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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슈철도탐사여행기 3편 <감동의 일본철도>
하카타 중앙부두를 나오니 한국인들이 득실댔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한국말들. 일본에 들어서면 바로 일본어만 들릴줄 알았던 내겐 약간 실망이었다고나 할까? 미리 사전에 여러가지로 조사해둔 덕에 하카타역까지 가는 버스가 11,19번이 있다는 것과 중앙부두입구 왼쪽에 타는곳이 있다는것을 알고 있었다. 역시나 스윽 왼쪽을 둘러보니 정류장이 보였다. 한시가 급했던지라 후다닥 뛰어서 정류장에가니 마침 버스가 도착했다. 우리는 냉큼 버스에 올라탔는데,여기 버스는 역시 소문대로 타는 방법이 특이했다.
일단 타는곳과 내리는 곳이 한국과는 반대이다. 뒤로 타고 앞으로 내리는 것이다.그리고 요금도 탈 때 내는 게 아니라 내릴때 낸다.(요금도 무지막지하게 비싸다-_-;;) 일단 타면서 입구옆에 붙어있는 정리권을 뽑으면 작은 종이에 지금 탄 정류장의 번호(중앙부두의 경우 시발지였으므로 1번)가 적혀있고, 버스 앞쪽의 전광판에 현 시점에서의 요금이 표시되는 방식이다. 승객은 내릴때 자기의 번호가 얼마인지 보고, 정리권과 요금을 함께 내면 되는 방식이었다.(즉 거리요금제라고나 할까?)가뜩이나 차들이 왼쪽으로 다니는 것도 신기한데 이렇게 방식마저 틀리니 약간 혼란스러웠다.(하지만 이것도 나중에 가서는 완전히 적응해 버려서 오히려 한국에 돌아와서 혼란스러웠다-_-;;)
버스내부의 모습. 운전대가 오른쪽에 있다!
저어기 운전수 옆에 있는게 요금통+교환기인데,
승객은 내리기전에 미리 저걸로 잔돈을 교환해서
요금을 맞춰서 내야 한다.
중앙부두에서 하카타까지의 요금은 무려 220엔! 이 무지막지한 요금에 처음엔 혀를 내둘렀다.(하지만 여행 막바지에 가서는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었다고 느끼게 되었다;;) 하지만 역시 일본! 서비스 정신이 우리나라보다 대략 5배는 좋았다
일단 기사님들은 입에 마이크를 하나씩 달고 다닌다. 그래서 자신이 하는 행동 하하나를 설명해준다.'출발합니다''오른쪽으로 틉니다''정지합니다''다음은 ~~입니다'
등과 같이 말이다. 게다가 앞에 아무리 차가 없어도 규정속도 이상을 절대 내지 않는다. 차만 없으면 신호고 뭐고 냅따 달리는(차가 있어도 냅따 달리는건 마찬가지긴 하다) 우리나라 버스기사들은 일본가서 기초교육부터 다시 받아 와야 될듯하다-_-; 우리를 태운 버스는 약 20여분후 거의 정시에 하카타역에 도착했다.
하카타역의 모습. 역 건물이 마치 고등학교같이 생겼다;;
안에는 무지 넓다..(참고로 이 사진은 그날 밤에 찍은것이다.
낮에는 표끊는다고 무지 바빠서 사진이고 뭐고 찍을 틈이 없었다)
하카타역에 도착하고는 일단 냅따 달렸다. 허둥지둥 코인락커를 찾아서 등에 메고 있던 베낭을 꾸껴넣고(요금은 무려 300엔, 비싸다!게다가 12시가 지나면 300엔을 더 내야 된다는 무시무시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_-) 표를 예약할 미도리노마도구치(みどりの窓口-간단히 말하면 매표소다)를 찾았다. 옆의 P군에게 레일패스를 받고, 내것도 꺼내서 제시한다음 일단 급한대로 13:02분 발의 카모메21호를 예약했다.(처음엔 과연 내 일본어가 통할까...하고 걱정했는데 뭐 잘만 알아듣는것 같았다 쿨럭) 앞 전망이 보이는 맨 앞자리를 원했으나 앞자리는 자리가없다고 했다.아쉬웠지만 그 뒷자리를 달라고 했다.(하지만 나중에 타고보니 앞자리에는 아무도 안앉더라 젠장-_-;;)이렇게 우선 급한표를 얘매하고 이제 두번째로 중요한
아소유휴고원버스(유후인-아소산을 도는 관광버스,배편이 포함된 큐슈레일패스 사용자는 무료로 이용가능)2호를 예약하려 했으나....직원은 여러번 갸우뚱하고 지네들끼리 상담하더니 1호는 가능하나 2호는 큐슈레일패스로 이용이 안된다고 했다. 이때는 정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었다(뭐 하지만 나중에 일정을 변경해서 더 좋은 코스로 돌아 다녔다).
