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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리산 푸른솔은 독야청청(獨也靑靑) 하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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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구 (2006/12/05 11:0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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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리산 푸른솔은 독야청청(獨也靑靑) 하리라(백두대간 6-2구간)
★코스 및 구간별 예정 소요시간 안내 : 백두대간 6-2구간(속리산)
비재(상주시 화남면) - (0.5km /0:25) - 510봉 - (1.8km / 1:15) - 못재(천지) - (1.0km / 0:40) - 갈령삼거리 - (0.9km / 0:20) - 갈령 = 총 등반거리 약 4.2km(마루금/3.3km 비재 - 갈령삼거리 까지)
▶실제소요시간:3시간 21분 소요(휴식시간 포함) 휴식시간이 있어 예정시간과 비슷하게 걸었다. 오전 10시 03분 비재(화남면) 출발~오후 1시 24분 갈령에 도착. ▶예정소요시간:2시간 40분(휴식시간 제외)
★오늘의 대표 야생화★-----------------------------------------------------------------------------------
<오늘의 대표 야생화 / 겨울 진달래> 전초
<오늘의 대표 야생화 / 겨울 진달래> 접사
백두대간 6-2차 구간 산행에서 뜻밖의 꽃을 만났다. 겨울에 핀 진달래다. 참으로 기이한 일이로다. --------------------------------------------------------------------------------------------------------
이번 산행은 백두대간 속리산 구간인 6구간을 5차로 나눠 진행한 회차중에 겨울을 대비하여 빼놓았던 6-2차 구간(고도가 낮은 구간)을 걷는 날이다. 이로써 속리산 구간을 5회차로 마무리하고, 12월 부터 동절기 안전을 위해 고도가 낮은 구간으로 건너뛴 5구간을 역시 5회차로 나누어 걷게 된다. 일기예보는 일요일 오후부터 비가 내려 월요일 오후에 갠다고 되어 있었다. 비가 올것에 대비하여 우의와 바람막이 고어텍스자켓과 모자를 배낭에 챙겨 놓고 잠자리에 들었다.
■경안(광주) - 문경휴게소(중부내륙속도로 소재) 알람이 울리기전 잠이 깨었다. 간단히 세면을 하고 차를 몰고 중부1고속도로 경안(광주) IC 부근에 있는 환승주차장으로 향했다. 회차가 앞쪽으로 바뀌어 혹시 경부고속도로가 아닌가 싶어 이동배님께 확인전화를 하려고 휴대폰을 꺼내니 부재중 전화가 찍혀있었다. 원경 총무님이었다. 산행때 마다 잘 오고있느냐고 챙겨주는 총무님인지라 확인전화겠거니 하면서도 궁금하여 전화를 눌렀다. 어제 동생네가 이사를 했는데 이삿짐을 거들다가 허리를 다쳐 산행이 어려울 것 같은데, 몸은 아파도 마음은 산행으로 가고 있어 일단 배낭을 메고 이슬님과 시내버스에 올라 잠실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잠실까지 오면 대원님들 얼굴 보고 어찌 되돌아 가겠는가 싶어 올것으로 믿고 전화를 끊었다. 경안에 도착하니 6시 32분이다. 잠실에서는 아직 출발(6시 40분 출발)도 안했을 텐데... 주차장엔 새벽 가로등 불빛만이 고요하게 비추고 있었다. 내려서 보니 이동배님의 차도 오포 이장님 차도 보이지 않는다. 다만 새벽 바람만이 차게 느껴졌다. 