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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지연 2008.04.09 02:46스크랩:0 |
나의 우주인 도전기 스타시티에서 우주인 훈련을 받다 보면 여러 나라의 우주인들을 만나게 된다. 이 곳의 터줏대감인 러시아 우주인들뿐만 아니라, NASA, ESA(유럽 우주기구), JAXA(일본 항공 우주국) 등 다양한 국적의 우주인들을 만날 때 마다, 내가 한번씩 물어보는 것이 있다. “우주인이 당신의 오래된 꿈인가?” 하는 질문이 그것이다. 이에 대한 대답은 다양하다. 지난 여름 흑해에서 해양 생존훈련을 함께 받았던 미국 우주인 ‘니콜’은 어렸을 때부터 자주 비행기를 접하면서 늘 하늘과 우주를 동경해 왔다고 한다. 그녀의 아버지가 경비행기를 조립하는 취미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부터 그녀는 아버지와 함께 차고에서 비행기를 조립하며 많은 시간을 보냈고 성인이 되어서는 직접 경비행기를 조종 하기도 하면서 자연스럽게 항공 우주 분야의 진로를 선택하게 되었다. 그리고 오랫동안NASA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다가 몇 년에 한번씩 있는 우주인 선발에 지원하여 마침내 꿈을 이루게 되었다. 우리 숙소 바로 옆 건물에 살면서 친하게 지내는 러시아 우주인 ‘알례그’는 자신이 우주인임에도 불구하고 어렸을 적에는 우주인들을 매우 싫어했었다고 한다. 군인인 아버지를 따라 이곳 저곳으로 자주 이사를 다녀야 했던 그는, 우리 나라로 치면 초등학생 무렵의 소년 시절을 로켓 발사대가 있는 ‘바이코누르’ 에서 보냈다. 그 당시 소련은 정치적인 이유로 자국의 우주인들 뿐 아니라 다른 공산권 국가의 우주인들도 우주선에 함께 탑승시켰는데, 우주선의 발사가 있는 날이면 초등학생들까지 동원돼서 해당 국가와 소련의 국기를 함께 흔들며 우주인을 환송해야 했다고 한다. 물론, 늘 유쾌하고 농담을 잘하는 ‘알례그’의 성격을 감안해 보면 “추운 날 시린 손으로 국기를 흔들면서 우주인들을 많이 미워했었는데, 지금은 내가 우주인이 되어서 초등학생들을 괴롭히게 되었다.”는 말도 농담에 더 가까운 것 같긴 하다. 가끔 이렇게 재미있는 대답이 돌아오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우주인들은 역시 ‘니콜’ 과 비슷하게 아주 어릴 적부터 우주인이 되고자 하는 꿈을 마음속에 간직해 온 경우가 많았다. 그 중에는 발사대 근처에 살면서 하늘로 날아오르는 로켓을 바라보며 자연스럽게 우주인에 대한 꿈을 키운 사람도 있고, 어렸을 적 우연히 우주인을 만났던 것이 계기가 되어 결국 스스로 우주인의 꿈을 이룬 이도 있다. 이런 대답을 들을 때마다, 그리고 심지어 ‘알례그’의 농담 같은 대답을 들을 때 조차 나는 내가 가지지 못했던 것을 그들에게서 발견한다. 어릴 적, 밤하늘에 뜬 달을 바라 보면서 그곳에 두발을 딛고 선 사람이 있었다는 거짓말 같은 사실에 새삼스레 혼자 흥분하기도 하고, 가끔 뉴스를 통해 전해지는 우주왕복선의 발사 장면을 보면서, 거대한 불덩어리가 하늘로 솟구쳐 오르는 장관에 감탄하기도 했었지만, 내게는 여전히 이러한 모든 것들이 말 그대로 ‘다른 나라 이야기’로만 느껴졌었고 우리나라에서 우주선을 쏘아 올리고 우주인을 배출하는 일은 먼 미래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어떤 무모한 꿈을 꾸어도 좋을 소년 시절, 넋을 잃고 우주선의 발사 장면을 바라보면서도 내가 저 우주선에 탑승 할 우주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은 한번도 해보지 못했었던 것 같다. 어쩌면 나에게 우주인이란 ‘외계인’만큼이나 먼 존재가 아니었을까? 아마도 이와 같은 이유로, 다른 우주인들과 개인적인 대화를 나눌 기회가 생기면 가끔씩 그런 질문을 던져 보게 되는 듯싶다. 과연 어린 시절부터 아주 오랫동안 가슴속에 우주인이라는 꿈을 품어 온 사람들에게는 그 꿈이 내게 주는 소중함과는 차원이 다른 의미와 울림을 주는 것일까? 