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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관광단지 오산(입내백추강) 종주 ★
1. 언제 : 2008년 9월 27일(토) ~ 9월 29일(월)(무박3일)
2. 어디를 : 국민관광단지 오산(입암.내장.백암.추월.강천산)
3. 누구와 : 나홀로
4. 산행코스 및 거리 장성갈재→입암산성→상왕봉→순창새재→까치봉→연지봉→망해봉→불출봉→서래봉→내장사→장군봉→ 연자봉→신선봉→대가마을→백학봉→백양사→대각산→추월산→치재산→강천산→금성산성→대성교 GPS 약 102KM 5. 소요시간 : 53시간(2008년 9월 27일(토) 12:00~ 9월 29일(월) 17:00)
6. 날씨 : 토 - 맑음, 일 - 흐림, 월 - 비온 후 오후에 갬 , 7. 산행흔적(구글)
※ 국민관광단지 오산(입내백추강) 산행 정보
1. 입내백추강이란?
1) 입내백추강 정의 입내백추강이란 1977년 국민관광지로 지정된 장성호와 담양호, 그리고 그 주변의 명산(국내 최고 단풍 산행지인 내장산권(내장산.입암산.백암산), 전남 5대 명산인 추월산, 순창 군립공원인 강천산))을 연계시킨 산행코스로서 장성갈재를 들머리로 하여 입암산성을 한바퀴 돌고, 내장산 9봉 중 8봉 종주(9봉 중 월영봉은 비지정 등로임), 백암산 종주, 담양호 유역 동그라미(담양호의 유역의 울타리가 되는 산줄기)를 그려서 금성천 대성교를 날머리로 하는 산행코스이다.
입내백추강의 거리는 약 100km이며 , 전체적인 산줄기는 정읍시, 장성군, 순창군, 담양군에 걸쳐 있다.
2) 특징 - 입내백추강은 산자분수령보다는 볼거리에 중점을 둔 산행코스이다. - 국내 최고 단풍 산행지인 내장산권(내장.입암.백암산)과 전남 5대 명산인 추월산, 그리고 순창 군립공원인 강천산 등을 두루 둘러볼 수 있다. - 전.남북의 명사찰인 내장사와 백양사를 동시에 구경할 수 있다. - 1977년 국민관광지로 지정된 장성호와 담양호의 푸른 물결을 동시에 맛볼 수 있다. - 사적지인 입암산성, 내장산성, 금성산성을 두루 둘러보면서 민족자존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생생하게 살아 숨쉬는 민족의 얼을 느낄 수 있다. - 내장산권 주요 계곡(산성골, 남창계곡, 하곡동골, 금선계곡, 새재골, 백양사 계곡)의 시원한 물줄기를 보면서 지난 시름을 달랠 수 있다.
2.참조지도 담양(NI 52-1-18), 순창(NI 52-1-19), 갈담(NI 52-1-12), 정읍(NI 52-1-11)
3. 도상거리표(맵센드 기준)
4. 지도
1) 구글
2) 5만 지형도
<전체개념도>
<지도1>
<지도2>
<지도3>
5. 고도표
1) 입내백추강 고도표
2) 가야.수도 동그라미 고도표
3) 지리 진양호태극종주 고도표
6. 담양 먹거리
1) 죽 림 원 : 061-383-1292
2) 전통식당 (담양군 고서면/ 한정식) 5년 묵은 김치를 먹어본 적이 있는가. 불행하게도 이집 자랑거리인 5년 묵은 김치는 다 떨어졌고, 이제는 3년 묵은 김치만 남아 있다. 하지만 김치 맛이 일반 김치와는 격이 다르다. 김치는 말할 것도 없고, 오랜 시간 공을 들인 반찬들도 맛있다. 젓갈과 장아찌,참게장, 두릅, 머위, 쇠고기 산적, 계란찜, 병어조림 등 40가지 정도의 반찬이 화려하다. 남도 한정식 집은 대개 기본 상이 4인부터 시작되지만, 이 집은 두 사람도 단출하게 상을 받을 수 있다. 1인분 2만원. (061) 382-3111 *찾아가는 길: 무등산 뒤편 광주댐 근처 소쇄원 가는 길에 있다.
죽순은 봄날의 나른한 입맛에 활기를 불어넣어준다. 매년 봄비가 내리고 나면 우후죽순 올라오는 햇죽순을 대량으로 사서 염장 보관, 일년 내내 싱그러워 보이는 죽순을 내온다. 물에 담가 아릿하고 떨떠름한 맛을 뺀 죽순을 쇠고기 생안심과 함께 무친 게 죽순육회 (1만8000원). 죽순회(1만원)는 죽순과 우렁이, 풋고추, 오이 등을 넣고 매콤달콤새콤하게 무친다. 달았다. *찾아가는 길: 담양읍내 담양경찰서 사거리 근처에 있다.
떡갈비는 광주나 해남 등 남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음식이다. 떡갈비 하나를 제대로 만들려면 귀찮을 정도로 잔손이 많이 간다. 갈비에 붙어 있는 살만 발라서 채를 치듯이 다지고, 동그랗게 다듬어서 다시 갈비뼈 위에 올려놓고 구워낸다. 담양은 특히 떡갈비 집이 많다. 부드럽고 고소한 떡갈비를 간판 메뉴로 내건 신식당은 초벌구이를 한 떡갈비를 잔불에 따뜻하게 해가면서 먹을 수 있게 해준다. 최근 2~3년간 남도음식축제에 가면 담양의 대표선수로 참여하는 식당이다. *찾아가는 길: 담양 읍내 경찰서 사거리 근처에 있다.
남도로 식도락 여행을 떠날 때마다 꼭 들리는 곳이 담양이다. 워낙 손맛이 좋기로 유명한 동네라 어느 집에 들어가도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다. 덕인갈비도 신식당과 더불어 담양 떡갈비의 양웅이라 할 만하다. 떡갈비(1인분 1만2000원)를 만드는 아줌마들의 손놀림이 바삐 돌아간다. 품질 좋은 죽향한우에 간장, 양파, 배 등 야채와 과일로 맛을 낸 장터불고기 (한 근 2만4000원)맛도 일품이다. 국물 없이 구운 바싹불고기의 맛이 이름 그대로 장터에서 구워먹는 것 같다. *찾아가는길: 담양읍내 담양경찰서 사거리 근처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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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우나
1. 대나무 건강랜드 - 문 의 : (061) 383-0001
2. 담양리조트 연락처 : 061-381-2760
* 교통수단
1. 열차
2. 고속버스
◎ 산행기
산행코스를 어떻게 개발할 것인가? 아무런 원칙도 없이 지도에 등로를 그어놓는다고 해서 산행코스가 개발되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산행코스를 개발할 시는 어디에 중점을 둘 것인가를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한다. 그 중점적인 요소는 볼거리, 난이도, 거리, 식수와 매식위치, 등로상태, 접근의 용이성 등을 들 수 있는데, 나는 이 요소 중 볼거리에 가장 중점을 두고 코스를 개발한다. 우리가 산을 가는 1차적인 목적이 자연의 풍광을 만끽하기 위함이기 때문이다.
