아야 하므로 더욱 신뢰할 수 있는 거래원장이다.
조금 더 넓은 범위에서 살펴보면 기술 발전으로 생긴 플랫폼으로 인해, 온디맨드 경제(공유경제)가 실현되었다.
스마트폰으로 쉽게 접근 가능한 플랫폼은 사람과 자산, 데이터를 한데 모아 재화와 서비스를 소비하는 방식을 완전히 뒤바꿔 놓았다.
이러한 플랫폼은 개인은 물론 전문 분야까지 폭넓은 환경을 변화시켜, 개인과 기업 간의 장벽을 낮추어 부의 창출을 촉진시킨다.
온디맨드 경제는 ‘플랫폼 구축과 기초자산 보유, 둘 중 무엇이 더 가치가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세계에서 가장 큰 택시인 우버는 소유하고 있는 자동차가 없고, 세계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미디어인 페이스북은 콘텐츠를 생산하지 않는다.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소매업체인 알리바바는 물품목록이 없으며, 세계에서 가장 큰 숙박 제공업체인 에어비앤비는 소유한 부동산이 없다.
디지털 플랫폼은 개인이나 조직이 자산을 활용하여 거래를 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할 때 발생하던 거래비용과 마찰비용을 대폭 감소시켰다.
오히려 각각의 거래가 발생할 때 마다 아주 미세한 증가분까지 나눌 수 있어 참여자 모두에게 돌아가는 경제적 이익이 커진 셈이다.
또한 상품, 재화, 서비스를 추가로 생산할 때마다 발생하는 한계비용 역시 제로에 수렴한다.
□생물학 기술
최근 유전자 활성화 및 편집기술까지 가능해졌다.
인간게놈 프로젝트를 완성하는 데 10년이 넘는 시간과 27억 달러의 비용이 들었다.
오늘날 게놈 시퀸싱 작업에 단 몇 시간과 1,000달러도 안 되는 비용만 소요하면 된다.
진보한 연산력 덕분에 과학자들은 더는 시행착오를 겪지 않으면서 특정 유전변이가 어떻게 유전적 특성과 질병을 일으키는지를 연구한다.
이미 IBM의 슈퍼컴퓨터 왓슨 시스템은 몇 분 만에 질병과 치료기록, 정밀검사와 유전자 데이터 등을 거의 완벽한 최신 의학 지식으로 비교 분석하여 암 환자들에게 개인 맞춤형 치료법을 권해준다.
사실상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생물학의 한계는 기술적인 문제가 아닌 법, 규제, 그리고 윤리의 문제다.
이 모든 분야에 미친 가장 큰 영향력은 단 하나의 힘에서 비롯된다.
바로 임파워먼트(empowerment)(권한부여)다.
정부와 국민의 관계, 기업과 노동자, 투자자와 고객의 관계, 강대국과 약소국의 관계, 이 모든 관계가 임파워먼트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제4차 산업혁명이 기존의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모델에 가져올 파괴적 혁신은 결국, 권한을 가진 모든 이들이 스스로가 분배된 권력 시스템의 일부라는 것을 인식하고, 성공을 위해서는 협동적인 상호작용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서 시작한다.
제4차 산업혁명이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은 엄청날 것이다.
이는 매우 막대하고 다면적인 특성을 지녔기 때문에 경제 요소를 서로 떼어 별개로 생각하기는 어렵다.
GDP, 투자, 소비, 고용, 무역, 인플레이션 등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거대 거시 변수들이 제4차 산업혁명의 영향력 아래에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것이 ‘성장과 고용’이다.
□저성장 시대
제4차 산업혁명이 경제성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경제전문가들 역시 의견이 갈린다.
기술 회의론자들은 디지털 혁명이 할 수 있는 중요한 기여는 이미 모두 이루었고, 생산성에 대한 영향력도 거의 끝났다고 본다.
이와 반대로 기술 낙관론자들은 과학기술과 혁신이 현재 변곡점에 머문 것뿐이고, 곧 생산성 급증과 높은 경제성장을 촉발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양측의 입장을 모두 인정하는 실용적 낙관론자로서, 과학기술이 가져올 잠재적 디플레이션의 영향에 대해 잘 인식하고 있다.
그리고 과학기술이 노동보다도 자본을 중시한다는 것도 임금의 하락을 이끈다는 것도 알고 있다.
최근 경제 트렌드와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여러 요소들을 참고해 제4차 산업혁명의 잠재적 영향력에 대해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2008년 경제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몇 년 전, 세계경제는 여간 약 5퍼센트 성장했다.
이런 성장세가 지속되었다면 매 14~15년마다 세계 GDP가 두 배씩 늘고, 수십억의 사람들이 빈곤에서 벗어났을 것이다.
서브 프라임 사태로 촉발된 대침체(the Great Recession)의 여파 직후, 세계경제가 위기 이전의 고성장 패턴을 회복할 것이란 기대가 널리 퍼졌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세계경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평균 경제성장률보다 낮은 연 3~3.5퍼센트의 성장률에 고착된 듯하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센터니얼 슬럼프(100년 동안 계속되는 슬럼프)’의 가능성을 제기하며, 구조적 장기침체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이는 1930년대 경제 대공항 당시 경제학자인 알빈 한센(alvin hansen)이 만든 용어로, 최근 경제학자 래리 서머스와 폴 크루크먼이 언급하며 다시금 화제가 되고 있다.
구조적 장기침체란 제로에 가까운 금리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수요 부족이 극복되지 않은 상황을 말한다.
학계에서는 이를 둘러싼 공방이 여전하지만, 구조적 장기침체가 다시 거론되는 것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만약 사실이라면 세계 GDP는 앞으로 더욱 하락할 수 있다.
세계 GDP 성장률이 2퍼센트로 하락하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떠올릴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세계 GDP가 두 배로 증가하는 데 36년이 걸린다는 이야기다.
전 세계에 걸친 저성장의 원인은 자본분배의 왜곡과 과도한 채무, 인구구조의 변화 등 다양하다.
이 가운데 과학기술 발전과 가장 관련이 깊은 고령화와 생산성에 관한 문제다.
□고령화가 야기하는 문제
현재 72억 명인 세계인구가 2030년에는 80억 명, 2050년에는 90억 명으로 증가할 추세다.
인구의 증가는 총수요의 증가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우리가 함께 고려할 것은 이와 함께 형성된 강력한 인구구조 트렌드다.
바로 고령화다.
고령화는 주로 서양의 부유한 국가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일반적인 통념이다.
그러나 더 이상 그렇지 않다.
