ㅎㅎ...
선배님, `기러기`가 나온 김에 `기러기`가 들어가는 시 가운데 개인적으로 좋다고 느껴지는 한시를 한번 죽 옮겨 봅니다.
역시 찾아서 옮기는 일도 보통 일은 아님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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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마니산강화(登摩尼山江華)-마니산에 올라/김시습(金時習)
摩尼山色好(마니산색호) : 마니산 산색은 좋기도 한데 矗立海天隅(촉립해천우) : 바닷가 하늘가에 우뚝 솟아있다. 飛雁不能渡(비안불능도) : 기러기도 능이 건너지 못하고 晴嵐摠可圖(청람총가도) : 갠 남기가 모두 그림 같구나. 祭壇秋草老(제단추초노) : 제단에는 가을풀이 시들어가고 僧舍白雲孤(승사백운고) : 절간 숙소에는 흰 구름이 외롭다. 一望滄溟闊(일망창명활) : 한번 바라보니 푸른 바다는 넓고 煙波接有無(연파접유무) : 물안개가 있는 듯 없는 듯 닿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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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도3(山水圖3)-산수도/이항복(李恒福)
落雁帶斜景(락안대사경) : 내려앉는 기러기 석양빛 띠고
雲濤浮遠空(운도부원공) : 하늘가의 파도 멀리 공중에 떠 있다,
無心坐篷底(무심좌봉저) : 아무 생각 없이 봉창 아래 앉으니
何處是江東(하처시강동) : 어느 곳이 바로 강동 땅이란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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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흥1(漫興1)-흥에 젖어/백광훈(白光勳)
二月江南雨(이월강남우) : 이월 강남에 비가 내리는데 郊扉日日陰(교비일일음) : 교외의 사립문은 날마다 흐리다. 靑苔掩人迹(청태엄인적) : 푸른 이끼는 사람의 자취 가리고 芳樹怯花心(방수겁화심) : 향기로운 나무는 꽃에 겁을 먹는다. 戲鴨池塘滿(희압지당만) : 작난스런 오리는 연못에 가득하고 歸鴻關塞深(귀홍관새심) : 돌아오는 기러기는 변방에 깊숙이 들다. 客遊偏悵望(객유편창망) : 나그네 방랑하며 슬프게 바라보며 獨對暮山吟(독대모산음) : 홀로 저문 산을 마주보며 시를 읊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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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獨立)-홀로 서서/정약용(丁若鏞)
秋山衰颯暮湍哀(추산쇠삽모단애) : 가을 산 바람소리 저녁 여울 처량한데 獨立江亭意味裁(독립강정의미재) : 강가 정자에 홀로 서니 마음은 머뭇거린다. 風鴈陣欹還自整(풍안진의환자정) : 기러기 떼는 허물어 졌다 발라지고 霜花莟破未輕開(상화함파미경개) : 국화꽃은 시들어 다시 피지 못하하는구나. 空懷竹杖游僧院(공회죽장유승원) : 공연히 죽장 짚고 절을 유람하려 생각하니 徑欲瓜皮汎釣臺(경욕과피범조대) : 이내 다시 작은 배로 낚시배에 떠 볼까 하나. 百事思量身已老(백사사량신이노) : 온갖 일 생각해도 몸 이미 늙었는지라 短檠依舊照書堆(단경의구조서퇴) : 짧은 등잔불은 옛날처럼 책더미에 비추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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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조자실강정(宿曺子實江亭)-조자실의 강변 정자에서 묵으며/이식(李植)
晚歲唯吾子(만세유오자) : 만년에 오직 그대뿐이라 同眠復北亭(동면복배정) : 함께 눈 붙였다가 다시 북정으로 가리. 沙寒驚宿雁(사한경숙안) : 썰렁한 모래밭에 잠자던 기러기 놀라고 水淨浸疎星(수정침소성) : 맑은 물속엔 성긴 별빛이 잠겼구나. 絶跡浮名逼(절적부명핍) : 자취 끊었어도 헛된 명성 쫓아다녀 孤心衆患經(고심중환경) : 외로운 이 마음 뭇 환난 다 겪는다오. 無由下江漢(무유하강한) : 한강 물 따라 내려갈 방법도 없어 離恨極遙汀(리한극요정) : 이별의 한이 멀리 모래섬에 가득하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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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흥2(感興2)-감흥/장유(張維)
鴻鵠倚六翮(홍곡의륙핵) : 큰 기러기 굳센 여섯 깃털 의지하여 一擧凌天倪(일거능천예) : 한 번에 하늘 끝까지 솟구쳐 오르는구나. 天長霜雪多(천장상설다) : 끝없는 하늘 길 갖은 고상 다 겪으며 苦飢常酸嘶(고기상산시) : 허기진 고통에 끼룩끼룩 슬피 우는구나. 不如塒上鷄(부여시상계) : 횃대에 걸터앉은 닭만도 못하나니 飮啄安其栖(음탁안기서) : 마음껏 마시고 쪼아 먹으며 잠자리 편안하다. 高才多落拓(고재다낙척) : 품격 높은 인사들 모두가 불우하고 闒茸分組圭(탑용분조규) : 용렬한 인간들은 벼슬 나눠 갖는구나. 乃知龐德公(내지방덕공) : 이제야 알겠노라, 우리 방덕공이 甘心隱蒿藜(감심은호려) : 마음으로 즐기어 산골 나오지 않은 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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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양제서(得兩弟書)-두 동생의 글을 받고/신광한(申光漢)
天涯吾二弟(천애오이제) : 멀리 하늘 끝 나 두 동생 垂老事多憐(수로사다련) : 늙도록 일마다 불쌍한 일 많도다. 橡拾三溪寺(상습삼계사) : 삼계사에서 도토리를 줍는데 詩傳百奧船(시전백오선) : 백월의 배에서 시를 전하였다. 文章有窮鬼(문장유궁귀) : 문장에는 궁한 귀신이 보이고 租稅急荒年(조세급황년) : 조세는 흉년일수록 더욱 심하단다. 歲暮東江上(세모동강상) : 세모에 동강에 있으려니 心摧去雁前(심최거안전) : 떠나는 기러기 앞에서 네 마음 꺾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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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신중거(挽愼仲擧)-신중거 만사/오숙
海內堂堂友(해내당당우) : 우리날라에서 당당했던 친구여 平生爾弟兄(평생이제형) : 평생동안을 그대와 형제 같았었지요. 文章千古意(문장천고의) : 문장은 천고에 뜻을 담았고 交契百年情(교계백년정) : 우리의 우정은 평생동안 정다웠지요. 世事浮雲盡(세사부운진) : 세상사 뜬 구름같이 다하고 秋風旅雁驚(추풍려안경) : 가을바람에 떠나가는 기러기 놀랍니다. 窮途無限淚(궁도무한루) : 마지막 가는 길에 끝없이 눈물 흐르고 江漢一銘旌(강한일명정) : 강가에는 온통 장례 깃발만 날립니다. 自號湖山病隱翁(자호호산병은옹) : 스스로 호산에 들어사는 늙은이라고 松形鶴骨見仙風(송형학골견선풍) : 소나무와 학 같은 골격에서 신선의 품격이 보였지요. 百年道意琴書靜(백년도의금서정) : 평생을 도에 뜻을 두서 거문고와 책으로 고요하였고 四海才名賦頌雄(사해재명부송웅) : 세상에 이름난 재주 부와 송은 웅건하였지요. 擬把釣竿投北渚(의파조간투북저) : 낚시대 잡고 북쪽 물가로 가시는 듯 했는데 暫隨冠佩入南宮(잠수관패입남궁) : 잠시 벼슬 따라 남궁으로 들었지요. 祗今無復聞淸議(지금무부문청의) : 이제는 다시 그대의 맑은 의론 다시 듣지 못하니 獨向人間任轉蓬(독향인간임전봉) : 저 혼자 인간세상 향하여 외로이 떠돌게 되었습니다.
