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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두둑을 완성하였으면 다음은 구들장을 덮는 일만 남았다. 구들장의 두께는 100~60mm 정도로 크기는 두 사람이 거뜬하게 들정도의 것이면 된다. 구들장 구입은 석재 취급소에서 구입할 수 있는데 요즘은 제대로 된 구들장 구입이 쉽지가 않다. 구들장은 축열재이기 때문에 열을 오래 머금고 서서히 방출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예전엔 마을마다 구들장 채집 장소가 한 군데 정도는 있었다. 그러나 개량주택이 들어서면서부터 채집장은 문을 닫았고 수풀로 뒤덮이면서 그런 곳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가물가물해졌다. 구들장은 가능한 시루떡처럼 떼어낼 수 있는 것이 채집 및 시공에 유리하기 때문에 주로 진흙이 쌓여 형성된 점판암(이암) 계통의 것을 취급하는게 보통이다. 삼겹살 구워먹는 돌판이 여기에 속하는 돌이다. 이 돌은 뜨거운 불에도 돌의 조직보유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불길을 받아 축열하는 재료로 안성맞춤인 셈이다. 요즘은 화강석을 가공하여 사용하는 예도 있는데 화강암은 고열에 견디는 성질이 있으나 고열에 자주 닿거나 습기에 오랫동안 노출되어 있으면 표면이 잘게 부서지는 단점이 있다. 요즘의 구들시공에는 옛 것에만 의존하지 않고 나름대로 연구개발하여 다양한 방법이 동원되고 있다. 예를 들면 구들고래 바닥을 깊게 파고 축열보강재로 돌이나 공병같은 것을 묻기도 하고 아궁이 대신 벽난로를 만들어 거실에서 직화하는 방법으로 방출되는 열을 최대한 억제하고 열효율을 최대한 높이려는 노력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런 것은 구들에 대한 원리를 깨우치면 누구나 고안해 낼 수 있는 방식이다. 그런 얘기는 다음기회에 하도록 하자.
구들장을 구입하였으면 우선 불길이 직접 닿는 아름목(아궁이 부넘이 부분)은 두께가 100~150mm 정도의 것을 깔아야 한다. 불길이 직접 닿기 때문에 얇은 돌을 사용하게 되면 뜨거운 열로 방바닥이 탈 염려가 있기 때문이다. 어린시절 농촌에서 불을 때고 살아 본 사람들이면 아름목이 까맣게 타서 지저분했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윗목으로 갈수록 얇은 것을 깔아 나간다(이때 윗목쪽으로 높은 경사를 이루는 경우도 있다. 흙을 덮으면서 수평을 맞추면 자동으로 윗목은 얇고 아름목은 두껍게 흙이 덮여 열의 고->저에 따른 안배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고래두둑과 구들장 사이엔 굄돌을 야무지게 놓아 구들장이 움직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굄돌 없이 그냥 두둑에 올려 놓아도 큰 문제는 없다. 이론상으론 고래두둑 위에 굄돌을 놓게되면 고래골 이쪽 저쪽이 굄돌높이 만큼의 틈으로 열 이동이 자유로워 방이 골고루 따스해진다고는 하는데 기왕에 축열된 고래두둑과 구들장은 결국 열전도로 하나가 되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다. 구들장의 모양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구들장 사이에 빈 틈이 생긴다. 