인구감소가 시작된 유럽뿐 아니라 남미와 카리브해 대부분 국가, 중국과 인도 남부를 포함한 아시아의 많은 국가 및 레바논, 모로코, 이란을 포함한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까지 세계 곳곳에서 출생률이 인구대체율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년을 급격히 높여 노년층의 인구가 계속해서 노동력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사회노령화에 따라 생산가능 인구가 줄어드는 동시에 부양해야 할 노령인구는 늘어나게 되며, 고령화는 경제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인구 노령화가 계속되고 젊은이의 수가 줄어들면서 주택과 가구, 자동차와 가전제품 같은 고가 재화의 소비가 줄어들게 된다.
또한 중년층의 경우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기보다는 안락한 은퇴생활에 필요한 자산을 지키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사업적 위험성을 감수하려 들지 않는다.
사람들이 은퇴하는 시기와 그동안 모아온 저축을 소비하는 시기가 맞물리면서 저축률과 투자율이 전체적으로 하락하게 된다.
지난 10년간, 전 세계 생산성은 기술의 기하급수적 진보와 혁신에 대한 투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음도 불구하고 부진한 상태다.
과학기술 혁신에도 불구하고 생산성 증대로 연결되지 않는 생산성의 역설은 다시금 경제의 커다란 수수께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상황은 대침체가 시작되기 전부터 조짐을 보였으나 아직도 만족할 만한 설명을 찾을 수 없다.
미국의 경우 1947~1983년 사이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평균 2.8퍼센트였고, 2000~2007년까지는 2.6퍼센트였던 것에 반해 2007~2014년 사이에는 고작 1.3퍼센트였다.
원인은 총요소생산성 하락에 있다.
총요소생산성은 생산성 분석 지표로, 기술발전과 혁신이 생산성에 미치는 기여도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미국 노동통계청에 따르면 2007~2014년 사이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은 겨우 0.5퍼센트에 머물렀다.
이는 1995년에서 2007년 사이 연간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이 1.4퍼센트였던 것에 비하면 굉장히 낮은 수치다.
지난 5년간 실질금리가 제로에 가까운 상태임에도 미국 내 50대 기업이 모은 현금 자산은 1조 달러가 넘었고, 이런 상황에서 측정된 생산성 지수가 하락했다는 것은 분명 우려할 만한 일이다.
생산성은 장기적인 면에서 경제성장에 가장 중요한 요인이자 국민의 생활수준을 높이는 데 중요한 지표다.
따라서 제4차 산업혁명을 통해 생산성이 변화가 없다면 우리의 경제성장과 생활수준이 모두 하락할 것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제4차 산업혁명에서 창출되는 혁신적인 재화와 서비스는 놀라울 정도로 높은 수준의 가능성과 품질을 갖추었지만, 우리가 기존에 생산성 지표를 측정하던 시장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시장을 통해 유통되고 있다.
새로운 형태의 재화와 서비스는 비경합적 특성을 지니고 한계비용이 없으며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상당한 경쟁력을 갖춘 시장으로 유통되는 데 이 모든 요소 때문에 가격이 더욱 낮게 책정된다.
이런 조건하에 소비자잉여가 총매출이나 수익증대에 반영되지 못해 기존의 통계방법으로는 실제 가치 상승이 정확히 파악되지 않을 수도 있다.
우리가 제4차 산업혁명의 가치를 완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완전히 새로워진 경제적 조직적 구조가 필요하다.
단언컨대 제4차 산업혁명 경제 속 경쟁력 규칙이 실제로 이전과 다를 것이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기업과 국가 모두 반드시 모든 면에서 혁신에 앞장서야 한다.
다시 말해 가격을 인하해 경쟁력을 갖추려는 방식은 이제 비효율적이고, 대신 재화와 서비스를 더욱 혁신적인 방법으로 제공해야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정리하자면, 구조적 요소(과중한 부채와 고령화 사회)와 시스템적 요소(새로운 플랫폼과 온디맨드 경제의 등장, 한계비용 감소에 따른 영향력 증대 등)의 결합으로 그간의 경제논리를 재정립해야 할 때가 왔다.
제4차 산업혁명은 경제적 성장을 고취시키고, 우리 모두에게 닥친 일부 세계적 문제를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제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부정적 영향, 특히 불평등, 고용, 노동시장에 관련된 문제들을 제대로 인식하고 다룰 필요가 있다.
□노동력의 위기
과학기술이 일자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두려움은 항상 존재했다.
1931년 경제학자인 존 메이나드 케인즈(john maynard keynes)는 광범위한 기술적 실업(기술진보 때문에 노동력에 대한 수요 감소로 생기는 실업)을 두고, ‘인간이 노동의 새로운 용도를 찾아내는 것보다 노동을 절약하는 법을 더 빨리 찾아내기 때문에 발생한다’라고 경고했다.
새로운 기술혁명이 기존의 산업혁명에 비해 훨씬 더 큰 격동을 불러일으키는 이유는 속도, 범위와 깊이, 그리고 전체 시스템의 완전한 개편 때문이다.
이런 요소들을 고려해보면 한 가지는 확실해진다.
새로운 기술은 산업분야와 직종의 구분 없이 모든 노동의 본질을 완전히 뒤바꿔 놓는다는 점이다.
상황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이 고용에 미치는 두 가지 상충되는 영향에 대해 먼저 알아야 한다.
첫째로, 기술이 빚어낸 파괴효과와 자동화로 인해 자본이 노동을 대체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이 때문에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거나 자신의 능력을 다른 곳에 재배치하게 된다.
둘째로 파괴효과는 새로운 재화와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새로운 직종과 사업, 산업분야가 창출되는 자본화 효과를 동반한다.
기술은 새로운 번영의 시대를 열 것이라고 말한다.
또 다른 의견은 기술적 실업이 대대적으로 발생하여 점차 사회적, 정치적 아마겟돈이 일어나게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역사를 들여다보면 결과는 어느 한쪽에도 치우치지 않은, 이 두 가지 관점의 중간에서 일어났다.
중요한 문제는 ‘더욱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내고 변화로 인해 곤란에 빠진 사람들을 돕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다.
기술혁신으로 몇몇 일자리가 사라졌던 것은 사실이고, 이 때문에 새로운 분야의 직업이 발생했던 것 역시 사실이다.
농업을 예로 들어보자.
미국의 경우 19세기 초 노동력의 90퍼센트가 농업에 종사했으나, 현재 농업조사 인구는 2퍼센트 미만이다.
농업인구가 충격적일 정도로 급속한 감소를 보였으나, 이 변화는 사회적 파괴와 고질적 실업 사태를 최소화하며 비교적 매끄럽게 일어났다.
□노동의 대체
이미 여러 직종에서 기계적인 단순 반복 업무나 정밀한 육체노동은 자동화 되었다.
연산력이 눈부시게 성장해감에 따라 곧 다른 여러 업무도 자동화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빠른 시일 안에 변호사, 재무분석가, 의사, 기자, 회계사, 보험판매자나 사서와 같은 다양한 직업군 역시 부분적으로 혹은 전면적으로 자동화가 이루어질 것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은 이렇다.
