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등 은행의 자금조달 금리가 올랐기 때문
"금리 동결인데,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이율은 왜 계속 오르는 건가요?"
한국은행이 올해 1월 기준금리를 연 3.5%로 올린 이후 줄곧 동결하고 있는 와중에 이런 의문을 가진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7월 취급된 주담대 금리는 전월보다 0.02%p 올라 연 4.28%를, 일반 신용대출 금리도 0.05%p 높아진 연 6.52%를 기록했다.
기준금리는 그대로인데 시중은행 대출금리는 왜 점점 높아지는 걸까. 시중 은행도 돈을 무한정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대출자에게 돈을 내주려면 어디선가 돈을 빌려와야 한다. 시중은행은 한은에서 돈을 빌리기도 하지만, 금융채(은행채) 같은 채권이나 양도성예금증서(CD) 등을 발행해 돈을 조달하기도 한다.
은행채 금리는 5월 말 이미 4%대로 올라선 뒤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통상 은행채 금리는 국채 금리를 따르는 경우가 많고, 국채 금리는 미국 국채 금리에 큰 영향을 받는 경향이 있다. 미 연준이 긴축 기초에서 선회하려면 꽤 긴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최근 우세해지면서 미 국채 금리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이게 우리나라 대출금리도 밀어올리는 이유다.
시중은행 조달 이자의 평균적 수준을 가늠하려면 은행연합회가 공시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를 보면된다. 코픽스는 국내 은행 8곳이 예적금, 은행채 등으로 조달한 자금의 평균 금리로, 코픽스가 낮아질수록 자금 조달 비용이 낮아진다. 이게 낮아져야 고객들에게 싼 이자로 대출할 여력이 생기는 것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실장은 "내년 상반기까지는 현재 수준의 금리가 유지 될 것으로 보인다"며 "기준금리가 꼭대기까지 올랐다는 인식이 있으면 일반적으로 시장 금리는 '조만간 기준금리가 떨어지겠구나'라는 기대감에 조금씩 낮아지는 추세를 보인다"고 했다. 다만, "은행들은 이익을 좇기 때문에 시장 금리가 오를 때는 대출금리에 빨리 반영하지만, 시장금리가 내릴 때는 천천히 반영해 속도 조절을 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출처 : 조선경제 23년 9월 4일 월요일 한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