그 볼거리 중 국내에서 최고로 꼽을 수 있는 명소는 지리산권, 설악산권, 북한산권, 내장.추월산권, 가야.수도산권, 충북알프스권, 땅끝기맥권(월출산~땅끝마을)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이 7개 권역 중 6개 권역은 중.장거리 코스가 개발되어 있는데 유일하게 중.장거리 코스가 개발되어 있지 않은 권역이 내장.추월산권이다.
1977년 국민관광단지로 지정된 장성호와 담양호, 그리고 그 주변 명산(국내 최고 단풍 산행지인 내장산권(입암.내장.백암산), 전남 5대명산인 추월산, 순창 군립공원인 강천산)을 한데 묶어 장거리 코스를 개발해 보기로 한다.
코스를 개발할 시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사항이 들머리와 날머리이다.
들머리를 어디로 잡을 것인가? 처음에는 내장산 휴게소를 들머리로 잡으려고 했다. 그런데 내장산 휴게소를 들머리로 잡을 시는 내장산 산줄기가 절반밖에 포함 되지 않는 아쉬움이 있다. 그래서 입암산쪽과 백암산쪽을 살펴보니 장성갈재와 백양사역, 그리고 장성호 최북단인 쌍웅교를 들머리로 잡을시는 자연스럽게 입암산을 한바퀴 돌게되고 순창새재길을 통해 내장산과 연결하면 내장산 9봉중 8봉을 종주 범위에 포함시킬 수 있다. 그리고 내장산 신선봉에서 대가저수지 방향으로 등로를 잡으면 구암사를 거쳐 백학봉과 연결시키면 자연스럽게 백암산 종주를 할 수 있다. '장성갈재'는 장성에서 정읍으로 넘어가는 고개로 전남.북을 가르는 상징성이 있고, 또한 영산기맥길이기에 등로가 무난히 형성되어 있을 것이리라는 추측을 할 수 있어 장성갈재를 들머리로 정하기로 한다. 나중에 '백양사역'과 장성호 '쌍웅교'는 들머리로 적합한지 답사를 해 보기로 한다.
날머리를 어디로 잡을 것인가? 처음에는 마지막 등로가 담양호 동그라미를 그리기 때문에 담양댐을 날머리로 잡으려 했다. 그러나 담양군청에 알아본 결과 담양댐은 통제구역이라 들어갈 수가 없다고 한다. 그래서 담양댐 바로 아래 대성교를 날머리로 잡으면 적당할 것 같다. 들머리와 날머리는 상징성이 있어야 하고 접근이 용이하여야 한다. 다행히도 대성교를 바로 건너면 담양 버스터미널로 가는 버스 정류장이 있다. ' 들머리와 날머리가 정해지면 가능한 한 산자분수령 원칙에 입각하여 등로를 연결하되, '볼거리 산행코스'는 산줄기 산행이 아니기 때문에 산자분수령에 꼭 집착할 필요는 없다. 오늘날 '불수사도북'이 가장 각광받는 중.장거리 코스가 된 이유는 산자분수령을 과감히 버리고 볼거리 위주로 산을 연결시켰기 때문일 것이다. 나도 산자분수령보다는 볼거리에 치중하여 산줄기를 연결한다. 그래서 입암산성 651봉에서 영산기맥을 따르지 않고 입암산성 종주 등로를 택하여 입암산성 남문~남창계곡~하곡동골~몽계폭포~상왕봉으로 이어지는 등로를 택함으로서 볼거리가 아주 풍부해진다.
그리고 내장산 신선봉에서 호남정맥(호남정맥을 따르면 등로가 겹치게 됨)을 따르지 않고 대가저수지로 가는 등로를 택하면 자연스럽게 구암사를 거쳐 백학봉으로 연결된다. 구암사 정상에서 다시 호남정맥을 만나지만 호남정맥을 따르지 않고 백학봉~약사암~내장사로 이어지는 길을 택하면 영천굴, 약사암, 백양사계곡, 백양사 등을 다채롭게 구경할 수 있다. 내장사에서 호남정맥인 감성굴재까지 등로를 연걸하면 이후 등로는 호남정맥을 그대로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지난 주에 국민관광단지 오산(입내백추강) 정벌을 위하여 네사람이 선발되어 무답사로 첫 출전을 했지만 3분의 1지점인 내장사휴게소에서 촉촉히 내리는 가을비로 인하여 뜻을 접어야 했다. 그러나 우려했던 장성갈재~시루봉~651봉~망덕봉~남창통제소~상왕봉에 이르는 등로를 확인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와신상담 끝에 이번주는 나홀로 다시 입내백추강 정벌을 위하여 출정을 강행한다.
지난 주에는 오전 3시에 장성갈재에서 출발했기에 입암산 구간을 새벽에 통과함으로서 볼거리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래서 이번주는 입암산 구간을 낮에 통과하는 시간대로 잡았다. 그런데 문제는 매식을 할 수 있는 내장산구간, 백암산구간을 밤에 통과하게 됨으로 매식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먹거리를 모두 준비해가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행동식 3끼와 간식을 모두 배낭에 채우니 배낭 무게만 8kg이 넘는다. 장거리 산행의 가장 큰 적은 배낭무게인데, 이렇게 무거운 배낭으로 끝까지 갈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선다. 그러나 이번이 아니면 다시는 이런 시간대로 잡아 산행을 할 수 없을 것 같아 강행하기로 한다.
백양사역에 내리니 오전 11시이다. 청명한 가을 하늘이 오늘따라 더욱 정겹게 느껴진다.
백양사역 근처 식당에서 식사 후 바로 장성갈재로 택시로 이동한다. 전 주에는 심야시간대라 택시비가 8천 5백원이었는데, 오늘은 낮이라 택시비가 7000원 나온다.
<통일공원>
장성갈재에는 비록 규모는 작지만 통일공원이 잘 조성되어 있다. 정오 12시에 통일공원을 가로 질러 입내백추강 들머리로 첫걸음을 내딛는다.
장성갈재에서 시루봉까지 구간은 영산기맥길이어서인지 몰라도 대체적으로 길이 양호한 편이다. 간간이 무성한 수풀이 앞을 가로막기는 하지만 크게 어려움을 주는 정도는 아니다. 호남터널 위로 올라서자 내가 가야할 시루봉이 양 어깨를 떡 벌리고 우뚝 서있다.
