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관이 명관이다’라는 속담이 부동산펀드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모습이다.
호텔 건설과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권 등이 새로운 투자처로 각광을 받고 있지만 지속적인 관심을 받아왔던 실물자산의 인기가 떨어지지 않고 있는 것.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동안 새로 설립된 부동산펀드는 총 37개다. 투자 설정액은 1조3648억원이다.
이 중 절반가량인 15개가 국내외 실물자산을 투자처로 삼고 있다. 실물자산 투자금은 총 설정액에서 절반 이상을 훌쩍 넘는 약 9307억원이다.
투자금 약 2200억원을 모아 한화자산운용이 사들인 독일의 ‘갈릴레오빌딩’과 이지스자산운용이 사모펀드 투자처로 설정한 서울 광화문 ‘트윈트리타워(약 1835억원)’, 도이치자산운용이 새로운 주인이 된 ‘대우건설 신문로사옥(약 1992억원)’ 등이 부동산펀드가 투자한 대표적인 실물자산이다.
올해 출범한 삼성생명의 자회사 삼성SRA자산운용도 영국에 소재한 오피스빌딩을 투자물건으로 설정하며, 앞으로 활발한 활동을 예고했다. 현재 삼성SRA자산운용은 호주 부동산 매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영진 이웰에셋 부사장은 “부동산시장 침체와 저금리 기조 지속 등으로 부동산펀드의 투자처가 예전보다 많이 감소한 상태”라며 “이런 가운데 임대료 등으로 통해 꾸준하게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오피스빌딩 등 실물자산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해외시장 문턱도 많이 낮아져 국내시장에 만족하지 못한 부동산펀드들의 해외진출도 점점 속도가 붙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국내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부동산펀드의 연간 수익률을 5% 안팎으로 보고 있다.
한편, 부실채권(NPL)에 투자하는 펀드의 설정도 꾸준한 편이다. 2분기 NPL을 투자처로 삼은 펀드는 총 8개다.
8개 중 4개를 마이에셋자산운용이, 3개를 파인트리자산운용이 만들었다.
아울러 서울 을지로 비즈니스호텔을 선매입한 한국투신운용은 공사기간 동안은 PF대출, 준공 이후에는 해당 호텔을 매입 후 운영하는‘PF+실물’ 형태의 부동산펀드를 설정해 관심을 받았다. 수익률 극대화를 위해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한 전략인 것이다.
최남영기자 hi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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