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경찬의 불교문화 한 토막]
매주 목요일 불교문화에 대한 짧은 글을 올립니다.
73. 지장전(地藏殿), 명부전(冥府殿)
< 충북 진천 보탑사 지장전 >
지장전은 지장보살이 계신 법당입니다.
< 전북 고창 선운사 명부전 >
지장보살이 명부에서 중생 구제를 위해 애쓰시고 있기에 명부전이라고도 하며,
명부에서 시왕들이 심판을 담당하기에 시왕전(十王殿)이라고도 합니다.
명부(冥府)는 죽어서 다음 생에 어디로 갈지 심판을 받는 곳입니다.
저승을 말합니다.
< 전북 고창 선운사 도솔암 지장보살 >
지장보살은 미륵 부처님이 출현할 때까지 중생들에게 자비를 베풀고,
육도중생(지옥, 아귀, 축생, 아수라, 인간, 하늘)을 구제하기 전까지는 결코 부처님이 되지 않겠다고 서원을 세운 대원대비(大願大悲)의 보살입니다.
다른 보살의 발원은 끝날 때가 있지만, 지장보살의 발원은 끝날 때가 없습니다.
< 경기 남양주 흥국사 지장전 >
지장전은 지장보살을 중심으로 도명존자(道明尊者)‧무독귀왕(無毒鬼王)이 좌우에 있습니다.
또, 그 좌우에 제5 염라대왕을 비롯한 명부시왕상을 모시기도 합니다.
좌로 1‧3‧5‧7‧9의 홀수 대왕이, 우로 2‧4‧6‧8‧10의 짝수 대왕이 위치합니다.
시왕은 도교의 신인 시왕이 불교와 결합한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지장보살은 명부 재판소의 변호사이기도 합니다.
무독귀왕 지장보살 도명존자
< 화순 쌍봉사 지장전 >
무독귀왕은 지장경에 지옥을 안내해주는 지옥의 왕으로 등장합니다.
한편, 도명존자에 대해서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환혼기(還魂記)에 따르면, 옛날 중국에 도명스님이라는 분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동명이인이 있어 저승사자의 착오로 명부에 갔다가 다시 세상에 살아 내려왔습니다.
이 스님이 저승에 가서 지장보살의 모습을 보니, 지장보살은 두건을 쓰고 석장을 들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 서울 은평구 수국사 지장보살 >
이에 법당에 모신 지장보살은 머리에 두건을 두르고, 육환장(석장)을 들고 있습니다.
육환장(六環杖)은 지옥, 아귀, 축생, 수라, 사람, 하늘 육도를 상징하며, 육도를 윤회하는 중생들을 구제한다는 뜻입니다.
이 육환장으로 1년에 한 번 우란분절(백중)에 열린다는 지옥문을 열어 지옥중생을 구제합니다. 또 이는 육바라밀을 상징합니다.
< 충북 제천 정방사 지장보살 >
때로는 지장십륜경 등의 내용에 따라 삭발을 한 수행자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끔 나한전 등에 있는 아난존자와 혼동하기도 합니다.
< 부산 삼광사 지장전 업경대 >
명부전에는 업경대(業鏡臺)란 것이 있습니다.
명부에 있는 것으로 생전에 지은 선악의 업이 모두 거울 속에 나타나기 때문에 업경대라고 합니다.
시왕도 가운데 제5염라대왕도에 묘사되기도 합니다.
< 경기 남양주 흥국사 지장전 업칭 >
업칭(業秤)도 있습니다. 이는 업의 경중을 다는 저울입니다.
그러나 현재 업칭은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경기 남양주 흥국사 지장전에서 겨우 볼 수 있습니다.
시왕도 가운데 제9도시대왕도에 업칭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 강원 철원 심원사 지장보살 >
그런데 결코 지장보살은 내세에만 관계되는 것이 아닙니다.
지장경을 보면, 지장보살을 생각하면 현세에도 수많은 공덕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이에 농을 합니다. 삶에 지장이 많으신 분은 지장보살을 생각하고 지장보살님께 꼭 소원을 들어달라고 지장까지 받아 놓으라고.
광고 나갑니다.
카페지기 목경찬의 신간
“지장보살, 원력에 스며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