다시 차에 올라 일행이 오기를 기다렸다. 동배님은 떡도 한시루 해가지고 오기로 되어 있는데 정류장까지는 500여 미터 이상의 거리로 꽤 멀다. 그래서 떡상자라도 함께 들고 정류장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으로 기다렸는데, 43분이 되어도 차가 나타나지 않는다. 휴대폰으로 <어디쯤 오시나요?>하니까 <정류장에 올라와 있는데요>한다. 떡 때문에 차를 길건너 정류장 쪽에 주차한 걸 모르고 오기만를 기다린 것이다. 이장님 내외분은 가사로 인해 불참이시고... 그냥 기다렸다면 지각할뻔 했다. 아니 못 갈뻔했다. 날씨는 잔뜩 찟푸렸고 아침바람이 찬데 정류장엔 바람막이도 지붕도 없이 황량하다. 죽전정류장엔 아늑한 건물에 전기히타까지 있는데 말이다. 그래도 조금 편해보려고 여기로 온 것이다. 7시 정각 <백두대간즈려밟기> 현판도 선명한 전용버스가 넥타이에 단정한 유왕렬 기사님이 미소를 지으며 정류장으로 들어온다. 버스에 오르니 취침중이어야 할 대원님들이 모두 웃는 얼굴로 아침인사를 나눈다. 다만 원경 총무님의 맑은 목소리만 안들릴뿐... 아, 허리가 많이 아픈 모양이구나 분명 잠실로 가고 있다고 했는데... 그럼 이슬님은? 동배님은 혼자도 잘 오던데, 돌아서가는 기분은 어떠했을까? 그림이 보인다. 오늘따라 원경총무님 내외분, 박용주님 내외분, 이장님 내외분, 장선생님 모자, 이해준 후미대장님, 김영주님, 김기덕님 사모님이 감기 내지는 허리고장, 가사일로 인해 무더기 결원이 생겼다. 특히 장선생님은 수술까지 했다는 반갑지 않은 뉴스였고 다빈이는 더불어 못나오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모두 어서 쾌차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문경휴게소까지 취침하세요>라는 대장님의 맨트와 함께 차내는 고요해졌다. 옆라인의 양여사님이 인도에 다녀오신 아름다운 인도 이야기를 소곤 소곤 나누다 나도 잠이 들었다. 똑, 똑, 딱, 딱... 마이크소리에 잠이 깨었다. 8시 25분 문경휴게소에 도착 30분간 휴식이 주어졌다. 오늘도 어김없이 조찬회동이다. 마당에 원두막이 오늘은 썰렁해 보였다.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실내 식당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사모님들 덕택에 늘 따뜻한 아침을 휴게소에서 먹는다. 오늘도 준비하신 사모님들께 감사드립니다. 8시 55분 문경휴게소를 떠나 비재로 향했다. 대장님이 새식구 소개를 했다. 오늘은 백두대간종주 2기로써 사정이 있어 완주하지 못하고 지내다 다시 용기를 내어 참가했다는 윤(?)씨성을 가지신 여성 한분 을 소개한다. 암벽의 노련미가 폼나시던 지난번 후미대장님은 아니오시고... 대장님이 지난번에 오신 후미대장은 조심 조심 뜸을 들이며 소개를 하시더니, 이번에 오신 윤여사님은 신바람이 나서 소개를 한다. 대원들을 좀 헷갈리게 하신다. 더불어 오늘 산행코스의 특징과 주의점을 브리핑 하시고, 속리산 구간을 마치며 가질 쫑파티는 전찬진 사장님이 협찬을 하신다는 쫑파티 얘기와 이동배님의 호박과 검은콩을 넣은 떡 이야기를 하는 동안 버스는 비재에 당도하고 있었다.
<비재에서 하차 장비를 점검하는 대원들...>
■비재(상주) - 못재(천지) 10시 02분 새가 날개를 펴고 나는 형국이라는 비재에 도착했다. 흐린 날씨에 바람이 차게 느껴진다. 자켓을 입고 장비점검을 한다. 10시 4분 대장님을 선두로 하고 이슬님의 부재로 이종필 중대장이 후미를 맡기로 하고, 파란색 철계단으로 산행은 시작되었다. 등산로는 초반부터 가파르다. 비재에는 이렇다할 표석이 없다. 시멘트 축대에 <비재>라고 흰페인트로 누군가가 써놓은 것과 철계단 상단에 어느식당에서 코팅하여 매어놓은 표지가 전부다.