이런 틈은 자연석으로 적당이 메꾸어야 한다. 구들장을 놓으면서 동시에 황토(밭흙도 무관)를 질척하게 개어 돌 틈과 구들장 밑 부분에 철석하고 채워넣어 구들장을 견고하게 고정한다. 그렇게 해서 일차로 구들장 설치가 끝나면 일주일정도 두었다가 깔개 흙을 덮어야 한다. 깔개흙은 질척해야 한다. 짚(여물)을 썰어 진흙에 넣고 골고루 섞은 다음 두께 30mm 정도로 수평지게 깔아 주면 된다. 이 상태에서 아궁이에 불을 넣는다. 이때의 불은 너무 과하게 하면 좋지 않다. 찌지근하게 때어 고래두둑과 구들장 사이의 흙들이 잘 마르도록 해야 한다. 장작불 보다는 마른 콩태나 잔가지로 불을 때는 것이 좋다. 이도 귀찮으면 자연건조를 시키는 것도 무방한다. 단 시일이 많이 걸리는 것이 단점이다. 깔개흙이 뽀얗게 말라 잔금이 거북이 등살처럼 갈라지기를 기다렸다가 진흙과 모래를 1:3 정도의 비율로 섞어서 잔금을 메꾼다. 다시 건조되기를 기다려야 한다. 이차의 미장이 끝나면 마지막 작업이 남았다. 웰빙바람이 불면서 일반적인 시멘트(주성분 산화칼슘이 약65%)는 인체에 좋지 않다는 인식으로 황토로만 마감하려는 추세이다. 황토로만 마감하였을 경우 물을 엎지르면 스며들고 물건을 떨어뜨리면 흠집이 생기는 단점이 있다. 시멘트라는 말은 어떤재료를 굳히는 보조재란 뜻으로 풀, 본드, 기타혼화재 등 다양한 것의 총칭이다. 따라서 산화칼슘인 일반시멘트 대신 자연시멘트를 사용하는 것을 강구해야 한다. 예를들면 황토에 찹쌀풀을 섞거나 다량의 송진액을 섞는 것 등이다. 송진액을 얻는 방법은 나도 잘 모른다. 한가지 연구해볼 가능성은 어린 솔방울을 따다가 으깨어 뜨거운 가마솥 같은데 넣고 증기로 삶아 내면 어떨까 싶다. 어린 솔방울엔 송진성분이 들어 있기 때문에 분해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다른 하나는 짚도 숙성시키면 끈끈한 점액질이 나오는데 이도 적용해 볼만하고 다른 하나는 우리가 벽체용으로 사용하는 해초풀이나 미역줄기등을 물에 진하게 삶아 그 우려낸 물로 황토와 배합하는 방법도 가능할 것으로 여긴다. 나도 아직 실험을 하지 못했다. 다만 추측할 따름이니 한 번 시도해 보시고 좋은 효과가 있거든 알려주기 바란다. 어쨌든 황토로만 방바닥을 마감하기엔 보강해야할 문제들이 적지 않다. 옛날 우리 선조들은 못사는 천민들이나 황토바닥을 그대로 사용했다. 종이나 깔개를 구할 능력이 없다보니 그랬다. 겨우 가마니나 멍석, 돗자리 같은 것으로 장판을 대용했다. 살만한 집은 종이를 발라 마감했다. 요즘은 실용적인 장판이 다양하게 나온다. 그러나 공장에서 생산된 것은 하나 같이 수지계 재료이거나 나무성분이더라도 강력한 본드를 사용하지 않으면 접착이 곤란한 것들이 다수이다. 인체에 가장 해로운 집재료가 바로 본드이다. 본드가 들어간 가장 대표적인 제품이 합판류이다. 합판에 불을 붙여 본 사람이면 불길이 강렬하게 타오르는 것을 알 것이다. 합판을 만들기 위해 접착한 엄청난 양의 본드가 타기 때문이다. 여러가지 조건으로 미루어 볼때 방바닥의 가장 좋은 마감은 황토미장 위에 한지로 두세겹 초배지를 바르고 포장용으로 나오는 종이류를 붙이는 것이 그중 웰빙에 적당한 것으로 본다. 지금도 한식장판지(각장판이라 부른다)가 600~900mm 각 크기로 시판되고 있다. 공장에서 일차 콩뎀까지 입혀 나온다. 그런데 이 종이도 합성제를 첨가하였기 때문에 완벽하진 못하다. 수지계보단 나을 것으로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