###################################################################절구(絶句)-절구/장유(張維)
雁度遙空晚(안도요공만) : 아득히 빈 저녁 하늘, 기러기 날아가고
潮生極浦風(조생극포풍) : 조수는 밀려오고 포구에 가득 바람 인다.
漁村多白屋(어촌다백옥) : 고기잡이 마을에 많은 초가집들
一半夕陽中(일반석양중) : 이미 반절쯤이 석양 속에 잠겼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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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로사(甘露寺)-감로사에서/이규보(李奎報)
金碧樓臺似(금벽루대사) : 금빛, 옥빛에 누대가 어린 듯 環遶水重圍(환요수중위) : 둥글게 물은 겹겹이 감싸는구나. 炤日添秋露(소일첨추로) : 가을 이슬에 밝은 해빛 비치고 干雲散夕霏(간운산석비) : 다가오는 구름은 저녁 놀 흩어버린다. 偶成文字去(우성문자거) : 기러기 우연히 글자 이루어 날아가고 自作畫圖飛(자작화도비) : 백로는 스스로 그림을 그리며 날아간다. 不起江加鏡(불기강가경) : 바람 일지 않아 강물은 거울 같아 路上行人對(로상행인대) : 길 가는 사람, 물 속 그림자와 함께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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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중유회(客中有懷)-나그네 회포/김성원(金聲遠)
幾年南雁送西州(기년남안송서주) : 몇 년을 남녘 기러기 서주로 보냈나
黃菊江城又一秋(황국강성우일추) : 강성의 누런 국화꽃, 또 한해 가을인가
家在漢東歸思切(가재한동귀사절) : 집은 한동, 가고 싶은 생각 간절한데
月明長笛是誰樓(월명장적시수루) : 달 밝은 밤 긴 피리소리, 누구의 누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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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목은선생견기시운(次牧隱先生見寄詩韻)-목은선생 견기시를 차운하여/이집(李集)
人世風波沒復浮(인세풍파몰부부) : 세상의 풍파는 없어졌다 다시 생기나니
已看五十二春秋(이간오십이춘추) : 쉰 두 번의 봄가을 일을 이미 보아왔노라
雁聲落日江村晩(안성낙일강촌만) : 지는 해에 기러기 울음소리, 강마을은 저물고
閒詠新詩獨倚樓(한영신시독의루) : 새 시를 한가히 읊으며 홀로 누대에 기대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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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대덕사관중2(在大德寺館中2)-대원사 객관에 있으면서/오윤겸(吳允謙)
露濕寒螿咽(노습한장인) : 축축한 이슬, 차가운 쓰러라미 소리
風高歸雁哀(풍고귀안애) : 바람은 높고, 돌아가는 기러기 슬퍼라
年光忽已晩(년광홀이만) : 어느덧 나이는 벌써 늙어가는데
客子幾時廻(객자기시회) : 나그네는 어느 때에나 돌아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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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感時)-시절을 느끼어/김시습(金時習)
千村萬村蕎花開(천촌만촌교화개) : 천마을, 만고을 메밀꽃 피어있고 一聲兩聲鴻雁來(일성양성홍안래) : 한 소리, 두 소리 기러기 떼 날아온다 節物崢嶸人已老(절물쟁영인이노) : 철 만난 사물들 쟁영한데 사람은 늙어가고 感時騷客心悠哉(감시소객심유재) : 시절을 느낀 시인은 마음이 유장도 하여라 已聞村舍收新稌(이문촌사수신도) : 마을 집에는 이미 새 곡식 걷었다는데 復道火菑種牟來(부도화치종모래) : 화전에 보리 심고 온다고 다시 말하는구나 老子山中有生涯(노자산중유생애) : 산중의 늙은이 생계 있으니 小圃紫豆垂纍纍(소포자두수류류) : 작은 밭에 붉은 콩이 주렁주렁 달려있다 十年爲客西復東(십년위객서부동) : 십년을 나그네 되어 동으로 서로 다니다가 不覺寒暑相推移(부각한서상추이) : 추위와 더위가 바뀌어 온것도 몰랐도다 如今衰病臥山丘(여금쇠병와산구) : 지금처럼 쇠하고 병들어 산 언덕에 누워 細觀一歲春復秋(세관일세춘부추) : 한 해가 봄 되고 가을 됨을 자세히 보았도다 功名世上好事耳(공명세상호사이) : 세상 공명이란 좋은 일인데 我獨無心空白頭(아독무심공백두) : 나만 홀로 무심히도 덧없이 백발로 늙었도다 壯志未磨歲月遒(장지미마세월주) : 큰 뜻 닦지 못하고 세월만 빨라 亭畔蟪蛄鳴啁啾(정반혜고명조추) : 정자 가, 쓰러라마와 땅강아지 울어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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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좌기사(夜坐記事)-밤에 앉아 적다/김시습(金時習)
東嶺風初急(동령풍초급) : 동쪽 고개마루에 막 바람이 일고 西峯月落時(서봉월낙시) : 서편 봉우리에 달 지는 시간이로다 禪心唯寂寞(선심유적막) : 참선하는 마음 적막하고 夜色轉淸奇(야색전청기) : 밤빛은 맑고도 기이해진다 露冷雁聲緊(노랭안성긴) : 이슬은 차고 기러기 소리 급한데 更深燈燼垂(경심등신수) : 깊어지는 밤, 등불 재가 떨어진다 枕涼無夢寐(침량무몽매) : 베개머리 서늘하여 꿈도 못 꾸는데 此境有誰知(차경유수지) : 이러한 경지, 그 누가 알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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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좌서회(獨坐書懷)-홀로 앉아 회포를 적다/김시습(金時習)
山房闃寂絶跫音(산방격적절공음) : 산방은 한적하고 사람 발소리 끊겼는데 蔌蔌時聞葉墮林(속속시문엽타림) : 우수수 숲에 낙엽지는 소리 들려오는구나 白鳥去邊秋色晚(백조거변추색만) : 흰 새 가는 곳에 가을빛도 저무는데 碧峯圍處暮雲深(벽봉위처모운심) : 푸른 봉우리 둘러싼 곳에 저문 구름 깊구나 衰遲自笑吾生樂(쇠지자소오생락) : 늙고 둔한 몸 스스로 웃으니 인생이 즐겁고 坦率寧懷處世心(탄솔녕회처세심) : 탄솔하니 차라리 세상에 처할 마음 생기는구나 昨夜風高天更遠(작야풍고천경원) : 어제밤 바람은 높고 하늘은 다시 멀어지니 雁行疏闊送淸吟(안행소활송청음) : 기러기 떼 아득하여 맑은 시를 보내주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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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음(偶吟)-우연히 읊다/김시습(金時習)
滿眼靑山不世情(만안청산부세정) : 눈에 가득한 푸른 산 세상 물정 아니니 多事已結歲寒盟(다사이결세한맹) : 일 많게도 이미 세한의 맹세 맺어버렸구나 蒲團烏几明窓靜(포단오궤명창정) : 부들 방석, 검은 책상에 밝은 창은 고요한데 紙帳淸香細靄橫(지장청향세애횡) : 종이 휘장 맑은 향기 얇은 안개 가로 날아 塵外極知身老大(진외극지신노대) : 세상 밖에 이몸 심히 늙은 줄 아지마는 人間無處立功名(인간무처립공명) : 인간세상 어디라도 부귀공명 세울 곳 없구나 暮雲初捲天如水(모운초권천여수) : 저녁 구름 처음 걷히니 하늘이 물같아 時聽長空雁一聲(시청장공안일성) : 때때로 높은 공중에, 기러기 울음소리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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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안(聞雁)-기러기 소리 들리는데/김육(金堉)
