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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자 하는 수락산(水落山, 638m)이 바위산이다 보니, 지금까지 다녔던 코스로 리딩을 하면 친구들이 힘들어 할 것 같다. 보다 안전하고 전망이 좋으면서 짧은 코스로 안내하려고 이달 초 어린손자를 데리고 아내와 함께 답사까지 마쳤다. 내심 오늘이 오기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개인사정상, 건강이 안 좋아 고정멤버 6명중 절반인 3명이 못 간다고 연락이 온다. 나 홀로 산행이 되지 않을까 걱정하면서 배낭을 짊어진다.
< 오늘의 산행코스 >
< 등산로 안내도 >
< 9:30, 수락산역 3번 출구 >
만남의 장소 7호선 수락산역 3번 출구에서 3명(봉황님, 거북이님, 푸코)이 만나 산행을 시작(9:30)한다. 코스는 25일전 사전 답사를 했던 코스를 그대로 가되, 들머리 지나 있는 삼거리 갈림길에서 왼쪽 계곡 길로 가려고 한다. 당시는 능선을 좋아하는 동반자로 인해 어쩔 수 없었지만, 오늘은 그때 가려고 했던 코스로 간다. 만나서 첫 인사가 겨울을 나기 위한 김장 이야기이듯, 나무들도 겨울잠을 자기위해 잎사귀를 모두 떨쳤다.
< 9:31, 노원골•디자인 서울거리 입구 아치 >
< 9:43, 천상병 산길 들머리 >
< 9:49, 갈림길 삼거리 >
입구의「노원골•디자인 서울거리」아치에 이어서 천상병 소공원이 일행들을 반겨준다. 천상병(千祥炳, 1930~1993)시인을 기리는 공원으로, 그의 작품 중 소풍 온 속세를 떠나 하늘고향으로 돌아간다는「귀천(歸天)」이 유명하다. 말년에 천주교에 입문하여 하느님에 대한 소박하고 순수한 신앙을 보여주는 작품 활동을 많이 했다고 한다. 음악회도 열리는 수락쉼터를 지나, 등산로(초록숲길) 안내도가 있는 들머리에서 인증 샷을 찍는다.
< 10:00, 계곡길 이정표 따라 >
< 10:08, 네쌍둥이 밤나무 쉼터 >
< 10:12, 바위 밑 샘 방향의 계곡 위 좌측길 >
지난번 고민하다가 우측으로 갔던 삼거리에서 과감히 좌측으로 오른다. 올라가니 부적합 판정을 받은 광석약수터와 배드민턴장이 있다. 그곳에서 스틱과 겉옷을 벗는 등 산행준비를 마친다. 좌측의 능선을 넘어가는 코스의 이정표는 무우당/수락골을 표시한다. 능선을 넘으면 은빛아파트에서 올라오는 주등산로와 만나게 된다고 한다. 우측의 계곡으로 오르다보면 네쌍둥이 밤나무 쉼터가 있고, 계곡을 가운데 두고 좌우로 등산로가 있다.
< 10:34, 계곡은 끝나고 로프가 있는 너덜길 >
< 10:40, 지난번 걸었던 능선과 만나는 이정표 >
< 10:56, 편안한 능선 길 >
계곡이 끝나니 로프가 길게 이어진 너덜길이 계속된다. 지난번 올랐던 능선을 어디에서 만날까 했는데, 능선과 함께 낯익은 이정표가 보인다. 등산로 안내도가 있었던 들머리부터 시간을 체크해 보니, 오늘 계곡코스가 15분정도 빠르다. 능선코스가 조망과 함께 오솔길처럼 편안한 길이 인상적이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고압 송전탑 아래 오르막(10:41)을 올라서 거북이님이 준비한 큼직한 단감 하나씩 먹으니 힘이 솟는다.
