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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취.신불의 능선에는 아직도 진달래가 만발하지 않았다(비박)...
2010년 5월 1일(토요일) ~ 5월 2일(일요일)
▶ 개요
◇ 5월 1일(토요일)
-. 09:29 삼산동 출발
-. 11:51 이천 배내 도착
-. 12:10 청수골 가든
-. 12:19 청수좌골 입구 계류에서 중식(12:45 중식 후 출발)
-. 14:36 단조산성 샘터 도착
-. 15:17 숙영 준비 완료
-. 15:39 영취산
-. 18:21 석식
-. 20:51 취침
◇ 5월 2일(일요일)
-. 06:05 기상
-. 07:56 숙영지 출발
-. 08:50 신불산
-. 10:34 홍류폭포
-. 10:54 초정에서 중식(11:33 중식 후 출발)
-. 14:49 간월산장
-. 12:01 온천교
-. 12:24 언양 정류장
-. 13:27 삼산동 디자인 거리 입구
▶산행기
◇ 5월 1일(토요일)
-. 09:29 삼산동 출발
이상 저온으로 봄날이 봄날 같지 않지만 봄기운을 만끽해보고자 비박산행을 나섭니다.
정맥 길도 나서야 하지만 일행들이 각자 볼일이 생겨서 순연을 한터이라 여유가 생겼습니다.
키만 한 배낭이 무겁게 느껴지는지 딸아이들도 걱정인가 봅니다만 난 신이 나서 현관을 나섭니다.
-. 11:51 이천 배내 도착
생각보다 조금 이른 시간인데 807번 시내버스에 올랐습니다. 기사 분에게 여쭈어보니 이천 행은 다음 버스라고 하네요. 난 9시 30분발로 알았는데...
내려서 다음차를 타려다 여유도 많고 하여 언양에서 갈아타기로 하고 계속 갑니다.
조간신문을 펼쳐보지만 신문의 글자보다 창밖의 풍경이 더 보고 잡습니다.
같은 울산 시내이지만 구영리도 지나보고 선바위도 바라보고...
시내버스 관광투어입니다. 눈요기가 버스차비 보다 더 많습니다.
언양 정류소에 도착하니 많은 산님들이 배내 행 버스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주로 나이가 많으신 어르신들입니다.
화장실도 다녀오고, 미쳐 빠트린 볼펜도 사고, 자판기 마담도 만나 커피도 한잔 땡기고...
자리는 언감생심입니다. 제일 뒷자리 바닥에 앉아 버립니다.
종점에 내려서니 봄볕이 따갑게 내려 쬡니다. 건너편에 낮선 버스가 보입니다. 양산 원동에서 출발하는 시내버스입니다. 신설이 되었다고 합니다.
배내천을 가로지르며 영취산으로 향합니다.
-. 12:10 청수골 가든
(금낭화 : 당신을 따르겠습니다)
(청수골 입구 청수골 가든)
도로가에 ‘당신을 따르겠습니다.’라는 꽃말을 가진 예쁜 금낭화가 피어있네요. ‘오늘은 그냥 지나가지만 너를 가만 두지 않을 꺼야’ 언젠가는 저놈을 훔쳐 가야지...
기분이 좋아서인지 배낭의 무게도 가볍게 느껴집니다. ‘룰루 랄라~’콧노래도 부르며 조화 같은 꽃들을 만나면 촬영도 해가며 청수골 가든 앞에 이럽니다.
-. 12:19 청수좌골 입구 계류에서 중식(12:45 중식 후 출발)
(점심을 먹은 청수좌골 계류)
청수좌골을 통해서 단조산성으로 오르기로 계획을 잡았습니다. 등로에서 가까운 계류를 만나서 점심 차비를 합니다. 이미 계류에는 족탕을 즐기는 산님들이 세분이서 간식을 권합니다. 부산 분들로 하산 중이라고 하네요.
우선 막걸리를 꺼내서 갈증을 풀고 김밥으로 요기를 합니다. 혼자 하는 즐거움도 있습니다. 먹고 잡으면 먹고, 쉬고 잡으면 쉬고...
기분에 취하여 막걸리를 한잔 더 하고 일어섭니다.