北地三春暮(북지삼춘모) : 북쪽 지역, 늦은 봄이 저무는데
行人恨未迴(행인한미회) : 나그네는 돌아가지 못함 한하는구나
飛鳴雲裡鴈(비명운리안) : 울면서 구름 속을 나는 저 기러기
何事此中來(하사차중래) : 무슨 일로 예기까지 날아서 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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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로사(甘露寺)-감로사/이규보(李奎報)
金碧樓臺似翥翬(금벽루대사저휘) : 아름다운 누대의 추녀 꿩이 날개 편듯 靑山環遶水重圍(청산환요수중위) : 푸른 산, 맑은 물이 겹겹이 감돈다 霜華炤日添秋露(상화소일첨추로) : 서리에 해 비치니 가을 이슬 더하고 海氣干雲散夕霏(해기간운산석비) : 바다 기운 구름 찌르니 저녁비 흩어진다 鴻雁偶成文字去(홍안우성문자거) : 기러기는 우연히 문자 이루면서 날아 鷺鶿自作畫圖飛(로자자작화도비) : 백로는 스스로 화도를 그리면서 날아간다 微風不起江加鏡(미풍불기강가경) : 실바람도 일지 않아 강물 거울 같은데 路上行人對影歸(로상행인대영귀) : 길 위의 행인은 물에 비친 그림자 보며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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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덕천별실(宿德川別室)-덕천 별실에서 묵으며/김시습(金時習)
客裏靑燈秋夜長(객리청등추야장) : 객지의 푸른 등불, 가을밤은 긴데
床前蟋蟀語新涼(상전실솔어신량) : 상 앞의 귀뚜라미는 새 가을을 노래한다
倚窓詩思淸於水(의창시사청어수) : 창가에 기대니 시상이 물보다 맑은데
更聽關河雁報霜(경청관하안보상) : 관하의 기러기가 서리 알리는 소리마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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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산동심자운(竹山東深字韻)-죽산동심자운/구봉령(具鳳齡)
客枕破鄕夢(객침파향몽) : 나그네 잠자리, 고향꿈 깨어나
五更風雨深(오경풍우심) : 깊은 밤에는 비바람 심하였도다
數聲南去雁(수성남거안) : 남쪽으로 날아가는 기러기 소리
千里北歸心(천리북귀심) : 천리 먼 고향으로 돌아가는 내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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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지(南大池)-남쪽 큰 연못/윤두수(尹斗壽)
欹枕初驚白雁秋(의침초경백안추) : 베개 기울어 놀라니, 흰 기러기 나는 가을
憑君同上李膺舟(빙군동상리응주) : 그대 편으로 같이 이응주에게 올립니다
片雲只是催詩興(편운지시최시흥) : 조각구름은 시를 재촉하는 흥취이라
莫向輕陰浪作愁(막향경음랑작수) : 뜬 구름 향하여 부질없이 근심하지 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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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성령(狄城嶺)-적성령/김시습(金時習)
嵯峨山路險(차아산로험) : 높고높은 산길은 험하고 格磔有鳴禽(격책유명금) : 찍찍 우는 새들 이곳에 있다 殘照千峯外(잔조천봉외) : 일천 산봉우리 밖에 지는 해 비치고 孤鴻一片心(고홍일편심) : 외 기러기 같은 한 조각 마음이로다 行行溪水近(행행계수근) : 걷고 또 걸으니 개울물 가깝고 去去嶺雲深(거거령운심) : 가도 또 가지 고개 위 구름은 깊어진다 林壑吾生願(림학오생원) : 숲 속 계곡이 내 삶의 소원이라 塵緣不可侵(진연부가침) : 세상살이 인연이야 침범하지 못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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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행우박(江行雨泊)-강을 지나며 비속에 묵으며/최성대(崔成大)
寒雨江楓暗客舟(한우강풍암객주) : 비 내린 강변 단풍에 나그네 배 어둑하고
孤帆遠上白雲秋(고범원상백운추) : 외로운 배 멀리 흰구름 피어오르는 가을날
歸心不待聞新雁(귀심불대문신안) : 돌아가고 픈 마음에 기러기 소식 못 기다려
已逐滄波日夜流(이축창파일야류) : 푸른 물결 따라서 밤낮으로 흘러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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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조료(中和阻潦)-중화에서 홍수로 길이 막혀/허균(許筠)
積雨秋連日(적우추련일) : 가을 들어, 몇 날을 비 내리고 平郊潦映空(평교료영공) : 들판에 고인 물에 하늘이 비친다. 行人愁利涉(행인수리섭) : 나그네는 길 잘 건널 일 걱정하고 舟楫信難通(주즙신난통) : 배들은 소식조차 통하기 어렵구나. 野色孤煙外(야색고연외) : 한 가닥 외로운 이내, 넘어 보이는 들 빛 江聲亂樹中(강성란수중) : 어지러운 숲 속에, 흐르는 강물소리 停楹仍北望(정영잉북망) : 난간에 기대어, 저 북쪽을 바라보니 天際有賓鴻(천제유빈홍) : 하늘 가로 기러기 손님들, 높이도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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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내연산(遊內延山)-내연산에서 놀다/이현일(李玄逸)
絶頂登臨步武輕(절정등림보무경) : 정상에 올라 바라보니 발걸음 가벼워 戒昏鐘報氣全淸(계혼종보기전청) : 저녁을 알리는 종소리 들어니 기분이 상쾌하다 崖松隔水無風響(애송격수무풍향) : 물 건너 언덕 소나무에 바람소리 하나 없고 嶺月棲牕盡夜明(령월서창진야명) : 고개의 달은 창에 깃들고 밤이 다하도록 밝도다 竹砌寒霜吟外態(죽체한상음외태) : 소나무 계단 차가운 서리에 밖 경치 읊으니 海天歸雁枕邊聲(해천귀안침변성) : 바다 하늘에 돌아오는 기러기 해변에 앉은 소리 夢回怳覺身全蛻(몽회황각신전태) : 꿈에서 깨니 내가 허물 벗음을 멍한히 깨닫고 起向幽溪踏雪行(기향유계답설행) : 일어나 그윽한 계곡 향하여 구름 밝고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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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경무숙학선당(與景武宿學仙堂)-경무와 학선당에서 묵다/허균(許筠)
