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희의 목마른 소녀
아침에, 컴퓨터를 켜고 msn 메신저를 켜니, msn today 창이 뜹니다. 오늘의 화제, 뉴스 뭐 그런 것들이 나오죠.
헤드라인을 보니,
'탤런트 수애, 70년대 인기스타 J씨 딸이라는 소문에 곤욕'
뭐 그런 이야기가 있는 겁니다.
수애는, 지금 mbc 주말연속극 '회전목마'에 장서희 동생으로 나오고 있죠. 얼마전에 '러브레터'라는 mbc 월화드라마에도 나왔는데...
그 수애가 닮았다는 J씨는 다름아닌 정윤희입니다. 나름대로 정윤희를 닮았다는 것을 홍보꺼리로 삼았는지, '섹션TV연예통신' 같은 쇼에서도 심심치않게 그 이야기를 하더군요. 글쎄, 제가 보기에는 하나도 안 닮았는데 말입니다.
문제는, 아침에 그걸 보고 정윤희를 생각한 다음부터입니다. 하루 종일 정윤희의 '목마른 소녀'가 입에서 떠나지 않는 겁니다. 정윤희가 노래 취입했던 거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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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꿈을 꾸었지
사랑이 싹트는 꿈을
언제부턴가 그 꿈을 먹는
아, 나는 목마른 소녀
그리고 꿈을 키웠지
사랑이 꽃피는 꿈을
언제부턴가 그 꿈에 사는
아, 나는 목마른 소녀
기쁨이 넘칠 땐 춤추는 아이
슬픔에 겨울 땐 한 마리 사슴
그렇게 사랑을 했지
눈물도 그때 배웠지
아무도 모를 나만의 얘기
아, 그건 사랑이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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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조금 틀린 부분이 있을지 모르지만, 아마 거의 정확한 가사일 겁니다. 어릴 때 정말 좋아했거든요, 저 노래를.
가사, 죽이지 않습니까? 슬픔에 겨울 땐 한 마리 사슴...
노래 가사에 '사슴'이 들어가면, 정말이지 죽음입니다. 임수정의 '사슴여인'도 그렇고... 에잇, 내친 김에 '사슴여인' 가사도 적어볼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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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에는 눈물이 흘러내려도
언제나 나의 마음은 외롭지 않아요
가련하다고 생각하지 말아요
나는 슬픔을 좋아하는 사슴여인
이슬에 젖은 나의 눈망울 바라다보세요
목마른 꿈이 담겨 있어요 사랑해주세요
뜨거운 가슴을 간직한 채로
나는 사랑을 노래하는 사슴여인
사슴을 닮아서 슬퍼보여도
언제나 나의 마음은 외롭지 않아요
이 모습 이대로 간직하게 해줘요
나는 눈물이 아름다운 사슴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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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여인'은 가사를 적고 보니 정말 죽음이군요. 이슬에 젖은 나의 눈망울 바라다보세요!!! 쿡쿡쿡. 그나저나 저 노래를 부른 임수정이라는 여자 기억나세요? 왜, 롯데 살로우만 소시지 광고 모델도 했던, 모델 출신의 미모의 여가수 임수정! 불멸의 히트곡 '연인들의 이야기'를 부른 바로 그 여자지요. 제목만으로는 모르겠다고요? '무작정~' 말입니다, '무작정 당신이 좋아요 이대로 옆에 있어주세요...' 그 노래 제목이 '연인들의 이야기'죠. 이 임수정이 텔레비전에 나와 노래를 부를 때면, 긴장한 탓인지 늘 입술에 파르르 경련이 일었다니까요. 아, 그 입술의 경련, 전 평생 못잊을 겁니다.
아 참, '사슴여인'은 지금 생각나서 막 이야기한 것이고, 어쨌거나 저는 하루종일 정윤희의 '목마른 숙녀? 소녀?'를 불렀다는 것이죠. 그 노래를 부를 때 정윤희의 목소리,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뭔가 불안하면서도 위태로우면서도 아스라히 갈라지는 듯한 그런 목소리였다구요.
그렇게 사랑을 했지 눈물도 그때 배웠지, 그러면 눈물이 핑~
흠, 당시의 트로이카 중 장미희는 '교수님'이 되셨고, 유지인은 대학생 아들을 둔 엄마 역으로 드라마에 나오고 있지만, 정윤희는 절대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군요. 중앙개발 사모님으로 잘 살고 있다고 하는데...