-. 14:36 단조산성 샘터 도착
(유별나게 밑둥치 둘래가 아름드리나 되는 소나무)
(긴 너들지대를 지나고)
(산죽 터널도 지나고)
(싸리나무 터널도 지나서...)
(안부에 도착하여 바라 본 신불산)
(단조산성 샘터에서 바라 본 영취산)
(뒤돌아 본 제약산 수미봉과 천황봉)
배낭의 무게가 느껴지면 풀고 앉아서 쉬어가고 쉬엄쉬엄 올라갑니다. 적막강산입니다. 그래도 따듯한 봄기운에 취하여 외로운 줄 모르고 올라갑니다.
앞에서 인기척이 납니다. 한분이 내려오시는데 아니? 여기서 만나네요. 예전 한 부서에서 근무했던 분인데 너무 반가웠습니다. 서로가 놀랐던 거죠.
한참을 담소하다 헤어집니다.
이제 간간히 산님들을 조우합니다. 영취산에 올랐다가 내려오시는 분들 같습니다.
긴 너들을 지나고 산죽 밭을 지나 싸리나무의 잔가지 숲을 지나치자 저 멀리 주릉이 보입니다. 임도 같은 등로를 따라 샘터를 찾아서 목을 축입니다.
-. 15:17 숙영 준비 완료
(별장 준공식을 마치고)
더 넓은 천지가 텅 비어 있으니 공허까지 하지만 외로움을 잊으려고 분주히 움직입니다.
샘터 옆 등로 한쪽에 배낭을 풀어서 막걸리로 입산 식을 마치고는 별장부터 만듭니다.
-. 15:39 영취산
(단조산성 늪지대에서 영취산으로)
(영취산을 오르며 만난 산님들)
(작고 귀여운 야생화 : 이름은 추적 중)
(영취산에서 바라 본 시살등. 함박등, 채이등 능선)
(영취산에서 바라 본 신불산)
(영취산 정상)
(영취산에서 바라 본 천성산)
(한피기로 향하는 산님들)
(주릉에서 내려다 본 언양읍내)
(산불초소가 있는 봉우리를 넘어가는 산님들)
(영취산의 바위)
(주릉에서 바라 본 문수산과 남암산)
(아직도 개화가 늦어지고 있는 진달래)
(단조산성)
별장이 완료되니 영취산의 더 넓은 갈대 군락지가 온통 나의 앞마당, 뒷마당이 됩니다. 물병만 차고 영취산으로 향합니다. 저 멀리 영취산 바로 아래에는 산님들이 보이네요. 반갑습니다.
산책을 하듯 쉬엄쉬엄 올라서니 네 분이 땀을 훔치며 쉬고 계십니다. 다시 청수우골로 내려가신 다네요. 시간이 촉박하지 않겠냐고 걱정을 하자 야간 산행준비도 해서 왔으니 한피기재로 둘러서 내려간 다네요. 무척 여유가 있어 보입니다.
그분들을 보내고 나니 뎅그러이. 혼자만 남습니다. 채이등, 함박등, 멀리 시살등도 둘러보며 시간을 보내도 해는 아직도 중천입니다. 붉게 물드는 석양의 노을을 기대하고 있는데...
후회가 됩니다.
‘한 병 끼 차고 올걸!’
‘니가 뭐 신선이라도 되 볼라꼬?’
짜릿한 한 모금이 간절합니다.
기다리기도 지루하여 아리랑릿지 쪽 암릉을 내려다보며 능선을 걸어봅니다. 앞에서 젊은 부부가 올라오네요. 길을 물어옵니다. 신불산 쪽으로 가서 하산을 하려고 하는데 날이 저물어오자 두려워 뒤돌아왔다고 합니다. 아마 초행 길이였나 봅니다. 영취산에서 지산마을로 하산하시라 권해주고 헤어집니다. 뒷모습이 부럽습니다.
언양 읍내도 둘러보고 건너 천성산도 둘러본 후 다시 단조산성 쪽으로 방향을 잡고 내려가다 늪지대를 지나 작은 봉우리에 올랐습니다. 들머리의 펜션들이 보이고 쭉 그대로 내려가면 청수 중앙 골로 내려가나 봅니다. 아직은 저도 이 등로는 미답구간입니다.