故人能命駕(고인능명가) : 친구는 늘 나를 찾아와 仍伴郡齋眠(잉반군재면) : 서로 어울려 고을 관아에 묵었다 寵辱驚今日(총욕경금일) : 총애와 욕됨에 놀란 오늘 悲懽說舊年(비환설구년) : 슬픔과 기쁨의 옛날을 이야기 한다 天長霜雁怨(천장상안원) : 높은 하늘, 서리가 한스러운 기러기 漏盡燭花偏(루진촉화편) : 밤은 깊어가고 촛불 꽃이 지는구나 吏體吾方傲(리체오방오) : 관리의 품위 유지에 오만해지는 나 滄洲憶釣船(창주억조선) : 창강에서 낚싯배를 추억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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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전역(豐田驛)-풍전역에서/허균(許筠)
早霜初落雁呼群(조상초락안호군) : 이른 서리 처음 내리자 기러기는 무리를 부르고
天外遙岑起暝雲(천외요잠기명운) : 하늘 밖의 아득한 봉우리에 어두운 구름 피어오른다
日暮傍山投古驛(일모방산투고역) : 곁 산에는 날 저무는데 옛날 역을 찾아드니
馬前紅葉正紛紛(마전홍엽정분분) : 말 앞에는 붉은 나뭇잎이 우수우수 흩날려 뜰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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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도중(抱川道中)-포천 가은 주에/허균(許筠)
刈稻人歸郭(예도인귀곽) : 벼 베고 성 밖에서 돌아오는데 銜蘆雁下田(함로안하전) : 갈대를 문 기러기는 밭에 날아내린다 歲華行暮矣(세화행모의) : 이 해도 저물어가는데 客況轉凄然(객황전처연) : 나그네 처지 절로 처량만하구나 遠岫斜呑日(원수사탄일) : 먼 산은 비스듬히 해를 삼키고 孤村半帶煙(고촌반대연) : 외진 마을 절반이 안개 속에 가린다 平生倦遊恨(평생권유한) : 평생동안 놀이에 지쳐버려 容鬢近彫年(용빈근조년) : 안색과 모발(毛髮) 어느덧 시드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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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좌(夜坐)-밤에 홀로 앉아/신흠(申欽)
野藤拖地少人行(야등타지소인행) : 들판 덩굴 땅에 뻗어있고 사람 적은데 露草離離暗水鳴(로초리리암수명) : 젖은 풀숲 무성하고 은은한 도랑물 소리 數點踈螢流客幌(수점소형류객황) : 두세 점의 반딧불은 객창 휘장 날고 一聲寒雁過江城(일성한안과강성) : 외마디 찬 소리, 기러기가 강성을 지난다 孤燈依壁花成暈(고등의벽화성훈) : 벽에 달린 외로운 등불이 둥근빛 이루고 小雨經林葉盡驚(소우경림엽진경) : 숲 지나는 가랑비에 나무잎도 놀라는구나 最是殊方膓斷處(최시수방장단처) : 가장 애끊는 일은 타향의 이러한 곳 舊遊零落隔平生(구유령락격평생) : 한평생 옛벗들이 초라하게 떨어져 산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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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슬(蕭瑟)-쓸쓸하여/신흠(申欽)
蕭瑟江關旅鴈哀(소슬강관려안애) : 쓸쓸한 강변 마을을 달아가는 기러기 淸秋雲物怯登臺(청추운물겁등대) : 맑은 가을 경치에 누대 오르기가 두려워라 天如可問寧無定(천여가문녕무정) : 하늘에 물을 수만 있다면 어찌 이치 없으fi 魂不須招也自來(혼불수초야자래) : 넋은 부르지 않아도 절로 찾아오리라 宋玉有情悲落木(송옥유정비락목) : 정 많은 송옥은 지는 낙엽 슬퍼하고 陶潛遺世喜含杯(도잠유세희함배) : 도잠은 세상 잊으려 술 마시기 좋아했어라 悠悠此意空千古(유유차의공천고) : 아득하여라, 이 생각 천고에 쓸쓸하니 獨立歧途恨未裁(독립기도한미재) : 갈림길에 홀로 서서 한스러움을 못가누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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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홍(歸鴻)-돌아가는 기러기/권엄
南方天氣早暄暉(남방천기조훤휘) : 남방에 날씨 일찍 따뜻해지니
臘月賓鴻已北飛(납월빈홍이북비) : 섣달의 기러기 손님 이미 북으로 날아간다
尙記秋來隨我後(상기추래수아후) : 가을에 내 뒤를 따라온 것 기억하고 있는데
可堪今日爾先歸(가감금일이선귀) : 오늘은 네가 먼저 떠나는 것을 내가 어찌 할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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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강정(控江亭)-공강정에서/신흠(申欽)
樓頭丹碧壓江明(루두단벽압강명) : 누대 머리 붉고 푸른빛 강물까지 비치고
南浦歸撓動客情(남포귀요동객정) : 남포로 떠나는 배, 나그네 마음 설레게 한다
眼底好詩君記取(안저호시군기취) : 눈에 뜨이는 좋은 시, 그대여 적어두어
落霞孤鶩有餘淸(락하고목유여청) : 지는 노을에 외로운 기러기마저 정겹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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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림(秋霖)-가을장마/정도전(鄭道傳)
秋霖人自絶(추림인자절) : 가을장마라 사람 절로 끊어지고 柴戶不曾開(시호불증개) : 사립문 일찍이 열지를 않았구나 籬落堆紅葉(리락퇴홍엽) : 울 밑엔 붉은 낙엽 쌓였느나 庭除長綠苔(정제장록태) : 뜰에는 푸른 이끼 길게 끼었구나 鳥寒相並宿(조한상병숙) : 새들도 추워 몸을 맞대고 잠들고 鴈濕遠飛來(안습원비래) : 몸 젖은 기러기 멀리서 날아온다 寂寞悲吾道(적막비오도) : 적막하니 우리 도가 슬프니 惟應泥酒杯(유응니주배) : 오직 마땅히 술에 빠져 지낸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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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회원인(有懷遠人)-멀리 있는 친구를 생각하며/홍대용(洪大容)
皓天久溟漠(호천구명막) : 하늘이 오래 깜깜하더니 黑月迷中原(흑월미중원) : 중원에는 검은 달빛 희미하오 矯矯二三子(교교이삼자) : 씩씩한 두세 친구들 華冑有賢孫(화주유현손) : 명문 가문에 어진 자손이었오 儒林旣鳳擧(유림기봉거) : 유림에서 이미 봉황처럼 날리고 藝苑亦鴻軒(예원역홍헌) : 예원에서도 기러기처럼 휘날렸다오 天地大父母(천지대부모) : 천지는 큰 부모이고 四海同弟昆(사해동제곤) : 사해는 한 형제로다 一樽乾淨地(일준건정지) : 깨끗한 땅에서 술 나눌 때 脉脉已忘言(맥맥이망언) : 맥맥히 흐르는 정 이미 말을 잊었다 東來歲月深(동래세월심) : 돌아온지 세월 이미 묵어 天涯各翩翻(천애각편번) : 만 리 밖에서 서로 무엇들 하는지 孤懷無與語(고회무여어) : 외로운 회포 나눌 이 없어 十年杜余門(십년두여문) : 두문불출 한지 이미 10년이라오 鼎香燒不盡(정향소불진) : 태우는 향내는 삭아지지 않는데 鑪酒爲誰溫(로주위수온) : 누구를 위해서 따뜻이 술을 데우리 靑眼爲子開(청안위자개) : 푸른 눈동자 그대 위해 떠본다 大燭張黃昏(대촉장황혼) : 큰 촛불 켜서 황혼을 밝히고 高談半江左(고담반강좌) : 고담준론하는 자 강좌에 반이라오 意氣窄乾坤(의기착건곤) : 높은 의기는 천지를 좁히고 峩洋出新聲(아양출신성) : 새로 작곡한 거문고 한 곡조가 大招吳山魂(대초오산혼) : 크게 오나라 산의 혼을 부른다오 眞意少人知(진의소인지) : 이 참 뜻 아는 이 적으니 知音惟前村(지음유전촌) : 알아주는 자 오직 앞마을에 있었네 多言有衆猜(다언유중시) : 말이란 많으면 사람들 시기하니 請君且心存(청군차심존) : 그대에게 청하노니, 마음에 간직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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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도두영상(洛下頭嶺上)-낙하 도두령 위에서/박은(朴誾)
