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제일봉의 '남산'은 고유명사가 아니라 가야산 남쪽에 있는 산이란 뜻.
즉 남산제일봉은 '가야산 남쪽의 으뜸인 봉우리'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경남 합천 거창과 경북 성주에 걸쳐있는 가야산 국립공원에는 '석화성(石火星)' 가야산이라는
명산이 하나밖에 없는 것으로 흔히 알려져 있지만 사실 숨은 명산이 또 하나 있다.
가야산과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는 남산제일봉이 그것이다. 만추의 단풍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홍류동 계곡을 가운데 두고 북쪽에 가야산이 있다면 남산제일봉은 남쪽에 위치해 있다.
그래서 혹자들은 남산제일봉을 두고 가야 남산이라고도 한다.
가야산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아름다운 산세를 지니고 있는 탓이다.
남산제일봉은 한마디로 바위산이다. 기암괴석과 날카로운 암봉들이 하늘을 향해 쭉쭉 뻗으며
온 산을 뒤덮고 있다.
불가에선 남산제일봉을 천불산(千佛山)이라 일컫는다.
실제로 들머리의 천년고찰 청량사를 알리는 커다란 이정석에는 남산제일봉 대신
'천불산 청량사'라고 음각돼 있다.
송림 사이로 오글오글 솟은 기암괴석이 아마도 천 개의 불상이 능선을 뒤덮고 있는 모습과 같다
하여 명명된 모양이다.
흔히 산꾼들은 매화산과 남산제일봉을 혼용하고 있다. 하지만 엄연히 다르다.
매화가 피어있는 형상인 매화산(954m)은 남산제일봉(1010m)에서 남동쪽으로 2㎞ 정도 떨어진 산. 남산제일봉은 매화산 자락의 하나의 봉우리로 보면 무난하다.
지리산의 적지 않은 봉우리 중 천왕봉이 으뜸이듯 매화산에선 남산제일봉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매화산 남산제일봉이라고 부르는 것이 가장 합당할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