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어느 나라를 뒤져 봐도 자신들의 문화재를 제 손으로 파손하는 경우는 없다. 설혹 있다 하여도 우리 나라처럼 외래 종교의 유입으로 인해 파손되는 경우가 또 있을까?(물론 과거의 경우를 되짚어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얘기하는 것은 현재, 바로 지금에 있어서 하는 이야기이다.) 우리 나라 불상의 경우 문화재 급 되는 것만 해도 여럿 파손되었음으로 알고 있다. 그것이 대부분 일본인들이 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 중 상당수는 그놈의 "일부" 개신교인들이 해 놓은 짓이니. 세상 이렇게 부끄러운 일이 무엇이랴. 그런 행동들이 문화재를 외국으로 팔아먹는 행위보다 낳을 것이 무엇일까? 이것은 민족주의 애국심 따위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설혹 그것이 우리 나라 것이 아닐지라도 값어치 있는 민족 유산을 파괴하는 행위로 판단해도 역시 있을 수 없는 행위이다. 남의 나라 유산도 소중히 보존시키는 프랑스의 경우를 보면서 우리는 반성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각설하고 오늘은 그런 우리 나라의 장승 문화에 관해 몇 가지 이야기를 해 볼까 한다.
장승 이라는 뜻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한국의 마을 또는 절 입구, 길가에 세운 사람 머리 모양의 기둥.] 이라고 나온다.
따라서 장승문화라는 것은 한국에만 있는 독특한 조형예술이라 하겠다. 장승 같은 경우는 풍속화나 민화처럼 우리 나라 민중들의 예술이라는 것에 그 의의가 더 크다. 갖은자들의 여유있는 삶에서 나온 예술이 아니라 민중의 애환과 기쁨을 닮고 있는 우리 나라에서는 몇 있지 않은 조형물이다.
일부 광신교들에 의해서 일부 뜻있는 사람들이 세운 장승공원에 장승들이 자꾸 파괴되고 새로 마을 앞에 세우고저 하는 사람들의 뜻도 저지되고 있지만 사실 장승은 그네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애초부터 신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신라시대 때 처음 세워진 장승은 이를 테면 이정표의 역할을 맡고 있었다. 몇 리마다 설치되거나 혹은 각 마을의 입구마다 흙더미를 쌓아 두거나 나무를 밖아 둠으로 해서 거리감을 나타내는 역할을 해 준 것이다.
[신라 소지왕 때(487년)에 옛길을 넓혀 관도(國道)를 사방으로 닦고 우역(郵驛)을 두어서 사람과 문서와 물품을 보낼 수 있게 하였는데, 조선조에 이르러서 역참(驛站)사이의 정확한 이정을 표시하기 위하여 10리마다 후(흙무더기)를 두고 노표 기둥을 세웠다.
후기둥 위쪽에 얼굴을 새겨서 길을 지키게 한 뒤부터는 이름을 본래의 "장생(長生)"과는 달리 "장생(長牲)"이라고 하였다.]
장사모 싸이트의 장승의 유래 중에서
아무래도 길거리에 그리 세워져 있다 보니 사람들이 가는 길 쉬어 갈 때 마다 눈도 그리고 코도 그리고 이래저래 낙서도 하고 그러다 보니 하나의 조형물로 자리 잡혀 갔고 그것이 기원이 되어서 마을 입구마다 마을을 지켜 준다는 장승이라는 이름으로 발전한 것이다. 하지만 장승은 비단 마을을 지켜 준다는 토속신앙의 역할만을 한 것은 아니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장승은 마을의 단위와 입구를 알려 주는 이정표 역할도 겸했다.
사람들은 장승 앞에 음식을 바치고 가는 것을 두고 장승의 신격화를 운운하지만 그것 또한 나는 현명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신성함을 두고 자신의 음식을 꼭 장승 앞에 덜어 두고 나서 먹기도 했지만 그 덜어 놓은 음식은 배고픈 산짐승들의 먹이가 되었을 것이고 허기져 있는 몇몇 거지들에게 까지 미쳤을 것이다. 뭐 이것이야 사견일 뿐이고...
장승의 기능을 간단히 요약해 보자면
⇒흉년,재앙,역병등으로 부터 예방차원에 세운 부락수호의 기능
⇒방위가 허한곳에 오방신장을 세운 방위수호의 기능
⇒국가의 안녕과 군왕의 장생을 기원한 산천비보의 기능
⇒마을의 허한 지맥을 다스리기 위한 읍락비보의 기능
⇒불법도량의 청정과 존엄을 지키기 위한 불법수호의 기능
⇒농경,수렵의 땅경계를 표시하기 위한 경계표의 기능
⇒이정표를 위한 노표의 기능
⇒외지의 역병이나 재앙의 침입을 문밖에서 제지한 성문수호의기능
⇒득남과 풍요를 기원하기 위한 기자의 기능
===장사모 싸이트 내용중.
들이 있겠다.
우리나라에서도 한국 방문의 해 운운하지 말고 몇 안남은 조형물 하나에도 신경을 써 주었으면 한다. 인사동 어귀에서 몇 천원에 곱게 깎인 장승 열쇠고리를 보면서 같은 가격에 수도 없이 잘도 팔려 나가는 일본 캐릭터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두 가지 중에 한 가지는 해야 되지 않을까?
쓸 때 없는 민족주의에 젖어서 한 순간만 일본인들을 비하해서 욕을 할 거라면 평소에 우리 나라 문화나 정신에 관심을 갖던지
그게 귀찮으면 아예 쓸 때 없는 애국심 따위는 갖다 버리던지.
자신들의 종교 때문에 문화재나 다른 사람이 애써 세운 조형물을 파괴할 거라면 자기 종교만이 우선시 되는 나라로 이민을 가던지 아니면 남한테 피해는 주지 말아야 할 것이 아닌가.
나 역시 많이 알지 못해 제대로 된 글을 써 내지 못했지만 이 짧은 글에서나마 조금만 관심들을 갖게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