<시루봉>
시루봉은 전 주에 우리의 전투의지를 사정없이 꺽어버린 구간이다. 급경사 암릉길에, 가도가도 끝이없는 오름길.... 다들 무더운 날씨에 힘겨운 투쟁을 했었다.
그러나 오늘은 정신무장을 단단히 해서인지 몰라도 전주에 비해서 힘이 덜 든 것 같다. 그리고 한번 걸었던 길이라 익숙함이 나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지도 모른다.
<방장산(오른쪽)과 영산기맥길>
시루봉 중턱에 올라서자 방장산과 영산기맥길이 한눈에 들어온다. 언젠가는 저 길을 걸어볼 날이 있겠지..... 산행을 시작한지 1시간 30분만인 오후 1시 30분에 시루봉 정상에 도착한다.
<시루봉에서 바라본 갓바위(왼쪽)와 입암산성능선>
<시루봉에서 바라본 방장산과 영산기맥길>
<시루봉에서 바라본 망덕봉>
시루봉에서 갓바위 전 안부까지는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은 길이라 잡풀이 무성한 구간이 많이 있다. 야간에는 길 찾는데 약간 어려움을 있긴 하지만 낮에는 오히려 옛성터의 세월의 흔적과 역사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어서 좋다.
< 갓바위 전 안부>
'갓바위 전 안부'부터는 정상적인 등로이기에 길이 아주 양호하다. 갓바위는 입암산성에서 가장 유명한 장소이고, 전망이 아주 좋아 방장산, 곰소항, 변산반도, 새만금 간척지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갓바위에서 본 방장산과 영산기맥>
<갓바위에서본 삼가저수지>
<변산반도와 곰소항>
<암릉계단 같은 시루봉>
* 입암산성
1993년 11월 10일 사적 제384호로 지정되었다. 지정면적 130만 8,429㎡. 노령산맥과 전라북도 정읍시와의 경계에 있는 해발 626m의 입암(갓바위)산 능선을 따라 축조되었으며 총연장 약 5km 중 약 3.2km가 남아 있다. 고려시대 이전부터 성이 있었던 것으로 짐작되며, 문헌상으로는 1236년 몽골의 제3차 침입 때 장군 송군비(宋君斐)가 수축하였고, 이후 여러 차례 개축되었다. 현존하는 옹성식(甕城式) 남문의 문도(門道)와 주변의 배수구시설, 성벽 하단에 종출초석(縱出礎石)을 둔 성벽축조 방식이 특이하고, 특히 성내에 크고 작은 방축(防築)을 두어 수원(水源)을 확보하여 장기간의 농성이 가능하도록 배려한 점 등이 조선 후기 관방(關方)시설의 대표적인 유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남문은 문도 중앙에 암거를 가진 수구(水口)를 겸한 형식으로 되어 있고, 문구부(門口部) 내외에 문돈(門墩)을 겸한 옹성식 문도를 형성하고 있는 매우 귀중한 유적이다. 성벽의 축조방식은 계곡을 이룬 남쪽 성벽 하단에 40~50cm 돌출된 종출초석을 일정한 간격으로 놓아 축조한 특수한 구조이다. 또 남문에서 50m 떨어진 곳에 집수용(集水用) 연못이 있고 출수(出水)를 위한 배수구가 원형대로 남아 있다. 배수구 외향의 경사면은 자연암반의 경사면을 이용하여 그 위에 대형 방위를 놓아 외부에서 보이지 않도록 엄폐된 특수한 구조를 보이고 있다.
갓바위에서 한동안 멍하니 주변 경관을 바라본다. 입압산성 통과 시간대를 낮에 잡은 것을 흡족해 하면서....
갓바위에서 내려와 산성계곡 안부까지는 정상적인 등로라 길이 아주 양호하나 '산성계곡 안부' 이후는 산객들이 많이 다니지 않은 길이라 잡풀이 우거져 등로가 희미한 편이다. 그러나 낮이라 길 찾는데는 별 어려움이 없다. 영산기맥 갈림길을 지나 오후 3시 30분 경에 망덕봉에 도착한다. 망덕봉에서 남문으로 가는 길은 등로가 거의 없기 때문에 방향을 잘 잡아야 한다. 전 주에는 방향을 잘못 잡아 남문을 거치지 않고 바로 계곡을 따라 진행하여 약간의 어려움을 겪었다. 이번에는 중간 정도 내려서서 방향을 약간 북쪽으로 틀어 진행을 한다. 산성골로 내려선 후 약간 더 내려가니 입암산성 성곽과 남문이 보인다.
<입암산성 남문>
입암산성은 원래 4곳의 포루와 2곳의 성문이 있었는데 현재는 남문만 유일하게 흔적이 남아 있다. 남문은 물길과 궤를 같이 하기에 물이 많을 시는 옆으로 우회하여야 할 것 같다. 남문에서부터 남창통제소까지는 길이 잘 정비되어 있기에 별 어려움 없이 진행할 수 있다.
<은선동 삼거리>
입암산성 갓바위 능선 양쪽계곡인 은선골과 산성골이 만나는 지점이 은선동 삼거리이다. 은선동삼거리에서 계곡을 따라 약 2km 정도 더 내려가면 남창통제소이다.
<남창통제소>
남창통제소에서 상왕봉으로 가는 길은 남창통제소 바로 지나서 왼쪽으로 휘어지고, 왼쪽 능선으로 오르게 되어 있다. 남창통제소에서 1km 정도 오르면 몽계폭포 이정표가 보인다.
<몽계폭포>
몽계폭포는 내장산의 상왕봉과 사자봉에서 흘러내린 물이 울창한 숲과 우람한 바위에 부딪히며 옥구슬처럼 맑게 몽계의 폭포가 되어 흘러내릴 때, 신선의 운무가 날린다 하여 이름 붙여졌다고 한다. 몽계폭포는 우거진 산림과 깊은 계곡의 그윽함이 어우러져 그 시원함을 가득 선사하고, 우기에는 약 30여m 위쪽에서 쏟아지는 물줄기가 2층을 이루면서 장관을 이룬다. 그러나 때는 가을 가뭄인지라 간신히 폭포수라는 명맥을 유지하기 위해서 쫄쫄쫄 떨어지는 계곡수를 보니 초라하기 그지없다.
몽계폭포를 지나 가파른 암릉길을 조금 오르니 하곡동골을 가로지르는 몽계교가 앞을 가로 막는다. 울창한 숲과 낙엽, 그리고 계곡이 어우러져 한폭의 수채화를 연상케 하고 예전에 연인과 함께 거닐던 가로수길의 추억속으로 잠시 빠져든다.
