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9월24일 월요일 오후
자주는 오지 않지만
가끔씩 집에 오면
우리집 주위를 둘려보고
이곳 저곳을 살피는 상구를 볼때마다 마음이 짠해요 엄마

농촌 생활이 몸에 베여있어 그런것일까요
저렇게 풀이 많아서 어떻게 밤을 주워 하더니만
어느새 낮으로 풀을 베고 있는 상구을 보면
때로는 속이 상하기도 해요

올때마다 느끼는 누나의 자리가
힘들어 보이는 것 같아서 그러는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상구를 생각하면 편안 마음보다 가슴이 아릴때가 더 많아요
검정 비닐 봉지에
밤을 주워서 놓고 가면서
추석에 제사 지내도 되겠다
밤 주우려 갈때 조심해야겠어 위험해 하고 가네요

지는해가 너무 이뿌다고 하니
차를 세워주면서 사진을 찍어라고 하는 상구의 가슴은 여리고 착하기만해요

엄마
어제는 훌쩍 커버린 아들 동근이를 데리고 왔어요
다른날 같지 않고
왜그리 엄마 생각이 많이 나는지
어느새 동근이가
탄방 중학교 1학년 백동근

한참만에 보는 동근이
교복입은 모습이 대견스럽기도 하고 이뻐서요

상구 모습보다
커가면서 올케를 더 많이 닮아서요

오늘 시험을 보았어 일찍 왔다면서
점심을 먹고 돌아서요

백동근하고 장난을 쳐더니
웃기만하고
자주 보지 못해서 어색함도 있는것 같았고
사는게 무엇인지
같은 대전에 있는데도 마음같지 않게 서로 바쁘게 잘 살고 있어요 엄마

동근아 내일도 시험이지
예
내일 시험은 고모가 가르쳐 줄까
평소 실력으로
공부 재미있게 하는 거야
예
그럼 아는것만 확실히 쓰고 나오는 거야 알았제
예

백동근
좀 있음 고모보다 키 커겠다
이렇게 잘 생겨는데
너 여자친구 있어
아니요
그래
다들 뭐하는 거야
아~~~
우리 동근이 너무 멋져서 옆에 못오는구나
내일 시험 꼭 고모가 말한대로 알았제
예하고 돌아가는
백동근 화이팅 ^^

오늘 따라 마음이 아파요
집에 오라고 했어요 내가
일하다가 떨어져서 다쳤다네요
속상하기도 했지만 잔소리 했어요
올케 보기도 미안하고 마음이 많이 아파요 엄마
열심히 부지런히 살아가는 모습 볼때마다 고맙기도 한데
요즘 들어서 자꾸 몸을 다치는것 같아요
엄마
보는관점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전요 상구가 이럴때 마다 올케한테 미안한 마음이 들어요
늘 조심할수 있도록
엄마가 보살펴 주세요
우리집 막내가 이뿌게 행복하게 오손 도손 살아갈수 있도록
오늘밤에는 상구등 좀 토닥거려 주세요
지금 혼자서 힘들어 할지도 몰라요 엄마
2012년12월11일 화요일 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