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자: 2006. 12. 30
2.참가 산우: 允峰, 宗山, 惠珍, 明谷, 凡川, 進山, 明滿, 柳溪, 寸哲 , 世凡
東奎, 紫雲
仁松, 大隱(비봉과 대남문에서 합류)
宵昊( 진달래 능선 부터 뒤를 쫓아 뒤풀이 합류)
3. 산행 기록
비봉: 11:00
사모 바위: 12:00
대남문: 14:00
대동문 : 15:00
백운대: 16:00(凡川, 柳溪)
4. 산행 이야기
어제의 강추위가 오늘 대낮에야 풀린다는 예보에 단단히 무장하고 집을 나선다. 먼저 와 녹번시장 상가 안에 추위를 피해 숨어 있던 산우 들이 반갑게 맞아준다. 시장과 주택가를 한참 가로질러 산을 오른다. 이 코스는 오르자 마자 경사가 급한 것이 특색이다. 근래 몇 달 동안 산행을 자주 하지 못한 때문인지 조금 올라 가는데도 힘이 부친다. 산호 동기인 進山과 明滿은 별로 힘들어 하지 않고 깃털 같이 가볍게 올라간다. 산호 동기이긴 하지만 慈某가 산행 시작은 6개월 정도 빠르다. 그러나 長江의 뒷 물결이 앞 물결을 밀어 낸다고, 쉬는 시간에 進山이 오른편에 펼처져 있는 산봉우리를 가리키며 봉우리 이름이 무엇이냐고 물어 본다. 이 곳은 거의 7-8 개월 만에 오는데 그것을 어찌 기억하랴! 그런 건 南某나 아는 것이라고 피해 갔지만 근래 산행을 자주 못한 것이 아쉽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그러나 뿌린대로 거둔다고 이제 마일리지를 계산해 보면 進山부부가 각각 慈某보다는 몇 배는 될 것이다. 부부이니 더블 마일리지로 계산하면 거의 원로들 수준에 이를 것이다. 항공사도 가족 마일리지로 합산해서 공짜 티켓을 받을 수 있으니 부부 마일리지를 합산해 달라고 해도 무리한 요구는 아니리라.
11시, 해가 중천에 가까이 올라오니 날씨가 그다지 춥게 느껴지지 않는다. 숨가쁘게 올라와 몸이 데워진 열기 때문만은 아니고, 날이 풀린 것이 일기예보보다는 반나절 빨리 온 것이다. 오전의 허기를 예방하기 위하여 아침을 비교적 든든하게 먹었건만 허기가 몰려온다. 더구나, 宗山이 쉬는 시간에 살짝 보여준 양주를 보니 목까지 마르다. 점심 시간까지는 아직 한 시간이나 남았는데.. 비봉에서 보초를 서고 있는 산림 안전원과 얘기를 나누고 있는 仁松과 만난다. 암벽 타는 곳으로 입장하기 위해 필요한 장비가 무엇인지 물어 보고 있었단다.
오늘 산에 사람들이 별로 많이 오지 않아 산행이 비교적 편안하다. 世凡이 그 이유를 학자답게 세가지로 요약하여 설파한다. 첫째, 어제 날씨가 너무 추워 오늘 아침도 그러리라 생각하고 지레 겁을 먹었다. 둘째, 연말이라 가족과 함께 집에서 보낸다. 셋 째, 이 틀 후면 입장료가 없어지는 데 억울해서 오지 않았다. 사실 입장료 내는 데 조금 아까운 기분이 든 건 사실이다.
까마득하게 멀리 보이던 사모 바위에 도착한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점심 시간, 시산제 하던 바위 밑 양지 쪽에 자리를 잡는다. 오늘은 특히 允峰이 갖가지 일회용 면류를 가져 왔다. 산에 와서 뜨거운 국물에 당면을 맛보는 건 처음이다. 允峰, 고맙소! 모자라는 뜨거운 국물은 東奎가 버너로 끓여서 조달한다. 東奎의 배낭이 단단하여서 왠지 궁금 했었는데 갖가지 장비나 산행 필요 물품 등으로 가득 찬 것이리라. 산에 오는 사람에는 세 가지가 있다. 자기 것도 제대로 안 챙기고 입만 가지고 오는 사람, 자기 것만 가지고 오는 사람, 자기 것은 물론 남을 위한 것까지 가져 오는 사람. 宗山이 양주를 내놓는다. Lancelot, 국산인줄 알았는데 스코트랜드산 12년 짜리다. 목젖을 타고 흐르니 속이 확 풀린다. 凡川이 아침에 마나님이 싸준 것이라며 뭔지 모르겠다며 내놓는다. 마실 것 빼고 토산회 산행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음식이 凡川이 내놓는 것이다. 凡川네 음식은 무엇이던지 맛이 있고 풍성하니. 햄을 요리한 것인데 오늘의 메인 디쉬로 등극한다.
慈某에게 토산회의 미식가를 꼽으라면 세 사람을 꼽겠다. 아름다운 음식을 맛보기 위해 불원천리 먼 길과 시간을 마다하지 않는 南某와 河某, 그리고 백두산 천지에서 원두 커피를 끓여서 모두를 감동시키고 종당에는 그 명성이 慈某의 내자에게 까지 알려진 楊某. 오늘 楊某가 그 이름 값을 한다. 允峰이 커피를 권하니 ‘그거 프림 들어간거 아냐?’ 해서 允峰이 아니라고 하니 ‘설탕은? ’ 하고 추궁한 뒤에야 블랙 커피를 받아 마신다. 그런데 宗山의 Lancelot와 柳溪가 내놓은 작은 pet 병의 호박색 액체가 거의 다 비워지고 식사가 다 끝나도록 寸哲이 나타나지 않는다. 柳溪가 숲 사잇길로 그의 빨간 조끼를 흘낏 본지 30분이 더 지났다는 데. 한참을 기다리다 머리가 나빠졌던지 아니면 시야가 좁던지 둘 중에 하나라는 결론을 내리고 일어난다. 나중에 확인한 바에 의하면 시산제 지내는 바위에까지 왔는데 대중이 안보여서 그냥 전진했다고 한다. 柳溪의 추측이 맞았네. 시야가 그리 좁아서야... 아이고! 가여운 친구!