너무 여유로워도 지루합니다. 허물어져 가는 단조산성의 성터를 따라 내려갑니다.
-. 18:21 석식
(저녁 만찬용 일품요리 돼지고기 김치찌게)
(화이트 한 병으로 혼자 즐기는 성찬)
(뜸을 더리고 있는 저녁밥)
(ㅎ. ㅎ. 실력이 아직도 죽지 않았군요. 하얀 백반이 완성 되었습니다)
조금 이르지만 만찬을 준비하기로 합니다. 밝은 해가 있을 때가 쉬울 것 같아서요.
돼지고기로 김치찌개를 끓여 놓고 밥을 안칩니다.
그리하여 홀로 하는 성찬을 시작합니다.
‘이술 한잔 받으시게’ ‘홀짝’
눈 깜짝할 새에 목으로 넘어가고 없습니다. 그러고는 반대 방향으로 앉습니다.
‘그래 자네도 한잔 하시게’ ‘홀짝’...
주고 받다보니 밥이 끊기도 전에 반병이 훌쩍입니다. 한 병 밖에 없는데 아껴야지...
‘아참! 흔적을 남겨야지’ 셀카도 한 장 찍고...
뜸을 덜인 코펠을 내려놓고 다시 찌게를 덥혀서 만찬을 시작합니다. 반찬이야 찌게가 전부이지만 반주까지 곁 드리니 이것이 바로 성찬입니다.
인기척이 나네요. 이 자유로움이 침범을 받는 순간입니다. 젊은이 두 사람이 올라와 인사를 나누자 샘터 건너편에 자리를 잡습니다.
그러고 잠시 후 여자분 두 사람이 올라와서는 도킹이 시작되자 여기는 다시 대처로 변합니다. 이게 아닌데...
그러거나 말거나 나중을 위해 조금 남겨두고는 만찬을 마치기로 합니다. 마침 건너 제약산이 붉게 물들기 시작도 하구요...
-. 20:51 취침
(드디어 하루해가 서산을 넘자 어둠이 내리기 시작합니다)
(불야성을 이루기 시작하는 언양읍내. 저멀리 문수산 넘어 울산 시내도 불이 밝혀지기 시작하네요)
(문수산을 줌으로 당겨보니)
(취침 준비를 합니다)
(현재시간 20:51:21, 이제는 꿈나라 여행을 즐길시간입니다. 아 그란데 잘못된 곳을 찾아보세요)
사진기만 들고서 산책을 나서 봅니다. 제약산 수미봉 위로 펼쳐지는 노을이 하루의 마감을 알려 옵니다. 붉게 타는 장관을 기대했는데 조금은 실망입니다만 그래도 황홀합니다. 영취, 신불을 잇는 마루금 쪽으로 다시 올라갑니다.
하나, 둘 등불을 밝히기 시작하는 언양읍 내가 불야성을 이루기 시작합니다. 저 멀리 문수산, 남암산 건너 울산 시내도 밤의 도시로 변해가고...
술에 반쯤 취하고 자연에 취하여 신선놀음에 빠져 있는데 비박 장비를 둘러맨 산님이 갑자기 눈앞에 나타납니다.
나를 보더니 “좋은 사진 많이 찍어셨씁니까?” 사진작가로 보였나?
“저기서 비박을 하려고 텐트를 쳐두고 조망을 즐기려고 올라왔습니다.”
그러자 그 분도 신불재까지 가려고 했는데 산성샘터에서 비박하기로 하고 같이 내려갑니다.
야영 준비를 도와주고 저녁을 준비하는 동안 난 조금 남은 찌게를 덥혀서 마지막 잔을 마시고는 잠자리를 잡습니다.
건너 젊은이들의 텐트에서는 다시 여자 한분이 도킹을 하더니 잔치가 떠들썩하게 벌어졌습니다. 삼겹살 냄새도 직여주고...
그러거나 말거나 난 혼자만의 별장에 누워 너무도 자유롭고 편안하게 하늘나라로 또 다른 여행을 떠납니다.
