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정 갈등 위기론 ◈
국민의힘이 17일 4·10 총선 선거대책위원회 첫 회의를 열었어요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과
윤재옥·나경원·안철수·원희룡 공동선대위원장이 참석해
선거에서 강조할 포인트를 짚었지요
한 위원장은 전진하는 국민의힘과 ‘후진’ 더불어민주당을 대비시키며
‘민주당 심판’을 강조한 반면,
나경원 전 의원은 “심판 선거로는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한다”고 했어요
안철수 의원은 “단계적 의대 증원으로 파국을 막아야 한다”며
“망언과 막말에 읍참마속의 결단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지요
한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첫 선대위 회의에서
“국민의힘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전진하는 정치개혁 정당”이라며
“후진 민주당 세력이 대한민국을 후진시키는 일만큼은
이번 총선에서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말했어요
한 위원장은 이번 총선을 “대한민국을 후진시키느냐, 전진시키느냐를
결정하는 선거”, “거대 민주당이 장악한 국회를 심판하는 선거”,
“범죄자들이 뻔뻔스럽게 폭주하며 방탄해 온 민주당 국회 독재를
심판하는 선거”라고 규정했지요
그러면서 “민주당은 대표의 배우자 비서를 한 후보(권향엽)까지
기어코 공천하는 이재명 대표의 사당이지,
더 이상 공당으로 부를 수 없게 됐다”며
“민주당은 벌써 ‘153석+α’라면서 샴페인을 터뜨리는 분위기고,
이익 동맹인 조국 대표도 ‘야권 200석’을 입에 올리며
국민을 조롱하고 있다”고 비판했어요
그러자 나 전 의원은 “이번 총선을 여야 각자 누구를 심판해달라고
심판 선거로 가는 것은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한다”며
“국민의 미래를 책임지는 선거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지요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더 구체적으로, 실질적으로 국민의 일상 문제를
파고들어 정책에서 진검승부를 벌여야 한다”며
“이번 선거는 정권심판론, 야당심판론이 아니라
정치심판론”이라고 강조했어요
한 위원장과 ‘심판’ 메시지가 갈렸다는 기자의 질의엔
“꼭 갈린 건 아니고, 야당 심판을 넘어서는 메시지가 필요하지 않나.
메시지가 다른 게 아니라 넘어서는 포괄적인 메시지를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지요
또 “국민 마음이 힘드니 치유와 위로가 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말”이라고
설명했어요
여기에 안철수 의원은 “개별 정당 지지도만 바라보는 착시효과 대신
여소야대가 우려되는 민심의 흐름을 직시해야 한다”며
“여당 다수 당선보다 야당 다수 당선을 바라는 여론의 일관된 데이터를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지요
안 의원은 “정부와 의료계의 강대강 대결에 국민들이 피해자가 되고 있다.
로스쿨 증원도 단계적으로 추진된 바 있다”며
“의료인들은 환자 곁으로 즉각 복귀해주시고 정부는 단계적 의대 증원으로
파국을 막아주기 바란다”고 했어요
그는 “앞으로도 부적절한 막말과 시대착오적인 망언에 대해서는
읍참마속의 결단이 불가피하다”며 “야당은 여당이 비판대상이지만
여당은 국민께 말씀드려야 한다”고 했지요
안 의원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막말 논란이 된
장예찬·조수연 후보의 결단을 촉구하면서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을
향해 “‘오홍근 회칼 테러’를 상기시키며 특정 언론을 겁박했다.
