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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업탑이 위치한 울산 남구 신정동 회전교차로. |
- 1962년 공업센터 지정 기념해 건립, 교통체증 주범 몰려 한때 철거 논란
- 50주년 맞아 복원·정비 끝내 새모습
울산 남구 신정동 회전교차로에 세워진 공업탑 내 남성 군상 하단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당시 쓴 울산공업센터 기공식 치사문과 선언문 등 3개 비문이 동판에 새겨져 있다. '4000년 빈곤의 역사를 씻고 민족 숙원의 부귀를 마련하기 위해 울산을 신공업도시로 건설하기로 했습니다'로 시작되는 비문은 울산이 전국 최초의 국가산업단지라는 것을 명시하고 있다. 울산 공업탑이 한국 근대화와 산업화의 상징 조형물로 첫 손을 꼽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탑은 내년 울산의 공업센터지정 50주년 기념행사를 앞두고 올해 초 새로운 모습으로 위용을 갖췄다. 공업탑은 울산시가 2004년 2월 발간한 울산기네스(시설분야)에 상징탑으로 등재돼 있다.
■반세기만에 새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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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수도 울산의 상징인 공업탑. 울산 남구 신정동 회전교차로에 들어선 이 탑은 지난 1월 정비사업으로 새단장했다. |
울산을 대표하는 상징물인 공업탑의 원래 명칭은 울산공업센터 건립 기념탑이다. 1962년 특정공업지구로 지정된 날을 기념하기 위해 1967년 4월 건립됐다. 높이 25m인 이 탑은 경제발전5개년 계획과 목표 인구 50만 명을 상징하는 5개의 철근 콘크리트 기둥이 세계 평화를 상징하는 지구본을 떠받치는 형태다. 탑 양 옆으로는 청동 남성군상과 여성상이 세워졌다. 남성 군상은 근면과 인내로 공업도시 울산을 힘차게 건설하자는 의지를 담고 있으며, 당시 상반신이 드러났다는 이유로 반대가 심해던 여성상은 자유의 여신상을 본 따서 화강암과 대리석으로 만들어졌다. 탑과 동상은 북한 출신 조각가 박칠성(82) 씨가 설계했다. 이 당시 500만 원의 사업비는 국비와 시비 절반씩 투입됐다.
이 탑이 반세기만에 새로운 모습으로 시민에게 공개됐다. 울산시가 내년 공업센터 지정 50주년을 앞두고 지난해 9월 7억6000만 원을 들여 비문 등 부식과 훼손이 심한 시설물 정비사업에 나서 올 1월 새 단장했다. 여성상과 철로 제작된 지구본은 청동으로 새롭게 제작했고, 남성 군상은 원래의 모습으로 복원했다. 또 분수대는 없애고 그 자리에 시화(市花)인 배꽃 문양을 형상화한 녹지를 조성했다. 음각된 글씨가 군데군데 깨져 알아보기 힘들 만큼 훼손된 울산공업센터 기공식 치하문과 기념탑 건립취지문, 울산공업센터 지정 선언문 등 3개의 비문도 복원했다.
■공업탑로터리 철거 논란도
이 같은 역사성을 간직한 울산의 문화 유산인 공업탑도 한때 철거 논란에 시달렸다. 교통 체증 때문이다. 지역 발전과 근대화의 상징물인 이 탑이 1980년 대 후반부터 교통장애물로 전락했다. 공업탑 로터리 주변이 출·퇴근 시간대 차가 몰려 혼잡하고 교통사고도 빈번히 발생하면서 전국 최다교통사고 발생지점으로 꼽힌 탓이다. 한때 선거철에는 공업탑 철거가 단골 공약으로 제시되기도 했다.
