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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인방 썰전,
코로나 이후 탈성장시대에 농신학이 나아갈 길
유튜브 채널 '더깊이10' 영상 갈무리
왼쪽부터 김홍한 목사, 한경호 목사, 이원돈 목사
‘오인방 썰전’(김영철, 김홍한, 이원돈, 한경호, 한창승 목사)은 유튜브 영상 ‘코로나 이후 탈성장시대에 농신학이 나아갈 길 2’를 통해 농(農)신학에 대해 소개했다.
한경호 목사(21세기 농촌선교회)는 농신학이 나오게 된 시대적-교회사적 배경에 대해 소개했다. 평생 농촌 교회 목회에 헌신한 한 목사는 먼저 성경이 농경시대의 산물이라는 것에 주목했다. 즉 농경시대에 대한 인식을 가져야 신구약의 이야기와 예수님의 비유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오늘날의 세계가 2,300년의 공업화를 통해 수많은 생태계가 파괴되었고, 신자유주의 경제 세계화의 대량 소비와 대량 폐기 및 성장 위주 산업 경제의 폐해로 인해 기후 위기와 기후 붕괴의 상황을 맞이한 시대적 위기에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앞으로 인류가 지속 가능한 삶을 살 수 있을지에 대한 경고의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에서, 즉흥적이고 임시적인 대처가 아니라 인류 전체의 위기에 대한 근본 원인을 탐색해야 한다고 했다. 한 목사는 근본 원인으로 먹고 사는 일을 위한 인류의 식량 생산, 농업에 대한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 목사에 따르면, 창세기 에덴동산의 인간에게 주어진 소명과 역할은 땅을 갈며 경작하고 땅에서 돋아나는 모든 생명을 지키는 것이었다. 즉 인간은 자신과 모든 생명체를 위한 농사를 지었다. 그러나 아담과 하와의 범죄 후에 소유욕이 발생하여 자신의 육신과 생존을 위한 이기적인 농사를 짓는 것으로 농사의 의미가 축소되고 말았다. 탐욕과 분노의 본능은 가인의 아벨 살해, 홍수심판, 바벨탑, 그리고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족장 시대를 지나 이집트 노예 생활과 사사시대, 왕정 시대, 예수님의 시대를 지나서도 계속되었다.
이원돈 목사(새롬교회) 역시 구약성서에는 족장 시대의 삶과 대척점에 있는 제국과 도시 문명이 곡식의 저장과 축적인 통한 권력 추구, 그로 인한 강제 노동의 문명이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제국의 삶에 맞서, 광야의 만나 경제에는 축적이나 저장의 생산물을 자연스럽게 썩혀버려 순환시키는 모습이 등장했는데, 이를 통해 우리는 희년 공동체의 농본주의 삶의 방식과 농본 신앙, 농신학에 주목하여 우리 시대의 축적 문명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목사는 인간의 불행의 근본 원인을 추적하면서 “땅을 가는 존재로 지음 받은 인간이 땅을 떠나면서부터 결국 문제가 발생했다”고 보았다. 에덴을 떠난 가인의 후예가 도시 문명을 만들었고, 지배계층의 발생과 육식 문화로 인해 전쟁이 발발하여 그것이 인류 전체로 확산하였다고 보았다. 농경시대 이후로 농민은 끊임없이 억압받고 수탈당하고 뺏기며 권력자들의 체제를 유지하는 전쟁에 동원되었고, 오늘까지도 자본주의 체제 아래에서 합법적 수탈이 이루어지는 경제 구조 속에 농민의 삶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목사는 “이제는 그동안 산업 물질문명에서 나온 신학이 아니라, 생명과 생태와 농(農)을 가지고 새롭게 성서를 읽고 교회 공동체를 새롭게 각성시키면서, 제국의 신학을 넘어선 농신학, 마을 신학, 생명 신학이 나와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홍한 목사(목수, 십자가 공예)는 “문명은 인간의 특권으로서 문명이 사람을 사람 되게 하고, 문명이 사람의 생존을 유지시켜준다”고 강조하며, 문명에 대한 다른 특징을 언급했다. 이집트 제국의 저장 문명은 나일강의 비정기적 홍수로 인한 흉년의 굶주림에 대비하기 위해 생겼다. 아담과 하와가 옷을 입은 것 역시 부끄러움을 가리고 추위로 인한 죽음을 막기 위한 일로서, 문명은 사람을 살리고 사람을 사람답게 하기에 문명 자체가 죄는 아니다. 그러나 문명의 발달은 죄와 연결되는데, 자연으로부터 벗어나는 문명은 급격하게 빠른 발전으로 인해 본질과 근본을 잃어버린다. 따라서 김 목사는 문명은 끊임없이 비판받고 검증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목사는 기후 위기로 인해 엄청난 대격변과 멸종의 상황을 맞이한 지금, 인류의 욕망으로 인해 먼 훗날의 재앙을 앞당겨서 발생시키는 어리석은 일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성경은 하나님 나라를 문명의 궁극적인 이상세계로 그린다면서, 우리가 하나님 나라를 보통 추상적으로 생각하는 것에 반해, 농신학의 관점에서 하나님 나라는 “인간이 구원을 받고 하나님의 형상대로 살아가는 방식으로서, 땅과 너를 사랑하는 삶의 방식이다”라고 했다. 그렇기에 욕망대로 누리려는 삶의 구조와 구원을 함께 이야기할 수 없다고 했다.
인류 위기에 대한 성경적 해법과 대처에 대해, 한 목사는 먼저 농(農)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인구의 90%가 도시에서 살아가고 산업화 이후 농사에 대한 차별이 본격화된 우리 사회는 지나치게 식량에 관한 관심이 적고 농민의 땀과 수고를 잊고 농산물을 폄하하고 있다며, 기독교 신앙인조차 물질과 육신을 위한 관심을 기울이며 영성적 삶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따라서 “하나님께서 농을 어떻게 생각하시고 있는가, 인간을 어떻게 창조하셨는가, 여기에 대한 새로운 신앙적 천착과 이해, 인식”이 실천 방법에 대한 모색에 앞서야 하는 근본적인 사유라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마을 목회 현장에서 농신학을 만났던 경험을 언급하며 ‘산업 물질문명’의 특징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산업 물질문명에서는 물질은 풍요로우나 이를 위한 대량 생산과 대량 폐기로 인해 지구가 견딜 수 없는 자연 수탈이 발생하고, 지구에서 살아가는 인간마저 피곤과 탈진에 시달려 인간을 비인간화하는 모습을 띤다고 지적했다. 결국 문명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에 와서 물질의 풍요가 아닌 생명의 풍요로움을 강조하는 돌봄 혁명, 생태 혁명이 등장했다고 했다. 그리고 복음서의 예수 운동, 즉 예수님의 하나님 나라 운동은 생명을 풍요롭게,
돌봄을 풍요롭게 하는 것으로 마을을 돌면서 학습 생태계, 복지 생태계, 밥상 생태계를 만드는 생태 운동이었으며 핵심에는 땅과 연결된 공유지 운동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 목사도 성경의 토지 사상을 통해, 사적 소유를 통한 자본주의 경제 체제의 뿌리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성경은 토지를 하나님의 소유로 말하며 사적 소유를 금지한다. 인간의 죄 역시 사적 소유에서 시작했는데, 지금 우리에게는 욕망을 절제할 수 있는 새로운 경제 체제 및 생태계와 자연이 함께 조화를 이루는 체제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기독교인들이 성경만 제대로 읽고 근본적 사고만 해도 우리 기독교 신앙이 테두리 안에서 상당 부분이 수정되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성경의 정신으로 돌아갈 것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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