<상왕봉 전 안부>
몽계교에서 등로는 계곡을 따라 '상왕봉 전 안부'로 연결된다. 오후 6시 경에 상왕봉 전 안부에 도착한다. 서녘 하늘에는 서서히 붉은 기운이 돌고, 햇님은 서서히 얼굴을 감추기 시작한다.
오후 6시 20분 경에 백암산 산줄기에서 가장 높은 상왕봉에 도착한다. 상왕봉은 호남정맥과 입내백추강의 산줄기가 만나는 지점이다. 서녘 하늘의 붉은 노을은 더욱 짙어지고 하늘을 온통 핏빛으로 수놓고 있다.
상왕봉에서 순창새재까지는 길이 평탄한지라 빠른 속도로 진행하고, 순창새재에서 마루금을 따라갈까 우회로로 갈까 고민하다 전 주에 우회로를 이용한 만큼 이번에는 마루금을 따라 진행하기로 한다. 한줄기의 가느다란 불빛은 이내 어둠의 적막 속으로 홀연히 사라진다.
조금 진행하다보니 산죽숲이 우거져 길찾기가 수월치 않다. 밤이라 약간만 방향이 틀어져도 길인지 잡목숲인지 구분이 잘 가지 않는다. 어둠 속에서 나홀로 헤매기를 몇번, 시간이 많이 지체된다. 약 2시간 동안 사투를 벌인 끝에 오후 8시 50분 경에 산죽터널을 빠져나와 까치봉에 무사히 도착한다.
* 내장산
그 산 밖에서 볼 수 없는 천하의 명승을 그 산의 내부에 숨기고 있다' 는 뜻의 이름을 지닌 내장산. 기암절벽, 계곡, 폭포와 단풍 등 산이 갖춰야 할 품세를 빠짐없이 갖춘 천혜의 가을산이다.
까치가 날개를 펴고 있는 형상이라서 까치봉이라 이름 붙였다고 하지만 밤이라 까치가 날개를 펴고 있는 형상인지 꽁이 날개를 펴고있는 형상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오직 어둠의 적막만이 고요히 흐를 뿐이다.
까치봉에서 연지봉~망해봉으로 이어지는 급경사 암릉길은 갈길 바쁜 나그네의 발걸음을 더디게 한다. 마음만 급하지 혹시 발 한번 잘못 디디면 수십미터 낭떨어지로 굴러 떨어지기 때문에 여간 조심스럽지가 않다.
연지봉(蓮池峰)은 '연꽃이 피는 연못의 정상'이라는 의미로 연지봉 바로 아래에 있는 원적계곡 샘터의 정상이라는 의미인 것 같다.
오후 11시 경에 망해봉에 도착한다. 맑은 날이면 멀리 서해바다까지 조망이 되기 때문에 망해봉(望海峰)이라고 이름 붙였단다. 망해봉은, 내장산 산줄기가 까치봉에서 북쪽으로 진행하다 망해봉에서 동쪽으로 90도로 꺽여지는 코너에 우뚝하니 솟아있어 꼭 망루를 설치해 놓은 것 같다.
망해봉에서 불출봉~서래봉으로 이어지는 등로는 칼날능선을 연상케 할 만큼 암릉의 경사도가 심하고 수없이 철계단이 설치되어 있어 야간산행에서는 매우 조심해야 하는 구간이다. 전 주에는 이 구간을 낮에 통과하였기에 주변의 울창한 수목과 암릉의 환상적인 조화를 만끽하면서 진행하였는데 오늘은 오르지 길만 뚫어져라 바라보면서 진행해야 하는 신세이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불출봉(佛出峰)의 명칭은 불출봉 정상 아래에 있는 '불출암자'에서 유래하였는데, 불출암자는 6.25때 소실되고 현재는 터만 덩그라니 남았다고 한다. 불출봉은 조망이 뛰어나고 불출봉 정상에서 바라본 운해가 장관이라 하여 불출운하(佛出雲河)라고도 한단다.
불출봉에서 서래봉으로 이어지는 등로는 가장 험난하기 그지없다. 철계단과 급경사 암릉길이 수없이 이어지고, 마지막 발악을 하듯 마지막 철계단은 급경사에, 그 계단수가 500여 개가 넘는다. 그래서 이 철계단을 '마의 철계단'이라고 한다. 입암산 시루봉 오름길, 내장산 서래봉 정상 오르는 '마의 철계단', 백학봉에서 약수암으로 이어진 내림길(아마도 계단 수가 1000개는 될 듯 싶다) 등 3대 관문을 통과하여야만 입내백추강의 맛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다.
악전고투 끝에 하루가 지난 0시 20분 경에 서래봉에 도착한다. 서래봉(西來峰)은 멀리서 보면 모 심을 때 논을 고루는 농기구인 '써래'를 닮았다고 하여 써래봉이라고 부르던 것이 서래봉(西來峰)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단풍철에는 서래봉의 웅장한 바위절벽 아래로 오색창연한 단풍이 물들어 마치 여인네가 붉은치마를 두른 듯 형상을 지녀 환상이 자태를 자랑한다고 한다.
서래봉에서 벽련암으로 이어지는 길은 급경사 길이기 때문에 갈지자 문양을 반복하여 그려낸다. 오전 1시에 벽련암 밑에 있는 제1매점에 도착하고, 여기서 식사를 하기로 한다. 어제 오전 11시에 식사를 한 이후로 14시간 만에 식사를 하는 것이다. 밤이라 아무도 없는 텅빈 매점에서 준비해온 햇반으로 늦은 저녘을 해결한다. 그래도 편히 쉴 수 있는 평상과 의자가 있어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식사 후 내장사 경내를 둘러보기 위해 내장사로 향한다. 어둠의 적막 속에 휩싸인 내장사는 나그네의 방문을 환영하지 않은 것 같다. 고요한 적막을 깨뜨리기 싫어 내장사 입구에서 사진만 촬영한 후 샘터로 향한다.
* 내장사
1557년(조선조제13대 명종12년) 희묵대사가 법당과 요사를,1639년(인조17년) 부용대사가 사우를 중창하고 불상을 개금했으며,1779년(정조3년) 영운대사가 대웅전과 시왕전을 중수하고 요사를 개축하였다. 1923년 백학명 선사가 사세를 중흥시킨 뒤 1938년 매곡선사가 대웅전과 명부전, 요사등을 신.개축하여 현 위치에 내장사의 면모를 일신시켰으나, 한국전쟁으로 인하여 1951년1월12일 소실된 것을 마지막으로 창건이래 5화 7건으로 역사가 있다. 1957년 주지 야은스님께서 요사,1958년에 현 대웅전을 중건하였다.1964년 무량수전을 세우고 1965년 대웅전 불상과 탱화를 조성 봉안 하였다. 그 후 1974년 국립공원 내장사 복원계획에 따라 일주문, 명부전, 정혜루를 복원하고 사천왕문이 신축되었다.조선조 성종때 석학 성임(1421-1484)은 정혜루기에서 영은사는 고려말엽 지엄선사의 개산에서 비롯된다고 기록한 뒤, 정혜루는 당시 영은사의 문루로 1467년(세조12년)에 시작하여 다음해 준공된 3간으로 그 규모나 형태가 장엄무비하다고 전하고 있다. 최근 내장사는 향적원과 정혜원, 요사등을 신축하고 1994년 10월에는 사리탑을 건립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봉안했다.