울산시는 이 같은 문제점 해소를 위해 2000년 6월 공업탑로터리 내 신호등 체계를 도입하고 주변에 순환도로 개설을 추진하고 나섰다. 이 결과 로터리 내 차량 흐름이 빨라지고 지체 시간도 크게 감소했다. 남부순환도로 개통은 고속도로로 빠져나가기 위해 로터리로 진입하는 산업단지 물류수송차를 우회시켜 교통체증 완화에 큰 도움을 줬다. 하지만 2, 3년 전부터 공업탑 주변의 고층 고밀화로 또다시 로터리 일대는 교통 체증을 유발하고 있다. 하지만 이 탑은 이 같은 역경 속에서도 전국 7대 도시로 급성장하는 울산 모습을 묵묵히 지켜보며 지금까지 그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제2의 도약 상징 우뚝
박맹우 울산시장은 올해 1월 17일 열린 공업탑 정비기념 준공식에서 "울산만의 공업탑이 아니라 우리나라 공업탑이며 44년 간 대한민국 근대화와 기적의 역사를 지켜온 산증인"이라며 "공업도시 지정 때 박정희 전 대통령이 독일 산업화의 상징인 루르의 기적을 뛰어 넘자고 했듯이 이날을 울산이 제2의 도약을 이루는 발판으로 삼자"고 강조했다. 공업탑에는 내년 울산공업센터 50주년을 맞아 조국 근대화의 의미를 새기고 새로운 100년 비전을 담은 울산 도약 제2선언문도 설치된다. 선언문은 울산공업센터 50주년 기념사업추진협의회 위원인 문인과 교수 등의 자문을 거쳐 확정, 내년 2월 3일 공표와 함께 제막식을 가질 계획이다. 이날은 1962년 남구 매암동(지금의 울산공단)에서 울산공업센터 기공식이 열린 날이다.
울산시는 또 울산공업센터 50주년 기념사업으로 울산의 역동적인 모습 등을 담은 타입캡슐도 제작해 울산광역시 승격 15주년 기념일인 내년 7월 15일 울산시청이나 공업탑, 울산박물관 가운데 한곳에 매설할 예정이다. 개봉은 울산공업센터 150주년 기념일인 2112년 7월 15일이다.
# 가볼만한 곳
◇ 울산대공원- 다람쥐 사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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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규모의 울산대공원. |
울산 공업탑 주변에 들어선 울산대공원은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공원이다. 도심 속에서도 산과 호수를 끼고 있는 364만 ㎡의 광활한 대공원은 면적에서 용인 에버랜드와 부산 금강공원의 배가 넘는다. 도심 내 공원으로서는 전국 최대 규모다. 여기다 도심 한가운데 위치해 접근성이 좋은 데다 방대한 면적에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 등이 준비돼 있다. 대공원 내 43개의 각종 시설물 중 어린이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는 곳은 동물농장이다. 이곳에는 100여 마리의 다람쥐를 풀어놓은 다람쥐 사파리와 조랑말을 직접 타 볼 수 있는 탑승로가 설치돼 어린이들에게 친밀감을 준다. 이들 외에도 회색앵무와 최근 들여온 청금강앵무의 화려한 모습은 어린이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또 대공원 내 나비식물원에는 하루 800여 마리 나비들의 화려하고 우아한 날개짓을 연중 내내 볼 수 있다.
◇ 울산박물관- 8000년 전 고래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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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개장한 울산박물관 전경. |
볼거리로는 울산대공원 옆에 최근 개관한 울산박물관도 빼놓을 수 없다. 울산 최초의 종합박물관인 이 울산박물관은 지난 6월 22일 개장했다. 이곳에 전시된 1500여 점의 유물 중 동물뼈 화살촉이 박힌 고래뼈 청동솥 오리모양토기 동물무늬항아리 토우 등은 관람객의 시선을 단박에 잡는다. 이 가운데 뼈 화살촉이 박힌 고래뼈는 8000년 전 선사인이 도구를 가지고 직접 포경에 나섰다는 것을 보여주며 청동솥은 이 당시 울산 정치세력이 중국과의 교역을 통해 구입한 것으로, 국내에서 찾아볼 수 없는 희귀한 유물이다.
박물관에는 이외에 울산이 곧 대한민국 산업의 시작을 의미하는 국내 박물관 중 최초의 산업사관도 들어서 있다. 특히 대영박물관 특별전 관람은 놓칠 수 없다. 울산박물관 측이 개관 기념으로 마련한 '신화의 세계, 환상의 동물이야기'란 주제의 특별전에는 세계 3대 박물관의 하나로 손꼽히는 대영박물관이 소장한 희귀유물 가운데 169점이 오는 10월 21일까지 선보인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목신인 판(몸은 인간이고 발과 귀와 뿔은 산양의 모습)을 비롯해 중국의 용 봉황 등 신화 속에 등장하는 상상의 동물을 표현한 조각 회화 도자기 등이 전시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