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뇌속의 모르핀, 엔드로핀
우리몸에 모르핀과 같은 작용을 하는 마약이 있는가, 정신적 수양을 오래 한 옛날 도시들은 뜨거운 불 속에서도 아픔을 느끼지 않고
바늘로 찔러도 통증을 느끼지 않는데, 이를 과학적으 로 설명할 수 있는가. 모든 통증 가운데서 분만의 고통이 가장 큰데 어째서
어떤 임산부들은 무통분만을 하는가. 침에 의해 뽑아내는 아편의 주성분인 모르핀 등의 마약은 어떤 통증이든 즉각 없애주는 진통작용과 아울러 쾌감작용을 하는 묘약이다. 그렇기 때문에 최고의 진통제 로서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는데, 이 모르핀이 어떻게 통증을 없애주며, 사람에게 쾌감을 주 는가에 대해서 1970년대 초에 많은 학자들이 연구를 하였다.
그 결과 1973년 뇌에는 모르핀이 결합하는 특별한 단백질(수용체)이 있음이 발견되었다. 이 결합 단백질이 뇌 속에 존재하고
있다는 말은 뇌 속에 이 수용체 단백질과 결합할 수 있는 물질이 있다는 말이다. 이 때문에 많은 학자들이 내인성 마약물질을 찾기
위한 연구를 집중적 으로 하였다. 마침내 1975년 우리 뇌에는 모르핀보다 100배 정도 강력한 힘을 지닌 마약이 있는 것이
발견되었다. 이 물질을 내인성 모르핀이라는 의미로 엔도르핀이라 부르게 되었다.
이 엔도르핀은 모르피노가 구조가 전혀 다른 31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펩디드인데 수용 체와 결합하는 부위의 입체구조는 모르핀과
비슷하다. 이 엔도르핀 펩티드는 POMC라는 마약- 멜라닌-부신피질 호르몬 전구단백질의 C단(오른쪽 끝)의 31개 아미노산 부위가
잘려 형성된 다. 부신피질 자극호르몬인 ACTH와
멜라니세포 자극호르몬인 MSH, 엔도르핀 호르몬이 전구 단백질의 각각 다른 부위에서 잘려져 형성된다. 즉 엔도르핀과 부신피질
자극호르몬, 멜라닌 세포 자극호르몬은 큰 분자량의 같은 단백질 분자 속에 포함되어 있다가 필요시에 각각 잘라 져서 독립된
호르몬으로 작용한다. 즉 우리의 뇌는 한 개의 유전자로 서로 다른 기능을 가진 세 개의 호르몬을 동시에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엔도르핀과 ACTH 호르몬은 스트레스가 있을 때 스트레스에 대항하기 위하여 같이 유리 되는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스트레스시에
나타나는 통증, 불안 등을 경감시켜 즐거움과 진통 효과를 나타나게 하는 아주 고마운 물질이다. 다시 말해서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유리가 증 가되지만 즐거울 때는 유리가 억제된다. 예를 들어 통증자극이 가해질 때나 임신중 산통이 시작 될 때 엔도르핀 유리가
최고도에 달하여 위급상황에 대처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장기간 지속되는 심한 스트레스에 의해서 엔드르핀이 과도하게 유리될 때는 면역기 능을 담당하고 있는 림프구의 기능이 억제되어
감염이나 암발생이 증가될 수 있을 뿐만 아 니라 마약중독과 같은 정신증세도 나타날 수 있다. 즉 엔도르핀이 항상 좋은 방향으로만
작 용하는 것은 아니다. 엔드르핀을 구성하고 있는 31개의 아미노산 중N단(왼쪽 끝)의 5개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펩 티드도
내인성 모르핀 작용을 가지고 있다. 이 펩티드를 엔케팔린이라 명명하였으며 다섯번 째 아미노산이 류신이면 류신 엔케팔린,
메티오닌이면 메티오닌 엔케팔린이라 부른다. 이외 에도 류신 엔케팔린이 오른쪽으로 길어져서 13-17개 정도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것을 디노 르핀 이라 부른다.
엔드르핀 함유 신경세포는 주로 뇌재에 존재하지만 엔케팔린이나 디노르핀 신경세포는 척수 에 주로 존재하고 있으면서 진통효과를 나타낸다. 즉 통각자극이 있을 때 세 가지의 내인성 마약물질인 엔도르핀은 뇌에서, 엔케팔린과 디노르핀은 척수에
서 유리되어 통각을 차단해주 는 것이다. 마약과 뇌 속에 있는 세 가지 내인성 마약은 모두 마약 수용체라는 특이 단백질 분자와 결
합함으로써 진통과 쾌감작용을 나타내다. 이 마약 수용체는 뇌 속에 널리 분포되어 있지만 소화관 계통에도 분포되어 있다. 따라서
마약을 계속 복용할 때는 정신적 의존성과 더불어 심한 신체적 의존성이 나타나서 끊기가 더욱더 힘들어진다. 마약을 끓게 될 때는
불안, 초조 와 같은 정신증세는 물론 복통, 설사, 구토, 근욕통, 경련같은 무서운 신체적 금단증상이 나 타난다.
어떤 심리학자는 인류의 문화에는 쾌감과 즐거움을 추구하는 엔도르핀 지향문화와 각성과 창조를 추구하는 도파민 지향문화의 두 가지
유형이 있다고 주장한다. 우리 사회는 어느 문 화 유형에 속하는지 단정할 수 없으나 이 두가지 유형의 문화가 적절히 조화롭게
발전할 때 그 사회의 문화는 바람직하레 발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