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들러에 관한 책이 <아들러 성격상담소>란 이름으로 출간됐다. <미움 받을 용기>를 썼던 일본 철학자 기시미 이치로가 아들러의 초기 저서 <아들러의 인간 이해>의 2부 ‘성격’편을 발췌해 자기 관점에서 풀어 놓은 글인데, 요즘 돌아가는 세상과 인물들을 비춰볼 때 꽤 흥미로운 통찰을 제시해주고 있다.
아들러는 이 책에서 인간의 성취동기인 ‘우월성 추구’를 ‘허영심 추구’라는 말로 용어변경을 했다. 물론 우월성에는 야심, 야망, 공명심, 명예욕 등 그럴싸한 동의어가 있지만 까놓고 보면 허영심, 즉 ‘실제 자기 모습보다 크고 뛰어나 보이고 싶어하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했다.
“허영심이 강한 사람은 저 위로 향하는 선만 바라보면서 자신이 불완전하다고 느끼고, 자기 자신의 역량을 훨씬 넘어서는 높은 목표를 설정한다. 그리고 항상 다른 사람보다 뛰어나고 싶어한다. - ‘아들러의 인간이해’ 2부 성격편”
즉 허영심이 강한 사람의 이면에는 극심한 열등감이 동시에 자리 잡고 있으며, 실제로는 자신이 뛰어나지 못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다른 사람보다 뛰어나려는 욕구 속에 살아간다는 것이다. 동전의 앞뒷면인 셈이다.
“대체로 인정받고 싶다는 욕구가 강렬해질수록 정신생활면에서는 긴장감이 고조된다.… 이같은 긴장은, 인간이 힘과 우월성을 보다 확실한 목표로 설정하고,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한 활동을 강화하며 다가가도록 밀어붙이는 작용을 한다. 그런 인생은 큰 승리를 기대하게 된다. - 아들러의 같은 책”
여기서 집착이 나오고 무리수가 나온다. 일정한 한도를 넘어서면 허영심은 매우 위험해진다. 기존질서, 법규, 선악, 양심, 도덕, 보편적 인간관계, 정상적 사고 체계를 벗어나. 확증편향, 독선, 냉혈한, 피해망상적 요소가 강하게 나타나며 목표를 향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게 된다. 주변사람들은 그런 그에게 제대로 말을 하지 못한다.
https://www.chosun.com/culture-life/culture_general/2023/03/14/Z2F47WSIABFHJNYTJT2LFLO7T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