샘터에서 물을 채운 후 쉴 곳을 찾아보니 어느 건물의 나무계단이 바람이 들지 않아 휴식 장소로 적당하여 여기서 잠시 눈을 붙이기로 한다.
100km 정도 되는 장거리산행코스를 단독, 무답사, 무지원, 무박이라는 네가지 조건으로 산행을 할 시는 산행시간을 예측하기가 무척 어렵다. 초행길이라 길찾는 데도 시간이 많이 걸리고, 식수나 행동식이 떨어질 수도 있고, 또 도중에 비를 만나면 진퇴양난에 빠지게 된다. 비만 오지 않으면 좋으련만,,,,,
몸이 피곤한지 드러눕자마자 골아떨어진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추위때문에 깨어보니 4시가 조금 넘었다. 1시간만 자려 했으나 2시간이 흘러 버렸다. 주섬주섬 배낭을 챙겨서 동구리로 향한다.
동구리 들머리를 지도를 보고 루트를 작성하여 지피에스에 입력시켜 왔는데 실지형과 지피에스 루트가 맞지 않다. 포장 도로를 따라 산길로 접어드는 곳이라고 생각되는 곳을 찾아 계속 내려가니 산으로 접어드는 임도가 있고, 그 임도를 따라 조금 진행하니 다행히 동구리 이정표가 있다. 이 길을 따라 약 30분 정도 오르니 유군치에 도달하게 된다.
'유군치'는 임진왜란 때 희묵대사가 이곳에 머무르며 왜군을 유인하여 크게 물리쳤다는 데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유군치에서 호남정맥과 다시 만나고, 신선봉까지 함께한다.
유군치에서 잠시 휴식 후 장군봉으로 향한다. 이제 서서히 날이 밝기 시작한다. 오전 6시 20분 경에 장군봉에 도착하고, 날은 완전히 새서 내장산 9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장군봉은 임란 때 희묵대사가 승병을 이끌고 이곳에서 싸웠다고 해서 장군봉이라고 부른단다. 장군봉답게 우뚝 솟은 기개가 하늘로 넘치는 것 같다.
<장군봉에서 바라본 신선봉(좌)과 까치봉(우)>
<장군봉에서 바라본 서래봉>
연자봉(燕子峰)은, 풍수지리상 서래봉 밑에 있는 백련암을 연소(燕巢)라 부르는데, 이 봉우리와 백련암이 서로 마주보고 있다고 해서 연자봉이라고 부른단다. 상쾌한 아침기운이 산정을 뒤덮고 서래봉과 망해봉이 손에 잡힐 듯 산뜻한 향기로 나에게 다가온다.
연자봉에서 바로 내려서면 케이불카 타는 곳이 있다. 내장산을 반대 방향에서 일주를 한다면 성수기에는 케이불카 타는 곳까지는 인파로 바글바글 거리는데 이 곳 이후로는 거짓말 같이 인적이 드믈다.
<연자봉에서 바라본 서래봉과 벽련암(밑)>
<연자봉에서 바라본 망해봉>
오전 7시 30분에 내장산 마지막 봉우리인 신선봉에 도착한다. 신성봉 자락엔 마당바위인 금선대(金仙臺)가 있고, 전설에 의하면 신선이 내려와서 이 금선대에서 바둑을 두었다고 하여 신선봉이라 부른단다. 신선봉은 내장산 최고봉으로 내장산 9봉을 모두 조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서쪽으로는 입암산 자락, 남쪽으로는 백암산 자락을 모두 볼 수 있는 최고의 조망지라고 할 수 있다.
<신선봉에서 바라본 까치봉 연지봉 망해봉>
<신선봉에서 바라본 서래봉과 그 너머 산그리메>
<구암사정상(왼쪽) 상왕봉(오른쪽)>
아쉽게도 이곳에서 호남정맥과 이별을 고해야 한다. 호남정맥을 따르지 않고 과감히 대가 저수지 방향으로 기수를 돌리고, 급경사 내리막길을 빠른 속도로 내려선다. 길은 대체적으로 양호한 편이나 중간중간 길이 희미하여 길찾기가 수월치 않은 곳도 몇군데 있다.
<대가저수지>
대가마을로 내려서서 대가저수지를 우측으로 돌아 포장도로를 따라 약 1km 정도를 진행하니 갈림길이 나오고, 오른쪽 길을 택하여 약200미터 정도 더 진행하니 길이 왼쪽으로 90도로 꺽이는 곳에 도달하고, 이곳에서 계곡을 따라 오르는 길이 있다. 이정표가 없어 긴가민가 했는데, 지피에스 루트를 확인해보니 진행방향과 같다. 그런데 등로는 중간에 가다 없어지고, 길을 찾을 수 없을 때는 무조건 계곡을 따라 진행한다.
나중에 지도를 보고 안 사실이지만 구암사로 가는 길은 포장도로가 90도로 꺽여지는 곳(계곡을 따라 오르르는 길)에서 500미터 더 진행하면 임도를 따라 구암사로 접어드는 길이 있다. 일부 산님들만 빼놓고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길을 이용하는 것 같다. 그래서 계곡을 따라 오르는 길에 이정표가 없고, 등로가 희미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구암사>
오전 9시 10분에 구암사에 도착한다. 구암사는 새로 건물을 짓는지 인부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고, 작업장에서 나는 소음들이 조용한 산사를 흔들고 있다.
* 백암산
<구암사 정상>
구암사 왼쪽으로 난 등로를 따라 구암사 정상에 오르고, 바로 백학봉으로 향한다. 아쉽게도 백학봉 정상은 전망도 별로고, 특별한 것이 없다.
<학바위에서 바라본 장성호>
백학봉에서 학바위로 내려오니 가연봉이 반갑게 인사를 건네오고, 장성호의 푸른 물결이 심신의 피로를 풀어준다. 학바위에서 약사암으로 내려가는 중간 쯤에 영천굴이라는 천연동굴이 있고, 암반에서 흘러나오는 약수가 있다.
