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야초 기행-울산저널 (쓰담)

[기청산식물원 다녀오다] 이맘때면 야생화나 각종 약용식물들 전체를 볼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시기이다. 지난 주말 약용식물을 함께 공부하는 지인들과 포항시 청하면에 위치하고 있는 기청산식물원에 다녀왔다. 기청산식물원은 1969년 이삼우 선생이 설립한 기청산 농원이 전신이며 동해안 유일한 사설 식물원으로 전체 면적이 약 9 헥타르(2만7천평)에 한국의 야생화,토종식물,희귀식물 등 2,100여종이 서식하고 있다.외곽에 대나무밭이 둘러져 있는 식물원의 모양이 곡식을 까부르는 키와 닮았고 그 키 안에 청산을 담겠다고 하여 ‘기(키)청산’이라는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삶을 추구하는데 필요한 식물학적 기여를 한다’는 취지가 가슴에 와 닿는다. 테마별로 잘 조성되어 있어 현장수업 하기에 적절했다. 20여명의 중년의 학생들 현장학습 강사는 약용식물 관련 노학자이시자 나의 사부이신 신교수님이시다. 여기저기 희귀식물들을 구경하느라 다소 산만했지만 목적이 약용식물 현장수업이라 몇 가지 강의내용을 요약해 본다. 수국은 가장자리에 있는 새하얀 꽃이 수정할 수 없는 가짜 꽃잎으로 벌과 나비를 유혹한다.수국의 놀라운 특징은 토양 산도 측정의 지표 식물이란 것이다. 요즘 자소엽,녹차잎과 함께 발모제로 많이 알려진 어성초(약모밀)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비린내가 심하고 그 비린내는 꽃과 나비를 유인하는 다른 대부분 식물과는 달리 파리를 유인하기 위함이고, 향균력이 뛰어나다. 무덤가에 흔히 볼 수 있는 꿀풀(하고초)은 간열의 효능이 뛰어나며, 항암 효과도 우수하다. 꽃이 피기 직전 말려서 차로 이용하면 좋다. 5천분의 1의 양만 첨가해도 방부 효능이 있는 천연 방부제인 자소엽, 따뜻한 성질의 방부제인 반면 박하는 찬 성질의 방부제이다. 두충 나무나 잎이 건강 약재로 많이 쓰이고 있으나 잎에는 질긴 섬유질이 많아 몸 속 흡수가 안되면 몸이 붓는 현상이 생길 수 있어 반드시 법제를 해야 한다. 법제 방법은 소금물에 담궈 두었다가 덖음해서 이용 하면 된다. 간과 심장에 좋은 약재이다. 으름덩쿨은 임하부인 이라는 별칭이 있다. 열매가 익으면서 벌어진 모양이 여성의 성기를 닮았다 해서 붙여진 별칭이다.갈등은 칡(갈)과 등나무가 서로 얽히는 것과 같이 개인이나 집단 사이에 목표나 이해 관계가 상충되는 현상에서 그 어원이 되었다. 실제로 칡은 왼쪽, 등나무는 오른쪽으로 서로 의지하며, 부둥켜 안으며 성장한다. 이번 기청사식물원은 약용식물 현장학습 목적이라 여유롭게 전체를 둘러보지 못해 아쉬웠다.가을과 겨울의 기청산식물원 모습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