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ONIC Epox TopSpeed
요즘 출시되는 라켓을 보면 디자인이 혁신적이고 미적인 감각을 지닌 라켓들이 제법 눈에 뜨입니다.
이번에 리뷰 할 라켓인 도닉 Epox 시리즈 역시 미적인 감각이 뛰어난 라켓으로 제품을 받아든 그 순간 손에서 만지작거리며 흐뭇해집니다. 특히 이번에 리뷰 할 TopSpeed는 제가 운영하는 탁구장 벽 색상과 같은 노란색을 기본으로 디자인이 심플해서 솔직히 치지 않고 그냥 소장하고픈 마음이 굴뚝같습니다. 크기는 보편적인 공격형 셰이크핸드 라켓인 149.2mm x 157mm로 윙쪽 폭이 약간 넓은 형태로 보시면 되고 평균 중량은 90g정도 나가고 리뷰용 라켓은 89.3g입니다.
Epox 시리즈 라켓 성능 비교표
라켓 명 |
Control |
Speed |
Layer |
Weight |
Power Carbon |
6+ |
10+ |
7 |
90 |
Carbotec |
7+ |
9+ |
7 |
85 |
TopSpeed |
6 |
10+ |
5 |
90 |
Control |
9 |
7 |
5 |
80 |
Powerallround |
8 |
8+ |
5 |
85 |
Offensiv |
7+ |
9 |
5 |
85 |
판 구성
TopSpeed는 측면까지 노란색으로 마감되어 있어서 몇 겹 합판 라켓인지 확인할 수 없는 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단지 제작사 제품 설명을 보고 5겹 합판 라켓임을 알 수 있었는데 판 구성은 아래와 같습니다.
Fineline Yellow(0.6) + Ayous(1.0) + Ayous(4.0) + Ayous(1.0) + Fineline Yellow(0.6)
아주 단단한 Fineline Yellow를 외층에 사용하여 스피드를 보강하면서 부드러운 Ayous 6mm를 중심에 사용해서 안정성과 회전력을 보완할 수 있는 구성으로 보입니다. 참고로 판 두게는 7.2mm로 5겹 합판 라켓 치고는 두툼한 편입니다.
Epox 시리즈는 Epoxy Film을 사용하여 20분간 고열압축 방식으로 접착하여 기존 제작 방식과 전혀 틀린 신기술을 적용한 라켓으로 Epoxy Film이 고열에 녹아 빈틈없이 균일하게 접착되어 라켓의 완성도가 높다고 할 수 있고 특히 측면이 사용하면서 충격에 손상되기 쉬운 구조적인 결합을 보완하기 위해 특수 가공처리로 강화하여 다른 라켓들보다 강한 구조를 지녔습니다.
그립
지금까지 제 손을 거쳐 간 라켓들 중 가장 이쁜 그립을 선정하라면 저는 주저 없이 TopSpeed를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색상 조합부터 디자인 그리고 뒷면 렌즈까지 조화가 은은한 아름다움 그 자체입니다. 물론 하얀색에 손때가 묻으면 지저분해 보일 수 있는 단점 역시 지녔지만 사용하기 전 현재는 너무 마음에 듭니다. 그립은 AN, FL, ST 세 종류가 출시되었고 국내에서는 FL, ST 두 종류만 시판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리뷰 할 라켓은 ST인데 전반적으로 얇은 그립감이 들 정도로 두툼한 그립을 좋아하는 저 같은 경우에는 헐렁한 그립입니다. 차라리 옵차로프는 굵기는 비슷해도 두께가 넓어서 그런대로 그립감이 있었는데 TopSpeed는 제가 잡았을 때 손에서 놀아서 애좀 먹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용하면 할수록 그립이 불편 한 것이 아니라 점점 마음에 듭니다. 가령 그 동안 얇은 그립은 사용을 포기하거나 그립 테이프를 감아서 사용했는데 TopSpeed ST 그립은 처음에는 얇아서 논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사용할수록 얇으면서도 손에 착 감기는 맛과 아울러 평소 화백 전환 시 그립이 자연스럽지 못해 엄지와 검지를 타법에 따라 약간 움직이면서 사용하게 되는데 TopSpeed ST 그립은 화백 전환이 자연스럽고 편합니다. 특히 그립을 가볍게 잡고 다양한 타법을 구사하기 더 없이 좋았습니다. 단지 라켓을 돌리면서 사용하는데는 얇은 그립이 돌리는 속도도 느리고 불편하고 조금만 더 두꺼웠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참고로 나중에 알았는데 ST는 얇은 그립과 굵은그립 두 종류가 판매되고 있었고 결국 저 역시 굵은 그립으로 바꿨는데 그 이유는 괜찮은 듯 하면서 뭔가 아쉬움이 있어서입니다. 하지만 굵은 그립 역시 넓이가 넓어서 좀 둔하게 느껴집니다.