<철계단으로 가파른 산행은 시작되고...>
선두 대장님이 오늘은 유난히 기분이 띵호와다. 아마도 2기생 여성대원이 한분 오셔서 그런 듯 싶다. 안그래도 미인 여성대원이 많은데... 옛날에 거시기 에이 모르겠다. 하여튼 가파른 산행길에 아직 호흡이 다듬어 지지도 않았는데 오르던 길을 멈추고 큰 낙엽을 하나 집어들고는 부채질을 하며 <짐이18년>에 얽힌 일화를 들려주신다. 이야긴 즉, 옛날 어느왕이 연꽃밭에 나들이를 왔다가 아름답게 핀 연꽃을 보며 <짐이 18년만에 와보니 흰연, 붉은연, 이연, 저연, 곱게도 피었구나....>하였다 해서 <짐이18년>이 나왔는데 이건 욕이 아니라 어느왕이 감탄하며 한말의 일부라는 것이다. 하여 걸음을 멈추고 한바탕 웃고 510봉을 향해 숨차게 걸었다.
<짐이18년에 대하여 일설하시는 선두대장님...>
낙엽은 발목을 덥고 마른낙엽 밟는 소리는 구르몽의 시 <낙엽>을 떠올리게 했다. 낙엽을 밟으면 모두가 시인이 된다던가?!! 바스락거리는 낙엽을 밟으며 걷는 산행은 또 다른 감정으로 가슴을 파고 든다. 이쯤이면 <아이스크림!!>하고 원경씨의 목소리가 들릴 시간인데 아무도 그를 대신하지 않는다. 그저 조용히 납엽을 밟으며 앞에서 뒤에서 거친 숨소리만 들릴 뿐이다. 10시 21분 대장님이 길을 막아선다. 비재에 휴게소가 없어 여성대원 중에 복부인이 있었는지 영역 표시를 하는 중인가보다. 잠시 후 길은 열리고 가파른 낙엽길은 계속었다. 10시 28분 510봉을 거의 올랐는데 묘지가 1기 나타났다.
<510봉에 오르기전에 있는 묘지를 지나며...>
<510봉을 넘어 내려가는 대원들...>
10시 35분 510봉을 깔딱고개처럼 넘어서 쉼없이 바로 내려간다. 길은 잡목으로 울창하고 낙엽이 모두 떨어진 나뭇가지 사이로 먼 곳까지도 조망이 가능하다. 5분정도 내려가니 숲은 온통 황금색으로 물든 낙엽송으로 바뀐다. 10시 51분 길은 안부를 지나 다시 오르막이다. 큰바위가 가로막히면서 암릉길로 험악해진다. 이제 이정도의 암릉길은 식은죽먹기다. 11시 4분 심술궂은 소나무가 양팔을 펼친 모양으로 서서 자기 가지 사이로 빠져가란다. 고얀지고...
<암릉길을 오르는 대원들...>
<양팔을 쫙 벌리고 길을 막은 소나무 그 사이로 소여사님이 간지러운 듯 웃으며 통과한다...>
오른쪽 아래로는 갈령으로 가는 국도가 호젓한 마을과 함께 입체 지도처럼 내려다 보인다. 그 뒤로는 견훤산성이 남아있다는 대궐터산(대간은 아님) 구름에 살짝 가려진 능선이 아름답게 펼쳐져 있다.
<갈령으로 가는 국도변에 마을이 아름답다. 왼쪽으로 가면 우리가 오늘 걸음을 멈출 갈령... 그 뒷산이 견훤산성이 남아있는 대궐터 산이다...>
<용트림하는 소나무...>
11시 16분 못재로 가는 길가 왼쪽에 용트림 하듯 몸을 한바퀴 꼬아 자라는 소나무를 지나갔다. 길은 다시 오르막이고 암반과 어우러진 노송은 한그루 한그루가 분재처럼 아름다웠다. 참으로 아기 자기하고 아름다운 마루금길 이었다. 뒤돌아 보니 뒤로는 속리산 1차에 올랐던 봉황산과 산불감시초소가 있던 봉우리가 한눈에 들어오고 오른쪽으로는 충북의 알프스라는 구병산 능선이 구름에 휩쌓인채로 멀리 보였다.