제4차 산업혁명으로 창출되는 직업은 과거의 산업혁명으로 인해 발생한 직업의 수보다 분명히 적다.
기술과 고용에 관한 옥스퍼드 마틴 프로그램의 분석에 따르면, 이전 세기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산업분야에 고용된 미국의 노동인구는 고작 0.5퍼센트다.
이는 새로운 산업분야가 창출한 일자리로 흘러간 노동력이 1980년대에는 8퍼센트, 1990년대에는 4.5퍼센트였던 것에 비해 낮은 수치다.
이는 최근 진행된 미국 경제총조사에서도 사실로 확인되며, 기술혁신과 실업사이에 흥미로운 관계가 성립됨을 보여준다.
정보기술 및 여러 파괴적 기술의 혁신으로 생산성이 상승된 이유가 노동력을 많이 필요로 하는 재화의 등장 때문이 아니라, 기존의 노동자를 대체하는 데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는 아마도 향후 10년에서 20년 사이에 미국 내 모든 직업의 약 47퍼센트가 자동화로 위험에 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과거의 산업혁명에 비해 훨씬 넓은 범위의 일자리 붕괴 현상이 일어나고, 더욱 빠른 속도로 노동시장이 변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더욱이 노동시장 내 양극화 현상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고소득 전문직과 창의성을 요하는 직군, 저소득 노무직에서 고용이 늘어날 전망이지만, 중간소득의 단순 반복 업무 일자리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사태를 인간 대 기계의 딜레마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대부분의 경우, 변화를 이끄는 물리학, 디지털, 생물학 기술의 융합은 인간의 노동력과 인지능력을 고취시켰다.
리더는 갈수록 똑똑해져가는 지능화 기계(컴퓨터)와 함께 협력해 나갈 수 있도록 노동력을 대비시키고 교육 모델을 개발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기술에 대한 영향력
가까운 미래에 실현될 자동화 때문에 대체될 위험이 적은 직군은 사회적 창의적 능력을 요하는 직군이 될 것이다.
세부적으로 보자면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일이나 창의적 아이디어를 개발해야 하는 일이다.
미래에는 비단 제4차 산업혁명 뿐 아니라 인구통계학적, 지정학적 변화와 같은 비기술적 요인과 새로운 사회적, 문화적 규범에 따른 새로운 포지션과 직업이 등장할 것이다.
새로운 직업군에 대해 아직은 예상하기 어렵지만 자본력보다는 능력이 중요한 생산요소로 대두될 것이라 예측한다.
이런 이유로 자본력 때문이 아닌, 전문능력을 갖춘 노동력의 희소성 때문에 혁신과 경쟁력, 성장이 제한될 확률이 높다.
제4차 산업혁명에서 의미하는 ‘고직능’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
기술인력이란 전통적으로 고급 전문교육과 전문직업 또는 전문분야에서 활약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인력을 뜻한다.
그러나 제4차 산업혁명에서는 기술혁신의 진보 때문에 노동자가 지속적으로 적응해나가며 새로운 능력을 배우고 다양한 문맥 안에서 접근할 수 있는 능력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4차 산업혁명의 위험성은 바로 이 산업혁명이 국가적으로 혹은 국가 내에서 승자가 모든 것을 가지는 방식으로 전개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사회적 긴장감과 충돌은 고조되고 화합력은 줄어들며 정세가 불안해진다.
특히나 요즘같이 사람들이 국가마다 다른 생활수준에 따른 사회적 불평등과 격차에 대해 쉽게 접하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대에서는 더욱 그렇다.
공공기관과 민간 기관의 리더들이 국민의 삶이 향상되는 데 신뢰할 만한 전략을 국민에게 약속해주지 않는다면 사회불안, 대규모 이주, 그리고 폭력적 극단주의가 심화되어 국가의 발전을 저해하게 될 것이다.
□노동의 본질
노동의 주요 패러다임이 근로자와 기업이 지속적 관계가 아닌 일련의 거래관계로 점차 바뀌어 가는 새로운 세상은 15년 전 출간된 다니엘 핑크(daniel pink)의 저서 ‘프리 에이전트 시대’에서 이미 소개되었다.
이러한 새로운 트렌드는 과학기술 혁신으로 더욱 가속화되었다.
오늘날 온디맨드(공유) 경제는 일과 사람의 관계, 그리고 노동을 포함한 사회적 구조와 사람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휴먼 클라우드(human cloud)’의 방식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고용주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전문직 활동은 구체적 업무와 개별적 프로젝트로 나뉘어져 세계 곳곳의 잠재 노동자가 등록 된 가상의 클라우드에 업로드 된다.
이는 새로운 온디맨드 경제로, 노동 제공자는 더 이상 전통적 의미가 피고용자가 아닌, 특정 업무만을 수행하는 독립형 노동자(independent worker)가 된다.
미래에는 노동자들 가운데 일부가 수익 창출을 위해 자신이 한 일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작성해야 할지도 모른다.
우버 드라이버, 인스타카트(식료품 대행업체)에서 장보는 사람, 에어비앤비 호스트, 태스크 래빗(심부름업체) 직원들이 그것이다.
노동시장의 이러한 변화로 디지털 경제에서 기업들, 특히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 기업이 누리는 이점이 분명하다.
휴먼 클라우드 플랫폼은 노동자를 자영업자로 분류하기 때문에 기업은 지금 최저임금제와 고용에 따른 각종 세금에서 자유롭다.
영국의 엠비에이 앤 컴퍼니(mba & company)의 최고 경영자인 다니엘 캘러한(daniel callahan)은 파이낸셜타임즈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기사를 기고했다.
‘이제 우리는 원하는 사람을, 원하는 때에, 원하는 방식으로 고용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우리에게 소속된 노동자가 아니기 때문에 고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성가신 일이나 규정에서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라고 고용 형태의 변화를 예고했다.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얻게 될 가장 큰 이점은 바로 자유(일하거나 일하지 않을 자유)와 전 세계적으로 연결된 가상 네트워크로 노동 공간에 대한 구속력에서 완벽히 벗어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일부 독립적 노동자는 휴먼 클라우드가 굉장한 자유와 낮은 스트레스, 높아진 직업 만족도라는 이상적인 시스템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휴먼 클라우드는 아직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이미 이 시스템이 암묵적인 오프쇼어링을 수반한다는 일화적 증거가 상당수 존재한다.(암묵적이라고 한 이유는 휴먼 클라우드 플랫폼의 목록이 공개되지 않았고, 플랫폼 데이터를 공개해야 할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휴먼 클라우드는 인터넷 연결만 가능하다면 누구나 기회를 얻을 수 있고, 전문 인력의 부족현상을 해결 할 수 있는 새롭고 유연한 직업혁명의 시초인가, 아니면 규제가 없는 가상의 노동착취 상황으로 치닫게 되는, 바닥을 향한 멈출 수 없는 레이스의 시작일까?