참, '야, 곰례야'가 정윤희고, '달동네'가 장미희인 것 맞죠? 가끔씩 헷갈려요.
아, 목마른 소녀를 어떻게 부르는지 궁금하시면, 저한테 따로 연락주세요. 제가 전화로 들려드리죠. 믿거나 말거나.
Comment : 9, Read : 138, 2003/10/30 Thu 22:52:12 → 2003/10/30 Thu 22:53:06
이안 우하하하!! 저는 들었습니다!!!
2003/10/31
Stephen 386세대를 위한 가요무대가 필요할 것 같아요.....가요 스테이지 정도루다가...ㅋㅋ
2003/10/31
fatty 크하하하~~~~~ 다 기억합니다. 정윤희의 떨리던 목소리 (전요.이럼 너무 제가 긴장합니다.틀릴까봐..제가 그래서 전국노래자랑을 못봤어요..)임수정! 그녀도 기억합니다..그녀도 ..못 봤습니다. 도저히 제가 떨려서 못 보겠더군요..정윤희씨 중앙개발에서 나오는 가구 광고모델을 제가 이곳에 오기전까지 했었는데...
2003/10/31
공자 저도 기억.... 떨리는 목소리로 하하 그럼 77년도 미스코리아 김성희의 음반을 기억하십니까? 펼치면 양면으로 펴지고 김성희의 깡총거리는 사진이 가득있었죠. 가자내용은 월드피스와 인류애로 기억,,, 아닌감?저희 친척오빠는 (그때 멀쩡한 대학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직은 공무원 하하) 매일매일 들으며 지긋히 눈을감더라말입니다. 어린마음에도 한심하고 구려보였죠
2003/10/31
yoni 앗, 미스코리아 김성희! 이덕화와 쇼2000 진행을 맡았을 때, `매력`이라는 노래도 불렀죠. 이범희 작곡의, 노래는 좋았다구요. `그대 매력은 (하아) 잊을 수가 없네, 그대 매력은 (하아) 지울 수가 없네 / 아름다운 시절 잊었나 다정했던 그 시절들을 / ... / 그대 내게 다시 돌아올 수 없는가아아아 / 매력 [브라스] 매력 [브라스] 매력`... 연애활동을 중단한 뒤 김성희는 옷가게인가를 할 때, 어떤 남자가 자기 몰래 혼인신고를 해놓았던 사건으로도 신문을 장식했지요. 글쎄, 여자 몰래 남자 혼자서도 혼인신고를 할 수 있더군요.
2003/10/31
이안 미스코리아 진을 두고 김성희와 누군가, 둘만 남았을 때, 저는 너무 떨려서 귀를 막고 연신 김성희, 김성희, 소리를 질러댔지요. 그녀가 진이 되어서 얼마나 기뻤던지... 아아, 아홉 살때였던 것 같습니다. 그땐 미스코리아 하는 날, 너무 기대되고 흥분되어서 학교 끝나고 집에 오는 길에 노래를 불렀다니까요. 꿈속에서 보았나, 미스코리아, 그 노래요. 눈을 지그시 감고 춤까지 추면서... 지나가던 아저씨가 아이고, 잘하네, 나중에 미스코리아 나가도 되겠다, 하는 소리에 정신이 들었는데...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막 좋아했답니다. ㅋㅋ
2003/11/03
이안 그리고 패티님, 너무 반갑습니다. 저도 긴장 때문에 못보는 티비 프로가 얼마나 많은지요. 입도 못맞추는 가수를 볼 때도 그러하거니와 연기 못하는 탤런트가 나와 긴 대사를 읊을 때면 등이 꼿꼿해지면서 막 지렁이가 기어가는 겁니다. 결국 포기하고 끄지요...
2003/11/03
yoni 이안! 나가, 미스코리아 대회! 나가, 지금도 늦지 않았어!
2003/11/03
좃에피나 저도 매년 실기(失期)하여 나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접수할때쯤 되면 꼭 바쁜 일이 생겨서...정신을 차리고 보면 마감이 지나있고..그런지 20년 됐습니다.
2003/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