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산행개요
영남 알프스로 알려진 산군 중에 가지산을 지나는 낙동정맥 구간이 있다. 건천 TG를 빠져나간 차량이 단석산 입구를 지나 산내를 향할 때 단석산을 눈 여겨 보았다. 그리고 사룡산을 지나고 숙재를 지나 어두목장을 향할 때 좌측 아담한 오봉의 능선과 주사암이 당찬 모습으로 시야에 들어 왔다. 또한 당고개에서 방주교회로 가는 길목에 단석산 가는 갈림길이 나타나 단석산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었다. 그때는 낙동정맥을 벗어난 단석산 정상을 다녀오기엔 시간과 체력이 역부족이었다. 오봉산과 단석산에 대한 망연한 그리움으로 시간을 보내던 차제에 원주 산사랑님이 단석산을 산행지로 잡았다고 했으나 달랑 단석산만 다녀오기에는 뭔가 허전하다. 그러다가 산행 전날 산행을 신청해보나 자리가 여의치 않다고 한다. 일단 오봉산을 같이 연계하는 것으로 산행계획을 짜본다. 신라 역사의 1000년 전 향기가 짙게 묻어있는 오봉산과 단석산-곳곳에 뗄래야 뗄 수 없는 불교의 흔적과 전설이 서린 오봉산과 단석산-생각만 해도 한번은 가야할 산이 아닌가!
10. 산행기
06:30 SK주유소
남원주 TG 입구 무실동 SK주유소에서 단석산 산행을 가기로 하고 버스를 기다린다. 대형버스와 소형버스는 우리가 탈만 한 자리가 없다. 기침을 하는 산지기님과 오랜만에 동참한 백운님과 자가용으로 접근하기로 한다. 영천 TG를 빠져 4번 국도를 따라 가면 왼쪽에 공사 중인 만불사와 대형 금불상이 서 있다. 아화 시가지로 접어들어 파출소 직원의 친절한 안내를 받는다.
09:12 신평 2리에서 산행 시작
4번 국도에서 오른쪽으로 진입하여 철길을 건너면 잠시 후 낚시터를 지나게 되고 꽤 넓은 공터 마을 주차장에 도착하여 산행에 들어간다. 그런데 신평 마을에서 오봉산 동쪽 사면을 바라보면 위로 볼록한 부분과 아래로 오목한 것이 여성의 국부를 닮았다는데 그래서 이 골짜기를 여근곡(女根谷)이라 한단다.
09:21 유학사
여근곡 아래 자리 잡은 유학사는 대웅전 옆 귀퉁이에, 옥문지에 솟은 물을 파이프로 끌어들여 급수시설을 해 놓았다. 물을 마셔보니 음수(여성의 오줌?)라고 생각해서인지 기분이 묘하다. 물맛도 그렇고.........(5분)
09:30 옥문지
옥문지는 별다른 것은 없고 파이프만 보일 뿐이다. 옥문지에 대한 재미있는 일화가 있어 여기에 옮긴다. 옥문지를 작대기로 쑤시고 흔들어 대면 아래 동네 처녀들이 바람이 난다고 한다. 동네 어른들은 이것을 철칙으로 믿고 옥문지를 관리하고 처녀들을 정숙하도록 주지시켰는데 다른 동네 총각들이 몰래 옥문지를 작대기로 쑤시고 흔들어 처녀들이 바람이 나도록 추석거려 놓고 업고 갔다나 어쨌다나. To belive or not to belive.
10:08 바위 전망대
영천 건천 아화 들녘이 한 눈에 들어온다. 사룡산 능선과 산성으로 이어지는 낙동정맥 산줄기가 잠시 상념에 젖게 한다. 가을날 억새길, 고랭지 채소밭, 아화들녘 고만고만한 저수지 등등. 당시는 저쪽에서 이쪽을 바라보며 그리고 지금은 이쪽에서 저쪽을 바라보며 흘러간 과거를 반추하는 것이다.(7분)
10:28 임도가 나타난다.(1분)
10:35 암봉 삼거리
신평 마을에서 주사암 직등길이다.
10:39 오봉산 정상(685)
산불 감시초소가 있고 초소에는 산불감시원이 상주하고 있다. 정상 암부에서 백운님이 가져온 막초를 한 잔씩 컵에 따르고 감시원님에게도 한 잔 따라 나눠 마신다. 산을 지키는 일이 적적하셨던지 우리를 반겨 주신다.(19분)
11:03 주사암 뒤 암봉
주사암 측에서 사람들이 암봉을 오르내리면 돌 조각이 떨어질 수도 있고 암봉 자체를 신성시 할 수도 있는데 사람이 밟고 다니는 것을 꺼려 통행금지를 해 놓았다. 그래도 조심조심 올라가 본다.
11:08 마당바위
널찍한 바위 난간에서 아래를 내려보니 어지럽기 그지 없다. 마당바위에서 주사암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다. 탁 트인 공간과 주사암의 신기한 모습과 형형색색의 꽃들이 어우러져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시킨다.
11:28 주사암
마당바위에서 조금 더 진행하다가 되돌아와 주사암 경내로 들어가 본다.