우리에게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변화하는 노동력과 진화하는 노동의 본질에 걸맞는 새로운 형식의 사회계약과 근로계약을 만들어야 한다.
노동시장의 성장을 저해하지 않고, 노동자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일할 수 있는 선택권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휴먼 클라우드가 노동력 착취로 이어지지 않도록 감시해야 한다.
만약 이런 노력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제4차 산업혁명 때문에 직업의 미래는 어두워질 것이다.
심화된 복잡성과 초전문화의 조합으로, 우리는 목적의식이 뚜렷한 직업에 종사하고픈 바람이 가치의 우선이 되는 시점에 와 있다.
특히 기업에 속해 일을 하는 것이 삶의 의미와 목표를 찾는 데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는 젊은 세대에게는 더욱 그렇다.
장벽이 사라지고 사람들의 욕구가 변화하고 있는 시대에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일과 삶의 균형 뿐 아니라 일과 삶의 조화로운 상태다.
다만, 직업의 미래가 오직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일과 삶의 조화를 허용하게 될까 우려된다.
□파괴적 혁신과 기업
모든 조직에 영향을 미칠 성장 패턴과 노동시장, 그리고 직업의 미래가 변화하는 것을 넘어, 제4차 산업혁명이 이끄는 과학기술이 앞으로 기업의 운영 및 조직, 재원조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는 확실한 증거가 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사실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 500지수 편입 기업의 평균 수명이 60년에서 18년 정도로 줄어들었다는 분석 결과다.
또 다른 증거는 신생기업이 시장을 장악해 의미 있는 수익을 달성하는 데 걸리는 시간의 변화다.
페이스북은 창립 6년 만에 연 수익 10억 달러를 기록했고, 구글은 같은 목표를 달성하는 데 고작 5년이 걸렸다.
디지털 역량을 기반으로 한 신기술이 기업의 성장 속도와 규모의 변화를 가중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는 더 이상 의심할 여지가 없다.
나는 글로벌 기업의 CEO 및 고위 중역들과 대화를 나눌 때마다 오늘날과 같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는 파괴적 혁신의 속도와 발전의 가속화 현상을 받아들이기도, 예측하기도 어렵다는 사실을 절감한다.
파괴적 혁신의 속도와 발전의 가속화는 끊임없이 우리에게 놀라움을 선사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리더들에게는 끊임없이 학습하고 적응력을 높이면서 독자적인 운영 모델을 구축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
이런 능력은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 구축이 가능한 차세대 리더를 구분하는 잣대가 될 것이다.
파괴적 혁신으로 민첩하고 혁신적인 역량을 갖춘 기업은 연구, 개발, 마케팅, 판매, 유통 부문에서 글로벌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품질, 속도, 그리고 가격 개선을 통해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거대 기업을 추월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
파괴적 혁신은 민첩하고 혁신적인 경쟁력을 갖춘 기업에서 나온다.
이런 이유로 수많은 기업 리더들이 그동안 경쟁자로 간주하지 않았던 기업을 오히려 가장 큰 위협으로 느끼고 있다.
그러나 파괴적 혁신이 스타트업에만 적용된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기존의 거대기업 역시 고객층과 인프라 그리고 기술에 디지털 역량을 적용해 분야 간 경계를 넘나들며 활동 영역을 넓혔다.
전기통신기업이 헬스케어나 자동차 분야에 뛰어든 사례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런 전략을 제대로 활용한다면 규모 역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제3차 산업혁명이 단순한 디지털에서 비롯되었다면, 제4차 산업혁명은 보다 새롭고 다양한 방식으로 기술이 결합된 훨씬 더 복잡한 형태를 지향하는 거침없는 전환이다.
이런 변화는 모든 기업이 자사의 운영방식을 전면 재검토 하거나, 기존 전략의 형태를 바꿀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
몇몇 기업은 새로운 가치 창출 영역 개척이 인접한 부문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것일 수도 있고, 반면 다른 기업에서는 이미 선점한 부문에서 변화하고 있는 가치 창출 분야를 찾아내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핵심은 여전히 동일하다.
기업 리더와 고위 중역들은 이 파괴적 혁신이 수요와 공급 모두에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업에서 운영되고 있는 팀들이 기존 질서에 도전하고 새로운 업무 방식을 모색해야 한다.
간단히 말하자면, 기업은 지속적으로 혁신을 도모해야 한다.
□고객기대의 변화
인구통계학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접근했던 전통적 방식에서, 이제는 데이터 공유 및 소통을 하려는 의사에 기초해 타깃 잠재 고객을 파악할 수 있는 디지털 기준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옮겨가고 있다.
소유에서 공유로의 변화가(특히 도시에서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어, 데이터 공유는 기업이 고객에게 기업가치를 전달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 될 것이다.
예를 들면 카셰어링(차량공유) 비즈니스를 위해서는 자동차 회사, 유틸리티,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은행 업무와 관련한 개인정보와 금융정보의 통합이 전제되어야 한다.
이제는 개인과 산업 그리고 생활양식에서 행동양식에 이르기까지 데이터의 다양한 원천을 활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기업은 최근까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고객의 구매과정에 대한 세밀한 통찰력을 지닐 수 있게 되었다.
오늘날 데이터와 메트릭스(정량적 평가 측정지표)는 마케팅과 판매전략을 결정하는 고객의 니즈(수요)와 행동양식에 대한 중요한 통찰력을 거의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마우스 클릭이나 손가락을 한 번 움직이는 것만으로 소비자는 즉각적으로 하나의 브랜드에서 다른 브랜드로, 서비스 및 디지털 소매업자에서 다른 소매업자로 이동할 수 있게 되었다.
기업은 더 이상 저조한 실적의 책임을 면할 수 없게 되었다.
브랜드 가치는 성취하기 어렵지만 잃기는 쉽다.
더 투명해진 세상에서는 이런 현상이 보다 심화될 것이다.
대부분(1980년대 초에서 2000년대 초에 출생한) 밀레니엄 세대가 소비자 트렌드를 선도한다. 우리는 현재 왓츠앱을 통해 하루 300억 개의 메시지가 발송되고, 미국 젊은이의 87퍼센트가 스마트폰을 항상 몸에 지니고 생활하며, 44퍼센트는 하루도 빠짐없이 스마트폰의 카메라 기능을 사용하는 온디맨드 경제 속에 살고 있다.
피어그룹 간 공유(PEER TO PEER SHARING)가 일상화되고, 사용자가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지금(now)’의 세상이다. 즉, 교통안내가 지금 제공되고, 식료품이 ‘지금’ 현관 앞으로 배송되는 실시간 세상인 것이다.
오늘날과 같은 ‘지금의 세상(now world)’에서 기업은 그들이 어디에 있든지, 소비자 또는 고객이 어디에 있든지 실시간으로 대응해야 한다.