<뒤돌아 본 봉황산(우측봉)과 산불감시초소(좌측 쌍봉)이 한눈에... 6구간 1차에 올랐던 산이다>
<구름에 덮힌 충북의 알프스 구병산...>
진행방향 왼쪽으로 멀리 아름다운 암봉이 있어 망원렌즈로 당겨보니 노송으로 둘러쌓인 바위가 두손으로 물고기를 잡고 방생하려는 듯한 모습이 아름답게 카메라에 잡혔다. 대간능선이 아니어서 가까이는 가보지 못했다. 길은 노송에서 다시 낙엽송림으로 바뀌었다.
<신의 조각예술 / 방생하는 손...>
얕은 봉우리를 올라 다시 내려가는 듯 한 위치에 못재가 있고, 거기엔 천연습지가 가뭄으로 물이 마른채 습지식물이 낙엽되어 지고있었다. 지도에는 천지(天池)로 표기되어 있다. 못재에 도착한 시간은 11시 43분이었다.
■못재(천지) - 갈령삼거리 먼 옛날 후백제를 개국한 견훤이 이곳에서 목욕을 하며 기를 받아 세를 키워나갔는데 반대 세력인 황충이 견훤의 기세를 꺽기위해 골몰하던 중에 그 못에다 소금을 뿌리면 견훤의 기세가 꺽일것이라는 어느 노승의 말에 따라 소금을 같다 부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고 앞서가던 김오곤님이 <전설따라삼천리>같이 일러준다. 견훤을 품었던 천지의 영화는 간곳 없고 무명초만 무성하게 나고 죽기를 거듭하며 세월의 무상함을 낙엽이 덮고 있었다. 그러나 못(천지)에는 아직도 그 기가 살아 있는지 주변의 큰 나무들이 못을 향해 유난히도 길게 가지를 뻗고 건강하게 자라고 있었다.
<못재에 있는 천연늪지 전경 - 지도에는 천지(天池)로 표기되어 있다...>
<천지의 심층부엔 가물어 물은 없지만 수분이 많아 풀이 파랗게 살아 있다...>
<견훤장군을 품었던 영화는 간곳 없고 무명초만이 물없는 천지를 덮고 있다...>
30여분 더 탐사를 하고 싶었지만 대원들이 안보여 아쉬움을 남긴채 못 가운데 심층부만 들여다보고 선두를 따라잡기 위해 걸음을 재촉했다. 못재에서 5분정도 오르니 지도엔 없던 헬기장이 있었다. 헬기장 북쪽에는 오래된듯한 벌거숭이 묘지가 한기 있었는데 몇포기의 풀이 벌초한 듯 깎여져 있었다. 11시 51분 헬기장을 내려왔다.
<지도엔 없던 헬기장...>
5분정도 내려오니 작은 안부에서 몇몇 대원님이 낙엽을 뿌리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었다. 길은 다시 노송이 어우러진 암반길로 이어졌다. 12시 15분 길은 암벽에 막혀 왼쪽으로 내려가 돌아 오르는 암릉길이다. 눈이 덮히면 산행하기가 만만치 않은 난코스가 많았다. 올라와서 사진을 찍기 위해 뒤돌아 암봉으로 가보니 두줄의 자일이 길게 매어져 있었다.
<자일이 매어져 있는 암봉...>
12시 23분 오르막길 왼쪽으로 기이한 소나무 한쌍이 시선을 잡는다. 가슴을 맞대고 뜨겁게 포옹한체 한몸이 되어가고 있었다. 연리지(連理枝)(두 나무의 가지가 맞닿아 결이 서로 통한 것)은 TV를 통해 보았지만 일심동체(?)의 나무는 처음 보았다. 그것도 서로 이끌린 듯 휘어져서 가슴이 맞닿았다.