주사암은 의상대사가 창건하였고 불국사의 말사인 작은 암자이다.
11:50 임도
주사암 아래 요사채를 지나 평평한 길을 따라 내려가면 곧 임도가 나타난다.
11:52 산성
돌이 쌓인 곳은 분명 산성인데 웬 양봉단지가 들어서 있다.
11:59 부산성(주사산성)
부산성은 경주 서쪽 오봉 산정을 둘러싼 길이 7.5km에 이르는 산성일대를 말하며 주사 산성으로도 부른다. 신라 문무왕 때 쌓기 시작하여 3년 만에 완성되었다. 성내에는 군창지, 우물, 연병장터가 남아 있으며 선덕 여왕 때 여근곡 까지 침입한 백제군의 토벌 이후 쌓게 된 성터이다.
12:09 계곡에서 점심식사
등산화를 벗고 양말도 벗고 찬물에 발을 담근 후 셋이 빙 둘러 앉아 식사를 하니 몸도 가볍고 밥맛도 있다. 진수성찬이 아니어도 밥은 꿀맛이다.(28분)
12:43 선동마을에서 택시로 이동
식사를 마치고 정기버스를 타려고 서둘러 내려갔지만 30분마다 지나가는 버스가 빤히 보이는 곳에서 지나가 버린다. 30분을 기다리지 않으면 버스를 탈 수 없어 난감해 하는데 마침 고향이 이곳인 포항 택시가 있어 사정을 하고 택시를 탔는데 5~6분 만에 도착한 단석산장 앞에서 맘씨 좋아 보이는 기사는 10000원을 내란다. 이제 어지간한 시골도 미터기를 적용하거늘 5000원 정도의 요금을 10000원 이라고 고연눔, 날강도가 따로 없다. 8000원에 합의 본다.
12:50 단석산장에서 산행시작
13:29 삼거리(R)
철제 전신주(신선사 1km)에서 우측 길로 들어선다. 미리 삼거리 아래에서 계류를 건너 계류 옆길을 따라 올라간 백운님은 보이지 않는다. 휴대폰도 안 터지고 길은 다시 넓은 길을 버리고 왼쪽으로 간다.
13:35 마애불상
약 10m 높이의 자연석 벽면에 마애불상군이 조각되어 있다. 마애불상을 지나 한창 공사 중인 사찰 옆에는 시원한 샘이 있어 목을 축여준다.
14:07 암봉 전망대
등산객 일행들이 점심식사를 하고 있는 암봉에 올라 붉게 핀 진달래를 바라보며 산바람을 받으니 일시에 피로가 가셔진다. 휴대폰이 터져 백운님과 연락이 되어 정상에서 기다리도록 하고 휴식을 취한다.(5분)
14:25 헬기장
10여분 급 오름길을 극복하면 북적되는 헬기장이 나타난다.
14:27 단석산 정상(827)
김유신 장군이 칼로 돌을 베었다는 갈라진 돌이 있는 정상에서 일단 사진을 찍고 공터에 앉아 간식을 먹는다. 낙동정맥 상의 방주교회가 아련한 기억 속에 바로 코 앞에 있다. 조금 전 지나온 오봉산이 안타까이 손짓하고 고속도로와 일반도로를 달리는 차량의 행렬이 줄줄이 이은 작은 성냥갑 같다.(22분)
15:11 돌탑
정상에서 50m 정도 내려가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왼쪽 길로 내려서야 한다. 붉게 핀 단아한 진달래 능선이 시작된다. 길에서 약간 벗어난 돌탑을 둘러본다.
15:25 바위봉
바위봉은 소나무도 있어 사진 찍기 그만이고 신록에 물든 산릉은 강한 생명력의 꿈틀거림을 감지한다. 진달래 능선답게 화사한 옷차림을 한 붉은 진달래꽃은 여기저기 군락을 이루어 산객의 발길을 붙잡는다.
15:37 갈림길
직진 능선길이 아닌 오른쪽 사면으로 접어든다.
15:50 기둥바위
너무 전망이 좋아 쉬어갔음 좋으련만 시간이 없는지 뜀박질하며 스쳐 내려간다. 그래도 한번 더 뒤돌아보고.....
16:03 천주암
고즈넉한 절의 분위기를 느낀다. 긴 세월을 면면히 이어온 고색창연한 사찰임을 한 눈에 알겠다. 펑펑 솟는 샘물을 마셔본다.
16:19 방내마을
현지 주민이신 젊은 아주머니가 차량으로 4번 국도인 모량 까지 태워주신다. 감사합니다. 복 많이 받으시고 만사형통 하세요.
16:24 모량에서 정기버스 승차
차에서 내리자마자 정기 버스가 도착한다. 버스기사는 집이 원래 강원도 원통이래요.
16:34 신평마을 입구(4번 국도)
도보로 신평2리 마을 주차장으로 이동
16:55 마을 주차장
17:05 신평마을 출발
건천 시가지 중국집에서 막초(2000원에 3병)한 잔 하고 자장면과 우동으로 고픈 배를 채우고 바로 건천고속도로 TG로 진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