고소득 경제에만 해당하는 상황이라고 가정하는 것은 실수다.
중국의 온라인 시장을 보자.
2015년 11월 11일, 알리바바그룹이 ‘싱글데이’라고 이름 붙인 이날에 전자상거래 온라인 거래규모가 140억 달러를 넘었고, 이 중 68퍼센트는 모바일 기기를 통해 거래가 이루어졌다.
□협력을 통한 혁신
데이터 분석을 통한 고객의 경험, 데이터 기반 서비스 그리고 자산성능이 측정되는 세상에서는 새로운 형태의 협력이 요구된다.
특히, 파괴적 혁신의 속도를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기존 기업과 확고히 자리 잡은 기업은 물론이고 역동적인 신생기업도 마찬가지다.
이미 시장을 장악한 기업들은 날로 진화하는 고객의 욕구를 만족시킬 구체적 능력과 세심함이 부족하고, 신생기업의 경우는 자본이 없고 성숙한 기업에서만 나올 수 있는 풍부한 데이터가 부족한 실정이다.
하지만 이러한 협력이 성사되기까지의 과정은 쉽지 않다.
협력에 관계하는 회사들은 확고한 전략을 세우고, 적합한 파트너를 찾은 다음, 양측의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구축하고, 프로세스를 일치시키며, 협력 파트너십 안팎으로 변화하는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방안 마련에 상당한 투자를 해야만 한다.
협력 파트너십의 결과로 탄생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파트너십 체인에 참여한 기업들 중 가장 약한 기업에 의해 결정된다.
포괄적인 협력 방안을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협력기업 간 마케팅과 판매 협약을 넘어선 합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제4차 산업혁명은 기업들이 실제 오프라인과 온라인 세상에서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신기업 운영 모델
제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다양하고 강력한 영향력을 감안했을 때, 기업은 자신의 운영모델에 대해 다시 한 번 재고할 필요가 있다.
이에 부응해 더욱 빠르고, 민첩한 기업 운영이 이상적 모델로 떠오르면서 기존의 적략적 기획이 도전을 받고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디지털화에 따른 네크워크 효과로 가능해진 주요한 운영 모델이 바로플랫폼이다.
우리는 이미 제3차 산업혁명에서 디지털 플랫폼의 등장을 목격했다.
제4차 산업혁명의 특징은 실제 세상과 직접 연결된 글로벌 플랫폼의 출현이다.
플랫폼 전략은 수익성이 높고 또 파괴적이다.
MIT슬로언 경영대학원의 연구에 따르면, 2013년 시가총액 기준 상위 30대 브랜드 가운데 14개의 브랜드가 플랫폼 중심 기업이었다.
더욱 심화된 고객 중심의 사고와 데이터 활용을 통한 제품의 가치 제고 필요성이 결합된 플랫폼 전략은 많은 산업의 중심을 제품 판매에서 서비스 제공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물건을 구매하고 실물제품을 소유하고자 하던 소비자의 수는 점점 줄고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 받고 돈을 지불하는 소비자의 수는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이제 기업은 인재주의의 개념을 수용할 필요가 있다.
인재주의는 경쟁력 확보를 위해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새로운 개념이다.
인재가 전략적 우위의 주요한 형태이기 때문에 조직의 구조적 특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할 것이다.
유연한 계층 문화와 직원의 성과를 측정하고 보상하는 새로운 방식, 그리고 능력 있는 인재를 영입하고 유지하는 새로운 전략이 기업의 성공을 좌우하게 된다.
기업이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위해 우선순위 설정과 유형 자산관리에 힘을 쏟는 것처럼 직원의 동기부여와 소통에도 그 이상의 투자가 필요하다.
성공하는 기업이 되려면 계층적 구조에서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협력적 모델로 점점 바뀌어야 한다.
직원과 경영진이 업무에 대한 능동성과 독립성, 그리고 의미를 추구하기 위해 서로 협력하려는 열망이 만들어낸 동기부여는 점점 더 내적인 요인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 기업은 업무에 대한 데이터와 의견을 지속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분산된 팀과 원격근무자, 역동적인 공동사업이 균형을 이루어 잘 어우러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디지털이 만들어 내는 기회는 대체적으로 가격의 상승 혹은 하락으로 이어질 뿐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의 근본적 변화까지 불러온다.
서비스의 구매부터 제공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전체를 관장하는 방식이 이런 변화를 주도한다.
다차원적 결합을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 모델은 디지털 자산과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이 결합하여 실물자산과의 관계를 재정립할 때 발생하는 파괴적 혁신의 정도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시장에서는 어떠한 기업도 자산을 소유하지 않는다.
차를 소유한 운전자가 자신의 차를 시장에 상품으로 제공하고 집 주인은 방을 제공한다.
이 두 가지 모두 낮아진 거래비용, 마찰비용과 합쳐진 소비자의 경험을 기반으로 경쟁우위가 생겨난다.
또한 이런 기업들은 수요와 공급을 빠르고 쉽게 조정해 기존 업체들의 비즈니스 모델과 겹치지 않게 한다.
이러한 시장 접근법은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온 기존 업체의 입지를 점진적으로 약화시키고 산업 간 경계를 허문다.
대다수 기업의 고위 중역들은 앞으로 3년에서 5년간 기업에 영향을 미칠 주된 요인으로 산업의 융합을 꼽았다.
플랫폼에 대한 고객의 믿음과 신뢰가 형성되기만 하면 디지털 공급자는 플랫폼을 통해 또 다른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가 수월해진다.
빠르게 진행하는 경쟁업체는 전통적인 칸막이 문화와 가치사슬을 해체시키고 기업과 고객사이 공급업체에 존재하던 중개자를 제거한다.
새로운 파괴적 혁신기업은 기존 업체보다 더욱 낮은 비용으로 빠르게 몸집을 불리고, 그 과정에서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 수익을 빠르게 증대시킨다.
거의 모든 산업분야에서 디지털 기술은 상품과 서비스의 융합이라는 새로운 파괴적 혁신을 실현했고, 이 과정에서 서로 다른 산업 분야 간에 존재하던 경계 역시 허물었다.
자동차 분야를 살펴보면 자동차는 더 이상 단순한 기계가 아닌 바퀴가 달린 컴퓨터로 전자장치가 원가의 약 40퍼센트를 차지한다.
자동차 시장에 진입하려는 애플과 구글의 최근 행보를 보더라도 이제는 기술기업이 얼마든지 자동차 기업으로 변모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미래에는 전자기술로 가치가 이동하므로 기술과 라이센싱 소프트웨어가 자동차 제조 자체보다 더 전략적으로 이득이 될 것이다.
□금융산업의 미래환경
금융산업 역시 이와 유사한 파괴적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P2P플랫폼이 금융산업의 진입장벽을 허물고 계속해서 비용을 맞추고 있다.
