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특보 제11호]


비대위, ‘인사 폭거’ 김재철 사장과의 전면전 선언
공영방송 MBC 사수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김재철 사장의 지역사, 자회사 사장 인선 안을 인사의 기본 원칙을 송두리째 무너뜨린 ‘인사 폭거‘로 규정하고, 김 사장이 납득할만한 인사 원칙을 밝히거나 인사 안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김재철 사장과 다시 전면전을 벌여나가기로 했다.
특히, 곧 단행될 보도와 제작 본부장, 국장급 인사에서도 김재철식 인사 폭거가 계속될 경우 총파업 투쟁을 불사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근행 위원장은 “김재철 사장의 인사를 보면 MBC 조직 전체를 파멸의 길로 이끌려 하는 게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라며 “본사 주요 보직 인사까지 이런 식으로 진행된다면 다시 모든 것을 걸고 김재철 퇴진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비대위는 본부장이나 국장인사에서 김재철식 ‘마구잡이 인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최소한의 인사 원칙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첫째, 공정방송 의지가 분명하고, 방문진이나 정권에 줄을 대지 않은 인사, 둘째, 후배들과의 소통을 원활하게 이끌 수 있는 민주적 리더쉽을 갖춘 인사, 셋째, 선임자 노조 등을 통해 해사 행위를 하거나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키지 않은 인사. 비대위는 회사측이 이 같은 최소한의 인사 원칙을 무시할 경우 노-사 관계가 다시 파국을 맞게 될 것임을 강력히 경고할 방침이다.
비대위는 또, 10일 오후 열리는 방문진 이사회에서도 김재철 사장이 황희만, 윤혁 이사에 대한 인사 조치를 완료하지 못할 경우 노-사 합의를 사실상 파기한 것으로 간주하고 출근 저지 투쟁 재개를 포함하는 비상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특히, MBC 사장의 인사권을 또 다시 유린하고 있는 김우룡과 공영방송 파괴 5적들에 대한 퇴진 투쟁을 가일층 벌여 나가기로 했다. 비대위는 11일 서울지부 긴급 대의원 대회를 소집해 구체적인 향후 투쟁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마산, 진주, 여수 MBC 조합원 50여명과 비대위 집행부는 9일 김재철 사장의 지역사 사장 선임을 무효화시키기 위한 주총 저지 투쟁을 벌였다. 이에 대해 사측은 일부 지역사 소주주들로부터 서면 위임을 받는 편법을 동원해 사장 임명을 강행했다.
비대위는 김재철 사장이 지역사 광역화의 본보기로 삼은 마산-진주 MBC 김종국 겸임 사장의 경우 강력한 출근 저지 투쟁을 통해 사측의 일방통행식 광역화 추진 방침을 초기에 무력화 시켜 나가기로 했다.
“사장(死藏)돼야 할 인사들이 사장(社長)됐다”
김재철 사장이 출근 첫 날 터트린 관계 회사 임원 인선 안은 MBC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분노를 넘어 허탈감을 안겨 주고 있다. 조합원은 물론 비 조합원인 고참 사원들까지 “벌써 사장(死藏)됐어야 할 인사들이 사장(社長)이 됐다”며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올 지경이라는 격한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김재철의 인선 안을 보면 뇌물 스캔들로 회사 이미지를 실추시킨 인사에다 일찌감치 명예퇴직 대상자로 찍힌 인사, 후배들의 상향 평가에서 최하위 권을 기록한 인사, 해사 행위로 징계를 받았던 선임자 노조 출신까지... 이게 과연 MBC 관계회사 임원의 프로필인지, 징계 위원회 회부자 명단인지, 두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다.
보도부문의 한 고참 사원은 “30년 가까이 회사를 위해 일 한 사람은 제쳐놓고 30년 가까이 무위도식한 인사들이 사장이 됐다. 조직의 기본을 무너뜨리는 황당한 인사”라며 혀를 찼다. 또 다른 구성원은 “해사 행위로 인한 징계가 훈장이 되고,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킨 과거가 자신의 명예를 드높이는 현재를 낳았다”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다른 사원도 “적임자 사이에 부적격자 몇 명을 끼워 넣은 인사가 아니라 아예 부적격자 사이에 적임자 몇 명을 끼워 넣은 인사”라며 거꾸로 돼도 한 참 거꾸로 됐다고 허탈해 했다.
앞으로 단행될 본부장과 국장 인사와 관련해 한 사원은 “이런 식의 인사가 계속된다면 노조를 넘어 공조직 전체가 김재철 퇴진 투쟁에 나설 것”이라며 의미심장한 경고를 보내기도 했다.
이런 사장을 받아 들여야 하는 지역사의 분노도 극에 달하고 있다. 지역 조합원들은 김재철 사장의 인선 안을 ‘인사 폭행’이라 규정짓고, “지역 계열사가 무능력한 인사들의 하치장인가”라며 울분을 토했다. 한 조합원은 “사장이 바뀔 때마다 본사의 낙하산을 받는 것도 억울한데, 이번엔 그나마 저질 낙하산들로 가득해 치욕스러울 따름”이라며 치를 떨었다.
김재철 사장의 이런 어처구니없는 인사 안은 도대체 어떻게 나온 것일까? 그의 막가파식 인선 안이 드러나자마자 조합으로 각종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하나같이 김우룡, 이동관, 최시중과의 학연, 지연 등 각종 연줄에 관한 것들이다. 인사로 보여준다던 김재철 사장, “민원 인사”, “정실 인사”란 바로 이런 것임을 이번에 정말 화끈하게 보여줬다.
조합은 앞으로 이번 인사의 배경을 철저히 파헤쳐, 한 명 한 명에 숨어 있는 추악한 뒷거래를 낱낱이 고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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