◇ 5월 2일(일요일)
-. 06:05 기상
목이타서 잠에 깨어납니다. 텐트를 나서서 샘터로가 샘물을 마시니 후련합니다. 고개를 덜어 하늘을 보니 보름이 지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은력 18일 이라서 인지 달이 무척 밝습니다. 소주잔에 달을 담가 마시고 싶지만 이미 술은 다 떨어지고 없고 아쉬움을 뒤로하고는 다시 잠에 빠집니다.
바람이 몹시도 붑니다. 텐트를 부실하게 시공을 했는지 후리이가 펄럭이는 소리가 요란합니다. 마음 같아서는 해가 중천으로 솟을 때까지 늦잠을 자고 싶었는데 바람이 훼방을 놓네요.
-. 07:56 숙영지 출발
(아침햇살이 퍼지고 있는 제약산)
어둠이 밀려간 대자연엔 따뜻한 봄볕이 퍼졌습니다. 상쾌하게 아침을 맞는 이 기분 때문에 아마 비박을 즐기지 않을까요?
먹다 남은 어제 저녁 밥을 누룽지와 함께 끓여서 요기를 하고는 모닝커피도 한잔하고서 하산 준비를 마칩니다.
조금은 더 여유를 부리고 눌러 앉아 놀다 가고 잡은데 한편으로는 하산을 서두르는 이중성을 보입니다. 이 두 마음을 다스려야 더욱 즐거운 비박이 될듯합니다.
-. 08:50 신불산
(귀엽고 앙증맞죠? 정확한 이름은 모르겠습니다)
(신불산으로 향하며 뒤돌아 본 영취산)
(신불산으로 가는 적막한 산길)
(뒤돌아 본 영취산)
(가르마 같은 신불산 등로)
(신불재)
(신불산에서 뒤돌아 본 영취산에서 함박등까지)
(신불산에서 내려다 본 간월산)
(하늘을 날고 있는 기분입니다)
함께 하루를 이웃했던 부산 산님은 영취산으로 향한다고 하여 난 신불산으로 향하며 작별을 합니다.
늪지대를 지나는데 새소리도 너무 맑게 들려옵니다. 아마 더 넓은 대지에서 혼자 서서 들으니 그러나 봅니다, 고개를 돌려서 몰래 녀석의 모습을 잡았습니다. 행운입니다.
이른 아침에 줄기만 남겨진 갈색의 갈대 숲 사이로 난 길을 따라 홀로 걷고 있습니다. 너무도 상쾌합니다.
그러나 봄이 여기까지는 아직 오지를 않았습니다. 진달래가 망울만 맺혀있고 만개를 하려면 조금 더 따뜻한 날씨가 와야 할 것 같습니다. 이곳 군락지도 만개를 하면 여느 이름난 곳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텐데...
신불재로 내려서는 봉우리에 올라서니 앞에서 산님들이 줄지어 나타납니다. 멀리 서울에서 단체로 무박산행을 오신 분들입니다. 인사를 나누며 줄지어 지나갑니다. 나이 많은 어른신이 지나치다
“일찍 지나가시네. 낙동정맥 하시나보죠?”
“아! 아닙니다. 그냥 비박하고 갑니다.”
이런 분을 만나면 반갑다. 왠지 한 부류의 동지를 만나는 기분이라서, 낙동정맥길인 것도 알고
정상으로 오르자 점차 산님들도 많아진다. 부탁하여 정상비와 함께 흔적을 남기고는 공룡 쪽으로 내려간다.
숙제를 풀어야 하는데... 장소를 확인하고는 배낭을 풀어두고 주변을 살핀다. 없다. 미련이 남지 않게 다시 한 번 더 자세히 살펴보자 조금위쪽을 올려다보니 세발이 펼쳐진 체 버려져있다. 찾았다. 너무 반갑다.
지난달에 삼래와 동진이랑 신불산 에베로릿지로 오르기로 했다가 안개로 등로를 놓쳐서 헤메게 되었고, 신불산에 올랐다가 내려가면서 이곳 공룡의 초입부분에서 라면으로 점심을 끊여먹고는 비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여 서둘러 내려가다가 캠핑버너의 가스통 삼바리를 두고 갔었다. 그것이 오늘 다시 내 품으로 돌아왔다. 작은 것 이였지만 너무 반갑다.