투자분야에서는 투자자문 역할을 해주는 ‘로보어드바이저리’라는 알고리즘과 애플레케이션이 등장해 과거 2퍼센트이던 거래비용에 일부분에 불과한 0.5퍼센트의 비용으로 투자자문 서비스와 포트폴리오 도구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로보어드바이저리의 등장으로 금융산업 전체가 위협받고 있다.
금융산업은 블록체인이 곧 시장전체의 운영방식을 혁명적으로 변화시킬 것임을 인식하고 있다.
금융에 블록체인을 적용하게 되면 결제 및 거래비용을 200억 달러까지 낮추고 산업 전체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향후 제4차 산업혁명에서 금융산업의 가장 시급한 문제는 수수료의 인하 도는 편리함 보다도 새로운 일자리를 창조하는 공유금융의 문제다.(보험+자산운용+투자자문+증권사)
기업이 새로운 세상에서 살아남고 번영하기 위해서는 혁신의 날을 유지하고 지속적으로 향상 시켜야 한다.
기업과 산업, 사업체는 다윈의 진화론 압박에 시달리게 될 것이며, 끊임없이 진전하라(always in beta)라는 철학적 모토 아래 기업가와 사내기업가의 숫자가 전 세계적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소규모 기업과 중소기업은 파괴적 혁신에 대처하는 데 필요한 속도와 민첩성에서 이점을 갖게 될 것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거대 조직들은 큰 규모에서 오는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거나 더 혁신적인 소기업의 인수 혹은 파트너십을 통해 기업 내에서 스타트업과 중소기업 생태계의 장점을 십분 활용할 것이다.
이런 방법을 통해 각각의 사업에서 자율성이 주는 긍정적 효과를 최대한 활용해 더욱 효율적이고 발 빠르게 조직을 운영할 수 있다.
최근 구글이 지주회사인 알파벳의 자회사로 편입한 것 역시 기업의 혁신적 특성과 민첩성을 모두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 하에 결정된 것으로, 이런 경향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정부의 역할
권력이 점차 한시적인 것이 될수록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은 바로 정부다.
모이제스 나임은 이를 두고 ‘21세기에는 권력을 얻기는 더 쉬워지고 발휘하기는 어려워졌으며 잃기는 매우 쉬워졌다’라고 말한다.
오늘날 과거에 비해 통치가 어려워진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
몇몇 예외를 제외하고는 정책입안자들이 변화를 주도하기 어려워졌다.
정책입안자들의 역할이 초국가적인 단체와 지방 및 지역단체는 물론 심지어 개인까지 포함한 경쟁세력의 등장으로 제재를 받기 때문이다.
미시권력은 이제 국가 정부와 같은 거시권력을 제재할 수 있게 되었다.
근본적으로 제4차 산업혁명에 대한 적응력이 정부의 생존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정부가 기하급수적으로 일어나는 파괴적 혁신에 의한 변화를 포용한다면 그리고 경쟁우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수준으로 정부 구조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면, 정부의 존재는 지속될 것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정부는 새로운 경쟁 권력 구조들이 존재하는 환경 속에서 더욱 작고 효율적인 조직으로 완벽히 변신해야 할 것이다.
이전의 산업혁명 때와 마찬가지로 규제가 새로운 기술의 수용과 확산을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정부는 규정을 만들고, 개편하고, 실행하는 데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구시대에는 의사 결정자들이 특정 쟁점을 연구하고, 필요한 대응 혹은 적절한 규제 체제를 구축하는 데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
모든 과정이 선형적이고 기계적인 상의하달식 접근법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양한 이유로 이러한 방식이 불가능해졌다.
24시간 진행되는 뉴스시스템은 사안에 대한 견해를 밝히거나 즉각적인 행동을 요구하기 때문에 리더가 원칙에 입각해 정확히 파악된 신중한 대답을 준비할 시간적 여유가 줄어들고 있다. 특히 거의 200개에 달하는 독립국가와 1,000개의 문화, 언어를 포함하는 글로벌 시스템 상에서 중대한 문제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한다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책입안자들과 규제 기관이 소비자와 공공의 이익을 함께 지키는 동시에 혁신을 억압하지 않으면서 기술발전을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답은 민첩한 통치 시스템의 구축이다.
민첩한 통치란 규제 기관이 규제 대상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 스스로를 개편해 지속적으로 급변하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세계적, 지역적, 산업적 변화를 꾀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규제 기관이 기업 및 시민사회와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
정리하면 필수적인 공공기능과 사회적 소통, 개인정보가 디지털 플랫폼으로 편입되고 있는 요즘 시대에는 정부가 업계, 시민사회와 협력해 정의, 경쟁력, 공정성, 포용적 지적재산, 안전 그리고 신뢰를 유지하기 위한 새로운 규정 그리고 견제와 균형을 만들어나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두 가지 접근법이 있다.
하나는 명백하게 금지된 것을 뺀 모든 것을 허용하는 것이다.
둘째는 명백하게 허용된 일이 아닌 것은 모두 금지하는 방법이다.
정부는 이 두 가지 접근법을 적절하게 조합해야 한다.
인간이 모든 결정의 중심에 있음을 명확히 하면서 협력하고 적응해 나가야 한다.
이는 정부가 겪어야 하는 불가피한 도전이다.
제4차 산업혁명에서보다 정부의 역할이 더 중요했던 적이 없었다.
정부는 위험성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혁신이 번창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노동시장
디지털 기술과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인프라로 인해 일과 임금에 대한 전통적 관점이 유의미하게 바뀌었고, 이 때문에 극도로 유연하고 본질적으로 임시적인 새로운 일자리들이 등장했다.(소위 온디맨디 경제) 새로운 형태의 일자리가 등장함으로써 사람들은 업무 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게 되었고, 노동시장에 완전히 새로운 혁신의 바람을 일으킬 수도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더 이상 고용안정성과 장기근속이라는 혜택이 주어지지 않으며, 기본적으로 모든 노동자가 계약직이 되는 온디맨디 경제하에서 줄어든 노동자 보호에 대한 우려를 낳게 된다.
□돈과 조세
임시 고용직에게는 노동 암시장을 통해 일자리를 구하는 일이 더욱 싶고 매력적이기 때문에 온디맨드 경제에서 세금징수는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디지털로 전환된 지급 방식으로 소액 거래까지 투명하게 운영되고 있으나, 오늘날 등장하고 있는 새로운 방식의 지급 분산화 시스템이 공공 당국과 민간 관계자들의 거래 출처와 목적지 추적을 상당히 방해할 수 있다.
□책임과 보호
오랫동안 일부 고위험 직업군은 높은 수준의 (국가자격)시험을 요구해 왔다.