ST 그립의 제원
길 이 |
두 께 |
넓 이 |
둘 레 | |
얇은 그립 |
100.4 |
21.7 |
23 |
83 |
굵은 그립 |
102.4 |
22.6 |
30.2 |
87 |
러버는 옵차로프와 마찬가지로 우선 바라쿠다와 페인트 ox를 사용하기로 했고 라켓 코팅은 도닉의 Formula Lacquer, 접착제는 Vario Clean을 사용했습니다. 러버를 붙인 후 라켓 중량은 150g로 백에 롱 핌플 ox 러버를 사용할 경우 아주 적당한 무게입니다.
우선 가볍게 시타를 해본 첫 느낌
경쾌한 타구감, 빠른 스피드, 강한 회전력 그리고 합판 특유의 울림이 전혀 없는 뛰어난 손맛에 "진정 5겹 합판 라켓이 맞는가?"입니다. 특히 요즘 바라쿠다, 제니우스 등을 사용해 보면서 공통적으로 느꼈던 단점인 드라이브시 항상 일정한 임팩트가 들어가야 해서 오는 부자연스러운 스윙이 일순 사라지면서 타법의 편리성과 자연스러움은 정말 바라쿠다와 TopSpeed를 최고의 조합으로 만들기에 충분했습니다.
바라쿠다를 여러 라켓에 사용해 보았지만 현 조합처럼 바라쿠다의 특성이 잘 나오는 경우는 처음입니다. 라켓 스피드가 5겹 합판 라켓 치고는 빠른 편에 들어가면서 드라이브 묻힘이 좋아 회전이 많은 연한 드라이브에서 강력한 파워 드라이브까지 매우 폭 넓은 플레이를 펼칠 수 있었고 다른 라켓에서는 좀 불안정 했던 스매시 공격도 현 조합에서는 융통성이 넓어져 안정감도 매우 높아졌습니다. 특히 연타와 강타 그리고 코스 코스 가르는 공격을 주로 하는 저 같은 올라운드 전형에는 딱 인지라 아무래도 현재 주력 라켓인 야누스를 밀어낼 것 같습니다. 단지 잘 나가는 조합을 추구하는 분들에게는 만족을 줄 수 없는 스피드로 그런 분들은 보다 더 잘 나가는 러버를 사용해서 스피드를 업 하셔야 할 듯합니다.
