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추두개증후군을 치료한 경우 (조세신보 치험례 47)
56세의 K씨는 10년 전부터 오른쪽 머리가 아파서 고생을 한 환자분이었다. 그 동안 여러 병원을 거쳐 검사도 받고 진료를 받아 왔었지만, 특별한 차도가 없어 계속해서 이 병원 저 병원을 찾아다니는 중이라고 하였다. MRI 촬영을 한번 했었는데, 하얀 점이 약간 보이는 정도여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한다.
또한 통증이 심해 진통제와 수면제를 처방받아 복용해왔는데, 요새는 그 마저도 잘 듣지 않아서 무척 괴롭다는 호소를 하였다. 종합병원에 입원해서 집중치료를 받았지만, 역시 큰 차도를 느끼지 못한 채 퇴원했는데, 퇴원한 다음날 지인의 소개를 통해 필자의 한의원에 찾아왔다.
<진단과 치료>
일반적으로 머리가 아프다고 하면, 머리만 쳐다보는 경향성이 있다. 하지만 인체는 모든 부분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반드시 인접부위를 살펴보아야만 한다. K씨는 오른쪽머리에 통증을 일으키는 것뿐만 아니라, 뒷목이 뻣뻣하고 통증 있으면서 어깨가 아프고, 심지어 손까지 저리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호소를 하였다.
이렇게 뒷목이 뻣뻣하면 머리가 아픈 증상 중에, ‘경추두개증후군’이라는 병이 있다. 말 그대로 경추 즉 목뼈로 인해 두개골 즉 머리 쪽으로 병변이 함께 일어나는 증상을 말한다. 경추 주변의 근육이 과도한 긴장을 일으키게 되면 피로물질이 누적되는데, 그 자체가 통증을 일으키게 된다. 또한 혈액순환을 방해하고 신경을 자극하여 주변 관련된 근골격계로 통증이 넓어지게 되는데, 이를 일컬어 경추두개증후군이라 칭하는 것이다.
주 증상으로는 머리와 목 뒷부분에 통증을 느끼거나, 눌렀을 때 압통을 느끼게 된다. 모든 방향의 목 움직임에 약간씩의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많으며, 스스로 소리가 난다고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경추가 아변위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머리 쪽 즉 상부로 증상이 나타날 뿐 아니라, 아래쪽인 어깨 팔 쪽으로 증상이 같이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K씨의 경우가 바로 이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는데, 머리 증상 뿐 아니라 어깨와 손까지도 증상이 나타난 것이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침구치료와 척추교정 치료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머리와 몸통 사이에 있는 경추가 아래위로 압력을 받기 때문에, 어느 한쪽으로 위치가 변위되는 경우들이 생기게 되는데, 완전히 탈골되지 않은 경우에는 아변위라고 칭한다. 이렇게 한쪽으로 경추가 휘게 되면 그 쪽의 근육이나 혈관 신경을 압박하기 때문에, 상부 또는 하부로 통증이 확장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만약 사람이 네발로 기어 다닌다면, 이러한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이 심하거나 너무 오래되어, 교정을 해도 원상태로 다시 돌아가거나 호전이 되지 않을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탕약을 같이 병행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이 또한 심하지 않을 때는 미리 만들어놓은 환약 등을 투약할 수도 있겠지만, 근육이나 뼈를 강화시키기 위해 보약을 써야 하는 경우도 있다.
K씨의 경우에는 일단 침구치료와 교정치료부터 먼저 시작해보기로 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처음 치료받고 증상이 아주 많이 호전되었다. 여태까지 목뼈의 이상을 발견하지 못하고 엉뚱하게 머리만 계속 들여다보았던 것이다. 며칠간 치료를 더 했는데, 할 때마다 증상이 호전되어서, 굳이 탕약은 같이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이 글을 쓰는 현재 5회째 치료를 받았는데, 환자의 만족도는 매우 높다. 경추상태가 다시 악화되지 않고 지속만 제대로 된다면, 이대로 10년간에 걸쳐 아팠던 두통이 한순간에 다 나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렇게 목뼈로 인해 두통이 생길 수도 있으므로, 두통이 왔을 때는 반드시 경추도 살펴봐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