灩灩長江落日邊(염염장강낙일변) : 긴강 출렁이고 해는 지는데
飄飄客袖晩風前(표표객수만풍전) : 나그네 소맷자락 바람에 날린다
山如螘垤麗平地(산여의질려평지) : 산들은 개미집처럼 평지에 깔려있고
帆作雁行來遠天(범작안행래원천) : 돛단배 기러기처럼 먼 하늘에서 날아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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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안이수2(秋雁二首2)-기러기/한용운(韓龍雲)
天涯一雁叫(천애일안규) : 하늘 멀리 외기러기 울고
滿獄秋聲長(만옥추성장) : 감옥에도 가득한 가을소리 길기만 하다
道破蘆月外(도파노월외) : 길 끊어진 갈대밭 밖의 저 달이여
有何圓舌椎(유하원설추) : 무슨 이유 있어 둥근 쇠몽치 혀를 내미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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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안이수1(秋雁二首1)-기러기/한용운(韓龍雲)
一雁秋聲遠(일안추성원) : 외기러기 가을소리에 멀어지고
數星夜色多(수성야색다) : 밤은 깊어지고 하나 둘 별이 돋느다
燈深猶未宿(등심유미숙) : 등불 짙어져 잠도 오지 않는데
獄吏問歸家(옥리문귀가) : 옥리는 집에 돌아가고 싶은지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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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秋思)-가을심사/양사언(楊士彦)
高煙生曠野(고연생광야) : 넓은 들판에 높이 연기 피어오르고
殘日下平蕪(잔일하평무) : 지는 해 수평선 아래로 지는구나
爲問南來雁(위문남래안) : 남으로 날아온 기러기에게 묻노니
家書寄我無(가서기아무) : 혹 나에게 부쳐온 집 편지는 없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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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우음(江上偶吟)-강가에서 우연히 읊다/이규보(李奎報)
滾滾長江流向東(곤곤장강류향동) : 쉼 없는 긴 강은 동으로 흘러흘러 古今來往亦何窮(고금래왕역하궁) : 고금을 오고가니 어느새 다하리오 商船截破寒濤碧(상선절파한도벽) : 상선은 차고 푸른 물결 가르며 지나 漁笛吹殘落照紅(어적취잔락조홍) : 고기잡이 피리소리 울리는데 석양이 진다 鷺格斗高菰岸上(로격두고고안상) : 줄풀 핀 언덕에 해오라기 높이 날아 雁謀都寄稻畦中(안모도기도휴중) : 벼 익은 논두렁엔 기러기 모여 깃들려 한다 嚴陵舊迹無人繼(엄릉구적무인계) : 엄자릉의 옛 자취 잇는 사람 하나 없어 終抱煙波作釣翁(종포연파작조옹) : 끝내는 강호의 안개 속에서 어부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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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좌(夜坐)-밤에 앉아/이항복(李恒福)
終宵默坐算歸程(종소묵좌산귀정) : 밤새도록 묵묵히 앉아 돌아온 길 헤아리는데
曉月窺人入戶明(효월규인입호명) : 새벽달 사람 엿보며 문에 들어와 밝도다
忽有孤鴻天外過(홀유고홍천외과) : 갑자기 외기러기 하늘 밖에서 지나가니
來時應自漢陽城(래시응자한양성) : 올 때는 응당 한양성에서 출발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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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송영보운(次宋英甫韻)-송영보 시를 차운하여/윤휴
歲晏鴻鴈高(세안홍안고) : 한 해가 저무니 기러기 높이 날고
江漢風浪起(강한풍랑기) : 강수 한수에는 풍랑이 높이 이는구나
結蘭欲誰贈(결란욕수증) : 다정한 벗 맺어 시 지어 줄 자 누군가
知爾四方思(지이사방사) : 그대 큰 뜻이 있음을 내가 알고 있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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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오만수재석별2(酬吳巒秀才惜別2)-수재 오만과 석별의 정으로 수답하다/최치원(崔致遠)
殘日塞鴻高的的(잔일새홍고적적) : 해질 녘, 변방의 기러기는 뚜렷이 높이 날고
暮煙汀樹遠依依(모연정수원의의) : 저문 안개 속, 물가의 숲은 아른아른 멀기만 하다
此時回首情何恨(차시회수정하한) : 이럴 때 머리 돌려 바라보니 내 마음 한이 없어
天際孤帆窣浪飛(천제고범솔랑비) : 하늘 끝의 외로운 배 느린 물결 따라 나르듯 떠나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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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일(秋日)-가을날/원천석(元天錫)
目窮紅樹外(목궁홍수외) : 시선은 단풍진 나무 밖 倚柱已斜暉(의주이사휘) : 기둥에 기대서니 이니 황혼빛 鴉引暮愁去(아인모수거) : 갈가마귀 저녁 수심 가져 가고 雁牽秋意歸(안견추의귀) : 기러기는 가을의 마음 끌어 오는구나 那堪對搖落(나감대요락) : 어찌 견디리오, 요락한 나무를 보고 不可無傷悲(불가무상비) : 마음 상하고 서글퍼지는 일 없겠는가 黃葉亂蕭瑟(황엽난소슬) : 누런 단풍 어지럽고 쓸쓸한데 西風吹我衣(서풍취아의) : 가을 바람은 나의 옷에 불어오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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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정(寄呈)-임에게 보냅니다/박죽서(朴竹西)
燭影輝輝曙色分(촉영휘휘서색분) : 초불 그림자 밝아도 새벽빛이 분명하고
酸嘶孤雁不堪聞(산시고안불감문) : 괴로워 우는 기러기 소리 차마 듣지 못하겠네
相思一段心如石(상사일단심여석) : 그리운 한 마음 돌같이 굳어서
夢醒依俙尙對君(몽성의희상대군) : 꿈 깨어도 떠렷하여 아직도 임을 보고 있는 듯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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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여백마강1(遊扶餘白馬江1)-부여 백마강에서/이매창(李梅窓)
水村來訪小柴門(수촌래방소시문) : 강마을에서 사립대문 찾아드니