대남문에 가기 위한 마지막 관문 문수봉에 이른다. 이 곳에 관악산의 ‘南某 바위’와 쌍벽을 이루는 ‘용호 바위’ 가 있다. 전에 한 번 지난 적이 있는 데 오금이 저리는 곳이다. 아까 괜히 술을 과하게 마셨다는 후회가 든다. 머리를 흔들어 본다. 술이 많이 깨긴 했다. 그런데 용호 바위에 이르니 왠 걸! 가드레일이 설치되어 있다. 柳溪가 나중에 추측한 바 대로 용호가 북한산 관할 당국에 돈 좀 썼나 보다. 가드레일을 설치를 하긴 했지만 아찔하긴 하다. 포대 능선만큼 길지 않은게 다행이다.
대남문에 도착하여 大隱과 해후를 한다. 불과 며칠 전에 보았는데 또 반가우니 이 친구들은 정말 뭐하는 사람들인가? 대남문에서 대동문 까지 7부 능선 길을 아이젠을 차고 간다. 발 밑에 얼음 길의 비명과 발바닥에 전해지는 감촉이 짜릿하다. 이 맛에 겨울 산을 오르는 것 아닐까? 멀리 바라 보이는 三角山이 아름답지만 서글프기도 하다. 三角山은 수백 년이 지나도 저기 변함 없이 서 있겠지만 나는 2틀 후면 한 살을 더 먹어 중늙은이를 넘어서고 얼마 후엔 치매나 중풍에 걸려서 비참하게 가는 거 아닌가? 며칠 전 某君이 아침에 거울을 보니 자기가 싫다고 해서 ‘너 아직 멋있다’고 위로해 주었지만 그 친구나 나나 거기서 거기, 같은 처지 아닌가?
대동문에 거의 꼴찌로 도착한다. 누가 강요한 바도 없는 데 柳溪와 凡川이 자원하여 백운대를 등정하기로 한다. 토산회의 납회산행 전통이란다. 전통을 지키려는 우리의 대한 건아, -柳溪와 凡川- 이총사가 자랑스럽다. 南某가 아니 온게 다행이다. 그가 왔다면 전원 백운대를 등정하여야 한다고 한다. 나머지 친구들은 진달래 능선을 통해 우이동으로 하산하여 이인조와 우이동 ‘시골 밥상’에서 만나기로 한다. 大隱은 회비만 회사하고 휴가나온 아들과 전 가족의 식사모임을 위해 가버렸다. 깐깐한 楊某, 회비 면제, 내지는 디스카운트 해주지... 다 받는 것 같았다.
우이동 ‘시골 밥상’은 깔끔한 맛에 반한 朴氏婦人이 추천한 집이다. 16:30분에 도착하여 자리 잡고 시동이 걸려 있는 17:10 분 경 이인조가 무사히 귀환하였다. 뜨거운 박수로 환영함에 凡川이 화답하듯 병권을 마음껏 행사한다. 이미 각 일병은 끝났는데 각 일병은 내년부터란다. 그리고 각 일병의 정의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막걸리와 맥주, 산에서 마신 것 등의 포함 여부다. 金判도 정의를 내리기 위해 고민 하는 듯하나 전문 분야가 아닌 듯 결론이 나지 않는다. 오늘은 2차의 사나이가 오지 않아 2차는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End-
첫댓글 紫雲兄 !!! 고맙소. 혹시나(?) 해서 슬~~슬~ 폼 좀 잡으려 했는데, 筆權을 먼저 행사하셨군요. 거듭 고맙고---Purple Cloud를 외치면서 紫字 구분을 못했다니 더욱 송구스럽나이다~~~
凡川兄이 고생이 많은 듯해서... '慈雲' 도 괜챦소이다.^^
한가지 첨언을 하자면 원조총무인 宵昊가 진달래능선을 뒤쫓아와서 시골밥상을 같이 먹었습니다.
고맙소이다.!!(수정 함)
凡川이 병권을 행사한 덕에 다들 적절히 잘 취하고 기분 좋게 납회 산행을 마무리했습니다. 소맥 맛이 아주 좋앗습니다
각 일병은 소주 기준인 바 최대 소주 주문 병수는 총참석자에서 비음주자를 뺀 숫자와 같거나 작아야 하며 맥주와 막걸리는 일단 각 일병에서 제외하나 두 주종의 주문량 최대치는 역시 총참석자-비음주자 수치를 초과할 수 없슴.또 산에서 마신 것은 주종 불문 예외로 함.주종 불문 알콜 총량 기준으로는 산상주,하산 폭탄주 포함 100cc/인 수준을 일일 상한치로 규제함이 바람직...
알코올총량기준 100mg/1人은 참이슬 기준으로 1.5병에 해당되는 것 같습니다. 소주 각1병에 정상주 쬐끔 & 하산폭탄주 딱 1잔하면 대충 계산이 되긴 하는데--- (어째, 좀 거시기 하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