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이스라엘의 왕들은
단 한 명도 하나님께 순종하는 자가 없이 악행을 행했지만
유다의 왕들은 여럿 왕이 하나님의 뜻을 따르려고 노력했다.
다만 그런 왕들도 지방의 우상들은(아마도 정치적인 문제 등으로)
그대로 보존한 아쉬움이 있었다.
이런 와중에 히스기야왕이 등장하여
그래도 하나님 앞에 가장 순전한 모습을 보인다.
처음으로 지방의 우상 등 모든 불손한 것들을 제거했다.
흠이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문제는 그가 죽음의 병에 걸렸다가
하나님의 은혜로 15년의 시간 동안 생명이 연장되었는데
그때 균열이 발생한다.
바빌론 사절단에게 ‘모든 것’을 보여준 것이다.
피상적으로 보면 무슨 문제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하나님은 히스기야의 불손함을 간파하셨다.
그가 바빌론이라는 새로운 강대국에 마음을 빼앗기기 시작했고
보물을 내보이면서 자신의 공로와 영광을 추구하는 마음이 드러난 것이다.
이러한 균열은 다른 마음을 숨기고 있는 바빌론에게는
유다의 중요한 기밀을 획득한 것이었고
훗날 바빌론이 예루살렘을 침공하여 얻고자 하는 표적이 된다.
담임목사님은 얼마 전 설교에서 이 사건을 두고,
15년의 생명 연장의 시간을 통해 히스기야 왕이
공적 책임(다음 세대를 준비하는 등)을 다해야 했는데
개인의 안락과 안일을 추구했다고 설명하셨다.
참으로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그래도 오늘 묵상의 마지막은
히스기야가 순전한 모습이었을 때
하나님께 간구한 짧은 기도문으로 남기고 싶다.
죽을 병 앞에서 드린 기도이지만
그 안에는 어떤 계산도, 어떤 체면도 없다.
오직 하나님 앞에 선 한 사람의 진심만이 있다.
“하나님, 제가 누구이며 어떻게 살아왔는지 기억해 주십시오!
제가 주님 앞에서 정직했고
제 마음이 한결같이 진실했습니다.
주님을 기쁘게 해 드리고, 주님께 인정받는 삶을 살았습니다.”
(왕하 20:2~3)
사람의 현실 인생은
순전함과 균열이 함께 있다.
히스기야의 말년은 분명 아쉬움이 남지만
적어도 이 기도를 드리던 순간만큼은
그의 인생이 하나님 앞에 온전히 서 있었다.
나의 마지막에도
이와 같은 고백을
조용히 하나님께 드릴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