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무릇은 슬픈 의미를 가진 꽃이다 꽃과 잎이 영원히 만날 수 없는 그래서 일명 상사화라고 불리는 이별의 꽃이다 꽃이 뜻하는 의미가 무엇이든 사람들은 너나없이 꽃을 좋아한다 꽃무릇처럼 화려하게 피는 꽃일수록 더욱 좋아한다 꽃무릇은 슬픈 의미 때문인지 군락을 이루어 필 때가 외롭게 필 때보다 더 보기가좋다 산에 특별한 볼거리가 없는 지금 남도에 사는 우리가 누릴 수 있는 호사 중 하나가 바로 꽃무릇이 아니가 싶다 꽃무릇은 함평(해보) 용천사와 영광 불갑사 주변 그리고 고창 선운사에만 군락을 이루어 피고 있기 때문이다 9월 중순이 꽃무릇 피는 시기이다 용천사를 품에 안은 모악산(347.8m)과 그 모산격인 불갑산을 연결하는 산행이 딱 제격이다 영광 불갑산(516m)은 원래 모악산으로 불렀다 수려한 산세와 신령스러움이 어우러져 주변 산을 포용하는 넉넉함 때문이며, 칠산 앞 바다를 너른 품으로 안고 있는 모습이 어머니의 품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불갑사란 절이 들어서면서 불갑산으로 이름이 바뀌게 된 것이다 백제 침류왕 원년(384년) 인도 승녀 마라난타가 동진을 거쳐 바다 건너 처음 당도한 곳이 법성포인데 그 곳에서 가까우면서도 신령스러운 기운이 깃든 모악산(현재의 불갑산)에 절터를 잡고 백제땅에 처음으로 세워진 사찰이란 의미로 불(佛)자와 육갑의 갑(甲)자를 따서 불갑사로 명명했다 전해지며 어느 사찰과 달리 절집이 서쪽을 향해 지어진 것은 마라난타가 서해를 건너 백제에 왔다는 의미를 뜻한다고 한다 불갑산은 천연기념물 참식나무가 자생하고 꽃무릇이 군락을 이루어 다른 산에서는 느낄 수 없는 독특한 향내를 뿜어낸다 또한 아늑한 저수지와 꽃무릇의 오묘한 조화도 보는 이의 마음을 예사롭지 않게 한다 정상인 연실봉에 서면 멀리 광주의 진산 무등산이 다정하게 다가오고 서해 칠산 앞바다의 낙조가 황홀하게 펼쳐진다 연실봉은 멀리서 보면 울창한 수림 때문에 흙산처럼 느껴지지만 암괴로 뭉쳐있다 불갑산을 주산으로 하여 어머니가 아기를 안고 있듯이 용천사를 보듬고 있는 산이 바로 모악산이다 함평군 해보면에 있는 모악산은 불갑산에서 서쪽으로 힘차게 뻗어나가던 산줄기가 구수재로 잠시 숨을 돌린 후 다시 힘을 모아 솟아낸 산이다 단풍나무가 많아 가을에 특히 좋은 이 산은 불갑산과 달리 산책코스 같은 부드럽고 완만한 산세로 인하여 꼿무릇이 지천으로 피는 9월 중순이면 가족단위 등산객이 많이 찾는 산이다 명산에는 명찰이 있기마련인데 용천사가 바로 그러한 절이다 신라 성덕왕 때 행사존자가 창건했다는 이 절은 당시 불갑사와 더불어 서해안지역의 대표적인 거찰이었다 임진란과 6.25 동란으로 옛모습은 지금 찾아볼 수 없으나 부도군과 석등이 과거의 번성함을 대변하고 있다 두 산은 6.25동란 당시 빨치산의 본거지였다 인민군 전남 유격사령부 불갑지구대의 활동 거점으로 이 산 주변 마을 사람들의 피해가 컸고 "함평양민학살사건"도 인근 마을에서 발생했던 아픈 상처를 안고 있다
등산코스 : 불갑사(29일 1박, 캠프파이어 및 우정의 장 마련 ) - 해불암(중간 휴식) - 연실봉(정상: 동창단체 사진촬영) - 구수재 - 용봉 - 용천사(30일 12:00경 도착, 점심 돼지 바베큐 요리, 발야구대회, 닭싸움, 가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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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봉제산 원문보기 글쓴이: 등마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