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포동 외출.
지난 토요일 모처럼 남포동으로 외출을 했다.
예전같이 쉽게 갈 수 있는게 아니다.
연말이라 시내 교통체증이 이만저만 아니다.
지하철 역까지 차를 가지고 가서 역 주차장에 주차해 놓고 지하철을 이용하는게 상책이다.
그러다보니 2시간 가까이 소요된다.
시골에서 부산에 여행가는 기분이다.
지하철 남포역에 내리니 인산인해다.
시골에서 보지못한 광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화려한 네온싸인 불빛과 수많은 인파가 어우러져 말 그대로 지하상가 전체가 불야성이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있어 더욱 그런가 보다.
옛날과 다른 게 있다면 거리 곳곳이 크리스마스 캐롤송으로 뒤덮혀야 하는데 이제는 캐롤송이 사라졌다.
저작권 때문에 못 틀도록 해서 그런가 보다.
옛날이 훨씬 흥이 났었는데...
인파를 헤치면서 처음 간 곳은 영도다리 건너에 있는 삼진어묵이다.
맛집을 찾아나선 것이다.
부산의 명물이라고 소문난 어묵의 참맛을 느껴보기로 했다.
관광명소가 된 영도다리를 걸어서 건넌 후 물어물어 찾아간 삼진어묵.
이미 그 곳도 인산인해다.
주위사람들이 찾아온 것이 아니라 소문을 듣고 멀리서 찾아 온 사람이 더 많았다.
어묵 하나 사는데 긴 줄을 서서 1시간 이상 기다려 겨우 어묵을 살 수 있었다.
기다린 보람은 있었다.
어묵으로 만든 고로케가 인기짱이었다.
종류도 다양하고 맛도 다른 어묵에 비해 쫄깃쫄깃 했다.
어묵 고로케는 조금 있다 만날 친구들에게 선물하기 위해 더 구입했다.
그렇게 삼진어묵을 맛보고, 왔던 길을 돌아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다음 목적지는 자갈치 신동아 건물이 있는 보배상회다.
생선회 맛집으로 유명하다.
전에도 몇 번 간 적이 있다.
이 집은 주인이 칼질을 기차게 한다.
접시에 담아온 생선회를 보면 먹기 아까울 정도로 식감이 돈다.
거기다 된장 맛도 일품이고 덤으로 주는 각종 싱싱한 해물들도 일품이다.
친구들과 소주잔을 기울이기엔 안성맞춤이다.
부부동반으로 모처럼 만나 싱싱한 회로 연말을 즐기니 시간가는 줄도 모른다.
모두 술이 얼큰하게 되어서야 자리를 일어났다.
거리로 나오니 사람들이 더 많다.
날씨도 많이 춥지 않았다.
걷기에는 딱 좋다.
우리 일행은 남포동 "부산 크리스마스트리 문화축제"거리를 구경했다.
크리스마스 트리로 거리 전체를 장식해서인지 거리는 화려함으로 가득찼다.
곳곳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시골에서 느끼지 못한 세로운 세상이다 싶다.
일행은 남포동 거리를 지나 부평동 야시장으로 갔다.
그 곳도 발디딜 틈도 없었다.
사람에 떠밀려 걸어야 했다.
겨우 찾아간 곳이 내일 모레가 동지라고 팥죽을 한 그릇 먹고 곳곳에 널려있는 길거리 음식도 맛 보았다.
이미 배는 만삭이 된 아낙과 같았다.
그래도 남포동 하면 그냥 갈 수 없는 곳이 또 하나 있다.
18번 완당집이다.
술도 깰겸 시원한 완당 국물로 쓰린 속을 달래고 남포동 투어를 끝냈다.
화려한 남포동을 두고 다시 시골로 갈려니 못내 아쉬움이 남는다.
그렇다고 집을 가지 않을 수도 없고.
미련을 남겨두고 집으로 향했다.
주위는 어둠으로 가려졌고 밤 공기는 점점 차가워졌다.
집이 가까워짐을 느낄 수 있었다.
멋진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