<일심동체송(?)...>
<암봉과 어우러진 노송...>
12시 27분 길은 삼거리처럼 보이나 암벽으로 막혀 가파르게 왼쪽으로 내려간다. 너럭길을 따라 다시 올라간다. 그 오른쪽 암벽위에는 아름다운 노송의 정원이다. 봉에 올라 잠시 내려가는 듯 하더니 대원들의 웃음소리가 숲사이로 들려온다. 빗방울이 한두방울씩 떨어진다. 이제 비가 와도 걱정없다 짧은 하산길만 남았으니까... 12시 35분 갈령삼거리에 도착했다. 항상 후미팀에서 함께가며 사진찍기를 기다려 주시던 후미팀 식구들(이슬님, 장선생님, 이해준 대장님 등)이 모두 빠져 기다려 주는 사람없이 혼자 쓸쓸히 걸었다. 다음 산행에는 모두 참가할 것으로 기대하며...
<오늘 마루금 끝인 갈령삼거리에서 휴식... 오늘 산행의 처음이자 마지막 휴식을 하며...>
■갈령삼거리 - 갈령 - 송암가든 오늘의 마루금은 여기까지이며 속리산 구간인 6구간을 5회차로 마무리 짓는 순간이다. 짧았지만 너무나 아름다운 길이었다. 대원들은 이미 간식을 다먹고 마무리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몇커트 찍고 다가가니 권명자 여사님이 매실 음료수병에 양주를 담아오셔서 건내주시는데 주류팀에 광고를 하려니까 윤성노 선생님과 두분 성함이 갑자기 생각이 안나 우리분단 맨앞에 분단장님이라고 소개를 했다. 아, 나도 이럴때가 있구나... 나이탓인가? 하하하(어르신께 죄송... 꾸벅) 이렇게 여기서 오늘의 처음이자 마지막 휴식을 갖고 간식과 약간의 반주도 한잔씩 했다. 삼거리엔 이정표가 있었는데 <갈령재>를 <갈령제>로 <재>자를 잘못 표기 해놓았다. 12시 40분경 갈령삼거리를 떠나 하산길로 접어들었다. 하산길도 노송이 어우러져 계속 아름다웠다.
<갈령삼거리에 있는 이정표...>
내려오면서 원경 총무님한테 전화를 해 보았다. 허리가 너무 아파 산행할 자신이 없어 집으로 되돌아 왔는데 이슬님이 혼자가래도 안가고 같이 집으로 와서는 삐져있다는 것이다. 허허 이걸 어쩌나 위문공연을 가는 수밖에 주총팀에 상황을 얘기하니 잠실에가서 두분을 불러내어 비상주총을 하자나... 그렇지 주당님들 의리빼면 시체아닌감? 원경 총무님 안오는 바람에 비재에서 지고온 <아이스크림>은 찿는이가 없어 갈령에 오니 다녹아버리고 없더라구...
<너럭바위에 어째서 이런 구멍이...>
12시 54분 커다란 너럭바위 중심부에 직경 10cm 정도의 동그란 구멍이 자연치고는 교묘하게 뚫려있었다. 아니 견훤이 뚫었나? 비는 올 듯 말듯 오지 않고 그렇게 참고 넘어갔다. 걸음을 멈추고 아름다운 노송을 감상하시던 신영자 여사님이 (노송을 보며) 독야청청하리라! 하며 걸음을 옮긴다. 멀리 왼쪽 아래로 긴 골짜기 따라 띄엄 띄엄 동네가 길따라 연결되어있는 모습이 향수를 느끼게 한다.