<영천굴>
<영천굴 내부>
영천굴에서 물 한모금 먹으려다 산객들이 다수 대기하고 있어 포기하고 바로 하산한다. 가도가도 끝이 없는 급경사 계단길, 이 길을 걷지 않고는 입내백추강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없을 것이다.
약사암은 학바위 중턱에 자리하고 있는 암자로서 백양사와 그 주변 경관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이 아주 좋은 곳이다. 약사암 조망터 나무의자 앉아 차를 마시면서 백양사와 백양사계곡, 그리고 주변 경관을 감상하니 별천지가 따로없다.
<약사암에서 바라본 백양사>
* 백양사
건물로는 환양이 세웠다는 극락전(極樂殿:지방유형문화재 32)이 가장 오래되었고, 대웅전(지방유형문화재 43)은 1917년 백양사 중건 때 지은 것으로, 석가모니불 ·보살입상 ·16나한상(羅漢像)이 봉안되었다. 또한 같은 해에 건립한 사천왕문(四天王門:지방유형문화재 44)과 1896년경에 세운 명부전(冥府殿)이 있다. 이 밖에 백양사 재건에 힘쓴 소요(逍遙)의 유업을 기리기 위해 세운 소요대사 부도(浮屠)와, 석가모니의 진신사리(眞身舍利)가 안치되어 있는 9층탑이 있다.
<백양사>
오전 10시 50분에 백양사에 도착한다. 장성갈재를 출발한지 약 22시간 만의 일이다. 오전 7시에 도착예정이었기 때문에 예정보다 4시간이나 산행이 지체되었다. 그러나 답사산행은 빨리 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가능한 한 정보를 많이 획득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개의치 않는다. 오히려 빨리 도착했다면 매식을 할 수 없어서 더 힘들게 산행을 할 지도 모른다.
<백양사에서 바라본 학바위>
<백양사 대웅전>
백양사 경내를 잠시 둘러 본 후 샘터에서 물을 3리터 보충하고 식사를 위하여 식당가로 향한다. 백양사에서 매식을 하기 위해서는 약 1.5km 정도 백양사매표소 방향으로 내려가야 한다. 내려가는 도중 무화정에서 감성굴재로 가는 등로를 확인해 둔다. 식당가에서 간식과 주먹밥, 그리고 건전지를 보충한 후 무화정으로 다시 올라가고, 무화정 오른쪽으로 난 등로를 따라 감성굴재로 향한다.
미리 준비한 지피에스 루트를 따라 옥녀봉 능선에 도착하지만 쉽게 방향을 잡지 못하다가 지피에스 루트를 따라 계속 가다보니 길이 거의 없는 급경사 내리막길로 접어든다. 계곡에서 맞은편 능선으로 오르다 보니 지피에스 방향과 다르다. 다시 내려와서 지피에스 방향 대로 계곡을 따라 가다보니 길이 없어지고 만다. 할 수 없이 길과 상관없이 방향만 잡고 진행하는 수밖에 없다.
대충 방향만 잡고 주릉선에 도착하니 다행히 등로는 감성굴재와 연결된다. 약 2km 정도 되는 거리를 무려 2시간씩이나 걸렸다. 지도에 표시된 등로를 너무 믿었기 때문이다. 지도에 표시된 등로는 참고사항일 뿐 100% 믿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지도가 만들어질 당시에는 길이 있었겠지만 사람들의 왕래가 뜸해지면 길이 없어지고 만다. 반대로 길이 없었지만 사람들의 왕래가 잦아지면 새롭게 길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국토정보지리원은 이러한 정보를 빨리 파악하여 지도에 반영하여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대한민국의 전체 산의 등로를 파악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나중에 지도를 보고 확인해보니 굳이 계곡으로 내려갈 필요가 없고, 무화정에서 뿐만 아니라 백양사매표소 근처에서 옥녀봉 능선으로 오르면, 이 능선은 감성굴재와 연결된다는 사실을 알았다.
감성굴재에서 대각산으로 오르는 길은 경사도가 심하여 힘겹게 오른다.
오후 3시 20분에 대각산에 도착한다. '큰 뿔'이라는 의미의 대각산은 그 의미 만큼이나 우뚝 솟아 있어 정상을 바라보는 이의 기를 죽인다. 대각산에서 도장봉까지는 등로가 남쪽 방향으로 형성되어 있어 남쪽으로의 항해가 계속된다.
오후 5시 10분에 도장봉에 도착한다. 도장봉은 2도(전남.북)와 3군(장성군, 순창군, 담양군)이 갈리는 지점으로 행정구역상 아주 중요한 지점이다.
도장봉 이후 밀재까지는 약 6km 정도 되고, 거의 500미터 이하의 낮은 야산으로 구성되어 있고, 능선보다는 우회로가 잘 발달되어 있어 별로 힘 들이지 않고 2시간 만인 오후 7시 20분에 밀재에 도착한다.
밀재에서 추월산을 향하여 잠시 진행하는데 비오는 소리가 들린다. 비가 온다는 예보가 없었는데, 걱정이 태산이다. 전 주에도 비 때문에 중도에 포기하고 말았는데..... 조금 오다 말겠지. 비가 오건 말건 여기서 저녘식사를 하기로 한다.
식당에서 마련해준 도시락으로 저녁을 떼운 후 내일을 위하여 잠시 눈을 붙이기로 하다. 낙엽이 두툼하게 깔려있고, 평평한 곳을 골라 자리에 눕는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깨어보니 아직도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옷이 젖을 정도는 아니다.
배낭을 정리 후 추월산 정상을 향하여 다시 진군한다.
* 담양 추월산
추월산(秋月山)은 담양읍에서 북쪽으로 약 13km 떨어져 있으며 전라남도 기념물 제4호이자 전라남도 5대 명산중의 하나로 손꼽힌다. 가을의 보름달이 산봉우리에 닿을 정도로 산이 높다해서 이름지어진 추월산은 단풍나무가 많아 온 산이 붉게 물드는 가을이 가장 아름답다. 또 산에 오르면서 중간중간 보이는 담양호의 푸른 물결도 시원한 조망을 안겨준다.
상봉에 오르기 전 암벽 위로는 보조국사 지눌이 창건한 것으로 알려진 보리암이란 암자가 있고, 상봉 바로 밑에는 사시사철 시원한 물이 샘솟는 약수터가 있다.
추월산은 담양호로 인해 항상 습기가 많다. 때문에 바윗길이 미끄러워 낙상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겨울철 산행을 할 때는 등산장비를 철저히 갖추는 것이 좋다
다시 하루를 보내고 셋째날 0시 40분에 추월산 정상에 도착한다. 그러나 빗방울은 점차 굵어지고 근심은 더해간다.