< 10:58, 영원암 갈림길 이정표 >
< 11:04, 처음 만나는 철제계단 >
< 11:07, 경관 조망 포인트 >
홍일점인 거북이님은 바리바리 싸온 간식을 하나둘 배낭에서 꺼내는데, 참여치 못한 세 사람 몫까지 다 싸온 듯하다. 단감, 사과, 가래떡, 큰마호병 등 무거운 것을 어떻게 메고 왔을까? 체력이 대단하다. 편안한 능선길이 이어지더니, 계곡에서 좌측으로 영원암 가는 이정표(0.8km, 10:37)를 보았는데 이 곳 능선으로 나온다는 이정표 이다. 산악 기상관측소(10:59)에 이어 철제계단이 첫 선을 보이고, 조망 포인트가 기다리고 있다.
< 11:16, 용굴암 갈림길 >
< 11:21, 도솔봉 오르는 암반 위 난간 >
< 11:26, 수락산 정상 오르는 바위 협곡 >
경관 조망점에서 바라보는 암릉은 앞으로 가야 될 능선이다. 높은 봉우리 뒤의 정상과 코끼리바위 등을 설명하고 당고개역으로 향하는 용굴암 갈림길을 지난다. 암반 위 난간을 올라서면서부터 우측으로 보이는 도솔봉의 거대한 바위가 탱크바위처럼 보인다. 카메라에 담으려고 여러 차례 셔터를 눌러 보았지만, 나뭇가지와 각도가 맞지 않아 신통치 않다. 좌측에 길이 없을 것처럼 보이는 바위 골짜기를 올라야 정상가는 길이다.
< 11:28, 도솔봉을 오르지 않고 정상가는 길 >
< 11:38, 불암산과 연계되는 덕릉고개 주능선 >
< 11:40, 주등산로인 수락골/새광장으로 가는 갈림길 >
바위 계곡으로 오르기 전에 이정표가 있어야 하는데, 방향을 잡고 한참 오르다 보면「수락산 정상 가는길」이라는 안내판이 나무위에 매달려 있다. 도솔봉 허리를 감아 도는 데크 계단을 많이 오르면, 불암산과 연계되는 덕릉고개로 가는 능선과 만난다. 2산 종주를 생각만 하고 아직 실행하지 못했는데 한번 가고 싶은 오른쪽 길이다. 바위 암릉 구간 이전에 은빛아파트에서 올라오는 주등산로 수락골의 새광장 가는 갈림길이다.
< 11:48, 치마바위 우회 오르는 바위사이 길 >
< 11:50, 조망이 우수한 치마바위 >
< 11:52, 도솔봉(앞)과 불암산(뒤)의 풍광 >
정상가는 능선 중에 첫 암릉이 시작되는 치마바위 오르는 길이 오늘 코스 중에 다소 위험하고 힘든 구간이다. 손과 발을 다 사용하여 약간만 오르고, 치마바위는 우회하여 오르다가 바위사이 계단을 이용하면 어렵지 않다. 조망이 탁월한 치마바위에서 단체 인증 샷을 남기고, 건너편의 도솔봉과 그 뒤로 보이는 불암산을 바라보며 행동식과 휴식을 취한다. 봉황표 군고구마를 오늘 불참한 친구 몫까지 먹자니 배가 부르다.
< 12:09, 멀리 상단 나무위로 보이는 철모바위(줌) >
< 12:13, 코끼리바위(바위 꼭대기), 종 바위(하단) >
< 12:13, 하강 바위 >
큰 암봉을 우회하니 코끼리바위와 하강바위가 기다리고 있다. 맞은편 높은 지점으로 올라야 코끼리 바위가 보인다. 앞에서 코끼리바위라고 설명하자, 전체 바위를 보며 생각하느라 좀처럼 찾아내지를 못한다. 우측은 클라이머들이 바위 왼편으로 올랐다가 오른편으로 점프하여 하강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되는 하강바위이다. 가려져 있던 국기가 펄럭이는 정상도 건너편으로 보인다. 경사 급한 데크로 내려가 철모바위를 우회한다.