<암봉과 노송길... 그리고 신여사님...>
<사자 뒷덜미 모습형상의 바위...>
1시 10분 큰 사자가 웅크리고 앉은 뒷모습 같은 바위가 카메라 셔터를 누르게 한다. 다시 5분여를 내려오니 왠 겨울에 진달래나무 한그루가 꽃을 피우고 있었다. 빨알간 단풍잎 위에 분홍빛 진달래가 보는이의 마음을 야릇하게 해준다. 진달래를 찍느라 몰두하고 있는데 낮설은 아줌마 대원 3명이 호호거리며 내려온다. 걸음을 재촉하며 부지런히 따라 내려오니 나뭇가지 사이로 갈령 찻길이 보인다. 갈령에 도착한 시간은 1시 24분이었다. 우리가 내려온 길 한쪽편에 큰 글씨로 <우복고을 관광화북>이라는 슬로건 같은 푯말을 세워 놓았다. 내가 우복고을이 뭔뜻인가? 하니까 옆에 있던 김오곤님이 아, 그거요? 이곳에 7개의 부락이 모여 우복(牛腹)고을을 이루고 있는데 사람살기가 소뱃속 처럼 평안하고 안전하다하여 예부터 우복고을로 불리고 있다는, 향토사학자처럼 세세하게 설명을 해 주신다. 아마도 정감록에 기술된 10승지 같은 곳인가 보다. 못재의 천지와 우복고을에 대한 설명을 해주신 김오곤님은 평소에는 말이 없다가도 지리 역사에는 해박한 지식을 가지신분이어서 함께 걸으면 귀동냥을 많이 한다. 버스로 다가가는데 원준이가 휴대폰 카메라로 뭔가를 열심히 찍는다. 에델님이 개나리가 폈다며 빨리와서 사진찍으라신다. 개나리 한그루가 노랗게 꽃을 피우고 있었다. 그야말로 산에는 진달래 들엔 개나리다. 지금이 진정 겨울인가? 봄인가?
<갈령삼거리에 만개한 개나리꽃과 에델 여사님...>
1시 27분 쫑파티를 하기 위해 우리는 갈령을 떠나 토종닭 백숙을 예약해 놓은 송암가든으로 향했다. 1시 40분 국도변에 있는 송암가든에 도착했다. 오늘은 속리산 구간을 무사히 끝낸데 대한 자축파티 자리인데 특별히 전찬진 사장님이 협찬을 하시기로 되어 있었다. 정상우 지점장님의 릴레이식 밑줄쫙--씨리즈 건배제의로 분위기는 피로를 잊은체 화기애애했다. 김귀복 여사님은 불참한 이슬님의 잔과 안주까지 챙기느라 바쁘셨다. 항상 건배는 양손에 잔을 들어 두 잔씩 하셨고 이슬님 몫까지 마셨는데도 끄떡도 안하시데요. 분위기는 궂이 말하지 않아도 베리굿이었다.
<송암가든에서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올라오는 버스안에서는 원경총무 안간다고 삐져서 돌아간 이슬님 위문공연으로 백두대간종주팀의 톱 분위기 메이커 에델 여사님이 골몰해 있었다. 결국 잠실에 장소를 정하고 휴대폰을 쏜다. 우리 도착할 시간에 맞춰 이유불문하고 나오라구 해놓고 총회장소 물색에 들어갔다. 제1 후보지 오늘 휴무... 다시 제2 후보지 오케이 잠실 모처로 나오라고... 경안까지 오도록 수차례 문자 교신을 하는 것 같았다. 분명 좋은 밤이었을 것이다. 주총멤버들의 의리는 누구도 못말려...
<이슬님 술잔을 챙기는 김귀복 여사님... 한번에 두 잔씩 마시는 비결도 있네요...>
<송암가든 여주인과 대장님... 너무 다정해 보여요...>
경부, 중부 고속도로가 막혀 움직이는 내비게이션인 유기사님은 안막히는 국도를 골라타고 용인을 거쳐 죽전 우리 집앞까지 왔는데도 이런 기막힌 특혜를 못받고 코앞에다 집을 두고 경안에 매어두고 온 애마 때문에 경안까지 갖다오는 수고를 해야했다. 잠실까지 함께가지 못한 나는 미안한 마음만 전하고 죽전으로 되돌아왔다. 경안에 내린 시간이 6시 40분쯤이었다. 이번 산행에도 선두에서 짐이18년을 열강하며 수고하신 선두 대장님과 이종필 후미대장님 그리고 긴시간 안전운전 해주신 유왕열 기사님 애많이 쓰셨습니다. 맛있는 호박꼬지 & 검은콩떡을 한시루 해 오신 이동배 지점장 내외분 맛있게 먹고 집에까지 가져왔습니다. 또한 이번산행에 몸이 아파 못오신 대원님들 다시 한번 빠른 쾌유를 빕니다. 공사다망으로 인하여 이제야 올렸습니다. 두서없는 글 끝까지 읽어주신 분께 감사드립니다.
2006년 12월 4일 성수동 사무실에서 사진/글 : 한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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