때문에 적절한 수준의 안전과 소비자 보호를 위해 자격증을 가진 전문가에 의해서만 행해져야 한다는 근거에 기반해 정부의 승인을 얻어 독점할 수 있는 (택시업계와 의사 등) 직업이 정당화돼왔다.
그러나 진술의 진보로 사람들이 P2P방식으로 서로 교류하고, 이를 관리하고 중재하는 새로운 형태의 중개자까지 등장하게 되면서 정부 승인 독점 직군 역시 파괴되고 있다.
□보안과 프라이버시
빅 데이터 분석과 추론기술을 통해 얻은 사용자에 대한 자료는 유저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득이 될 수 있는 새롭고 심화된 개인맞춤형 서비스 제공 방식을 가능하게 한다.
하지만 사용자의 프라이버시와 개인의 자율성에 관한 중요한 문제를 야기하기도 한다.
사이버 범죄와 신분 도용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가운데 많은 사법 관할구역에서는 감시와 자유 사이에서 감시를 늘리는 쪽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
이런 내용은 미국 국가안보 운영에 관한 문서를 유출했던 미국 정보분석가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로 드러났다.
□세계 체제의 개편
상품과 서비스가 곳곳에서 생산되고 저숙련, 저임금 일자리의 대부분이 자동화로 대체되는 세상에서 금전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탄탄한 제도와 삶의 질이 입증된 국가로 몰리는 것은 아닐까?
□혁신을 허용하는 규정
국가 및 지역 차원의 입법과 규정 준수에 대한 폭넓은 쟁점은 혁신적이고 파괴적인 기업이 활동하는 생태계 구축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이 때문에 국가 간 분쟁이 발생할 수도 있다.
2015년 10월, 미국과 유럽연합 간 개인정보 전송협정인 세이프 하버 협정과 관련한 유럽사법재판소의 무효 판결이 좋은 예이다.
유럽에서 사업을 하는 기업이 법규를 준수하기 위해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의무를 짊어지게 되면서 대서양을 사이에 둔 두 대륙 간 논쟁의 중심이 되었다.
세이프 하버 협정 무효화는 경쟁력의 주요 동력인 혁신 생태계의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음을 강조하는 사례다.
미래를 내다봤을 때 고비용 국가와 저비용 국가 혹은 신흥시장과 성숙한 시장 간의 구분은 그 중요성이 점점 약해질 것이다.
중요한 것은 ‘혁신할 수 있는 경제인가’이다.
예를 들어, 오늘날 북아메리카 기업들은 어떤 잣대로 봐도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이다.
최고의 인재를 불러들이고, 가장 많은 특허를 내며, 세계 대부분의 벤처캐피탈을 지배하고, 상장된 기업의 경우 높은 기업 가치를 누린다.
북아메리카의 경우 에너지 생산 분야, 첨단 디지털 제조, 생명과학, 정보통신기술 이 네 가지가 시너지 효과를 내는 기술혁명의 최첨단을 달리고 있다는 사실이 이 점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전반적으로 위의 사례들을 통해 기술 혁신이 주는 기회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을지의 여부는 궁극적으로 해당 국가 혹은 지역의 정책결정에 달려 있음을 보여준다.
안타깝게도 세계경제포럼은 ‘2015년 글로벌 정보통신 기술보고서’를 통해 ‘세계인구의 절반은 모바일폰을 소유하고 있지 않고, 4억5,000만 명은 이동통신 신호가 잡히지 않는 곳에서 생활하고 있다.
저소득 국가의 경우 인구의 90퍼센트가 전 세계적으로는 60퍼센트 이상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모바일폰은 구세대 모델이라고 발표했다.
정보통신기술은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것만큼 널리 퍼져 있거나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 않다.
이해관계자들은 혁신과 경제성장을 이끌 수 있는 연구능력을 저해하지 않는 선에서 파괴적일 수도 있는 신기술을 통제할 목적으로 자주적이면서도 다른 나라와 함께 할 수 있는 규범, 윤리기준, 메커니즘과 구속력 있는 법 체제 마련을 위해 협력해야만 한다.
□인구이동과 제4차 산업혁명
전 세계적 인구의 이동은 중요한 현상이자 막대한 부를 견인하는 힘이기도 하다.
제4차 산업혁명은 인구이동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
아직 속단하기 어렵지만 현재 추세로 유추해볼 때 인구이동은 앞으로 사회와 자본 환경에서 그 이전보다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개인의 정체성 재정립
과거 우리는 개인의 삶을 거주지와 민족, 특히 문화, 심지어 언어와 일치시키고 있다.
온라인을 통한 관계가 등장하고 타문화의 사고방식에 점점 더 노출되기 시작하면서, 이제 정체성은 과거에 비해 쉽게 바꿀 수 있는 것이 되었다.
이제 사람들은 다양한 정체성을 지니거나 관리하는 데 훨씬 더 익숙해지고 있다.
가족 정체성의 재정립
역사적 이주 패턴과 저렴한 비용의 연결성 덕분에 가족의 구성이 새로 정립되고 있다.
더 이상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자 디지털 수단을 활용해 지속적으로 가족 간에 연락을 주고받으며 전 세계로 뻗어나간다.
전통적인 가족 단위는 점점 초국가적 가족 관계망으로 대체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노동시장은 전문적 기술이라는 제한된 범위로 더욱 편중될 것이고, 전 세계적으로 연결된 디지털 플랫폼과 시장은 소수의 ’스타‘들에게 지나치게 큰 보상을 주게 될 것이다.
이렇게 새로운 트렌드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면, 저숙련 노동력이나 평범한 자본을 가진 사람들이 아닌, 새로운 아이디어와 비즈니스 모델,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혁신이 주도하는 생태계에 완벽히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들이 승자가 될 것이다.
이러한 역학관계로 인해 기술은 고소득 국가에서 인구 대다수의 소득이 정체되거나 심지어 줄어들게 된 주된 요인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오늘날 세계는 실제로 매우 불평등하다.
크레디트 스위스가 발표한 ’2015년 세계 부에 관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 하위 50퍼센트의 자산을 모두 합쳐도 전 세계 부의 1퍼센트에도 못 미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회원국 인구 상위 10퍼센트의 평균 소득이 하위 10퍼센트의 평균 소득의 대략 9배 수준이라고 밝혔다.
오늘날에는 중산층 직업은 더 이상 그들의 삶의 수준을 보장하지 못하고, 지난 20년간 전통적으로 중산층을 결정지은 네 가지 속성(교육, 건강, 연금, 그리고 주택)의 실적이 인플레이션보다 열악했다.
미국과 영국의 학비는 교육이 사치로 간주될 만큼 높아졌다. 중산층에게 있어 기회를 제한하는 승자독식 체제의 시장경제는 사회문제를 복잡하게 만드는 민주주의에 대한 불만과 포기를 조장할 수도 있다.
