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늘 귀정사 홈페이지 방문자 수가 급증했다. 보통 하루 방문객이 30여명 내외 정도였는데 오늘은 230명이 넘어 섰다. 어제 EBS ‘지식채널e’를 통해서 귀정사와 쉼터의 활동이 소개 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5분정도의 짤막한 분량의 방송인데도 대중에게 전파되는 그 파급력과 영향력에 새삼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전에도 쉼터와 관련해서 신문과 잡지에 소개 글과 인터뷰가 있었지만 이번처럼 그 영향력을 체감하진 못했었다.
방송을 인터넷을 통해 세 차례 정도 봤다. 우리들의 활동을 담담하면서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내어 마음이 살짝 들떴다. 하지만 보는 내내 마음에 걸리는 지점도 있었다. 그것은 그 방송의 소제목 ‘누구라도 언제라도’을 통해서도 느낄 수 있듯이 귀정사에서 운영하는 사회연대 쉼터를 아무나 이용할 수 있는 것처럼 받아들여질 수 도 있다는 점이다. 물론 현재 쉼터는 일체의 비용없이 오랜 시간(최대6개월) 까지 지낼 수 있다. 그러나 그 대상은 우리사회의 민주화와 평등 그리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애쓰시다 다치시거나 정신적인 휴식이 필요한 분들과 그 직계 가족에 한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사실을 모르고 방송을 본 분들에게 “쉼터가 알고 보니 그렇지 않더라” 하는 오해를 살 수 도 있겠다 싶어 어제 오늘 부쩍 늘어난 쉼터 문의 전화를 받으면서 긴장이 되었다.
‘뭇 삶의 안식처’
2006년 귀정사와 처음 인연 맺으면서 설정한 모토였다. 귀정사가 지닌 자연환경과 여러 조건을 검토하면서 귀정사의 기본 방향으로 잡은 것이다. 사실 쉼과 안정이 필요한 사람은 그 사람이 남자든 여자든, 나이가 많든 적든, 부자든 가난하던, 많이 배웠든 못 배웠든, 불교인이든 비불교인이든, 건강하든 건강하지 않든, 진보든 보수든 우리나라 사람이든 외국인이든 어떠한 규정도 없이 ‘누구라도 언제라도’ 활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귀정사가 활용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이번 방송은 걱정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귀정사가 오랫 동안 지니고 있던 숙원(宿願)을 다시 환기시켜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