-. 10:34 홍류폭포
(신불공룡에서 바라 본 간월산과 간월공룡)
(신불공룡에서 바라 본 파노라마)
(뒤돌아 본 신불공룡)
(꼭 부엉이를 닮지 않았나요?)
(릿지 내림길)
(홍류폭포에서)
점점 산님들이 불어난다. 키만 한 무거운 배낭을 메고 내려가는 내가 모두들 이해가 되지 않는가 보다.
간만에 혼자서 나섰던 비박이라 준비가 조금은 조흘했다. 배낭의 무게만을 걱정하다가 과일이랑 간식거리가 많이 부족했다. 오이라도 한쪽 챙겨올걸.
가파른 급경사가 부담이 된다. 배도 고파오고.
홍류폭포의 낙숫물 소리가 요란하다. 좀처럼 보기 어려운 수량이라 보기 좋다.
땀을 훔치며 쉬다 간다.
-. 10:54 초정에서 중식(11:33 중식 후 출발)
(초정이라는 누각에서 점심을 먹고)
계류에 자리를 잡았다가 초정이라는 누각으로 자리를 옮겼다. 오고가는 사람들이 많아서 보이는 곳에서 라면을 삶으려니 미안한 마음이다.
서둘러 버너를 준비하여 라면으로 요기를 한다. 막걸리 한잔이 와이리 그립노...
반찬도 다 떨어지고 없지만 사장이 반찬이라고 맛은 있다.
-. 14:49 간월산장
(간월산장 입구)
요기를 마치니 다시 세상은 내 것이다. 계류의 철다리 건너는 곳에 이동 주부가 유혹을 한다. 마음은 간절하지만 혼자라서 너무 멋쩍어서 지나친다.
간월산장에 덜려서 계곡수로 목을 축이고는 시내버스 시간이 궁금하여 간월마을 입구의 온천교 버스 정류장으로 곧장 내려간다.
-. 12:01 온천교
(간월마을 입구 온천교)
장비를 철수하고 건너 쪽 구멍가게로 차편을 알아보니 1시간 30여분 후에 있다. 난감하다. 택시를 콜 해 두고 캔 맥주로 갈증을 풀어? 갈등을 느끼며 생각을 정리하고 있는데 다리위로 검은 쌍용 무소 한대가 내려온다. 일단 달려가 손을 덜어본다. 운전석 창문을 내리며 멈춘다. 꾸벅 절을 하고는 사정을 예기하자 타란다.
고마운 분을 만나는 행운을 잡았다. 머리카락이 하얗게 변해있지만 염색을 하지 않아 도리어 멋있게 보이는 중년의 신사분이 아내와 중학교 또래의 아들이 휴일이라 함께 농장 일을 마치고 귀가 중이란다.
언양 정류장 앞에서 내려주고는 헤어진다. 떠나가는 차편의 뒤통수를 보고는 큰절을 올려본다.
-. 12:24 언양 정류장
(언양 정류소 주변의 시장)
도로를 횡단하자 마침 장날이라 큰 번화가처럼 분빈다. 일행이 있다면 시장 바닥을 주유하며 먹거리도 즐기며 좋겠다만 정류소 매점에서 캔 맥주로 갈증을 풀며 아쉬움을 달랜다.
-. 13:27 삼산동 디자인 거리 입구
(삼산동 디자인 거리 입구)
1703번 자가용 같은 버스로 귀가 길에 오르며 산행을 마감한다.
어제 망설임 속에서도 혼자 나선 비박산행을 뒤돌아보니 즐거움이 컸다.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다시 오면 혼자라는 두려움을 떨치고 나설 수 있을 것 같다. 부족했던 준비를 조금 더 세심하게 갖춘다면 얼마든지 외롭지 않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체험했던 것 같다.
산이 날 멀리 한다고 해도 산이 그곳에 있는 한 난 자주 그를 찾을 것이다.
첫댓글 정말 혼자서 좋은 경험 해네요 대단합니다 총무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