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새해가 밝았다. 십이지신 중 일곱 번째 동물인 말의 해로, 병오년으로 붉은 말띠의 해다. 새해가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희망과 행운, 새로운 다짐을 떠올릴 것이다. 올해엔 꼭 승진해야지, 다이어트와 금연에 성공해야지, 아이들 성적을 높일 수는 없을까, 나름의 소망을 이루기 위해 계획을 정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갈수록 새해에 세운 목표는 희미해지기도 한다. 예를 들어 살 빼기와 담배 끊기 같은 경우 저녁을 먹었음에도 밤이 되며 생각나는 떡볶이 순대 생각에 "에이 곧 구정 명절인데 그때부터 새로 하지 뭐"라면서 야식을 먹기도 하고 몇일 담배를 피우지 않았음에도 직장 회식을 하며 알코올이 가져오는 흡연 욕구를 이기지 못해 다시 담배를 피우곤 한다. 이런 물리적 욕구는 의지와는 다르게 습관에 빠진 신체에서 기인한다. '아크라시아'(akrasia)는 그리스어로 '명령 부족' 혹은 '약함'을 뜻하며 자제력이 부족하거나 자신의 더 나은 판단에 반하는 행동을 의미한다. 이는 때때로 영어로 'incontinence'(자제력 부족)으로 번역된다. 무엇이 옳은지 알면서도 그것을 따르지 못하는 불편함인 인지부조화(Cognitive dissonance)를 이루게 된다. 아크라시아는 일상에서 스스로의 의지를 방해하는 가장 큰 요인이 된다. 베어내도 끝없이 자라는 잡초와 같아서, 종내에는 모든 것을 포기하게끔 만든다. 아크라시아는 자신이 판단한 바를 실행하지 못하고, 오히려 반대되는 행동을 선택하는 자제력 상실 상태와 감정과 욕망이 이성보다 더 강하게 작용할 때 발생한다. 예를 들면 직장에서 승진 시기가 되어 승진에 대한 이런저런 준비를 하여야 함에도 소파에 누워 술을 마시고 있는 상태가 아크라시아다. 물론 사람이나 처한 상태에 따라 다를 수도 있지만, 분명히 일어나서 책 한번 훑어보고 업무 실적을 정리해야 하는 줄 알고 있으면서도 번아웃 상태에 근접한, 무기력한 상태는 심각한 경우에는 큰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 자전거 점을 운영하는 희수 씨의 경우를 살펴보자. 폐자전거를 점포 안으로 들여놔야 함에도 피곤해서 그냥 퇴근을 하였다. 술에 취한 창수 씨는 가게 앞을 지나가다가 인도에 세워둔 자전거에 발이 걸려 넘어지면서 머리를 전봇대에 부딪혀 혹이 생겼다. 다음날 점포로 찾아온 창수 씨를, 희수 씨는 위로해주었다. 집에 간 다음에도 자전거를 정리하지 않았음을 알았으나 귀차니즘에 빠져 그냥 둔 게 화근이 되었던 것이다. 자칫 큰 부상이 생겼더라면 많은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했을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사람들이 진심으로 해야 할 일을 안다면 그 일을 한다고 생각하여 아크라시아를 부정하는 입장이었으나, 아리스토텔레스는 '실제 발생하는 도덕적 실패'로 규정하였다. 사람들이 옳다고 아는 행동을 알면서도 의지력 부족이나 감정에 의해 그 행동을 하지 못하는 현상이라고 하여 아크라시아를 정의하였다. 철학자들의 말은 모두 맞는 사실이다. 아크라시아는 의지력 상실의 상태에 빠진 '나'와 잠시 멈춘 듯 보이지만 이미 진행 중인 '나'를 포함한다. 아크라시아에 빠진 상태를 달리 생각해 보면 의지력을 다시 일으켜서 재가동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더 늦기 전에 일어난다.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당장 시작한다. 밤에 먹고 싶은 식욕에 찬물을 붓는다. 피우고 싶은 담배 대신에 격한 운동이나 금연 보조물을 써본다. 마냥 누워서 편안함에 빠진 자신에게 목표를 이룬 다음의 모습을 떠올려 본다. 일단 움직이기 시작하면 순식간에 목표에 다다르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니 새해엔 하나씩 자신의 목표를 달성해 보자. http://www.dy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8353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