나아가 5·18 민주화운동의 ‘배후설’을 쏟아냈다”며
“시대착오적인 시민사회수석에 대한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적었어요
원희룡 전 장관은 자신과 인천 계양을에서 맞붙는 이재명 대표를 겨냥해
“이재명이 온 뒤에 민생이 실종됐고, 건강한 민주당도 실종되고 말았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이재명이 싫다고 조국이 뜨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빨리 이재명 대표를 치워야 모든 게 해결된다”고 말했지요
그러나 4·10 총선을 20여일 앞두고 국민의힘에 위기론이 대두됐어요
대진표가 확정되면서 발표된 지역구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힘 후보 상당수가 열세로 나타나는 등 ‘수도권 위기론’이 확인됐기 때문이지요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대통령실의 ‘당정 갈등’도 수도권 민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확언할 수 없어요
국민의힘 위기론의 실체를 선거의 3대 요소인 인물·구도·바람으로 분석해 보면
먼저 후보 경쟁력이지요
서울의 한강벨트, 부산·경남(PK)의 낙동강벨트 등
주요 격전지에서 당 지지율보다 후보 지지율이 낮은 경우가 속출하고 있어요
지난 8일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에서 서울의 당 지지율은 45%였지만
지난주에 나온 중·성동갑, 광진을, 마포을, 서대문을 등 핵심 격전지의
후보 지지율은 30%대였지요
한국갤럽이 12~14일 조사하고 15일 발표한 자료(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 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에서는
당 지지율이 30%로 한 주 만에 15% 포인트 급락했어요
당 관계자는 “조용한 공천이 오히려 독이 됐다”며
“우리 후보들은 대부분 원외와 신인인데 더불어민주당의 현역 의원들과
비교해 인지도와 조직력 측면에서 밀린다”고 진단했지요
한 위원장의 인기가 후보에게 전이되지 않는 점도 문제이지요
한 위원장이 격전지를 훑으며 ‘구름 관중’을 몰고 다니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한동훈’을 외치는 소리만 들리고 한 위원장과 연단에 오른
지역구 후보를 연호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하지요
한 위원장 측 관계자는 “한 위원장도 자기 인기로만 선거를 치를 수
없다는 점을 알고 있다”며 “수도권 (출마 인사) 위주로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선임한 것도 그런 이유”라고 했어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주호주대사 임명과 출국은
‘정권 심판론’을 고조시키고 있어요
이에 맞서 ‘민주당의 국회 독재 심판’이라는 프레임을 내세웠지만 역부족이지요
당정 갈등의 향배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정권 심판론은 쉬이 잦아들지 않을 분위기이지요
당 입장에서는 간신히 만들어 놓은 ‘한동훈 대 이재명’ 구도가 먹히지 않고 있어요
대통령실이 선거 전면에 등장하면서 ‘윤석열 대 이재명’ 구도로 돌아가 버렸지요
‘바람’은 어떨까요.
‘한동훈 효과’와 ‘민주당 공천 파동의 반사 효과’로
국민의힘은 지지율 상승을 맛봤지만 본선에 돌입하면서 바람의 방향이 바뀌었어요
조국혁신당이 대표적이지요
조국 대표는 ‘한동훈 특검법’을 내세우고 “느그들 쫄았제”라며
바람몰이를 하고 있어요
민주당 관계자는 “조국혁신당의 의석수나 향후 민주당과의 관계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지만 여당에 악재인 것은 분명하다”고 했지요
인물·구도·바람 어떤 측면에서 봐도 여당에 악재이지요
‘최근 5번의 총선 중 여당이 4번 이겼다’는 식의 요행을 바라긴 어렵게 됐어요
이는 지난 대선 때 민주당에 돌았던 ‘10년 주기설’처럼
허망한 이야기로 들리지요
중도층은 오는 21~22일 공식 후보 등록을 하고
28일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될 때쯤 마음을 정할 것으로 보고 있어요
얼마 남지 않은 기간 국민의힘은 위기를 타개할 수 있을까요.
당 안팎의 사람들은 모두 정책으로 ‘명확한 콘셉트와 메시지’를
보여 줘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어요
한 위원장을, 국민의힘을 선택하는 유권자는 모두 ‘미래 비전’을
보기 때문이라고 하지요
선거대책위원회는 18일 회의부터 일제히 물가,
저출산, 의대 정원 증원 등의 정책을 이야기하기 시작했지만
당정 갈등으로 주목도가 떨어지고 있어요
당 관계자는 “MB(이명박 전 대통령)의 4대강이나 뉴타운 등
‘먹히는 공약’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한 위원장의 대표 상품인
‘격차 해소’를 의료, 문화, 교육 등에 접목해 시리즈로 내놔야 한다”고 했어요
또 다른 당 관계자의 말은
“지금 위기론이 불거진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4월 10일 선거일에 상승 국면이냐, 하강 국면이냐가 성적표를 좌우한다.
우리가 지금부터 명확한 비전을 보여 주면 다시 상승세로 바뀔 수 있다.
어차피 유권자들은 ‘한동훈의 말’을 듣고 표를 줄 것이다.”했지요
-* 언제나 변함없는 조동렬 *-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4일 부산 북구 구포시장을 찾아 부산 지역 총선 후보들과 지지를 호소하고 있어요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장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어요
▲ 나경원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장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어요
▲ 안철수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장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