□권력을 얻은(잃은) 시민
제4차 산업혁명의 핵심 요소인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미디어는 사회와 공동체에 대한 우리의 개인적, 집단적 구상을 점차 주도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의 ’디지털미디어와 사회‘보고서에 의하면, 디지털 미디어는 우리를 일대일, 일 대 다수라는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연결해 시간과 거리를 초월한 인간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고 새로운 이익집단을 형성하며 사회적, 물리적으로 고립된 사람들을 자신과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과 연결한다.
높은 효용성과 낮은 비용, 그리고 지리적으로 중립적인 디지털 미디어의 특징으로 인해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정치적, 종교적, 이념적 경계를 뛰어넘는 소통이 가능해진 것이다.
제4차 산업혁명이 시민에게 권력을 주었지만, 불행하게도 우리의 바람과 전혀 다르게 악용될 수 있다.
세계경제포럼의 ’2016년 세계 위험보고서‘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권력을 얻은(잃은) 시민으로 표현하고 있다.
다시 말해 개인과 공동체가 기술로 인해 권력을 얻은 동시에 정부와 기업, 이익집단에서 소외되는 현상이다.
페이스북의 ‘투표를 합시다’ 운동의 영향을 연구한 결과, 직접적으로 증가한 투표자의 수가 6만 명에 달했고, 소셜 미디어의 파급력에 의해 간접적으로는 28만 명의 투표자가 늘어나 총 34만 명의 추가 투표가 이뤄졌다.
이 연구를 통해 우리가 사용하는 온라인 미디어를 선정하고 홍보하는 디지털 플랫폼의 힘이 드러났다.
또한 이 연구는 온라인 기술이 전통적 시민연계와 혁신적인 방법을 결합해 시민이 속한 공동체에 영향을 끼치는 의사결정 과정에 시민이 더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와 동시에 개인, 시민사회 그룹, 사회운동과 지역공동체는 점차 투표와 선거 등 전통적 의사결정 과정에 의미 있는 참여 기회에서 배제되고 있다고 느끼며, 국가와 지역 거버넌스를 주도하는 기관(제도)과 권력 집단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자신의 의견이 반영될 가능성이 없다는 사실에 스스로 권력이 없다고 느낀다.
□정체성, 도덕성, 윤리
지금까지 기술은 우리가 쉽게 빠르게 그리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일할 수 있게 했다.
또한 개인이 발전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기술이 제공할 수 있는 것이 더 많다는 사실과 단지 순기능으로서의 역할만 생각할 수 없는 일임을 직감하기 시작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우리는 끊임없는 적응을 요구하는 본질적 체제 변화의 문턱에 서 있다. 그 결과로 변화를 받아들이는 사람과 변화에 저항하는 사람 사이에 점차 심화되는 양극화를 목격할 수도 있다.
앞에서 언급한 사회적 불평등을 뛰어넘는 불평등의 가능성도 묵과할 수 없다.
존재론적 불평등은 그 단어 자체가 의미하는 것처럼 수용하는 사람과 저항하는 사람 그리고 물질적 승자와 패자로 갈라놓게 될 것이다.
승자는 제4차 산업혁명의 특정 분야(유전공학)로 가능해진 인간의 근본적 개선에서 오는 이점을 누리게 될 수도 있지만, 패자는 그렇지 못할 것이다.
때문에 우리가 한 번도 겪지 못했던 종류의 계층 간 갈등과 충돌을 야기할 위험이 있다.
잠재적 분열과 갈등은 디지털 세상에서 나고 자란 세대와 반드시 디지털 세상에 적응해야만 하는 세대 간에 단절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다.
이 역시 여러 윤리적 쟁점을 불러일으킨다.
이와 동시에 놀라운 기술의 발견이 반드시 공공의 이익이 아닌 특정 집단의 이익을 위해 악용될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인공지능의 영향력은 단기적으로는 누가 통제하느냐에 달렸지만 장기적으로는 결국 인공지능이 통제될 수 있을 것인가에 달려 있다.
□휴먼 커넥션
앞서 제기된 윤리적 문제들이 보여준 바와 같이 세상이 더욱 디지털화되고 첨단 기술화될수록 우리는 친밀한 관계 및 사회적 연계에서 비롯되는 인간적 감성을 더욱 갈구하게 된다.
제4차 산업혁명으로 개인과 집단이 기술과 더욱 깊은 관계를 맺게 되면서 인간이 타인과 공감할 수 있는 사회적 능력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 역시 커지고 있다.
여행작가인 피코 아이어는 자신의 책에 이런 말을 남겼다.
‘가속화의 시대에서는 느리게 가는 것만큼 행복한 일이 없다.
집중을 방해하는 일이 많아진 시대에서 집중하는 것만큼 사치스러운 것은 없다.
계속해서 움직이는 세상에서 가만히 앉아 있는 것만큼 시급한 일도 없다.
□공공 및 개인 정보 관리
인터넷과 상호연결성이 높아지면서 개인에게 발생하는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바로 사생활 침해에 대한 우려다.
프라이버시에 대한 쟁점은 더욱 큰 문제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하버드 대학교의 정치철학자인 마이클 센델이 말한 것처럼 ’우리는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여러 기기를 통해 편리함을 취하는 대가로 기꺼이 사생활을 제공하려는 경향을 점점 더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로 일부가 드러났고, 해방과 민주화의 도구로 전례 없는 역할을 할 수 있는 인터넷은 동시에 무차별적이고 광범위하며 그 의도를 파악할 수 없는 거대 감시도구로 탈바꿈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목격했듯이 더욱 투명해진 세상에서 프라이버시란 무엇인지에 관한 세계적 논의가 이제 막 시작되었다.
감시당하는 사람이 감시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 그의 행동이 더욱 순응적으로 변한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수많은 연구 자료가 있다.
제4차 산업혁명으로 기술은 우리 개인의 일상 전반에 스며들어 삶 대부분을 지배하게 되지만 기술이 가져올 방대한 변화가 우리의 자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이제야 조금씩 이해하는 단계에 있다.
궁극적으로는 우리가 기술의 노예가 아닌 활용자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확실히 인지해야 한다.
이는 우리 스스로 해야 할 몫이다.
집단적인 관점에서는 기술이 우리에게 던지는 문제에 대해 모두가 정확히 인지하고 분석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디지털 정체성
연결성이 점점 늘어나는 세상에서 디지털 삶은 실제 삶과 깊이 연계되어 있어 따로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게 되었다.
미래에는 디지털 정체성을 구축하고 관리하는 일이 우리가 현실에서 매일같이 옷차림, 말투, 행동 등을 통해 세상에 자신을 드러내는 것처럼 흔한 일이 될 것이다.
연결된 세상 속 디지털 정체성을 통해 사람들은 정보를 찾고 공유하고 자유롭게 생각을 표현하고 검색하거나 검색당하며 사실상 세계 어디에 누구와도 관계를 쌓아가고 유지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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