할 수 없이 나와서 KIOSK라고하는 우리나라에서는 홍익회쯤 되는 매점에서 JR시각표1월호(1050엔)를 샀다.무지막지하게 컸다; 이제 남은것은 4일째 숙박할 호텔예약이었다. 인포메이션 센터에 가서 미리 작성해온 팩스를 보낼려고 하니,팩스는 편의점에 가서 보내라고 했다.
그 때 시각을 보니 12시50여분 열차 출발까지 10여분 밖에 안 남은 상황이었다. 별수없이 호텔예약은 나가사키에서 하기로 하고 열차를 타러 개찰구쪽으로 갔다. 일본의 어느정도 규모가 있는 역은대부분 자동개찰구(우리나라 지하철을 연상하면 된다)를 갖추고 있는데, 아까 발권받은 지정석권을 넣으니 삐삐 거리면서 문이 닫힌다;; 옆에 있는 직원에게 물어보니 운임권을 넣으랜다.
※일본의 철도운임 체계는 운임요금+특급요금+(침대요금) 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운임요금은 이동할 거리의 말그대로의 운임으로써 이것만 내면 보통,쾌속열차만 탈수 있습니다.신칸센이나 여타 특급열차를 탈려면 여기에 특급요금을 더해야 됩니다.(침대차와 그린샤는 각각침대요금과 그린샤요금이 추가) 이것들의 표가 각각 따로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라고 알고 있는데 아마 맞을겁니다
그래서 레일패스를 보여주니 '아, 도우조'하면서 바로 옆으로 통과시켜주었다.
(마치 뭔가 대단한 사람이 된듯한 기분이 들었다)전광판에 나온 타는곳 번호를 보고 그곳으로 올라가니....거기엔 내가 꿈에도 그리고 그렸던 일본의 열차들이 있었다!!!
제일 처음 보고 흥분한 883계 소닉의 옆모습. 정말 광분했었다.
883계 소닉의 앞모습. 하지만 이 열차는 5일째에나 가서야 타보게 된다.
막 사진을 찍고 옆을 보니...그곳엔 우리가 탈 시로이카모메(白いかもめ)가 그 우아한 자태를 자랑하며 서있었다!
탑승열차-1 885계 L특급 카모메21호
이용구간-하카타(博多)→나가사키(長崎) 13:02 ~ 14:57
이용거리-153.9KM
정상운임-5,940엔(그린샤)
열차평가-★★★★★
우아한 곡선을 자랑하는 어찌보면 귀엽기도 한 앞모습.
저것이 정녕 열차란 말이냐ㅠㅠ
멋진 옆모습. 몇번이고 봐도 감탄,또 감탄
우리가 탈 그린샤가 있는 1호차의 출입구.
옆의 행선지,호차표시 LED가 선명하다.
나는 열차를 보고 광분해서 부들부들 떨었고(;;) 엄청나게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열차에 탑승했다. 열차 내부는? 말이 필요없었다. 복도나 좌석디자인등 모든 면에서 감동 그 자체였다.우리가 소지 하고 있었던 패스는 그린샤용(그린샤는 간단히 특실이라 보면 됨-그린샤용 패스는 5000엔 더 비싸다-지금은 없어졌다-_-;;)이었기에 1호차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그린샤쪽으로 이동했다. 그린샤의 정원은 단 12명. 하지만 이 12명을 위한 서비스는 가히 최고수준이었다.
그린샤의 내부모습. 시트가 무려 가죽(!)이다 그것도 진짜 가죽
배열은 1*2의 배열이었다.
시트모습. 완전 사장님 의자다. 피시방 의자 뺨치게 편하다.
여기에 앉아서 사장님 흉내도 내봤다 훗;
앞좌석 위쪽에 달린 티켓홀더. 여기에 표를 넣어두면 차장이
검표할때 일일히 양해를 구할 필요없이 서로 편하게 할수 있다.
세심한 데까지 신경쓴 흔적.
짐칸의 모습. 비,비행기냐!
이것이 운전실의 모습. 객실에서 다 볼수 있도록 배려한다.
여기서의 전망은 최고! 운전대도 최신식!