< 12:30, 하산할 갈림길 지나, 정상 오르는 데크계단 >
< 12:34, 정상 표시석 >
< 12:38, 정상 표시석 앞에서 >
하산할 청학리 갈림길을 지나, 데크 계단을 힘들게 올라 정상을 밟는다. 휴일에 항상 혼잡하던 정상도 평일이어 한결 여유가 있어 좋다. 옛날 한 사냥꾼이 아들 수락을 데리고 사냥을 나왔는데, 소낙비를 만나 큰 바위 밑에서 비를 피하다 잠이 들었다. 그 때 호랑이는 수락을 물어가고, 아들을 찾던 아버지는 바위 아래로 떨어져 죽는다. 그 뒤로 비만 오면 산에서 '수락아! 수락아!' 하는 소리가 들려 수락산이 된 유래가 전해진다.
< 12:49~13:32, 정상아래 넓은 바위에서 점심 >
< 13:34, 하산 시작 급경사 계단 >
< 13:43, 수락산장과 약수터 >
정상 아래 넓은 바위 위에서 식사를 하려고 하니, 깨끗하여 자리가 필요 없다. 지난번 손자와 답사 왔을 때는 11월초인데도 바람이 강하게 불어 겨울 날씨처럼 추웠는데, 오늘은 바람 한 점 없고 따사로운 햇볕을 받으며 즐거운 식사를 한다. 경사 급한 데크 계단에 이어 바위 너덜 길의 하산 길을 조심스럽게 내려간다. 겨울바람을 막는다고 비닐까지 덮어 쓴 수락산장은 아무리 보아도 들어가고 싶은 생각이 나지 않게 한다.
< 13:58, 하산코스인 청학리 계곡 >
< 14:07, 내원암 대웅전 >
< 14:13, 급경사 돌계단과 우회로 >
수락산장 이후부터 내원암까지는 낙엽이 많이 쌓여 길이 안보일 정도이고 미끄러워 조심을 한다. 정조 때 300일 기도를 올려 순조의 탄생을 보게 했다는 내원암(內院庵)이다. 이 사찰에는 큰 법회 때 야외에 걸어 예불의 대상이 되는 대형의 의식용 불화인 괘불도(掛佛圖)가 봉안되어 있다. 법당 뒤에는 고려시대 이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높이 2m의 석조미륵입상도 있다. 내리꽂는 폭이 좁은 돌계단을 피해 우회로로 오늘도 내려온다.
< 14:16, 마당바위 난간 >
< 14:49, 유원지 입구 >
< 14:53, 마당바위 앞 버스정류장 >
마당바위 아래로 보이는 난간을 지나 내려오면, 수락산 둘레길 안내판이 나오면서 포장된 임도가 시작된다. 다소 길게 느껴지는 차도에 이어 여름철이면 성시를 이뤘던 음식점 계곡이 무허가로 단속되어 현재는 방치되어 있다. 난립되어 있던 흔적과 함께 방치되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버스 정류장 인근의 음식점들은 영업을 하고 있지만 뒤풀이하기에는 마땅치 않다. 하산은 1시간20분 정도, 산행이 끝났는데 오후 3시가 안 되었다.
< 15:05, 4호선 종점 당고개역 >
< 15:09, 뒤풀이 음식점 >
< 15:25, 뒤풀이 메뉴는 아구탕으로 >
전체적인 산행시간은 5시간20분 정도로 일찍 끝나다 보니 아쉽기도 하다. 동행한 친구들이 오늘 산행은 힘들지 않고, 산행도 일찍 끝나 좋다고 하니 보람도 있다. 정류장에서 수시로 있는 당고개역이 종점인 버스를 탄다. 점심 먹은 지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헤어지기 서운하다고 역 인근의 아구탕 집에서 간단하게 뒤풀이 한다. 늦게 참여한 거북이님 덕분에 지금까지 최소인원( 3명)의 산행 기록을 깨지 않아 다행이다. 오늘 같이 산행한 두 친구! 수고 많았습니다. 다음 산행도 건강한 모습으로 ...
‘14. 11. 26.(水) 수락산 산행을 마치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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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친구들을 배려해 미리 답사까지 많은 신경을 쓰셨는데...
본의 아닌 정말 미안 하네요
허지만 대장님 말씀대로 3 이란 숫자가 행운 인것같아요
아직까진 세명 아래로 안 내려 같으니 ㅎㅎㅎ
가정과 건강이 있고나서 신행도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항상 기대가 크면 아쉬움도 따르기 마련, 괜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