추월산에서 천치재까지의 등로는 암릉구간이 많아 상당히 위험하다. 원래는 이 구간을 낮에 통과하는 것으로 계획을 잡았는데 시간이 지체됨에 따라 별 수 없이 밤에 통과하게 된 것이다. 추월산 정상은 낮에는 담양호의 푸른 물줄기가 가슴을 탁 트이게 하고, 담양호 동그라미의 산군들, 즉 치재산, 용추봉, 강천산, 산성산 등이 한눈에 들어오고, 서북쪽으로는 내장산의 주요 봉우리들을 볼 수 있는 조망이 아주 좋은 장소이다.
아쉬움을 곱씹으며 수없는 암릉의 오르내리림을 반복한 끝에 29일 오전 6시 30분에 천치재에 도착한다. 날은 벌써 새기 시작하지만 비는 여전히 오락가락 내리고 있다.
천치재에서 임도를 따라 1km 정도 진행하면 임도는 오른쪽으로 90도로 꺽이고, 다시 조금 더 진행하면 왼쪽으로 90도로 꺽인다. 이 왼쪽으로 꺽이는 부분이 목메넘어재이다. 그런데 호남정맥은 오른쪽으로 꺽이는 부분에서 산능선으로 접어들어야 정상적인 마루금인데 맵센드에 표시된 마루금은 왼쪽으로 꺽이는 곳(목메넘어재)으로 표시되어 있고, 이곳에 집중적으로 표지기가 달려있다. 무언가 잘못된 것 같다.
오전 8시에 치재산에 도착한다. 치재산은 533봉과 용추봉 사이에 우뚝 솟은 봉우리로 조망이 아주 좋은 곳이데 흐린 날씨로 인하여 주변경관을 볼 수 없어 아쉽다. 치재산에서 동북쪽 산줄기로 연결된 용추봉이 어렴풋이 보이고, 어서 오라고 손짓하고 있다.
<용추봉>
오전 9시에 용추봉에 도착한다. 비가 잠시 멎자 운무가 주변의 온산을 뒤덮는다.
용추봉(龍湫峰)이 용이 사는 웅덩이의 정상이어서일까. 각 계곡에서 살아 움직이는 듯 운무가 요동을 치고, 연기가 하늘로 피어 오르듯 운무가 산 정상을 향하여 솟구치고 있다.
아아!!! 자연이 주는 신비감을 어떻게 인간의 언어로 표현 할 수 있다는 말인가. 그저 감탄만 할 뿐이다.
용추봉의 감동을 뒤로하고 오누투재를 향하여 발걸음을 서두른다.
<오누투재 표지판>
오전 11시에 오누투재에 도착한다. 오누투재에서 521.9봉으로 오르는 길은 경사도가 심하여 삼일간의 피로에 절인 나를 심히 괴롭힌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비가 그치고, 더 이상 우의를 입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온몸이 해방된 느낌이다. 521.9봉에서 등로는 급경사로 떨어지고, 고도가 떨어진 만큼 다시 급경사 암릉오름길로 이어진다.
<급경사 암릉오름길>
<강천산(왕자봉) 삼거리>
오후 1시 30분에 강천산(왕자봉)삼거리에 도착한다. 오누투재에서 여기까지 약 4km인데 무려 2시간 30분이 걸렸다. 피로가 겹친데다 군대에서 다친 허리가 좋지 않아 빨리 진행하기가 무척 어렵다.
여기에서 강천산 정상인 왕자봉까지는 200미터이다. 배낭을 내려놓은 채 빈몸으로 강천을 향한다.
<강천산 정상 왕자봉>
* 순창 강천산
높이 583.7m이다. 원래는 생김새가 용이 꼬리를 치며 승천하는 모습과 닮았다 하여 용천산(龍天山)이라 불렸다. 노령산맥에 속하며 지질은 중생대 백악기의 퇴적암이다. 광덕산(廣德山:565m)·산성산(山城山:603m)과 능선으로 이어진다. 깊은 계곡과 맑은 물, 기암괴석과 절벽이 어우러져 ‘호남의 소금강’으로 불리기도 한다. 1981년 1월 7일 한국 최초의 군립공원(순창군)으로 지정되었다. 비교적 높지는 않지만 병풍바위·용바위·비룡폭포·금강문 등 이름난 곳이 많다. 또 광덕산·산성산에 이르기까지 선녀계곡·원등골·분통골·지적골·황우제골 등 이름난 계곡만도 10여 개나 된다. 정상 근처에는 길이 50m에 이르는 구름다리가 놓여 있다. 가장 좋은 볼거리는 11월 초순에 절정을 이루는 단풍과 4월 초순에 만개하는 산벚꽃이 유명한데, 산 입구의 강천호 주변뿐 아니라 등산로 어디에서나 즐길 수 있다. 산 암봉 아래에는 887년(신라 진성여왕 1) 도선국사(道詵國師)가 세운 강천사가 있다. 이 곳의 석탑은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92호로 지정되었고, 절 입구의 모과나무는 전라북도기념물 97호이다.
강천산 정상인 왕자봉에서 서쪽으로 내려가면 강천산 유원지이고, 그 유원지에는 구름다리, 강천사, 강천호 등 볼거리가 많지만 오늘은 강천산 정상을 밟는 것으로 민족하고 나중을 기약한다. 강천산에서 등로는 오른쪽으로 반원을 그리면서 산성산과 연결된다.
<산성산 북문>
* 담양 금성산성
전라남도기념물 제52호였다가 1991년 8월 24일 사적 제353호로 재지정되었다. 삼국시대에 축조되었으며 조선시대인 1409년(태종 9)에 개축하였다. 임진왜란 후 1610년(광해군 2)에 파괴된 성곽을 개수하고 내성을 구축하였으며 1622년에 내성 안에 대장청(大將廳)을 건립하고 1653년(효종 4)에 성첩(城堞)을 중수하여 견고한 병영기지로 규모를 갖추었다. 담양군 금성면과 전라북도 순창군의 경계를 이루는 금성산에 위치한 금성산성은 해발 603m이며 담양읍에서 동북쪽으로 약 6km 거리에 있다. 외성은 6,486m, 내성은 859m에 이르며 돌로 쌓은 성이다. 성안에는 곡식 1만 6천 섬이 들어갈 수 있는 군량미 창고가 있었으며 객사, 보국사 등 10여 동의 관아와 군사 시설이 있었으나 동학농민운동 때 건물들이 불타 없어졌다. 동서남북에 각각 4개의 성문터가 있는데 통로 이외에는 사방이 30여m가 넘는 절벽으로 둘러싸여 통행할 수 없게 되어 있다. 금성산의 주봉인 철마봉을 비롯하여 일대의 산지는 경사가 매우 가파르다. 또 주변에 높은 산이 없어 성안을 들여다볼 수 없게 되어 있으며 가운데는 분지로 되어 있어 요새로는 완벽한 지리적 요건을 갖추고 있다. 이같은 지리적인 특성으로 임진왜란 때는 남원성과 함께 의병의 거점이 되었고 1894년 동학농민운동 때는 치열한 싸움터가 되어 성안의 모든 시설이 불에 탔다. 내성 앞에는 별장(別將)을 지낸 가선대부(嘉善大夫) 국문영(鞠文榮)의 비가 있다. 금성산성 문루는 외남문의 경우 정면 3칸, 측면 1칸으로 우진각 지붕형태에 규모는 24.44m이며 내남문은 정면 3칸, 측면 2칸에 팔작지붕으로 25.44m 규모로 담양읍을 비롯한 금성산성으로 오르는 평야지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호남의 3대 산성 가운데 하나인 담양 금성산성의 정상에 오르면 앞에는 무등산과 추월산이 보이고 아래로는 담양호가 펼쳐져 있다.