현 조합에서 백미는 뭐라 해도 다양한 서비스를 구사하기 편하고 위력이 좋아 실력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기분입니다. 사실 많은 분들은 4세대 러버들의 공통 사항으로 강력한 서비스를 들고있는데 바라쿠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현 조합에서 백핸드 서비스의 찍힘과 날림의 사이에서 작은 스윙으로도 가능하여 상대방이 구분하기 힘들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고, 세 가지 구질 즉 찍힘, 무 회전, 상회전이 섞여 들어가는 스피드한 V성 임팩트 서비스에서는 찍힘이 보다 강력해서 나머지 서비스에 힘을 실어주는 형태인지라 전반적으로 전투력이 급상승 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핸디를 많이 줘야하는 분들은 일단 서비스에서 어느 정도 이를 커버해야 되므로 아주 이상적인 조합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백 페인트 ox는 한마디로 짧게 끊어 치는 푸시(라켓을 수직으로 세워 작은 스윙으로 앞으로 툭툭 치는 타법)를 위해 태어났다 할 수 있을 정도로 쉽게 그리고 때로는 강력하게 구사할 수 있어 좋습니다. 거기에 이카루스에서 느끼었던 백핸드 스트록의 편리성과 위력이 더해 공격적인 타법을 구사하는 저에게는 입맛이 딱 맞습니다. 하지만 우블링이 좀 있어서 세밀한 코스 공략에는 약간의 단점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블록의 안정감은 라켓 스피드를 감안할 때 좋은 편에 들어가는데 드라이브 블록 시 짧게 또는 길게 조절하기 편하면서 볼도 낮게 깔려가고 스피드한 롱 서비스를 리시브하기 편해 상대방이 서비스 후 강력한 공격하기 힘들어 합니다. 단지 볼 스피드도 완만하고 길이도 적당하여 상대방이 연한 드라이브로 가볍게 걸기 편한 구질이 단점 아닌 단점입니다. 내려 미는 푸시(커트 성으로 앞으로 미는 푸시)에서는 낮고 빠르게 들어가서 상대방들이 쉽게 밀거나 치기는 어려운 편에 들어가서 전반적으로 롱 핌플 ox를 사용하는 분들이 사용해도 좋은 조합에 들어갑니다. 단 포에 바라쿠다를 사용했을때를 기준으로 합니다.
이번에는 티바의 4세대 러버인 제니우스를 붙여서 바라쿠다와 어떤 면이 차이점이 나는지 아울러 요즘 출시되고 있는 4세대 러버에 TopSpeed와 조합을 테스트하려 합니다. 총 무게는 152.2g로 바라쿠다 조합 시 보다 약간 더 나갑니다. 그런데 2g 차이지만 실제 라켓을 잡았을 때 더 무겁게 느껴집니다.
타구 음은 바라쿠다와 비슷한 것 같지만 실제 제니우스가 좀 더 응축된 음으로 둔하면서 동시에 경쾌함을 맛볼 수 있는 즉 약한 스피드에서는 둔한 소리와 감각이 전달되고 좀 더 강하게 치면 경쾌한 소리와 함께 반응이 빠른 감각이 전달됩니다. 이는 전반적으로 경쾌한 바라쿠다와 틀린 감각으로 현 조합에서 제니우스가 보다 더 4세대 특유의 특성이 나타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볼 스피드는 제니우스가 더 잘나가고 묻히는 감은 적어 바라쿠다의 자연스럽고 쉽게 걸리는 드라이브가 아닌 일정 수준 이상의 임팩트가 들어가야 해서 사용하기는 약간 더 까다로운 편입니다. 특히 바라쿠다 사용 후 바로 사용하니 더욱 그 차이를 느끼게 됩니다.
드라이브 회전력은 말 그대로 사용자의 역량대로 정확히 나타납니다. 평범하게 거는 드라이브 회전력은 바라쿠다 보다 체감 상 느낄 정도로 떨어져 상대방이 쉽게 블록 하는 편입니다. 또한 바라쿠다에서는 연한 드라이브 공격시 의외로 회전이 많아서 상대방이 무의식적으로 블록하다 탁구대 밖으로 아웃되는 경우가 제법 나왔는데 제니우스에서는 같은 방법으로 드라이브를 걸었을 때 상대방의 실수가 상대적으로 많이 나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현 조합에서 큰 장점이 부각되는데 바로 스매시 공격입니다. 그 동안 제니우스를 여러 라켓에 사용했지만 현 조합처럼 날카롭고 정확한 스매시 공격은 처음입니다. 특히 스매시 공격 시 황망하게 나가는 경우가 거의 없어 아주 만족스러운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서비스 역시 바라쿠다가 한 수 위입니다.
