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월 이래로 10년이 되는 2018년 여름, 그동안 누리미지역아동센터에 시원한 바람을 일으켜 주는데 기여한 선풍기 2대를 폐기합니다. 오래되어 성능이 점점 떨어지고 잔 고장이 나면서 신제품 선풍기들에게 자리를 내주고 뒷자리로 밀려난 노후 선풍기를 드디어 폐기하게 되었습니다. 에어컨 없이 무더운 여름을 나던 누리미 초창기에 시원한 바람을 선사해 주던 선풍기 1세대 2대가 막상 버려지고 사라진다고 생각하니 고맙기도 하고 아쉽기도 합니다. 오늘 에어컨을 분해해서 깨끗하게 청소해 주시고 선풍기들을 비좁은 창고에서 전부 꺼내 설치해 주시느라 땀 흘리신 홍민기 샘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지역사회 속에서 아동청소년 돌봄전문기관으로 자리매김을 해 온 누리미지역아동센터의 관계망을 기억하고 떠올려봐도 지나간 시간 속에서 크고 작은 도움을 제공해 주시며 누리미와 함께 해 주신 분들과 기관 단체들이 많았음을 고백합니다. 다양한 모양과 방법으로 최선의 정성을 누리미에 전해주신 많은 분들의 사랑과 관심 덕분에 아이들이 자존감 높은 청소년으로 잘 성장하였습니다.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는 등 각 개인의 상황과 사정 때문에 누리미를 떠나간 아이들과 가족들도 있었지만 멋지게 성장한 청소년들의 경우 잊지않고 다시 누리미를 찾아오기도 합니다.
이제 또 한번 누리미의 10년을 채우기 위해 새로운 역량을 강화하고 보완하기도 해야겠지만 그동안 열심히 잘 했던 기억들을 잊어버리지않고 늘 초심을 떠올리며 같은 마음으로 한결같은 노력을 계속 기울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 봅니다.
혼자 걸어가면 빨리 갈 수 있지만 멀리가기 힘들다던 말을 떠올려 봅니다. 여럿이 함께 가면 어울려 가느라 조금 늦어질 수 있기는 하지만 좀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멀리까지 갈 수 있다는 것도 생각해 봅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정성스레 먼지를 닦아내고 깨끗하게 보관하는 과정을 반복하던 기억을 떠올려보다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되는 저녁입니다. 10년 동안 잘 사용한 공간의 소유주가 바뀌게 되면서 갑작스럽게 이전을 하게 된 상황 속에서 여러가지 어렵고 힘든 과정을 겪고 있는 중입니다. 면적과 기피업종을 다 맞추면서 새롭게 이전할 공간을 찾는 것도 쉽지않고, 기준이 달라지는 임대료의 부담도 극복해야 하는 문제들입니다.
새롭게 가다듬고 추스리며 하나씩 준비해야겠습니다. 보내주실 수 있는 관심과 정성을 모아주시고 격려해 주시기를 부탁합니다. 마치 아열대지방의 스콜처럼 몰아치며 쏟아져내리는 집중강우를 겪으면서 짧은 시간에 많은 정성과 사랑이 모여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올 해 처음 가동하는 에어컨의 제습 기능으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서 아이들의 표정이 편안해진 초여름 저녁에,
누리미지역아동센터장 강성구 드림.
이 많은 먼지와 묵은때를 전부 벗겨내고 씻어내고 에어컨을 가동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