출발시간이 되자 열차는 무척이나 조용히 미끄러지듯이 출발했다. 우리나라에서 무궁화호등을 타면 느끼는 덜컹! 하는 느낌도 없이 조용히 스으윽 나가는 것이었다.전동차 답게 소음도 없었고,너무나도 스무스하게 열차는 나아갔다.한창 감동에 젖어 있을 무렵. 서비스 누님이 들어와서는 그린샤 서비스라면서 물수건을 하나 주고 음료수를 하나 고르라고 했다. 처음 받아본 이러한 서비스에 당황해서 아무거나 집었는데, 블랙커피 였다-_-;;
이것이 그 서비스의 정체. 썼지만 맛있었다;
차내 앞뒤에는 전광판이 있었는데 최신 뉴스도 보여주고 있었고, 다음 내릴 역이라던지 갈아탈 열차 정보등을 보여주고 있었다.
열차는 순식간에 시속 130km의 속도로 질주하기 시작했다.이 열차는 신식 특급 열차 답게 틸팅기술(일본어로는 후리코-振り子 라고 하는데 간단하게 오뚜기를 연상하면 된다. 커브를 돌때 오뚜기처럼 차체를 기울여서 속도를 줄이지 않고도 커브를 통과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이 885계에는 더욱 진보된 틸팅기술이 채용되어 있다)을 이용해 직선이든 커브던 정말 매끄럽게 달렸다. 커브를 돌때 차체가 기울여 지면서 매끄럽게 가는 그 기분이란...정말 안 타본 사람은 모를것이다.
차창에 펼쳐지는 한적한 농가의 모습.
이것이 일어나서 찍은 앞전망.커브를 틀면 살짝 기울여진다(감동)
한참 가다가,복도라던지 화장실이 궁금해서 잠시 2호차로 이동해 보았다. 이 열차...복도 디자인이 장난이 아니다.
붓글씨(?)가 쓰여져있는 복도. 세..센스 왓다다;;
여성용 화장실의 모습 살짝 찍어봤다(-_-;;) 애기들 기저귀도
갈수 있도록 옆에 배려를..(우리나라 KTX의 좁아터진 화장실과
너무나도 비교가 된다)
이렇듯 복도에는 얘기도 하고, 음료수도 마시면서 밖을 볼수
있도록 테이블이 놓여져있다. 승객을 배려하는 마음이 대단하다.
한참 가다가, 일정을 바꾸어야 된다는게 문득 생각났다. 너무 기쁜 나머지 일정이 틀어진걸 까먹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아까산 JR시각표를 보면서 바쁘게 일정을 고치고있었는데 열차가 잠시 멈췄다. 곧 나오는 방송을 들어보니 신호정차라고 한다. 나가사키본선은 히젠야마구치(肥前山口)에서부터 나가사키(長崎)까지는 단선인데, 맞은편 열차를 교행시키기 위해 이렇게 신호장에서 잠시 기다리는 경우가 있다.
잠시후 쌔앵 지나가는 카모메. 아마 22호쯤 되지 않을까?
어떻게 봐도 멋있다;
열혈 작업으로 바뀐 일정을 전부 짜고 한숨 쉬고 있으니 어느새 나가사키에
다온듯했다. 감동하랴 일정짜랴 1시간 45분이 순식간에 지나간듯 했다.짐을 챙기고 나가사키에 내렸다. 나가사키의 공기는 또 후쿠오카와는 뭔가 틀린듯했다.
나가사키역은 종점이기 때문에 이렇듯 선로끝이 막혀있다.
열차들이 앞,뒤 모두 같은 전동차이기 때문에,이렇게 막혀있는
것이다.
나가사키 역에는 도착했지만, 아직 할일이 많이 남았다. 이제 본격적으로 앞으로 탈 특급열차 지정석 예약에다가(20개가 넘어가는 양이었다)아직 호텔 예약도 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마지막으로 카모메와 함께 사진을 찍고, 개찰구로 발걸음을 옮겼다..
3편 잘 보셨나요?^^;;
정말 처음엔 무지 감동 먹었더랩니다...후후...
다음편도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첫댓글 후쿠오카랑 도쿄는 또 버스 타는 법이 다르죠. 도쿄는 걍 우리나라 시내버스타듯이 타시면 됩니다. 885계는 가죽시트가 압권이죠.(근데 지난번 여행때 시로이소닉 탈때 '틸딩열차'라는 것을 망각하고 햄버거 세트 들고탔다가 음료수 쏟길까봐 조마조마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