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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일보 7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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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의 공포’, ‘악취나는 아이스크림’, ‘학교급식 파동’ 등으로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식품에 대한 주부들의 열망이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건강을 생각하는 웰빙이 맞물리면서 ‘유기농 식품’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 보다 뜨겁다. ‘유기농 식품’이란 화학비료, 농약, 성장촉진제 등 합성화학 물질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유기물, 미생물 등만을 사용해 재배한 식품이다.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알뜰한 주부들의 지갑을 열게 한 ‘유기농 제품 열풍’을 들여다 봤다. <전문>
◇생활 속 곳곳 유기농=평소 가족들의 건강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주부 이모씨(대전 서구 월평동)는 동네 인근 대형마트의 유기농 코너를 즐겨 찾는다. 장을 볼 때 마다 그녀의 카트에는 유기농 상추, 유기농 브로컬리, 유기농 오이 등 친환경 제품이 가득 담긴다.
아이들의 간식도 유기농이다. 인터넷 유기농 쇼핑몰을 이용해 구입한 유기농 밀가루, 유기농 잡곡가루로 쿠키와 빵을 직접 만든다. 물론 번거롭긴 하지만 ‘과자의 공포’ 이후 아이들을 위해 이같은 노력을 계속할 참이다. 이 뿐 만이 아니다. 그녀의 화장대 위에도 유기농 화장품이 떡하니 자리하고 있다. 피부가 예민하고 화학성분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던 이씨는 유기농 제품과 유기농 화장품을 사용한 뒤 상태가 호전됐다고 얘기한다.
“식품안전사고를 지켜보다 보니 일반 식품을 믿을 수가 없더라구요. 그 뒤로 유기농 제품을 선호하게 됐어요. 물론 가격이 좀 비싸지만 제 피부가 좋아지는 걸 눈으로 확인한 뒤로는 유기농 매니아가 됐죠. 또 가족들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유기농 식품에 돈을 아끼지 않을 생각이에요.”
◇유기농 식품 확산=이씨와 같은 주부들이 늘면서 식품업계는 친환경 제품 생산이 경쟁전략을 넘어 생존전략으로 떠올랐다. 급식사고 외에 잇따라 터진 ‘과자의 공포’ 등으로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식품에 대한 사회적 열망이 크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
패스트푸드 업체의 매출감소가 이를 방증하는 단적인 예다. 국내 패스트푸드 1위 업계 롯데리아는 2005년 매출이 2004년보다 6%정도 감소했고, 순이익도 40%가량 감소했다. 맥도널드와 버거킹 등 그 밖의 패스트푸드 업체들도 적자를 면치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유기농의 수요는 계속 늘어 백화점과 할인점마다 유기농 전문 매장이 성황을 이루고 있다. 또 유기농 제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유기농 매장이 전국에 확산되고 있으며, 유기농 제품 인터넷 쇼핑몰도 여러 개다.
◇지역 유기농 전문매장도 늘어=2년 전부터 전국적으로 유기농 전문매장이 속속 문을 열고 있다. 곡물, 청과물, 채소류가 전부인 백화점과 대형 할인마트 유기농 식품코너와는 달리 축산, 과자, 화장품까지 그 품목도 다양하다.
올가, 허클베리팜스, 구텐모르겐, 초록마을, 한살림, 해가온 등 다양한 유기농 전문매장 중 대전·충청지역에 입점이 된 업체는 ‘한살림(www.hansalim.or.kr)’과 ‘초록마을(www.hanifood.co.kr)’.
먼저 한살림은 대전지역에는 월평점·태평점을, 충청지역에는 천안아산점과 청주점·충주점을 운영하고 있다. 도시 소비자와 농촌을 잇는 직거래 유통망 형태로 농ㆍ축ㆍ수산물, 청과류와 반찬, 건강식품 등을 구비하고 있다. 가격도 일반 유통매장보다 20-30% 저렴하다.
현재, 전국에 200여개의 매장을 가지고 있는 초록마을은 대전지역에는 관저점·내동점·노은점·전민동점을, 충청지역에는 천안 두정점과 천안 쌍용점 등 8곳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친환경 유기농 식품 및 환경생활용품, 주류 등 총 800여종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화장대까지 오른 유기농=이젠 피부도 유기농을 먹는다. 여성들의 화장품에도 유기농이 대세다. 유기농 화장품이 알레르기성 피부나 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효과적이다는 언론보도로 그 수요가 늘고 있다.
유기농 화장품은 알레르기 및 피부 트러블 유발 가능성이 있는 원료인 방부제·인공색소 등은 완전히 배제하고, 피부에 자극을 주지않는 100% 천연원료만을 사용해 만든다.
애경산업은 유기농 발아현미ㆍ발아흑미ㆍ백미ㆍ녹차로 만든 ‘포인트 유기농 훼이셜 폼’을 출시했으며, 태평양도 유기농 알로에와 당근추출물·녹차수를 섞어 만든 ‘프리메라 버블 클렌징’을 내 놓았다. 코리아나는 피부 노폐물을 제거하는 유기농 녹두를 주성분으로 한 ‘녹두’ 시리즈가 눈길을 끈다. 기초, 클렌징, 헤어제품까지 11종이 출시됐다. <千智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