나는 대학과 대학원에서 수학과 인지과학을 전공했고 우주인 선발에 지원 했을 당시에는 한 기업체 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인지과학이라는 분야가 생소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는데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인지과학은 인간의 사고과정을 규명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학문”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러한 공동의 목표를 위해, 생물학, 철학, 심리학, 언어학, 의학, 컴퓨터 공학 등 여러 관련 학문들이 인지과학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모여 다양한 방법론을 통한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우주인 선발 과정 중, 최종 8명이 러시아에서 현지 테스트를 받을 당시, 가가린 우주 센터 안의 ‘미르’ 우주정거장 시뮬레이터 앞에서 각자 걸어온 삶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을 한적이 있는데, 인지과학에 대한 소개를 하면서 “우주인들이 지구를 넘어 저 검은 우주 속으로 탐험을 떠난다면, 인지과학도는 인간의 내면 깊숙이 모험을 떠나는 항해사”라고 말 했던 기억이 난다. 가끔, 만일 내가 다른 시대에 태어났으면 무슨 일을 하게 되었을까 하는 상상을 해 보곤 하는데, 아마도 15세기경 유럽에서 태어났더라면 신대륙을 찾아서 먼바다로 떠나는 배에 몸을 실었을 것 같다는 생각을 종종 했었다. 그런 것을 보면, 그리고 내가 살아온 길을 돌이켜보면 내게 새로운 것을 좋아하고 모험을 즐기는 기질이 어느 정도 있는 것 같다. 아마도 인지과학이라는 학문에서 매력을 느꼈던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가 아닐까 싶다. 인간의 내면 세계를 향한 탐구를 통해 ‘신대륙’ 보다 새로운 미지의 세계를 발견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주인에 지원하기 전까지만 해도 나는 인지과학 분야에서 평생을 보내리라 생각하고 있었다. 대학원을 졸업한 후 한 기업체의 연구소에 입사하였고, 대학원 시절의 세부 전공이었던 Computer Vision – 컴퓨터로 하여금 카메라 렌즈를 통해 사람처럼 보고 인식할 수 있게 만드는 연구 분야 – 관련 분야의 연구원으로 일하던 중, 어느 날 여자친구를 통해 우연히 우주인 선발 소식을 듣게 되었다. 곧장 인터넷에 접속해 선발광고를 확인했다. 우리 세대에는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던 일이 정말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아무런 망설임 없이 바로 지원을 결심했다. 물론, 꼭 우주인에 선발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지원했던 것은 아니다. 다만 우주인 선발에 지원했던 대부분의 지원자들과 마찬가지로, 지원하지 않을 수 없었을 뿐이다. ‘우주인’ 이라는 단어에 담겨 있는 꿈과 동경 정도라면 그 어떤 새로운 도전에도 충분한 이유가 되고도 남지 않을까? 물론, 내게는 이미 계속 걸어온 연구자로서의 길이 있고, 어쩌면 우주인이라는 단어는 나의 인생에서 아주 멀어진 꿈이라고 생각 할 수도 있었겠지만, 어느새 나는 우주인 선발 지원서를 작성하면서 다시 어린 시절로 되돌아 간 것처럼 가슴 두근거리며 미지의 세계를 꿈꾸고 있었다. 꿈을 꿀 때 사람이 행복해진다는 말은 정말로 사실이다. 우주인에 도전하는 동안 내내 행복했었다. 가슴 한구석에 오랫동안 잠들어 있던 꿈이 다시 되살아나는 느낌이 들었다. 우주인에 도전 하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가 내겐 큰 의미였다. 그리고, 아마도 언제 끝날지 모를 도전이었기에 더욱 최선을 다했던 것 같다. 지금도 나는 우주인 선발의 첫 테스트였던 단축 마라톤에서 사용했던 등 번호에서부터 최종 선발 때 입었던 의상에 이르기 까지 모든 기념물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언제 우주인을 향한 도전이 끝나게 될지 알 수 없었지만, 도전 과정에서의 소중한 추억들이 모두 이 물건들과 함께 고스란히 남게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단축마라톤을 시작으로 엄청나게 많은 테스트들이 이어졌다. 종류가 하도 많아서 다 기억해 내지도 못할 정도이다. 수 많은 테스트들을 통과 할 때마다, 그 동안 거쳐왔던 삶의 경험들이 많은 도움이 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어쩌면 내가 우주인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기대가 점점 커져갔다. 