荷落寒塘菊老盆(하락한당국로분) : 연꽃 떨어진 쓸쓸한 연못, 국화꽃 시든 화분
鴉帶夕陽啼古木(아대석양제고목) : 석양빛에 갈가마귀 고목에서 울고
雁含秋氣渡江雲(안함추기도강운) : 가을 기운 머금은 기러기 강건너 구름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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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행(江行)-강가를 거길며/조신준(曺臣俊)
月落寒潮靜(월락한조정) : 달 지니 찬 물결 고요하고
帆開宿雁呼(범개숙안호) : 돛 다니 잠자던 기러기 불러댄다
朦朧烟霧岸(몽롱연무안) : 몽롱히 안개 낀 언덕을
已過酒家無(이과주가무) : 이미 다 지나도 술집 하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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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한(秋恨)-가을의 정한/양사기소실(楊士奇小室)
秋風摵摵動梧枝(추풍색색동오지) : 가을바람 싹싹 오동나무 가지 흔들고
碧落冥冥雁去遲(벽락명명안거지) : 하늘은 푸르디 푸른데 천천히 기러기는 날아간다
斜倚綠窓人不見(사의녹창인불견) : 비스듬이 푸른 창에 기대니 사람은 보이지 않고
一眉新月下西墀(일미신월하서지) : 눈썹 같은 초생달이 서쪽 뜰로 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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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필(停筆)-붓을 놓고-김부용당(金芙蓉堂)
天邊淸風爽(천변청풍상) : 하늘 가 맑은 바람 시원하고 良宵月影團(양소월영단) : 좋은 밤 달 그림자 둥글도다 雁應愁路遠(안응수로원) : 기러기는 정녕 먼 길을 걱정하고 鷗亦恐盟寒(구역공맹한) : 갈매기도 첫 추위를 두려워하는구나 江草因醫識(강초인의식) : 강 가의 풀은 의학으로 알았고 山芳替畵看(산방체화간) : 산의 방초는 그림을 대신하여 보았도다 暗思心內事(암사심내사) : 마음 속 일을 곰곰이 생각하며 停筆仰雲端(정필앙운단) : 붓을 놓고 구름 끝 쳐다보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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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검수(宿黔秀)-검수에서 묵다/김부용당(金芙蓉堂)
塞雁高飛遠(새안고비원) : 변방 기러기 멀리 높이 날고
浮生半異鄕(부생반이향) : 덧없는 삶 반 생을 타향살이로다
誰堪山杵響(수감산저향) : 누가 견디랴, 산에는 절구찧는 소리
犬吠月蒼蒼(견폐월창창) : 어두운 달밤 들려오는 개 짓는 소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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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하곡적갑산(送荷谷謫甲山)-하곡 오빠가 갑산에 귀양가기에/허난설헌(虛蘭雪軒)
遠謫甲山客(원적갑산객) : 멀리 갑산으로 귀양가는 나그네 咸原行色忙(함원행색망) : 함경도로 가는 행색 황망하기만 하다 臣同賈太傅(신동고태부) : 신하의 심정은 고태부나 主豈楚懷王(주기초회왕) : 임금은 어찌 초회왕이리오 河水平秋岸(하수평추안) : 강물은 가을 언덕에 평평히 흐르고 關雲欲夕陽(관운욕석양) : 변방의 구름에 석양이 물들려한다 霜風吹雁去(상풍취안거) : 서릿바람 불어와 기러기 날아가니 中斷不成行(중단불성행) : 마음이 아파서 더 이상 못쓰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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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춘(早春)-초가을/이매창(李梅窓)
千山萬樹葉初飛(천산만수엽초비) : 온 산의 나무마다 단풍져 날리고
雁叫南天帶落暉(안규남천대낙휘) : 지는 햇빛 물든 남녘 하늘에 기러기 운다
長笛一聲何處是(장적일성하처시) : 어지선가 들려오는 긴 한 가닥 피리소리
楚鄕歸客淚沾衣(초향귀객루첨의) : 먼 고향가는 나그네는 눈물이 옷을 적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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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별(送別)-이별하며/홍유한당(洪幽閑堂)
人間此夜離情多(인간차야이정다) : 이 밤의 인간 이별의 정 깊어지고
落月蒼茫入遠波(낙월창망입원파) : 넓은 바다에 지는 달빛 먼 파도 속에 부서진다
借問今宵何處宿(차문금소하처숙) : 묻노리, 그대 오늘밤 어디에서 묵을까
旅窓空聽雲鴻過(여창공청운홍과) : 객창에서 구름 속 기러기 소리 부질없이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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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향(思故鄕)-고향 그리워/박죽서(朴竹西)
獨倚欄干恨更長(독의난간한갱장) : 홀로 난간에 기대니 한은 더욱 깊어져
北風吹雪夜黃昏(북풍취설야황혼) : 북풍이 눈에 불고 어두운 황혼이 되는구나
數聲鴻雁遠雲外(수성홍안원운외) : 먼 구름 밖에서 들리는 기러기 소리
東望故園天一方(동망고원천일방) : 동쪽으로 하늘 한 켠, 고향을 바라보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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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귀(思歸)-돌아가고파/이제현(李齊賢)
扁舟漂泊若爲情(편주표박약위정) : 조각배로 떠도는 마음 서글퍼니 四海誰云盡弟兄(사해수운진제형) : 사해가 다 형제라고 누가 말했나 一聽征鴻思遠信(일청정홍사원신) : 떠나는 기러기 소리에 고향 소식 그립고 每看歸鳥嘆勞生(매간귀조탄로생) : 돌아가는 새를 보면 수고로운 신세 가엾도다 窮秋雨鎖靑神樹(궁추우쇄청신수) : 늦가을 청신 땅의 나무에 궂은 비 자욱하고 落日雲橫白帝城(락일운횡백제성) : 지는 해에 백제성은 구름이 비껴있구나 認得蓴羹勝羊酪(인득순갱승양락) : 순나물 국이 양젖보다 나음을 알았으니 行藏不用問君平(행장불용문군평) : 가고 물러남을 점장인 군평에 물은들 소용없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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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추(送秋)-가을을 보내며/김익정(金益精)
西風吹欲盡(서풍취욕진) : 서풍이 불어 다하려는데 白日向何歸(백일향하귀) : 여름은 어디를 향해 돌아가는가 砌下蛩音斷(체하공음단) : 섬돌 아래 벌레소리 끊이고 天涯雁影稀(천애안영희) : 하늘 가에는 기러기 그림자도 드물다 山應臨別瘦(산응림별수) : 산은 응당 가을을 보내기에 파리하고 葉爲送行飛(엽위송행비) : 나뭇잎은 가을을 보내고 나르는구나 來往光陰變(래왕광음변) : 오가는 세월이 변해가니 衰翁也獨悲(쇠옹야독비) : 쇠한 늙은이야 홀로 슬퍼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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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사(卽事)-본대로 짓다/이현욱(李顯郁)