물론 4세대 러버 답게 많이 찍히지만 서비스가 많이 찍힌다고 좋은 것은 아니기에 실전에서 아쉬운 부분이 많이 나타납니다. 특히 역회전 서비스가 살아나지 못하는 점이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았고 V성 임팩트 서비스는 그런대로 위력은 있었지만 드라이브 성은 효과적으로 구사하기 힘들었습니다. 단지 백핸드 서비스 시 찍힘과 날림은 살아 있어서 주로 많이 이용했고 백 페인트 ox는 제니우스 영향으로 블록 시 볼이 약간 더 길게 나가고 깔리는 특성이 약간 줄었습니다. 바라쿠다에서 지녔던 날카로운 공격력도 약간 둔해져서 매서운 맛이 좀 적어진 점이 아쉽지만 여전히 다양한 손목기술 특히 백핸드 드라이브, 치키타 스핀 그리고 짧게 끊어 치는 푸시 등에서 효과적인 공격이 가능해서 괜찮은 편이었습니다.
이번에는 마지막으로 스라이버 1.9mm를 백에 붙여서 사용해 보았습니다. 스라이버는 고 탄성 러버의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인 러버로 저 역시 가장 애용했던 러버입니다. 사실 TopSpeed에 4세대 러버만 사용해보니 라켓의 스피드를 인식하기 힘들었는데 스라이버를 사용해보고 결론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TopSpeed는 OFF급에서 OFF+급 사이의 잘 나가는 5겹 합판 라켓으로 개인적으로 스라이버에서도 전반적인 플레이가 답답하지 않고 일정 수준 이상의 파워와 스피드를 보여줘서 별 불편 없이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현 조합의 무게는 178.2g입니다.
스라이버로 시타를 해보니 통통소리에 간혹 쨍한 소리가 석여있고 바라쿠다는 약한 통통 소리만 납니다. 그립에 전달되는 진동은 거의 없지만 감각은 여전히 좋습니다. 포핸드 스트록에서 볼 스피드는 두 러버 간 별 차이가 없게 느껴지지만 드라이브에서는 바라쿠다 볼 길이가 더 길고 더 빠른 편이고 자연스럽게 묻히는 감은 스라이버가 더 좋습니다. 즉 스라이버는 잘 나가면서도 드라이브 묻힘도 좋고 스매시도 좋아 올라운드 플레이에 적합한 특성이 그대로 나타나 개인적으로 사용하는데 큰 불만이 없을 정도로 무난합니다. 그런반면 바라쿠다는 백에 페인트 ox 사용 시 느끼었던 여러 사항이 많이 사라지고 약간 생뚱맞은 감입니다. 사용할수록 뭔가 불안정하여 예상치 못한 실수가 많이 나오고 라켓 총 무게가 증가했지만 구질은 오히려 가벼워 졌습니다.
그런데 바라쿠다를 백에 사용해도 역시 난조입니다. 상대방 회전성 서비스 리시브나 드라이브 블록시 회전의 영향을 많이 받아 컨트롤 마음대로 되지 않아 자꾸 라켓을 돌려가며 스라이버를 사용하는 나 자신을 돌아봅니다. 아무래도 두 러버 간 궁합이 잘 맞지 않거나 TopSpeed와 바라쿠다가 상성이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아마 제가 앞뒤로 평면 러버를 사용한다면 바라쿠다 대신에 모두 스라이버로 사용하던지 아니면 님부스 미디엄 혹은 바리오 골드 정도를 같이 사용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 갈 정도입니다. 만일 바라쿠다 같은 4세대 러버를 사용한다면 시간을 두고 적응하거나 아니면 궁합이 좋은 러버를 찾아 조합해야 할 것 같습니다.
DONIC Epox TopSpeed
5겹 합판 라켓이면서 전혀 합판 라켓 갇지 않은 성능에 5겹 합판 라켓 장점이 살아있는 Epox 기술이 적용된 라켓입니다. 사용할수록 진가를 느끼게 되는데 합판 라켓을 선호하는 분들 중 잘 나가면서 감각이 좋은 라켓을 찾으신다면 추천 드립니다. 특히 합판 특유의 울림을 전혀 느낄 수 없어서 평소 이런 울림이 싫어 사용하지 않는 분들도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라켓입니다. 개인적으로 페인트 ox와 바라쿠다와 조합이 너무 마음에 들어 당분간 주력으로 사용해 보려 합니다.
|
첫댓글 대단하십니다..~! 이런 섬세한 리뷰는 첨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