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혜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기호성 음료이다.
명절에 맛있는 음식을 푸짐히 먹은 후 마시는 살얼음이 낀 달고 시원한 식혜와 대접의 맛을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만하다.
<조선요리학>에서 홍선표는 "외관으로도 미술학적이고, 그 맑고 담백한 맛을 중국의 일등 품질의 차라도 과연 우리의 식혜만은 못할 줄로 생각한다. 식혜를 늘 먹으면 소화가 잘 되며 체증이 없어지고 혈액을 잘 순환시키고, 마음이 상쾌한 기분이 자연히 생기는 음식이다"라고 예찬하고 있다.
식혜는 중국 주나라 시대의 <예기>에서 나오는 상류계급에서 마시는 청량음료의 하나인 "감주"의 윗물인 "단술"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우리 나라의 문헌에서는 1940년경의 <유문사설>에서 처음 나타나고 있다. 식혜는 보통 단술, 감주라고 부르나 밥알을 띄워서 먹는 것을 식혜라 하고 다 삭은 것을 끓여서 밥알은 건져내고 물만 먹는 것을 감주라고 구별하기도 한다.
식혜의 맛은 엿기름가루에 달려 있는데 <시의전서>에 나오는 엿기름 거르는 법은 "겉보리를 절구에 살살 찧어 키에 까불러 물에 담갔다가 건져서 동이에 담아 콩나물 싹 튀기듯 한다. 하루 걸러씩 물에 씻어 안쳐 거른다. 싹튼 보리의 몸을 다치면 썩는다. 반쯤 마르면 손으로 자란 싹을 비벼 까불러서 아주 바싹 말려두고 쓴다. 땅에 기르는 법은 보리를 싹틔워 광바닥을 정히 쓸어 놓고 거적을 축여 덮어 물에 또 씻어 또 덮기를 여러 날 하여 기르면 좋다"고 하였다.
<시의전서>에는 밀엿기름도 좋다고 하였고, <조선요리제법>에는 보리싹은 제 몸의 길이만큼 자라면 적당하다고 하였다. 이렇게 만든 엿기름가루가 중요한 것은 그 속에 당화효소인 아밀라아제(amylase)가 많이 있어서 당화작용이 일어나고 이 효소는 밥의 전분에 작용하여 glucose, maltose, dextrin 등을 생성하는데 식혜는 maltose의 독특한 맛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간본 <규합총서>에 나오는 식혜 만들기를 보면, "좋은 쌀을 옥같이 씻어 시루에 찌되 잘 익히고, 솥 뚜껑을 시루 위에 잦혀놓고 숯불을 많이 담아 위까지 고르게 익혀 항아리에 넣고, 엿기름 가루를 더운 물에 담고 한참 동안에 체에 맑은 물을 받아 그 물을 밥에 잠길만치 넣고 종이로 봉하여 온돌에 두되, 가령 초저녁에 두면 새벽 2시경에 내어놓아 익히고 냉수에 꿀을 섞어 항아리에 붓고 또 대추, 밤, 백자, 배 등을 넣으면 맛이 산뜻하고 감칠 맛 있다. 만일 멀리 보내려면, 밤, 대추 등은 넣지 마라. 유자는 온채로 넣으면 향기가 비상하니라"라도 적혀 있다.
지금의 식혜 제조법과 별 차이가 없다. 식혜밥으로는 찹쌀이나 멥쌀을 사용하였는데 찹쌀밥은 소화는 잘 되지 않지만 밥알이 오그라들어 동동 않고 입에 달라붙는 감이 있고 덜 부드럽다.
첫댓글 식혜에 이렇게 많은 효능이 있는 줄 몰랐어요.. 그저 시원하고 단맛에 소화를 잘 시켜 주는 정도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이번 설에는 단 한 잔의 식혜를 마셨어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점점 멀어지는 식혠데.... 감사합니다
이 글 읽고 이번 설에 시어머니께서 담가주신 식혜를 먹으러 냉장고에 달려갔더니 이미 울 남편이 다 먹어 버렸네요. ㅎ