오후 2시 50분에 산성산 북문에 도착한다. 북문의 망루에 올라서니 담양호 동그라미 마루금 상에 있는 보리암정상, 추월산, 용추봉 등과 담양호의 푸른 물결이 환상적으로 어우러져 넘 멋진 자태를 뽐낸다.
<북문에서 바라본 보리암정상, 추월산, 704.3봉, 그리고 담양호>
북문에서 등로는 성곽을 따라 서쪽으로 이어지고, 다시 동북쪽으로 막대모양으로 길게 뻗드러진다. 막대문양 끝 부분에 '구장군 폭포'로 연결되는 성문이 있다.
'구장군 폭포'는 마한시대에 아홉장군의 전설이 서린 곳으로 참으로 유서깊은 곳이다. 시간적이 여유가 있다면 한번 갔다오고 싶은데 오늘은 남은 일정을 위하여 참기로 한다. 막대기 끝에서 다시 되돌아와 동문을 향하여 계속 나아간다.
<동문>
동문은 다니는 사람들이 없어서인지 몰라도 잡풀만 무성하여 세월의 흔적만을 보여주고 있다. 동문에서 바로 동자암으로 가는 길과 성곽을 따라 동자암으로 가는 길로 갈리는데, 나는 성곽을 따라 가보기로 한다.
<급경사 암릉길>
우회로로만 다니면 안전하고 편할지는 몰라도 산행하는 재미가 없다. 약간의 암릉길은 산행의 묘미를 더해주고 스릴을 맛보게 해준다. 그렇다고 해서 무모하게 암릉등반을 해야된다는 것은 아니다. 항시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되 자기 능력의 범위 내에서 암릉등반을 하면 되는 것이다.
성곽을 따라 진행하다 두번째 암릉 부분에서 오른쪽 밑으로 우회하여 진행한다. 조금 더 진행하니 내성을 벗어나게 되고, 동자암이 보인다.
<약수샘>
동자암은 금성산성 지킴이가 기거하는 곳이라고 한다. 역사의 숨결이 살아 숨쉬는 금성산성의 정기를 듬뿍 받은 약수샘에 들러 목을 축인 후 대충 씻는다.
<충용문 - 내남문>
<보국문 - 외남문>
남문에서 500미터 정도 내려가면 우이농원쪽으로 가는 길과 담양리조트로 가는 길로 갈리는데 우이농원쪽(버스정류장) 방향을 택하면 된다.
<담양댐>
담양댐은 대성교 바로 윗쪽에 있고, 담양댐 사이로 보리암 암릉이 얼굴을 삐죽이 내밀고 입내백추강 완주 축하인사를 건넨다.
<입내백추강 날머리인 대성교>
오후 5시에 국민관광단지 오산인 '입내백추강' 산행을 무사히 마치고 날머리인 대성교에 도착한다. 대성교를 건너면 좌측에 슈퍼가 하나 있고, 이곳이 담양터미널로 가는 버스정류장이다.
예상시간을 40시간 정도 잡았는데 13시간이 초과된 53시간이 걸렸다. 어찌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초행길에, 마지막 날은 밤새도록 비가 내렸고, 그 비로 인하여 등산화에 물이 들어 발이 퉁퉁 불었다. 산행에서 얼마나 시간이 걸렸느냐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애초에 추구한 목적에 충실한 산행을 했느냐이고, 얼마나 보고 느꼈느냐이고, 얼마나 남겼느냐일 것이다.
어느 분의 불러그에 '무딘 붙이 총명을 이긴다'라는 문구를 대문에 신조처럼 달아놓은 것을 본 적이 있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산악인은 산행 후 산행기를 남기는 것이다.' 꼭 산행기가 아니어도 좋다. 자기자신의 산행기록을 불러그나 메모장에 남겨도 좋다.
산행기는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작성하는 것이 아니다. 산행기를 쓰는 목적은 자신의 삶을 기록하여 자신을 되돌아봄으로서 자신의 현재의 삶을 평가해보고, 자신의 훗날의 삶에 대한 지표를 얻기 위함이다.
<담양 낭만의 거리1, 메타세퀘이아길>
<담양 낭만의 거리2, 관방제림>
<환상적인 대나무숲, 죽녹원>
<대통정식과 대잎술>
입내백추강의 근간을 이루는 산줄기는 호남정맥과 영산기맥이다. 그러나 호남정맥과 영산기맥 산줄기를 그대로 따른다면 '볼거리 산행'이 아닌 '산줄기 산행'이 될 것이다. 그래서 입내백추강은 호남정맥과 영산기맥의 산줄기를 근간으로 하되 주요 관광지를 포함시킨 형태로 산줄기와 관광지를 한데 묶어 조화를 이룬 것이다.
입내백추강은 난이도 측면에서(3대 장거리종주 고도표 참조), 또 볼거리 측면에서 전국 어느 장거리코스와 견줘도 손색이 없다. 시간과 거리 측면에서 한꺼번에 종주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생각되고, 세구간으로 나눠서 종주하는 것이 좋지 않나 생각된다.
산행 후에는 담양의 명소인 '꿈의 드라이브 코스'인 메타세퀘이아길(약 8.5km), 관방제림(약 2km), 그리고 8가지 산책길과 대나무숲이 잘 조성된 '죽녹원' 등을 둘러보고(메타세퀘이어길~관방제림~죽녹원이 모두 도보로 연결됨), 담양의 먹거리인 대통정식과 대잎술로 지친 심신을 풀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독도는 길이 없는 곳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한다.' 산행에서 '찾아가는 줄거움'을 맛보지 못한다면 '알맹이'없는 산행을 하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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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고생 많이 했습니다. 글구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이진씨 신행후기 너무나 잘일고 고생많이했씁니다 종종 글 올리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