風驅驚雁落平沙(풍구경안락평사) : 바람이 놀란 기러기 몰아 평평한 모래톱에 떨구니
水態山光薄暮多(수태산광박모다) : 강의 모습 산빛이 저문저녘에 짙어진다
欲使龍眠移畵裏(욕사용면이화리) : 용민 이공린에게 그림으로 그리게 하고 싶으나
其如漁艇笛聲何(기여어정적성하) : 이러한 고깃배의 젓대소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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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원(閨怨)-규방의 원망/양사기첩(楊士奇妾)
西風摵摵動梧枝(서풍색색동오지) : 서풍이 불어오니 오동나무 가지 흔들리고
碧落冥冥雁去遲(벽락명명안거지) : 하늘은 아득한데 기러기 느릿느릿 날아간다
斜倚綠窓仍不寐(사의녹창잉불매) : 푸른 창가에 기대니 잠은 오지 않고
一眉新月上西池(일미신월상서지) : 눈썹같은 초승달이 서쪽 연못에서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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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야(江夜)-강변의 밤/차천로(車天輅)
夜靜魚登釣(야정어등조) : 밤은 고요한데 물고기 낚시를 물고
波淺月滿舟(파천월만주) : 물결은 잔잔한데 달빛은 배에 가득하구나
一聲南去雁(일성남거안) : 남쪽으로 날아가는 기러기 소리
啼送海山秋(제송해산추) : 바닷가 산의 가을을 울며 보내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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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有寄)-소식 전하며/김구용(金九容)
千里相思共月明(천리상사공월명) : 천리 먼 곳에서 그리워 밝은 달 바라보니
傍簷高樹露華淸(방첨고수로화청) : 처마 곁 높은 나무에는 이슬 맑게 빛난다
回頭漂緲煙霞外(회두표묘연하외) : 노을 밖으로 아득히 머리를 돌려보니
忽有南飛雁一聲(홀유남비안일성) : 홀연히 남쪽으로 날아가는 기러기 소리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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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안(放鴈)-나는 기러기/권사복(權思復)
雲漢猶堪任意飛(운한유감임의비) : 높은 하늘을 마음대로 날으면서
稻田胡自蹈危機(도전호자도위기) : 어찌하여 위험함을 스스로 밟는가
從今去向冥冥外(종금거향명명외) : 지금부터는 저 아득한 밖으로 가서
只要全身勿要肥(지요전신물요비) : 다만 몸 하나만 보전하고 살찌기를 바라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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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인 아조1(俚諺引 雅調1)-이언인 아조1/이옥(李鈺)
郎執木雕雁(낭집목조안) : 신랑은 나무오리를 잡고
妾捧合乾雉(첩봉합건치) : 저는 말린 꿩을 잡았지요
雉鳴雁高飛(치명안고비) : 꿩이 울고 기러기 높이 날아도
兩情猶未已(양정유미이) : 두 사람의 정은 여전히 그치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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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선화(題扇畫)-부채그림을 읊다/신흠(申欽)
暮鼓晨鍾吾已老(모고신종오이로) : 저녁북 새벽종 나는 이미 늙어
芒鞋竹杖爾何閒(망혜죽장이하한) : 짚신에 죽장 짚고 너는 어찌 한가한가
平坡古樹蒼茫遠(평파고수창망원) : 평평한 둑과 고목나무 아득히 먼데
興入孤鴻滅沒間(흥입고홍멸몰간) : 보일락말락 날아가는 기러기가 흥겨웁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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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산(杏山)-행산에서/허균(許筠)
遠客愁無睡(원객수무수) : 먼 길 나그네 시름겨워 잠도 오지 않고 新涼入鬢絲(신량입빈사) : 올 해의 차가운 바람은 귀밑머리 찾아든다 雁聲天外遠(안성천외원) : 기러기 소리 하늘 밖에 멀어지고 蟲語夜深悲(충어야심비) : 밤 깊어 벌레 소리 처량도 들려온다 勳業時將晩(훈업시장만) : 공업을 세우기에는 때 장차 늦어지고 漁樵計亦遲(어초계역지) : 어부와 나무꾼으로 돌아갈 계획도 늦어진다 起看河漢轉(기간하한전) : 일어나 바라보니 은하수는 돌아가고 曉角動城埤(효각동성비) : 새벽 고동소리는 성벽에 요동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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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도(山水圖)-산수도/이항복(李恒福)
江虛月露明(강허월로명) : 강은 비어있고 달 아래 이슬은 밝고 夜久松杉寂(야구송삼적) : 깊은 밤, 소나무 삼나무는 고요하다 漁人未歸來(어인미귀래) : 어부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는데 浪擊溪頭石(랑격계두석) : 물결은 시냇가의 돌을 치는구나. 驢後小兒隨(려후소아수) : 당나귀 뒤에는 어린아이 따라가고 驢前風日好(려전풍일호) : 당나귀 앞에는 살랑거리는 바람 날씨가 좋다 無人語所思(무인어소사) : 생각난 것 이야기 나눌 사람 아무도 없어 獨自行長道(독자행장도) : 혼자서 먼 길을 가야만 하는구나 落雁帶斜景(락안대사경) : 내려앉는 기러기 석양빛을 띠고 雲濤浮遠空(운도부원공) : 구름 같은 파도는 먼 공중에 떠 있도다. 無心坐篷底(무심좌봉저) : 무심히 봉창 아래 앉으니 何處是江東(하처시강동) : 어느 곳이 곧 강동 땅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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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등(村燈)-시골의 등잔불/김시습(金時習)
日落半江昏(일락반강혼) : 해가 지니 강의 절반이 어둑해져 一點明遠村(일점명원촌) : 한 점 등불 아득히 먼 고을 밝힌다 熒煌穿竹徑(형황천죽경) : 등불의 불빛은 대나무 좁은 길을 꾾고 的歷透籬根(적력투리근) : 또렷하게 울타리 밑을 비춰오는구나 旅館愁閒雁(여관수한안) : 여관에 들려오는 기러기 소리 수심겹고 紗窓倦繡鴛(사창권수원) : 비단 창가 비치는 원앙 수놓기 권태롭구나 蕭蕭秋葉雨(소소추엽우) : 우수수 가을잎에 내리는 비 相對正銷魂(상대정소혼) : 마주 바라보니 내 넋이 녹아버리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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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파행(琵琶行)-비파행/우천계(禹天啓)