하지만 우주인 지원자들 중에는 워낙 뛰어난 분들이 많았기 때문에, 최종 선발에서 이름이 불려지기 전까지는 내가 선발 될 것이라고 전혀 예상 할 수 없었다. 지금도 내가 최종 우주인에 선발 된 것은 가장 뛰어나서가 아니라 가장 운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러시아에 온 후에도 다른 어느 우주인들보다도 열심히 훈련에 임해야만 했다. 같은 꿈을 향해 도전했던 수많은 사람들의 열정을 보상하기에는 내 모든 것을 쏟아 부어도 모자람이 있겠지만 최선을 다해서 그들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지금 나는 이곳 스타시티에서 벌써 9개월째 훈련을 받으며 우주에 대한 꿈을 키워가고 있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동경으로 어렴풋하게 시작된 우주인의 꿈이 점점 뚜렷하게 제 빛깔과 모양을 찾아가고, 그 속에 수많은 의미를 담고 여물어 가고 있는 중이다. 이렇게 꿈이 자라나서 제 모습을 드러낼 수록, 내가 꾸는 꿈이 결코 나 혼자만의 꿈이 아니라는 사실이 점점 확실해 지는 듯하다. 그 속에는 우주인 선발에 도전했던 사람들뿐 아니라, 우주에 대한 동경을 가슴속에 간직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꿈과 염원이 담겨 있고, 한국 최초의 우주인이 우주로 날아 오르는 모습을 지켜 보면서 더 넓은 세상으로 뻗어 나갈 우리 어린이들의 파릇파릇한 꿈들도 함께 담겨있다. 최종 탑승우주인에 선발된 후 점점 강해지는 이런 생각들이 한편으로는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뒤에서 나를 밀어주는 힘이 되어주기도 한다. 이 모든 꿈들의 무게만큼 내가 키워가는 꿈이 소중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나의 도전은 현재 진행형이다. 요즈음 아직 길이 나 있지 않은 벌판을 걸어가는 듯한 느낌을 종종 받는다. 이 앞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설레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불안하기도 하다. 하지만 이세상에 태어난 것 자체가 축복인 것처럼, 이런 기회가 내게 주어진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일이다. 발사까지 4개월이 조금 넘게 남았는데, 이제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 부어야 할 때 인듯하다. 여기까지가 나의 ‘간추린’ 우주인 도전기이다. 별로 길지도 않고 건조한 이 글을 쓰는데 상당히 긴 시간이 걸렸다. 나 자신에게 우주인이라는 꿈이 어떤 의미인지 다시 한번 차근차근 되 집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글을 써내려 가면서 나 스스로는 많은 생각의 정리를 한 것 같은데, 글 솜씨가 없어서 다른 사람들에게 잘 전달은 되지 않을 듯하다. 글 읽는 분들이 나에게 우주인이라는 꿈이 어떻게 시작 되었고 어떤 식으로 자라가고 있는지 그리고 어떤 소중한 의미를 담고 있는지 약간의 분위기라도 느낄 수 있다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 고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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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내가 좋아하는 멋있는~~~ㅎㅎ 고산 아저씨..^~^
음.... 그렇지... 좀 애매하게 대한민국의 첫 우주인이 바뀌었지요... 여러 이야기가 있지만, 생략하고... 나도 일단 인상이 맘에 들어요. ^^. 너도 포인트 줄까? ㅋㅋ ^^ 쉴때 들어와도 좋으나, 셤공부 먼저 성실,열심하셔요... 중간고사 언제 끝나니? 샘은 골방서 자판 두두리는중.ㅋㅋ 올핸 장가가야되... 갈수록 점점 혼자 너무나 잘지내게 되고 있어... 이럼 안되... 사람 태어나서, 관혼상제는 다 해봐야지... ㅋ ^^ 좋은저녁!!!
하하하~비 오는 날~데이또^^하셔야 되는딩..앞에 웃어서 죄송해요~
셤은 5월 2일부터예요..이제까지 거의 6시간 동안 집중 해씀다~^^헐~누가 보면 잘난체??
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