小槽斑斑雙鳳紋(소조반반쌍봉문) : 좁은 통에 아록달록 한 쌍의 봉 무늬 玉色鮮明金縷紅(옥색선명금루홍) : 옥색은 선명하고 금실은 그 빛깔이 붉구나 輕攏重撚動香撥(경롱중년동향발) : 가볍게 짚고 힘주어 비트니, 향나무 꼬치 움직여 大絃小絃聲不同(대현소현성불동) : 큰 줄과 작은 줄은 소리가 같지 않구나 淸商雅韻極廉細(청상아운극렴세) : 맑은 상음, 아담한 운율은 극히 맑고도 섬세하며 微音澹弄還玲瓏(미음담롱환령롱) : 가냘픈 소리와 담담한 곡조는 다시 영롱하구나 春禽得暖韻桃李(춘금득난운도리) : 봄 새는 햇빛 받아 복사꽃 오얏꽃 노래하고 秋蟲抱雨鳴梧桐(추충포우명오동) : 가을벌레는 비를 안고 오동잎새에서 우는구나 呼韓婦人思漢宮(호한부인사한궁) : 그대 못보았는가, 호한부인 왕소군이 한궁을 생각할 때 萬里秋風沙漠中(만리추풍사막중) : 만 리의 가을바람이 사막 속에 부는 것을 旆旌迢忽地接天(패정초홀지접천) : 깃발은 아물아물 멀어지고, 땅과 하늘이 맞붙고 簫鼓淒迷霜滿空(소고처미상만공) : 북소리와 피리소리 처량하고 서리는 공중에 가득하도다 搔首重彈空塞鴻(소수중탄공새홍) : 머리를 긁으며 다시 타보나 변방의 기러기만 쓸쓸하다 又不見盆浦妖娘嫁商客(우불견분포요낭가상객) : 또 보았으리, 분포의 요염한 계집 장사치에게 시집가 離別年年煙水隔(리별년년연수격) : 해마다의 이별에 안개 낀 강이 가로막아 蠨蛸板屋月紛紛(소소판옥월분분) : 거미줄 친 문틈에는 달빛만 산란하도다 蘆葦江亭風索索(로위강정풍색색) : 갈대꽃 핀 강 정자에 바람이 우수수 불어오니 擁袂一抹如裂帛(옹몌일말여렬백) : 소매 걷고 비파 한 번 뜯는 소리, 비단 찢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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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수부도의사5(擬戍婦擣衣詞5)-수자리 사는 이의 아낙네 도의성 노래를 따라서/설손(偰遜)
嗈嗈雲閒雁(옹옹운한안) : 구름 속 기러기 기럭기럭 우는데 飛鳴亦何哀(비명역하애) : 날면서 우는 소리 어찌 그리도 슬픈가. 豈無一書札(기무일서찰) : 어찌하여 편지 한 장 없는가 欲寄復徘徊(욕기부배회) : 편지 써서 부치려다 다시 주저합니다. 願言各努力(원언각노력) : 원컨대, 각각 노력하라 말하니 賤妾不足懷(천첩불족회) : 천첩일랑은 족히 생각할 것 없습니다. 君亮執精忠(군량집정충) : 그대가 진실로 충성을 다한다면 妾當死中閨(첩당사중규) : 첩은 규방에서 죽어도 마땅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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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좌문홍(夜坐聞鴻)-밤에 기러기 소리를 듣고/안축(安軸)
月落寒空霜露淸(월락한공상로청) : 달 진 찬 공중에 서리와 이슬 맑고
雲間孤雁兩二聲(운간고안양이성) : 구름 사이로 외로운 기러기 두 세번 울고간다
秋風湖海倦遊客(추풍호해권유객) : 가을바람 부는 호수와 바다에 지친 나그네
半夜思鄕心不平(반야사향심불평) : 밤 깊도록 고향 생각에 마음이 불변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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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구조행(江口早行)-일찍 강가로 가다/권필(權韠)
雁鳴江月細(안명강월세) : 초승달 비친 강에 기러기 울고
曉行蘆葦間(효행로위간) : 새벽녘 갈대 사잇길을 걸어서 간다
悠揚據鞍夢(유양거안몽) : 아득히 말 안장에 앉아 꿈 꾸며 흔들리다
忽復到家山(홀복도가산) : 어느듯 고향산에 다시 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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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당석사(夷樹堂夕思)-이수당에서 저녁에 생각하다/박제가(朴齊家)
江海秋聲日夜喧(강해추성일야훤) : 강가의 가을 소리 밤낮으로 시끄러워지고 荻花風起蟹燈繁(적화풍기해등번) : 억세꽃에 바람 이니 개잡이불 화려하구나 長波帶雁漂孤岸(장파대안표고안) : 긴 물살은 기러기 태우고 쓸쓸한 언덕을 떠돌고 寒雨隨人到遠村(한우수인도원촌) : 차가운 비는 사람을 따라 먼 고을까지 왔구나 砧杵不分黃葉處(침저불분황엽처) : 누런 나뭇잎 속, 다듬이 소리 공이 소리 가릴 수 없어 衡門遙指碧山痕(형문요지벽산흔) : 형문에서 푸른산의 흔적을 멀리서 가리킨다 那堪夷樹堂前夕(나감이수당전석) : 어찌 견딜까, 이수당 앞 저녁 畵意詩情摠斷魂(화의시정총단혼) : 화의와 시정이 내 넋을 끊어버릴 것 같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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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온양(還自溫陽)-온양에서 돌아오다/박제가(朴齊家)
禾聲時瑟瑟(화성시슬슬) : 벼 이삭 소리 때때로 슬슬나고 亭午到人墟(정오도인허) : 한낮에 사람 사는 곳에 이르렀다 遠峀靑如寫(원수청여사) : 저 먼 산봉우리 그린 듯이 푸르고 平沙淨可書(평사정가서) : 평평한 모랫벌은 깨끗하여 글이라도 쓰겠다 霜飛鳥舅冷(상비조구냉) : 서리가 날리니 새는 차가워하고 水落雁奴疎(수락안노소) : 물이 떨어지니 기러기도 드물어라 獨自心中念(독자심중념) : 오로지 내 마음 속 깊은 생각 黃花滿古廬(황화만고려) : 누런 꽃잎이 옛 초가에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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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객(夜客)-밤손님/허균(許筠)
客夜人無睡(객야인무수) : 나그네 신세 밤에도 잠이 오지 않아 微霜枕簟寒(미상침점한) : 첫서리 베개와 이불마저 싸늘하구나 故林歸不得(고림귀불득) : 고향 동산에 가려 해도 가지 못하고 新月共誰看(신월공수간) : 새로운 저 달을 누구와 같이 바라보랴 北里調砧急(북리조침급) : 북녘 마을 다듬잇소리 빠르기도 한데 西隣品笛殘(서린품적잔) : 서녘 이웃 피릿소리에 여운이 남는구나 倚楹仍悵望(의영잉창망) : 기둥에 몸 기대어 서글피 바라보니 鳴雁在雲端(명안재운단) : 울고 가는 기러기 구름 끝을 날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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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추3(逢秋3)-가을을 맞아/신흠(申欽)
百年今過半(백년금과반) : 인생 백년 이제 반을 넘겨 雙鬢久成翁(쌍빈구성옹) : 양 귀밑머리 늙은이된 지 오래구나 閉門秋色裏(폐문추색리) : 가을 경색 속에 문 닫아 걸고 欹枕雨聲中(의침우성중) : 빗소리 들으며 베개에 기대어본다 漂梗生涯薄(표경생애박) : 나뭇동강처럼 기구한 이 인생 浮雲世事空(부운세사공) : 뜬 구름처럼 세상일은 허망하구나 鄕園長入望(향원장입망) : 멀리 고향 동산 바라보며 天外送飛鴻(천외송비홍) : 하늘 밖 멀리 기러기를 날려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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